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힙트레디션 (신주희 국악에세이)

국악-힙트레디션 (신주희 국악에세이)

$14.00
Description
“국악이 힙하다고? 그게 더 우습다.” 조소하듯 내뱉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국악은 언제나 낡은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우린 서양 오선지를 외웠다. 장중한 클래식은 우아함의 대명사였고, 국악은 퇴락한 가객의 허기였다. 국악은 미술로 치면 미이라 같았다. 사라진 시간을 봉인한 채, 무거운 진열장 속에 박제되어 있었다. 그런데 기이하다. 요즘 아이들이 판소리에 빠진다. 해금 소리를 EDM 비트에 얹는다. 퓨전은 진부해졌다. 리믹스가 더 쿨하다. 국악은 살아 있다. 아니, 다시 살아났다. 죽어 있는 줄 알았던 장단이, 뜬금없이 우리의 심장을 다시 두드린다. 그것은 더 이상 전통이 아니다. 지금은 트렌드다. 이 책은 국악을 보존하려는 책이 아니다. 국악을 욕망하고, 국악을 변주하려는 책이다. 사람들은 흔히 “전통은 무겁다”고들 말한다. 어쩌면 맞는 말이다. 전통은 오랜 세월의 켜가 쌓인 만큼, 쉽게 만져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무거움은 꼭 유리관에 갇힌 무게만은 아니다. 지금, 전통은 길 위로 걸어 나왔다. 스니커즈를 신고, 스냅백을 눌러쓴 채. 해금이 일렉 기타처럼 울고, 사물놀이가 테크노 클럽의 드롭처럼 터진다. 이것은 단순히 ‘퓨전국악’ 같은 억지 결혼이 아니다. 전통을 리믹스하는 새로운 감각, 그것이 바로 ‘힙트레디션(Hip-Tradition)’이다.

요즘은 판소리를 부르는 래퍼도 있다. 장구를 두드리며 바지를 찢고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청년도 있다. 무대 위에서 얼씨구 절씨구에 맞춰 스트리트 댄서를 돌린다. 놀라운 것은, 이런 걸 배운 적 없어도 우리는 안다. 장단은 이미 우리 몸 안에 있다. 리듬이 아니라 DNA보다 깊이, 뼈마디에 새겨진다. 지금 우리가 ‘쿨하다’고 말하는 것들 중 많은 것은 사실 아주 오래된 것이다. 그것은 빈티지가 아니라, 일종의 아카이브다. 이제 사람들은 그것을 입고, 찍고, 타고, 즐긴다. 국악은 더 이상 노인의 지병이 아니다. Z세대의 농담을 타고 살아나는 장난이다. 틱톡에서는 진도아리랑이 밈이 되고, 인스타그램에서는 가야금 커버 영상이 ‘좋아요’를 싹쓸이한다. 할머니의 소리와 손녀의 춤이 하나 되는 지금, 이걸 ‘힙’이라고 부르지 않고 무엇이라 하겠는가. 이 책은 ‘보존’이 아니라 ‘갱신’을 말한다. 한(恨)의 미학이 아니라, 핫(hot)의 역동성을 말한다. 국악이 무엇인가를 묻는 대신, 국악이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상상한다. 전통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시대마다 다시 번역되고, 다시 입혀지고, 다시 울려야 한다. 그래서 묻는다. 당신의 국악은 지금 어디 있는가? 당신만의 힙트레디션은 어떤 모습인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힙은, 언제나 오래된 것의 재발견이다.”
저자

신주희

저자신주희(1974~)는국립국악고등학교를졸업하고이화여자대학교한국음악과와동대학원에서수학했으며성균관대학교동양철학과박사학위를받았다.동아국악콩쿠르학생부와일반부,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금상을수상한바있으며,현재KBS국악관현악단에서대금수석단원으로활동하면서이화여자대학교와서울교육대학교에서강의하고있다.21번의개인독주회와다양한국내외무대에서연주의스펙트럼을넓히고있으며,소금교본「쭈쌤과함께소금불자」를발간해국악교육에힘쓰고있다.또한〈대금에마음을놓다〉,〈템플스테이〉,〈대금,첼로를만나다〉등발매한음반들이국악베스트셀러로자리잡으며방송과온라인을통해서도많은사랑을받고있다.최근에발매한음반으로는〈대금신주희의영산회상〉이있다.

AuthorShinJoohee(b.1974)istheprincipaldaegeum(Koreanbambooflute)playeroftheKBSKoreanTraditionalMusicOrchestra.SheearnedherdegreesinKoreanmusicfromEwhaWomansUniversityandcompletedadoctorateinEastAsianphilosophyatSungkyunkwanUniversity.Amultiplegoldmedalistinnationalgugakcompetitions,shehasgiven21solorecitalsandperformedwidelyinKoreaandabroad.ShinalsoadvancestraditionalmusiceducationthroughpublicationslikeLearningSogeumwithTeacherJjuandisknownforbestsellingalbumssuchas60MinutesMeditation,MusicforTempleStay,andherrecentDaegeumShinJoohee’sYeongsanhoesang.ShecurrentlylecturesatEwhaWomansUniversityandSeoulNationalUniversityofEducation.

목차

Prologue:국악은왜지금다시힙한가? 3

Part1.ROOTS-전통,그거친시작 5
1.비트이전의리듬,장단은어떻게몸에새겨졌나 5
2.국악은왜‘고리타분'해졌는가? 7
3.소리꾼은어디서힙해졌는가 10
4.기생,무당,악사:주변에서중심으로 12

Part2.REMIX-전통을씹고뜯고맛보다 14
5.국악×일렉트로닉:사운드의탈장르시대 14
6.국악기리부트:해금이트랩비트를만났을때 17
7.궁중악vs민중악:무엇이힙한가 19
8.보존아닌변주:국악의리메이크전략 22

Part3.HYPE-국악을입고,타고,찍는다 24
9.국악의비주얼화:무대,패션,유튜브 24
10.국악인이된셀럽들:크로스오버아이콘들 27
11.Trot과국악,뉴트로의갈림길 29

Part4.FUTURE-NextGukak 32
12.국악은어디까지K-가될수있을까? 32
13.Z세대와국악:틱톡으로전통계승하기 34
14.AI국악작곡,가능성인가훼손인가 36
15.국악의미래는‘혼종’에있다 38
16.힙트레디션선언문 40

Epilogue:다시,듣는법-당신의국악을찾는시간 44

⁂HipTradition:KoreanGugakRemixedfortheNow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