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 믿는 체하기로서의 예술

미메시스 : 믿는 체하기로서의 예술

$33.25
Description
분석미학의 대가 켄달 월튼의 대표저서
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철학과 미학의 오랜 난제들의 핵심에 접근
이 책은 켄달 월튼(Kendall L. Walton)의 ?Mimesis as Make-Believe: On the Foundations of the Representational Arts?(1990)를 번역한 것이다. 현재 미시간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월튼은 동시대의 가장 저명한 미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 현대 분석미학의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그의 대표저서로서 출간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학의 핵심적인 논쟁들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의 이론은 전통적인 예술에서 비디오 게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논의되고 있다.

이 책에서 월튼은 예술과 상상하기의 관계라는 오랜 주제를 “놀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아이들이 아기 인형을 소도구로 삼아 엄마 놀이를 하는 것처럼, 감상자는 《걸리버 여행기》를 소도구로 삼아 어떤 배의 의사가 쓴 항해일지를 읽는 놀이를 하며 〈붉은 지붕의 물방앗간〉을 소도구로 삼아 붉은 지붕의 물방앗간을 보는 놀이를 한다. 소설과 그림, 연극과 영화를 비롯한 모든 재현적인 예술 작품은 이런 의미에서 믿는 체하기 게임의 소도구이며, 믿는 체하기는 상상하기라는 점에서 모든 재현 작품은 월튼이 말하는 “허구”가 된다.
월튼은 나아가 믿는 체하기에서 발생하는 허구 세계의 본질, 허구 세계에 대한 감상자의 참여와 허구에 대한 감정 반응, 허구적 대상의 존재론 등의 보다 깊은 문제에 다가간다. 허구와 비허구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회화와 소설은 어떤 점에서 다른가? 우리는 왜 우리가 참이라고 믿지 않는 허구적 이야기에 대해서 공포나 동정 같은 감정을 느끼는가? 어떻게 주인공의 운명에 슬퍼하면서도 비극을 즐길 수 있는가? 소설의 주인공과 같은 허구적 대상들의 존재론적 지위를 어떻게 간주해야 하며 그들을 지칭하는 진술들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우리는 월튼의 철저하고도 통찰력 있는 분석을 통해 철학과 미학의 오랜 난제들의 핵심에 접근하게 되며, 믿는 체하기라는 단순하지만 호소력 있는 개념은 이러한 많은 문제들에 대한 독창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저자

켄달L.월튼

저자:켄달L.월튼(KendallLewisWalton)
미국의철학자이며현재미시간대학명예교수이다.동시대의가장저명한미학자중의한사람이며현대분석미학의광범위한분야에큰영향을끼쳤다.그의연구주제는주로예술에대한이론적질문들및심리철학,형이상학,언어철학의문제들이다.대표저서인??MimesisasMakeBelieve:OntheFoundationsoftheRepresentationalArts??외에도사진,회화적재현,허구와감정반응,허구적개체들의존재론적지위,음악미학,은유,미적가치등에대한많은저서와논문이있으며,그중상당수는지난수십여년간이분야의가장중요한저술들에속한다.

역자:양민정
서울대학교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그림안에서보기:회화적재현의본질에대한논의?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대학교에출강중이다.논문으로?굿맨의재현이론에대한재고찰?(2013),?사진의인식적특징과사진경험의현상학?(2016),?예술적가치란무엇인가:“예술적가치”의두가지개념과그한계?(2018)등이있으며,공저로??미학이재현을논하다??(2019)가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감사의글
서문

I.재현
1.재현과믿는체하기
2.허구와비허구
3.재현의대상
4.발생의역학

II.재현의감상
5.퍼즐과문제들
6.참여
7.심리적참여

III.양상과방식들
8.회화적재현
9.언어적재현

IV.의미론과존재론
10.허구적개체없이견디기
11.존재

참고문헌
찾아보기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그림,연극,영화,그리고소설을이해하기위해,우리는먼저인형,목마,장난감트럭,그리고테디베어를살펴보아야한다.재현적인예술작품이뿌리내리고있고또그러한작품들에의미를부여하는활동들은아이들의믿는체하기(make-believe)게임과의연속선상에서가장잘이해될수있다.사실,나는이러한활동들을믿는체하기게임그자체로서간주해야한다고주장할것이며,인형과테디베어가아이들의게임에서소도구(prop)의역할을하는것과마찬가지로재현적인예술작품들은그러한게임에서소도구로서기능한다고주장할것이다.
아이들은믿는체하기활동들에막대한시간과노력을바친다.그리고이러한몰두는어떤특정문화나사회적집단에한정되지않고거의보편적인것처럼보인다.믿는체하기활동에참여하려는충동과그러한활동이해결해주는요구는매우근본적인것같다.만약그렇다면,아이들이성장하는순간단순히거기서벗어나게된다고예상할수는없을것이다.믿는체하기가성인의출발점에서어떤흔적도남기지않고사라져버린다면놀라운일이될것이다.
-40쪽

“나무그루터기를곰이라고해보자”라고에릭이제안한다.그레고리가동의하고,하나의믿는체하기게임이시작된다.그게임안에서나무그루터기들―단지하나혹은특정한몇몇이아니라모든나무그루터기들―은곰으로“간주된다”.숲속에서한나무그루터기와마주치자,에릭과그레고리는곰한마리를상상한다.그들이상상하는것의일부분은어떤특정위치―실제로는나무그루터기가차지하고있는그위치―에곰한마리가있다는것이다.“이봐,저기에곰한마리가있어!”라고그레고리가에릭에게소리친다.게임에참여하지않고흘려듣고있던수전은깜짝놀란다.에릭은자신이가리킨장소에곰이있다는것은단지“게임안에서”일뿐이라고그녀를안심시킨다.거기에곰이있다는명제는게임안에서허구적이다.
-74쪽

여기에가장매력적인종류의사례가하나있다.찰스는끔찍한녹색점액질괴물이나오는공포영화를보고있다.그는그점액질괴물이땅위로천천히,그러나가차없이흘러나오며지나가는길에있는모든것을파괴해버리는동안의자에움츠리고앉아있다.곧번질거리는머리하나가울퉁불퉁한덩어리에서생겨나고,두개의반짝거리는눈이카메라에고정된다.그괴물은속도를올리며새로운경로로흘러관객을향해곧장다가온다.찰스는비명을지르며의자를필사적으로움켜쥔다.나중에그는여전히떨면서그점액질괴물이“무서웠다고”고백한다.
그는그것을정말로무서워했을까?나는그렇지않다고생각한다.물론찰스의상태는몇몇명백한측면에서곧일어날실제세계의재난에겁을먹은사람의상태와유사하다.그의근육은긴장해있고,그는의자를움켜쥐고있으며,맥박은빨라지고,아드레날린이분비된다.이러한생리-심리적상태를유사공포(quasi-fear)라고부르도록하자.그러나그것만으로는진정한공포가되지못한다.
-286~287쪽

간단하게말하면,실재론자들이사람들은허구적개체들을지칭하고그것들에대해이야기하며우리의이론은사람들이말하는바를타당하게만들기위해허구적개체들이있다고상정해야한다고정색하고주장한다면,그들은허구라는제도의핵심에자리하고있는믿는체하기의요소를간과하거나경시하고있다는것이나의주장이다.그들은허구적개체들을지칭하는것처럼가장하기와이러한가장하기에대한진지한관심을진정한존재론적믿음으로착각하는것이다.우리가믿는체하기에너무나깊이몰입해있기때문에믿는체하기는이론화자체까지도감염시킨다.우리가할일은그것이얼마나만연해있는지볼수있을만큼충분히탈출해보는것이다.
-5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