1등급 상담실 - 바다로 간 달팽이 23

1등급 상담실 - 바다로 간 달팽이 23

$13.03
Description
《1등급 상담실》은 베스트셀러 〈구미호 식당 시리즈〉 박현숙 작가의 신작 청춘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평범한 학생인 오신우는 어느 날 학교에서 제일 잘나가는 소라에게서 사귀자는 말을 듣게 된다. 소라와 교제하게 된 신우는 소라가 빨간 구두를 갖고 싶다고 해 중고 마켓에서 빨간 구두를 구입한다. 그런데 신우에게 소라에게 선물한 그 구두를 천만 원에 사겠다는 연락이 온다. 큰돈 앞에서 욕심이 생긴 신우는 소라에게 구두를 팔자는 이야기를 넌지시 던져 보지만, 소라는 완강히 거부한다. 결국 이별하게 된 신우와 소라.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새로운 상담 선생님이 부임하게 되는데…. 과연 신우와 소라에겐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까?

저자

박현숙

아이들과수다떨기를제일좋아하고그다음으로동화쓰기를좋아하는어른입니다.[대전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당선되어작가가되었습니다.제1회살림어린이문학상대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창작지원금을받았습니다.그동안『국경을넘는아이들』『어느날가족이되었습니다』『완벽한세계에입장하시겠습니까?』『가짜칭찬』『수상한아파트』『수상한우리반』『수상한학원』『수상한친구집』『기다려』『수상한...

목차

구두값은원하는대로드리겠습니다
30일기념일에생긴일
소문
그날운동장에갔었냐?안갔었냐?
연애상담전문
빨간구두
괴상한행동
다리와영혼을빼앗아가는물고기
그들의계획
복수상담가능한가요?
빨간구두한짝의행방
복수는단순하게생각해야해
구두소리,또가닥또가닥
질투유발
증언
복수의마지막단계
거래따위는하지않겠다는마음
오해
1등급상담실,그리고…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네마음이내마음이고내마음이네마음이다.’라는말은있을수없다.
상대의마음을존중하면서가장간절한사랑을하기바란다.
가족이든,친구든,연인이든.”

-작가의말중에서-

베스트셀러<구미호식당>박현숙작가가
동시대의젊은독자에게선사하는
신비롭고미스터리한청춘판타지로맨스

흥미진진한스토리전개와개성적인인물로많은독자에게사랑받아온박현숙작가가신작《1등급상담실》로찾아왔다.《1등급상담실》의주인공오신우는어딘가모르게서투르지만늘밝고명랑한,그래서무척이나친근한인물이다.오신우의가장큰고민은다름아닌사랑.학교에서제일잘나간다는소라와엉겁결에사귀게된오신우는하찮은욕심과자존심때문에사랑을시작해보기도전에첫이별을경험하게된다.오신우는태어나서처음겪는사랑의아픔때문에무척이나괴로워하지만,그마음을결코부정하지않는다.오히려솔직하고밝은에너지로발산하면서아무도예상치못한방향으로독자들을끌고간다.박현숙작가는주인공오신우의이러한엉뚱하고구김살없는모습을통해대한민국청소년들이겪고있을법한,사랑에대한고민을현실적이고도생동감있게그려내고있다.
동시에,이작품은미스터리를품은인물인상담선생님의등장과함께새로운국면을맞이하는데,이상담선생님의존재감또한무척인상적이다.은색바바리코트를입고,빨간구두에,빨간캐리어를끌고서,긴머리를휘날리며학교운동장으로들어서는첫등장묘사는마치영화처럼강렬하다.무언가알수없는비밀을품고있는듯한상담선생님은작품내내이해할수없는기행들을보여주는데,그녀의이상한행동들로인해독자는소설의사건속으로매료되듯몰입되고만다.이소설을읽는독자들은친근한주인공오신우와신비로운상담선생님이라는독특한캐릭터간에피어나는신뢰관계와초자연적인사건전개에놀랍도록빠져들고말것이다.

아직은서툴러도괜찮아!
사랑이라는‘관계’에대해생각하게되는소설

《1등급상담실》은십대의이야기를다루고있고,사랑이라는주제를다루는로맨스소설이기도하면서,극대화된상상력을바탕으로이루어진판타지물이기도하다.그러나이작품이이야기하고있는세계는어떤유치하고허황된사랑이야기가아니다.현대사회에서는모든인간관계가느슨해지고어떤것이진짜사랑이고가짜사랑인지구분조차하기힘들어졌다.애초에사랑이라는것이뭔가대단히큰것을희생할만한가치가있는일인지의문을품게되는지경에이르렀다.이작품은‘빨간구두’라는상징을통해이러한세태를잘보여주고있다.주인공오신우는여자친구소라에게선물한빨간구두를천만원에되팔기위해구두를돌려달라고말한다.과연당신은천만원쯤되는돈과연인의행복한모습을바꿀수있다면바꿀것인가?사람마다아마도대답이다르겠지만,이작품은일단오신우의입을통해천만원이면그까짓낡은구두몇켤레든살수있는‘몇배나남는장사다.’라고말한다.

매우타당하고이성적인판단일수있겠지만오신우는바로그지나치게똑똑한판단으로인해사랑도잃고천만원짜리구두도잃는최악의경험을시작하게된다.이작품은이렇듯톡톡튀는상상력과색다른주제의식으로현대사회를살아가는우리에게과연사랑이란무엇인가,더나아가관계란무엇인가하는문제를고민해보게한다.매순간나도모르는사이에계산하고,따져보고게임하듯살아가는우리들의삶을잠시멈추고바라보게한다.부디더많은청소년이이작품을접하고조금손해볼줄아는,솔직하고행복한삶을살게되기를바라본다.

책속에서

일일이설명해주지않아도척척알아들으니까아주편했다.
“맞아.세상에공짜가어디있냐?”
“풋!”
소라가웃었다.그래,돈이삼백만원이들어온다는데웃음이나야정상이지.나는소라를따라웃었다.
“오신우.너는지금웃음이나오냐?멍청하긴!아휴,내가너랑사귀는사이라는게쪽팔린다.나는있잖아.보이스피싱에홀딱넘어가서자기신분증이랑통장을빌려주는그런멍청한짓을누가하나,되게궁금했거든.지금당장돈을현금으로찾아다가냉장고안에넣어두라는말에시키는대로하는사람이있다고그러잖아?나는그런거다뻥인줄알았거든.그런데딱너같은사람들이그렇게하겠다.바보인거니,세상물정을모르는거니?”
“야!내가미쳤냐?냉장고에돈을넣어놓게?”
“됐고.나는30퍼센트필요없으니까너혼자다먹어.나는통장빌려주고범죄에연루되고싶지않아.너랑나란히잡혀서경찰서에잡혀가고싶지않다고.”
_본문16페이지

학교가뒤숭숭했다.김나성이생각보다많이다쳤다고했다.양심이라는것이시도때도없이불쑥불쑥고개를쳐들려고했다.그럴때마다나는나에게외쳤다.달팽이껍질속에그냥가만히처박혀있어!네가밝힐필요없어.언젠가는김나성이밝힐거야.아닌말로맞은김나성이입을다물고있는데내가뭔상관이람?
“누군지모르지만강심장이야.어떻게학교운동장에서싸울생각을하냐?아무리넓어서싸우기좋아도그렇지.학교잖아,학교!대체누구냐?김나성은왜입을다물고있는거야?속시원히누구한테맞았는지말하지.”
아이들은김나성이왜침묵하는지궁금해했다.
_본문64페이지

주변이어둑어둑해져서야나는길게한숨을내쉬며돌아섰다.이미우산은필요없었다.나는우산을접어들었다.분리수거장이있는건물을돌아설때였다.나는걸음을멈췄다.저만큼빗속에서있는사람의모습이보였다.상담선생님이었다.
‘뭐하는거야?’
나는내눈을의심했다.상담선생님이하늘을향해두팔을펄럭이고있었다.쏟아지는비를그대로맞으며말이다.날개가젖어날수없는나비처럼상담선생님은애타게두팔을펄럭였다.그모습은물길을헤쳐나가는물고기같았다.상담선생님은한번씩고개를쳐들고빗물을받아마셨다.
‘미쳤나봐.’
절대정상적인사람의모습은아니었다.
어둠은더짙어지고비바람도더심해졌다.어둠에가려상담선생님은더이상보이지않았다.집으로돌아와서도충격은가시지않았다.
_본문92페이지

상담선생님얼굴이환해졌다.뭔가설레는듯한상담선생님표정을보자양심의가책이느껴졌다.미안했다.하지만나는생각을다르게하기로했다.빨간구두를찾아주는일은못해도다른뭔가로상담선생님을도와줄일이생길수도있을거다.그러면그일에최선을다할거라고.어찌생각하면나스스로를위로하는생각이었다.내가상담선생님을도와줄일이뭐가있을거라고.
“선생님.연애상담말이에요.연애를하다가일어난일들은모두상담가능한거죠?그러니까제말은복수상담도가능한건지그게궁금해요.복수하고싶은마음도결국은연애끝에오는거니까꼭상담해주셨으면좋겠어요.”
“글쎄다.복수를하고싶은모양이구나?”
_본문134페이지

“마실래?”
상담선생님이빨간캐리어에서보라색티백을꺼냈다.
“먼저빗물부터닦아야할거같은데요?갈아입을옷있으세요?제가잠시나갔다들어올까요?”
“아니,괜찮아.시원하고좋은데뭘.비를맞으면아주깊은곳에숨죽이고있던여러가지기억들이되살아나거든.기억들이되살아나면내가누구인지깨닫게되기도하고,그러면숨통도트이고.”
문득그날일이떠올렸다.빗속에서빗물까지받아먹고있던상담선생님의모습말이다.상호가말했던물고기는아닌거같고그렇다고해서정신이이상한것도아닌듯했다.아마도비와관련된마음아픈기억이있다는생각이들었다.비가내리는날맹목적으로좋아하던사람에게서혹독한말을들었다면비가내리는날을절대그냥지나갈수가없을거다.내가요트를영원히잊을수없다고생각한것과마찬가지로.비가내리는날이면하도괴로워서마구마구빗속을헤매고다니고싶을수도있다.
_본문15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