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향 작품집 (어머니(외))

한국 문단 형성기, 요절한 천재 작가 나도향
근대적으로 각성한 인간의 ‘모성’에 대한 인식과 그에 갇힐 수 없는 근대적인 삶 사이에 갈등하다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근대성과 모성을 대결시킨 최초의 작품 《어머니》와 식민지 무단통치를 관통해온 한 청년의 내밀한 영혼을 읽을 수 있는 새로 발굴된 작품 4편
〈나의 과거〉 〈계영의 울음〉 〈나는 참으로 몰랐다〉 〈박명한 청년〉을 수록한

《나도향 작품집》

이 책은 ‘요절한 천재 작가’ 나도향이 1922년 《백조》 동인으로 참여하며 창간호에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후 왕성하게 활동하며, 불과 5년 반 동안 단편소설 20여 편, 중편 1편, 장편 2편, 수필 등을 남겼다. 또한 같은 해 《동아일보》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환희》를 발표하며 소년 문사로 주목받는다.
이 책에는 그가 활동하는 동안 집필한 장편소설 2편 중 1편인 《어머니》와 새로 발굴해서 소개하는 작품 〈나의 과거〉 〈계영의 울음〉 〈나는 참으로 몰랐다〉 〈박명한 청년〉 4편이 수록되어 있다.
형성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요절한 천재 작가’ 나도향은 24년 4개월 만에 짧은 생애를 마감했지만, 〈옛날의 꿈은 창백하더이다〉 〈은화〉 〈행랑 자식〉 〈벙어리 삼룡〉 등 감상적인 작품부터 사실주의적이고 완숙한 작품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는 ‘천재 작가’라는 평가와 ‘유치하고 절제되지 않은 센티멘털’로 평가하는 견해 등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식민지 무단통치를 관통해온 한 청년의 내밀한 영혼을 읽을 수 있는 새로 발굴된 잘 알려지지 않은 4편의 작품을 통해서도 나도향을 세밀하게 읽고 판단하려는 시선과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1920년대의 한국 문단이 기본적으로 ‘습작 문단’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고려해야 한다. 오히려 이 시대의 작과 작품을 통해 1920년대 한국 문학의 진면목과 나도향의 변모 과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향의 장편 《어머니》는 근대성이 ‘조선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국 문학에서 주목할 말한 작품으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근대적인 개인의 해방을 위해서 주인물인 영숙은 사랑을 선택해야 했으나, 모성의 절대성 역시 저버릴 수 없었다. 작가는 근대적 합리성과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합리적 가치의 영역 사이에 놓인 심연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근대적으로 각성한 인간의 ‘모성’에 대한 인식과 그에 갇힐 수 없는 근대적인 삶 사이에 갈등하다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근대성과 모성을 대결시킨 최초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