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만든 전쟁, 편집된 냉전 (전쟁과 사상심리전)

카메라가 만든 전쟁, 편집된 냉전 (전쟁과 사상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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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가장 집요하게 반복 재현된 전쟁이다. 전장은 총탄과 참호에서 카메라의 프레임과 편집실로 이행했고, 감정과 기억의 전장으로 확장되었다. 이 책 『카메라가 만든 전쟁, 편집된 냉전』은 한국전쟁을 둘러싼 영상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함으로써, 전쟁 이미지가 어떻게 사상과 감정을 동시에 통제하는 정동의 장치로 작동했는지를 밝힌다.
특히 이 책은 한국전쟁기의 전쟁 영상이 단순한 기록물이 아닌 감정의 정치학을 설계하는 핵심 기제로 기능했음을 강조한다. 전쟁 다큐멘터리, 뉴스릴, 심리전 영화들은 전투의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의 감정을 유도하고 이념을 내면화하게 하는 복합적 전략의 일부였다. 영상은 '적'을 구성하고 '우리'에 대한 정서적 동일화를 유도했으며, 국가 이념을 시청각적으로 훈육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머리말에서는 '사상심리전'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일본 제국의 사상 통제 시스템, 미국의 심리전 전략, 한국전쟁과 냉전기의 지정학이 교차하며 형성된 통치 기술을 설명한다. 푸티지와 다큐멘터리, 교육영화, 심리전 콘텐츠 등이 어떻게 제작되고 재편집되었으며, 이를 통해 대중의 시선을 길들이고 감정의 흐름을 조율하는 구조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분석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적'과 '우리'라는 정치적 분할이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다루며, 냉전 통치의 시청각적 전략을 해부한다. 2부는 영상이 지역을 기억의 장소이자 소외의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분석하며, '삭제된 시선'을 복원하는 시도를 담는다. 3부는 포로를 둘러싼 심리전 영상들을 통해 감정 통치의 전략과 윤리적 귀속 구조를 고찰한다.
이 책은 단순한 영상 해설서가 아니다. 국가와 전쟁, 이념과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영상이 어떻게 권력의 도구로 작동했는지를 밝히는 시도로, 냉전 아시아의 시각문화와 감정 정치에 대한 비판적 분석틀을 제시한다. 동시에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정동 권력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