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불편한 말들 (일상 속 차별적 언어를 해부하다)

마땅히 불편한 말들 (일상 속 차별적 언어를 해부하다)

$14.00
Description
시대에 뒤처진 감수성을 가진 무례한 사람들의 말을
우리는 언제까지 입 다물고 듣기만 해야 할까?
여성 혐오의 개념에 민감해지면서 성인지 감수성은 누구나 꼭 갖춰야 할 덕목이 되었지만 뉴스와 우리 일상에서는 여전히 성차별적인 말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2025년 2월, 19세 이상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설문 조사에서 ‘성평등 인식 및 승진 등에서의 차별’에 대해, 여성의 76.5%가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남성은 50%가 채 안 되는 비율(48.6%)만이 ‘차별이 있다’고 답했다. 2021년 ‘여성 혐오 현상이 어느 정도 심각한가?’ 라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 64.5%(여성은 85.5%)가 ‘매우 심각하다’ 고 답변했던 것에 비하면, 해가 지날수록 차별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마땅히 불편한 말들》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무례한 말들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저자인 미켈라 무르지아는 자신이 직접 겪은 사례를 들어 여성 차별적 말들에 어떤 사회적 맥락이 있으며, 어떻게 차별적 언어가 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말들은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뉴스에서 관습적으로 쓰이는 것들이다. ‘여자들은 그럴 능력이 없잖아!’ 하고 대놓고 차별을 드러내는 말도 있지만, ‘역시 엄마는 위대해!’, ‘잘했어’처럼, 겉으로는 여성을 위하는 척하지만 결국에는 차별적 의미를 내포하는 말도 있다. (이런 말들에 불편함을 표하면 반드시 ‘너무 예민하게 군다. 무슨 말을 못하겠네.’란 말이 반드시 따라올 것이다.) 먼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일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은 것을 보면 저자가 설명하는 사회적 현상이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차별적 언어를 문제 삼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 ‘말꼬투리를 잡는 별 의미 없는 일’로 치부되지만 말과 용어에 숨은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일상생활에서의 많은 성차별적 불이익을 해소하는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말과 용어는 세상을 정의하는 일이고, 차별적 언어는 ‘신체적 폭력, 임금 격차, 젠더 의학의 부재, 가사 노동 격차, 고용 차별을 비롯한 상당히 많은 불이익’을 현실에 실재하게 만들기 때문에 차별적 언어를 인지하고 고쳐야만 이런 불이익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

미켈라무르지아

MichelaMurgia

이탈리아의소설가,수필가,비평가로,현대이탈리아문학
을대표하는작가이다.목소리가필요한사람들위한글을쓰며,사회현상을포착하여풍자적으로풀어냈다.《레스프레소L’Espresso》를포함한다수의매체에칼럼을기고했고2014년부터정치활동을시작했다.사회문제와문학활동에적극적이며,특히여성문제와소수자권리에목소리를냈던그녀는암투병중,2023년사망했다.

데뷔작인《세상은알아야한다Ilmondodevesapere》(2006)은텔레마케터의현실을고발한작품으로2008년파올로비르치PaoloVirzi감독이영화화했다.사르데냐의전통사회를배경으로여성의삶을묘사한대표작《아카바도라Accabadora》(2009)로캄피엘로campiello문학상,몬델로Mondello문학상,몰리넬로Molinello문학상을포함하여총6개의상을수상하였다.이외에도《만남L’incontro》(2012),여성에대한폭력을고발한《사랑하기때문에죽였다는거짓말L’houccisaperchel’amavo:Falso!》(2013)등의소설을썼다.

목차

1장조용히하세요10
가르치려들지마라│여성사회자│당신이언제나옳아

2장여자는이미어디에나있잖아22
여성의수가적다는건사실이아니야│내용이중요하지누구의아이디어인지는중요하지않아│여성이라는이유로참여기회를얻는것은모욕적이야│그러면성소수자할당제,외국인할당제를비롯해별의별할당제가다필요하겠네│남성에버금가는권위있는여성은없어│여성들이거부하잖아!│이런주제를연구하는여성은드물어│여성들은그럴만한능력이없어│여성할당제를지키는것은엄청난시간낭비야│주체는전부여자잖아!

3장당신이름이뭐라고?34
소녀들│Miss.혹은Mrs.│여성시장│여왕,숙녀,여인│한여성│핑크│엄마

4장엄마는위대하다!48
여성성│딸,언니,손녀,이모,할머니│요리하다.바느질하다.반죽하다

5장남자들이놀라잖아60
진정해│네말이맞긴한데,맞는데,말투가틀렸어│다이겨야직성이풀려?│그러다결혼도못해

6장여성의가장큰적은여성이야72
서로못잡아먹어안달이군!│여성연대라는것참!│그녀야말로진정한여자군요

7장나는남성우월주의자가아니에요82
엄마들탓이야│여자들이더해│남성들도차별받아

8장당신은불알달린여자예요94
외로이명령하는남자│실패를모르는남자│강한남성│여전사│‘퓨마’

9장내가지금설명할게108
여자가할일이아니야│뭘기대해,금발이잖아│여자가배워서어디다써?│잘했어

10장칭찬한거야118
‘차안에서보내는플레이보이의칭찬’│그냥좀웃어│무슨말을못하겠네│차라리주목받지않았으면좋겠어?

그건그냥말일뿐이잖아132
감사의말134

출판사 서평

우리가너무예민한가요?
예민한게아니라마땅히불편한겁니다.

성차별적인말을들었을때여성들이그것에대항하여말하기를주저하는이유는불쾌와불편을이야기하는것이정당하게받아들여지지않고‘예민’한것으로치부되는일을자주겪기때문이다.
여성이자신의입장을표명하는일은종종평가절하되며목소리를낮출것을권고받는다.저자는2013년에선거에출마한적이있는데,당시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저자에게“선거에서남성을승리로이끄는요인이여성에게는도리어패배의요인이될가능성이매우크다”며강렬한색상,강한어조를사용하지말것을조언했다고한다.민감한사안에대해입장을표명하는여성인사들은종종추잡하고예민하며불평불만이많고걸핏하면화를내는사람으로비춰지기때문이었다.그런사람으로비춰지지않기위해여성들은너무오랜시간을자신을공격적이지않으며,분노한것이아니고,남성들의기분을상하게할의도가없음을설명해야했다.
여성이반대의견을제시하면매사불평불만만늘어놓는사고뭉치가되는사회분위기때문에여성은비난받을까봐두려워애초에목소리를낼엄두를내지못한다.마땅히불편한말들앞에서조차‘내가너무예민한걸까?’생각하고자기검열을한다.저자는그렇기때문에더더욱우리가차별적언어가내포하고있는의미를정확히알고그것으로부터벗어나야한다고주장하고있다.


그냥칭찬한거야
그거정말칭찬맞나요?

《마땅히불편한말들》에서는50여가지가넘는상황과차별적언어를실제사례와함께소개하고있다.“여성들은그럴만한능력이없어.”“여자가배워서어디다써?”와같은차별이겉으로드러난경우도있지만“엄마는위대하다!”“당신이름이뭐라고?”“한여성”등‘이런말도성차별이라고?’라는생각이드는경우도소개하고있다.특히이런경우는남성이여성을칭찬하는상황에서많이나타나는데,이는여성의능력이과소평가되고있기때문이다.
여성의지적능력을과소평가하는현상은사회생활전반에걸쳐나타난다.남자아이들에게는실험키트를선물해주고여자아이들에게는인형을선물해준다.어느명절,테이블닦는흉내를내는딸아이에게는‘아유귀여워라,시집가도되겠네!’를칭찬으로건넨다.이런현상은나이가들어갈수록점점심하게나타나는데,여성들이임신출산육아등으로경력단절과사회활동기회박탈을경험하는동안각종분야의원로자리를대부분남성들이꿰찬것을보고역시남성의능력이뛰어나다며추켜세우는것이다.이렇게알게모르게사회에는성별의위계가만들어진다.그리고이런위계는차별적언어를다시재생산한다.
저자는차별적언어를정의할때에중요한것은상황을파악하는일이라고한다.같은말이라도상황에따라다르게받아들여질수있기때문이다.상황을구분하는일이너무어렵다거나,이런구분을요구하는것에‘무슨말을못하겠네!’라고화를내는사람에게저자는이렇게말하고있다.지금까지그렇게할필요가없다고생각한사람에게는복잡하게느껴질지모른다.상황을구분해야하고그걸이제부터라도배울수있다고생각하면감정을자제하는것이중요하다는것또한깨달을것이다.


아직도그런말을하세요?
무례한이들에게돌려주기

저자가책을집필하며가장걱정했던부분은용어를정의하는일이‘말꼬투리를잡는’‘무의미한싸움’으로여겨지는것이었다.그러나저자는어떤물리적인것보다의미가중요해진시대에차별적불이익이그대로담긴언어의의미를분명히밝히는것이그현실을살아가는사람들에게꼭필요한일이라고보았다.언어를고쳐야현실도고칠수있기때문이다.
한국은지난해‘성격차지수’는세계경제포럼총146개국중94위,성별임금격차는28년째OECD국가중1위,유리천장지수는12년째OECE국가중꼴찌를기록했다.시민들의전체적인의식수준이올라간것과무관하게여성들은사회생활을할수록더많은차별과혐오를경험하고있다.여성들이차별적언어앞에서‘내가너무예민한가?’,‘이것도혐오인가?’고민하는이유는여성들조차그것이왜혐오인지정확히설명하기어려워하기때문이다.《마땅히불편한말들》에서는구체적사례와함께간결하고쉽게사회적배경을설명하고있다.
저자인미켈라무르지아는이렇게말한다.“언어가중요하지않은것같지만모든것은언어에서시작한다.”
이제당당하게말할수있을것이다.
“아직도그런말을하세요?그건마땅히불편한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