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를 놓는 소년 (박세영 장편 소설)

수를 놓는 소년 (박세영 장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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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수를 놓는 소년》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중국 심양 땅에 피로인으로 끌려간 한 조선인 소년의 삶을 통해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자수처럼 섬세한 작업으로 아름답게 풀어낸다. 박세영 작가는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쓸린 한 소년의 고난과 역경, 그것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보편적인 주제를 자수 예술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담아냈다. 이 소설은 조선에 실제로 존재했던 남성 자수장을 모티브로 한 독창적인 인물을 통해 자수가 흔히 규방 여성들의 예술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환기하며, 자수라는 섬세한 예술 세계의 특성을 탄탄한 이야기 구조 속에 잘 녹여내어 마치 한 폭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독자에게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저자

박세영

서울대학교미술대학에서동양화를,서울시립대학교디자인대학원에서일러스트레이션을공부했다.2012,2014년BolognaChildren’sBookFair‘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75인’에선정되었고,2018년SharjahChildren’sReadingFestival에서일러스트레이션부문2위를수상했다.그린책으로《벼알삼형제》《하루와미요》등이있고,쓰고그린책으로《처음배우는3·1운동과임시정부》《처음배우는4·19혁명과민주주의》《처음배우는동학농민운동과차별없는세상》《처음배우는제주4·3사건과평화》가있다.

목차

수를놓는소년
살길을열어줄비단실
금사가불러온불행
심양관의조선인노예들
다시만난진씨부인
뛰어난자수장인
뜻을품은그림문자
발각된밀서
드러난진실
자수로펼치는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가알고있는세상너머에어쩌면
우리가모르는더큰세상이있을지도몰라.
언젠가는그아름답고큰세상을자수로담아내자.
거기에서나는그림을그리고,너는수를놓는거야.

수를놓듯한땀한땀글로쌓아올린이야기에푹빠져단숨에읽었다.이책은병자호란당시적국에끌려간한소년의눈으로그시대를생생하게그려낸역사소설이자,우리의아름다운전통자수를제대로알려주는친절한안내서이다.이소설을통해우리의소중한보물인전통자수가독자들에게더많이알려지기를소망한다.

_손경숙(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자수장전승교육사)

가혹한현실위에한땀한땀꿈을수놓아나가는
조선자수장소년의고난과역경,꿈을다룬이야기

《수를놓는소년》은명나라와청나라가교체되는동아시아격변의시기,조선과청나라사이에일어난병자호란을배경으로이야기가펼쳐진다.인조와조선조정은남한산성에서마지막까지항전을벌였지만45일만에항복을선언한다.임금은삼전도까지걸어가청나라황제앞에삼배구고두례올린것을굴욕이라여겼으나전쟁에패한나라의백성은짐승만도못한취급을받으며수십만명의무고한사람들이피로인으로청나라에끌려갔다.붙잡혀간조선백성가운데일부종실과양반의부녀는많은돈을주고풀려나기도했지만가난한양민은비참한삶을살다가다시는고향으로돌아오지못했다.
평안도안주에서어머니,누나의바느질일을도우며살던열다섯살윤승은병자호란이일어나자청군의손에부모를잃고압록강에서누나와도헤어져청나라심양에피로인(포로)으로끌려온다.심양의큰상인인강대인의집에노예로팔려오게된윤승은모진노동과가혹한학대에시달리던중강대인의두번째부인인진씨의눈에띄어자수일을시작하게된다.윤승의자수솜씨가뛰어난것을알게된진씨부인은그를가까이두고일을시키기위해만수각공방의자수장서사부에게윤승을맡겨자수기술을배우도록한다.
소수민족출신으로명황실자수장까지지냈으나부패한황실과관료들의전횡에지쳐떠돌다심양에정착한서사부는윤승의자수솜씨가예사롭지않음을알게되자윤승에게여러가지자수기법과함께새로운세상에대한가르침을전한다.한편,진씨부인은볼모로잡혀온소현세자의세력기반이되어줄자금을마련하기위해은밀한거래를하다가청황실에발각되자큰위기에처하고윤승또한사건에휘말려목숨이위태로워진다.자수놓는재주를통해세자빈과진씨부인의일을도와헤어진누나를찾겠다는희망에부풀어있던윤승은한순간에쫓기는신세가되고마는데…윤승은과연무사히누나를찾아고향으로돌아갈수있을까?

누군가를그리워하는마음과포기할수없는희망,
더아름다운세상을향한꿈을이야기로수놓다

자수는천에색실로그림이나글자를바늘로떠서놓는작업으로우리조상들은다양한물건에장수나복을기원하는길상문을자수로아름답게장식했다.민족의정서와미감을담아낸자수작업은여인들의규방예술로여겨지곤하지만평안남도안주지방에서생산되는안주수는특이하게도남성장인들이전문적으로자수품제작에참여했다.꼬임이굵은실로속수를두텁고힘있게놓는것이특징인안주수는채도가낮은색상의실을사용해부드럽고세련된미감을드러내며질이좋고튼튼한고급상품자수로왕실에헌상할정도로명성이자자했다.
직접수놓는작업을할정도로자수에관심이많은박세영작가는자수를전문적인직업으로삼은남성장인을모티브로이책의주인공윤승이라는인물을창조했다.작가는병자호란이라는역사적배경과꿈을향해나아가는한소년의이야기를마치큰폭의천위에수놓은자수작품처럼섬세하고아름답게그려낸다.당시청나라는조선을침략한적국이었지만세계각국의우수한문화와사상,예술이흘러드는문물의중심지이기도했다.황제든노예든,남자든여자든‘사람은모두똑같이귀하고평등하다’는《천주실의》의사상도그가운데하나였다.동서양의자수에모두조예가깊었던서사부는《천주실의》의이야기를들려주며윤승이더넓은세상을향해꿈을펼칠수있도록독려하고,윤승은스승의가르침을깊이되새기며꿈의반경을넓혀나간다.그과정에서위험한사건에휘말려목숨을잃는위기에처하면서도윤승은삶을향한의지와인간적인품위를잃지않는다.
《수를놓는소년》은수많은땀이모여온전한자수작품을이루는것처럼한사람한사람이저마다꿈을펼칠수있는세상에대한전망을제시하며,꿈을포기하지않고역경을이겨내는소년과색실처럼다양한주변인물들이야기를아름답게엮어보여준다.자수틀에붙들린미약한실오라기처럼인간의삶또한거대한현실위에얽매여불완전하게흔들릴뿐이지만,세상의부당함한가운데서도포기하지않고현실이라는자수틀위에자신의꿈을한땀한땀수놓아나가는소년의이야기는독자들에게뜨거운감동과아름다운울림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