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외교의 길 (좌파 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

명품외교의 길 (좌파 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

$28.09
Description
한국에 외교는 없다, 유사 외교행위 만이 있을 뿐이다
“숭미”가 한일, 한중, 한러시아 관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한미동맹을 폐기하고 외무부를 해체해야 한국외교가 산다
대통령 윤석열은 2023년 5월 19일부터 2박 3일간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해 G7 정상회의 및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귀국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지난 정권의 “짝퉁외교”와는 격이 다른 “명품외교”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신간 “명품외교의 길: 좌파 외교관이 보는 한국외교”는 같은 시기에 초안이 쓰였다. 저자는 국민의힘의 언사란 “번지르르한 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국의 외교는 외교라는 소통의 메커니즘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인격, 지식, 주체성과 언행의 품격”이라는 가치를 결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에게 현재 대한민국은 명품외교는커녕 중품외교도 벅찬 나라다. 전직 외교관이었던 저자는 워싱턴, 파리, 텔아비브, 하노이, 비슈케크 등지를 돌며 “33년 동안 한국의 사이비 외교의 현장을 예민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를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책은 한국이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며 이는 1954년에 발효한 한미동맹조약과 합의의사록이 가져온 결과임을 강조한다. 미국숭배 내지는 “숭미”가 한국외교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을 존중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주체성이 없는 상대로 깔보는 것이 매정한 현실이다. 책은 또 미국에 종속된 외교행태로 인해 한일, 한중, 한러시아 외교가 왜곡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저자는 “숭미”로 일그러진 한국의 자주성, 같은 민족끼리 끊임없이 다툼하는 남북한 상황, 역대 군사 독재정권들의 폭력적 유산, 본질적으로 “양키컬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의 문화 수준, 그리고 한국 외교관들의 “함량미달” 등으로 인해 한국외교가 국제무대에서 늘 “멸시”의 시선을 받아 왔다고 관찰하고 있다. 어찌 보면 참담한 모습이고 보이지 않는 출구다.

그렇지만 저자는 한국외교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위로한다. 방법은 우선 우리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삶의 영락없는 주인임을 깨닫고 코뿔소처럼 행동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비로소 번개처럼 명품외교의 길이 스르르 열린다고 한다. 저자는 그가 몸담았던 외무부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 일변도의 한국외교로 인해 한국 외교관들은 미국 “줄”만 잡고 승진만을 생각하는 “뺀질이”가 되었다. 머릿속에는 지식이나 언어는 찾을 수 없고 온통 자기의 인사문제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저자는 상황이 그러하니 진정한 외교관으로 제대로 된 외교를 펼치려면 지금의 외무부는 완전히 해체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소 “과격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저자는 곳곳에서 다소 거친 언사를 구사한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 내지는 “속국”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중도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라면 다소 불편한 언사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그러한 담론은 의도적인 과장인 것으로도 읽힌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책을 쓰는 목적이 “독자를 분노하게 하는” 일이라고 썼다. 우리 처지에 대한 직시는 분노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읊지 않았는가. 과격한 언사에 대한 저자의 고의적인 의도는 책의 말미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볼 속에 혀를 넣고”, 즉, 자신의 진짜 의도하고는 달리 과장 섞인 얘기를 하면서 짐짓 진지한 얼굴을 짓느라 혀를 지그시 깨물면서, 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은 숭미에 반대할 뿐 “좌파”가 아니라고 말한다. 남들이 그를 그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이유는 그가 보통의 한국 외교관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려 했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시각은 상당히 도발적이고 “좌파적”이다. 한국의 정체를 유사 식민지로 파악하고 주체성의 회복은 한미동맹이 폐기되어야 가능하다는 식의 생각이 한국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한국 사회 안에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30만 명 정도가 된다고 보는 대목도 저자가 말하듯이 증명될 수 없는 얘기다. 이러한 일견 편향된 시선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다면 책은 한국외교의 주요한 대목을 꽤 설득력 있게 정리한 자료라고 판단된다. 저자 언급대로 책은 학술 논문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들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공감의 배경에는 저자가 해외 외교의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있다. 전직 외교관들이 많은 회고록을 발간하기도 했지만 이 책처럼 적나라하고 돌발적인 기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한국외교의 실체를 대리 경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저자

이창천

직업외교관으로일했다.1985년에외무부에처음들어간이후약15년이상을해외에서지냈다.보스턴,파리,텔아비브,하노이,워싱턴,비슈케크,바르샤바,루안다가그의활동공간이었다.1962년에태어난저자는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한후에곧바로외무부에입부했다.자연히외무부내에서의경력도경제외교분야에집중되었다.코이카창설,우리나라의OECD가입,한미FTA협상의과정에관여했다.아울러한미원자력협정문을협상했고,보건복지부에서국제협력업무를총괄했으며,2014년부터2년간앙골라에서대사로일했다.이후2018년6월외무부를퇴직하고국제기구인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의사무총장으로행복도시를창조하는도시외교를추진했다.2021년6월말로지난36년간의공직을모두마친저자는마침내자유인이되어지금은시,소설,에세이,인류문명비판서등을쓰는작가로서의삶을살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한미동맹의굴레
-스스로칼을뒤집어쓴쪼다들

2.한미굴레와한일관계
-두식민지의도토리키재기

3.중국이보는한국
-장사말고는할게없는천덕꾸러기똘마니

4.러시아의한국인식
-있으나마나한외교관계

5.천박한몸짓으로
-예술도철학도빈곤한자의허튼소리

6.시선의역전,그러나
-심지어아프리카의한국멸시

7.한국에도외교가있나?
-외교란무엇인가?

8.한국외무부인간들의정체
-그들은무엇을생각하나?

에필로그

주요관련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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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출판사 서평

개혁과개방의시대33년간대한민국외교관으로서전세계를누빈전직외교관의대한민국대외관계비평서『명품외교의길-좌파외교관이보는한국외교』가발간되었습니다.
저자는1985년외무부에입부한이래외무부본부근무와워싱턴,보스턴,파리,텔아비브,하노이,비슈케크,바르샤바,루안다등세계각지의현장근무를수행했으며코이카창설,우리나라의OECD가입,한미FTA협상등의주요사업에관여하고한미원자력협정문협상및보건복지부에서국제협력업무를관장한베테랑외교관입니다.33년간의외교관경력을통해대한민국의‘국제적위상’에대한비판적관점을가지게되었고그뼈아픈성찰의기록으로제출된것이『명품외교의길-좌파외교관이보는한국외교』입니다.

한국외교에대한저자의기본적인문제의식은‘숭미’로표현됩니다.이는1954년에발효한한미동맹조약과합의의사록에규정된내용에따라대한민국의대외정책에있어서미국과의이해관계조정이최우선으로고려되어야하는기본조건과함께,대미관계가일반적인주권국가사이의강대국-약소국의관계수준을넘어선‘속국’의수준으로전락해서유지되어온것이한국전쟁이후대한민국외교사의기본맥락이라는것이저자의견해입니다.

『명품외교의길-좌파외교관이보는한국외교』는위와같은문제의식을기본으로해서외교현장의경험을중심으로한국외교의실태를소개하고분석한내용을모두8개장으로정리했습니다.
1장‘한미동맹의굴레-스스로칼을뒤집어쓴쪼다들’은대한민국대외관계의자주성을근본적으로제한하는‘숭미’의식이외교현장에서전개되는양상을적나라하게묘사합니다.2023년4월‘워싱턴선언’을전후한윤석열정부의대미굴종적인행태가제시되고,1995년9월한미자동차무역협정에서당시통산부통산무역실장이었던한덕수전총리의친미행태가고발및2007년한미FTA협상마무리과정에서미국측대리인에게겪은수모등의사례가언급됩니다.이러한사례를통해서한미관계의근본적인문제와이로인해발생한상대국인미국의고압적인태도및대한민국외교부의굴종적인태도가빚어내는씁쓸한현상에대한신랄한고발입니다.
2장에서4장까지는대한민국이‘숭미’핸디캡을안고상대해야하는3개의인접국에대한내용입니다.2장‘한미굴레와한일관계-두식민지의도토리키재기’는동아시아에서미국이해관계를대변하는2개의‘식민지’로묘사하고있으며,과거사의무게가정상적인외교관계를왜곡하고있는현상을극복하는것이한일관계정상화의돌파구임을제시하고있습니다.3장‘중국이보는한국-장사말고는할게없는천덕꾸러기똘마니…’는기본적으로우호적이었던한-중관계가2015년사드배치를계기로악화된과정을설명하고있습니다.일제강점기에항일투쟁의동반자로한국에대해서우호적인태도였고,1983년중국민항기사건,1985년소흑산도어뢰정사건,1988년잉창치배우승등의일련의계기를통해1992년한중수교에이르는과정이서툰통치자의판단에의해틀어졌으며,그결과막대한경제적손실과함께대한민국외교관계의협소화를초래한과정이통렬하게소개됩니다.4장‘러시아의한국인식-있으나마나한외교관계’는한미관계에치우쳐유라시아대륙의강대국인러시아와의외교비중이취약하게된사정에대한내용입니다.
5-6장은유럽과아프리카를비롯한제3세계를대상으로하는대외관계를다룹니다.숭미관계의직접적인간섭이아니라그파생적인영향력으로인해정상적인대외정책이왜곡되는양상입니다.
7장과8장은필자가생각하는정상적인‘외교’의개념을바탕으로대한민국외교에대한전반적인비판과함께숭미관계라는왜곡된조건이대한민국외교를담당하는‘외무부’라는기구와그구성원들의행태에서관철되는양상을고발하는내용으로구성됩니다.미국일변도의한국외교로인해행동과사고의폭이제한된외교관들이친미적인행태를통해개인의출세에만관심을갖는행태와함께“인격,지식,주체성과언행의품격”과같은외교관의기본소양이함량미달이아니라함량부재의수준임을개탄하고있습니다.

『명품외교의길-좌파외교관이보는한국외교』는저자특유의인문학적소양과역사와사회현상에대한해박한지식,외교현장에서얻어진실무경험이결합되어현재진행형으로전개되는우리나라외교현실에대한근본적이고총체적인비판을제기하는평론서로서,세계각국의대한민국을바라보고평가하는시선에대한역사적문화적배경과함께외교현장에서그러한평가들이작동하는다채롭고풍부한사례를제시하고있습니다.언론에서간략하게소개되었던외교비사들이상세하게기술되고있어서,우리나라대외관계전개의전반적인맥락을새롭게살필수있는계기가되기도합니다.

책제목에서언급된‘명품외교’라는용어는2023년5월히로시마G7정상회의에서윤석열대통령이기시다총리와함께히로시마원격피해자를동반추모한것을두고,여당인국민의힘이"격이다른명품외교"라고자화자찬한사례를패러디이며,‘좌파외교관’이라는표현역시,일방적인‘숭미관계’에비판적인태도를보인저자에대해서동료외교관들이‘좌파’로지목한행태를비꼰표현으로제시되었습니다.

트럼프대통령취임으로국제질서가혼란스럽게재편성되고있는상황에서,대한민국외교가지향해야할새로운방향설정에대한반면교사로서『명품외교의길-좌파외교관이보는한국외교』의문제의식이널리공유되기를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