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흐름으로 읽는 아시아

관계와 흐름으로 읽는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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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재열의 『관계와 흐름으로 읽는 아시아』는 〈네트워크로 보는 전자산업 글로벌 가치사슬과 동아시아 경제〉, 〈국제인구이동과 사회경제적 연결구조: 한국과 일본의 이민자 수용 사례 분석〉, 〈아시아 예외주의? 국제규범, 민주주의, 그리고 아시아 인권〉 등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저자

이재열

서울대학교사회학과

목차

머리말(이재열)

제1장네트워크로보는전자산업글로벌가치사슬과동아시아경제(김용균)
제2장국제인구이동과사회경제적연결구조:한국과일본의이민자수용사례분석(설동훈)
제3장아시아예외주의?국제규범,민주주의,그리고아시아인권(서찬석)
제4장동북아시아시민들의다른국가에대한감정과고정관념:한국과일본을중심으로(임동균)
제5장글로컬문화한류를통한동아시아문화교류(장원호)
제6장디지털경제시대플랫폼사회의다양성(이재열)
제7장코로나19극복을위한국가들의도전과대응(허정원,두베아비세카)
제8장데이터과학시대의도래와아시아연구의미래(손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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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멀리서보면아시아는하나의대륙이다.그러나그안의모습은다양하다.아시아에대한우리인식을오랫동안지배해온것은실체론이다.실체론의필터를끼고본아시아는국경을지키는푸른제복의군인과세관원으로대표되는46개나라로구성된거대한대륙이다.각나라는주권을행사하는최고통수권자,일사불란하게움직이는관료제,유엔총회에서표결권을가진대표라는실체를구성하는요소를가진다.
그러나관계와흐름으로읽는아시아는전혀다르다.바이칼호에서시작해몽골평원과한반도를거쳐일본열도에이르는아시아대륙의동쪽은샤머니즘의흔적이강하게남아있다.단군신화에서는샤먼이통치한고대국가의원형을읽을수있다.현재의국경으로구분할수없는문명적흐름을보여준다.아시아와유럽대륙을석권한유목제국인몽골이남긴흔적은역참제뿐아니라다양한언어,복식,제도로남아있다.서부아시아는아랍어를공용으로하는이슬람국가들로구성되어있다.
사람의이동은가장원초적인흐름이다.고대철기문화를지닌유목민의이동이생산력을전파하고지배층의변동을만들어냈다.전세계흩어진화인(華人)이나한인(韓人)디아스포라는유태인못지않은촘촘한연결망으로국가의경계를넘나드는강력한경제적활력을만들었다.특히동남아의경제력을차지한화상의역할을빼고중국의개혁개방을설명할수없다.최근들어인적교류는이민자,유학생,여행자가만들었다.
경제수준의차이는노동이동과국제결혼이주를촉진했다.일본,한국,대만의농촌은동남아출신결혼이주여성들없이유지될수없다.홍콩중산층의가사노동은필리핀출신가정부들이담당한다.한국청년이꺼리는중소기업생산직일자리는아시아각국출신산업연수생들이채우고있다.급격한출산율저하로문닫을위기에처한한국의대학강의실을중국유학생이채우고있다.2장에서설동훈은이러한인적교류가엮어내는아시아의관계망을잘보여준다.
확장되는글로벌가치사슬은흐름으로보아야파악할수있는경제적번영의비결을드러낸다.내부시장이좁은한국은글로벌가치사슬에가장심하게의존하는나라다.미국과유럽등을대상으로최종소비재를가장많이수출하는거대한코끼리중국의등위에올라타중간재와부품을수출해대규모무역흑자를낸것이한국이다.그러나IMF보고서에의하면미·중갈등이심각해지고경제권역화가강화되면가장큰피해를입을곳은한국이다(Cerediroetal.,2021).이책의1장에서김용균은전자산업을중심으로동아시아경제가어떻게글로벌가치사슬에서서로연결되어있는지,그리고그구조가지난24년간어떻게변화했는지를분석했다.그는전자산업에서만은중국의부상이두드러지기는하지만,한국,미국,일본,대만등의역할이중요하므로전반적인우려와는다른양상이될것이라전망한다.
디지털경제의확산과함께전세계가플랫폼사회로전환하고있다.이재열은6장에서플랫폼사회의다양성에대해논한다.미국은현재세계디지털경제를지배하고있으며중국이그뒤를쫓는양상이다.이들이세계에서압도적영향력을발휘하는디지털경제의두가지대표모델이다.세번째모델은EU(EuropeanUnion)와인도에서발전되고있다.자체기축플랫폼이없는이들국가는데이터흐름과잠재적가치창출을통제하지못할것이라는위기감이높다.이에반해한국형은독특한모델이다.네이버나카카오같은고유한기축플랫폼을가지고있어서플랫폼의공적활용가능성이높고,중국형과달리민주적인체제에서개인의데이터주권과국가의데이터주권을동시에확보할수있다.
문화역시흐름으로존재하지만,상품이나사람의이동보다는훨씬유연하다.한때아시아에서문화적흐름의중심은일본과홍콩이었다.지금은한류가압도적이다.5장에서장원호는한류의확산이가능했던조건,그리고반한류가출현한맥락에대해자세히설명한다.그리고문화산업수출지향이나연성국가주의로는초국적매력을발산하는문화공동체로나아가기어려우며,대안으로사회적공감과문화간소통의매개체로서의한류가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
아시아는제도화된민주주의나자유화의측면에서유럽에비해뒤져있다.3장에서서찬석은인권레짐의측면에서취약한아시아에대해분석한다.많은아시아국가에잔존하는종교,가부장제,신분제등의문화적토양이인권의근본적향상에제약이되며,서구에의한식민지배의쓰라린경험위에서근대적가치인개인주의와인권을서구적가치로배척하며집단주의나권위주의적가치를옹호하는경향이있음을지적한다.
임동균은다른나라를대하는정부나정치인의역할과시민의인식사이에차이가있음에주목한다.상대국가에대한고정관념을조사하고분석한결과그가발견한것은한중일동북아삼국간관계의핵심이정치대시장의구도에있다는것이다.정치는동북아를균열시키고시장은동북아를하나로이어준다는것이다.그리고다른나라에대한고정관념이나편견은자국내사회경제적불안감에의해영향을받는다는사실이다.
전세계를휩쓴코로나19는모든나라가공유하는위험이다.바이러스의전파는국경을넘는다.그런데방역의성과는나라마다큰편차를보인다.허정원과두베아비세카가쓴7장은공통의위협이된팬데믹에도불구하고,백신물량확보를둘러싼국가간협력은쉽지않으며,백신이확보되더라도나라별로접종이순조롭지않았던사실을보여준다.
8장에서손윤규는데이터과학시대의도래와아시아연구의미래에대해논한다.특히디지털전환이후에가능해진,알고리듬을통한텍스트,이미지,동영상등의비정형자료의무한한활용가능성은전통적인경험과학의범위를넘어서아시아연구에서도새로운가능성을여는것으로인식되는경향이있다.그러나그는이런견해에비판적이다.사례수가늘어난다해도편향이나과적합의문제를풀지못하고,인과적메커니즘을규명하지못하면연구의지형을근본적으로바꾸지는못할것이라는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