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전락

이방인 ·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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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지프의 신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카뮈는
작품 〈이방인〉을 통하여 허무의 철학적 해석을 낳았으며,
〈전락〉을 통해 부조리와 모순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초상화를 그려냈다.


〈이방인〉은 한마디로 “허무의 철학적 해석”이요 실존주의의 문학적 승리다. 사랑도 회한도 환희도 모르는 주인공 뫼르소는 목적도 이념도 질서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 허무를 이야기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끝내 허무함으로 끝나는 작품은 아니다. 뫼르소는 드디어 폭발적으로 반항을 함으로써 그 무거운 ‘일상(日常)의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추악할 만큼 ‘일상적 삶’의 맹목적 자동성에 혼합되었던 그가 드디어 ‘자유를 전취’했고, 다시 잠재우려는 ‘희망의 유혹’을 물리쳤으며, 죽음에 직면하여 본능적으로 자살이 아닌 ‘반항’을 택한 것이다. 그 보답으로 그는 감각이 풍부한 삶과 현 순간에 놀라울 만큼 절묘한 맛을 얻는다. 〈이방인〉이 발표(1942년)되자 이 작품은 실존주의의 문학적 승리로서 평가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 세계에 실존주의 작품이 선풍을 일으킨 것은 바로 카뮈의 〈이방인〉과 사르트르의 일련의 철학적 이론 때문이었다. 카뮈는 실존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그런 경향에 속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르트르는 작품 〈이방인〉을 “건조하고 깨끗한 작품, 외관상으로는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잘 짜인 작품이며 너무나 인간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전락〉 역시 허망과 우수의 작품으로, 어두운 적지에서 자신의 전락을 고백하는 주인공 클라망스는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인지 모른다.
저자

알베르카뮈

저자:알베르까뮈
1957년에카뮈는마흔네살의젊은나이로노벨문학상을받았으며이때의수상연설문을초등학교시절자신을이끌어준선생님에게바쳤다.삼년후인1960년겨울가족과함께프로방스에서크리스마스휴가를보낸후친구가운전하는차를타고파리로돌아오던중빙판길에차가미끄러지는사고로숨졌다.사고당시카뮈의품에는발표되지않은《최초의인간》원고가,코트주머니에서는사용하지않은전철티켓이있었다고한다.《이방인》외에도《표리》,《결혼》,《정의의사람들》,《행복한죽음》,《최초의인간》등을집필했다.

역자:이정림
수필가,번역문학가.
한국외국어대학교불어과졸업.
중앙대사회개발대학원사회복지학과수료(석사).

목차

◎이책을읽는분에게5

이방인11
―제1부13
―제2부75

전락141

◎연보273

출판사 서평

이책을읽는분에게

―카뮈

알베르카뮈(AlbertCamus)는1913년알제리의소읍인몽도비에서태어났다.농장의노무자였던아버지는1914년에전사하였고,어머니는스페인계여자였다.집안형편이넉넉지못하여그는자동차부속품상,알제리총독부고용인,기상대요원,해운(海運)중개인등여러직업에종사하며대학원과정까지마쳤다.철학을전공하여문학사(文學士)학위를받았지만,그후결핵을앓게되어교수자격시험은포기하고말았다.

학생시절에는‘노동좌(勞動座)’라는극단을조직하여자신이배우겸단장이되어연극에열중하기도했다.여러작품의희곡을각색하기도했으며,카뮈자신이오비에도갱부들의폭동을주제로쓴「아스튀리의반란」과그밖의몇편은당국의상연금지처분을받기도했다.그밖에앙드레말로의「모멸(侮蔑)의시대」,빌드락의「상선(商船)테나시티」,벤존슨의「침묵의여인」등을각색상연했고,도스토예프스키의「카라마조프의형제」에서는그가이반역으로무대에서열연하기도했다.

그후처음에는알제리시에서,그다음은파리로건너가기자생활을하던중2차대전을만나독일에대항하는독립운동에투신하였으며,프랑스가해방될무렵에는『콩바Combat』지(紙)의주필로활약하여1945년사임할때까지세인(世人)의이목을끌던그탁월한사설은『악튜엘ActuellesⅢ』가운데수록되어있다.

전쟁이끝나고서도그의활동은눈부시게계속되었다.특히그는핍박과예속으로허덕이던사람들을옹호하였으며,자유를위해투쟁하다쓰러지는많은희생자들을격려하였다.참혹한알제리전쟁중에는휴전을위한호소에앞장섰는가하면,사형폐지운동에도적극참여하였다.

카뮈는앙드레말로의주선으로『이방인L’Etranger』(1942)을,유명한갈리마르사(社)에서간행했고,이어『시지프의신화』(1943)도역시같은출판사에서냈다.종전후희곡「오해」,「칼리굴라」를각각1945~46년에상연하여성공을거두었다.전후에쓴것으로는「계엄령」(1948),「정의의사람들」(1949)이상연되었다.1946년에는미국을방문했고,그다음에『페스트』를발표하자그는일약전후세대의대가중의한사람으로문명(文名)을떨치게되었다.1951년에는에세이『반항인』이발표되었다.

―『이방인』에대하여

『시지프의신화』보다1년전에발표된『이방인』은한마디로허무의철학적해석이라고말할수있겠다.그것은단순한이야깃거리가아니며독자는그구체적형상들의배후에있는심오한사상에눈을돌려야한다.

그러나얼핏보기에이소설은수많은다른소설들과마찬가지로인물들과배경과스토리를가진한낱이야기에불과하다.주인공뫼르소는평범한일개사무원이다.어느날갑자기어머니의사망전보가날아오고,그는더위속에서무덤덤하게어머니의장례를치른다.그리고그날마리라는여자와관계를맺고나중에는어느건달의친구가된다.그친구를안인연으로말썽에휘말리고마침내는그가아랍인한사람을쏘아죽이는사건이벌어진다.그리고판결을받고,사형집행을기다린다…….

그저단순한이야기같지만그속에는농도짙은허무의세계가응축되어있음을알게된다.뫼르소의삶은무의미한것이다―이것이바로소설의중심테마이다.어떤목적을향하는것도아니고어떤이념을중심으로질서있게정리되는삶도아니다.그의삶은그저맹목적으로자동적으로전개될뿐이다.그는사랑도회한도환희도모르는인간이다.가장인간적인감동도그를뒤흔들어놓지못한다.어머니의죽음도마리의사랑도,뫼르소를그수동적이고따분하고지친마비상태에서끌어낼수가없는것이다.『이방인』은허무를이야기하는작품이기는하지만끝내허무함으로끝나는작품은아니다.뫼르소는드디어폭발적으로반항을함으로써그무거운‘일상(日常)의잠에서깨어나는’것이다.

처음에는추악할만큼‘일상적삶’의맹목적자동성에혼합되었던그가드디어‘자유를전취’했고,다시잠재우려는‘희망의유혹’을물리쳤으며,죽음에직면하여본능적으로자살이아닌‘반항’을택한것이다.그보답으로그는감각이풍부한삶과현순간에놀라울만큼절묘한맛을얻는다.

“허망은죽음의의식이며동시에그거부이다.그것은사형수의머리에떠오르는최후상념의맨끝에나타나는구두끈―바로몇미터앞에그아찔한자기전락(轉落)의바로막바지에―안볼래야안볼수없는그어처구니없는구두끈이다.자살자의반대는사형수다”라고카뮈는『시지프의신화』에서밝히고있다.

『이방인』이발표되자이작품은실존주의의문학적승리로서평가되었다.2차대전을전후해서세계에실존주의작품이선풍을일으킨것은바로카뮈의『이방인』과사르트르의일련의철학적이론때문이었다.카뮈는실존주의자는아니었지만그런경향에속해있었던것은사실이다.사르트르는이『이방인』을“건조하고깨끗한작품,외관상으로는무질서하게보이지만잘짜인작품이며너무나인간적인작품”이라고평했다.

이상의해설은루페(RobertdeLuppe)의「알베르카뮈론」에서‘이방인’에관한대목만인용한것임을밝힌다.루페는소르본대학을나온철학과문학교수로서「문학에의한해방」이라는논문을발표하여프랑스아카데미상을받은바있기도하다.특히현대철학과문학을전공,그첫저작으로이「카뮈론」을내놓았다.

―『전락』에대하여

『전락(轉落:Lachute)』은카뮈가모든정치활동에서은퇴한후언론계로복귀한1955년그의나이41세때간행된작품이다.이작품속에는어느작품보다도허무의우수(憂愁)가짙게깔려있다.어두운비췻빛운하와비둘기떼들이높이나는음산하고축축한지옥같은적지(謫地)에서주인공클라망스는어떻게자기가전락하게되었는가를집요하게고백하고있었다.

어느날밤,센강의다리를건너갈때,물속으로뛰어드는여자를보고서도구하지않고지나친이후로그는까닭모르는웃음소리에시달리게된다.그러나그웃음소리는클라망스로하여금과거의자기를돌아보게한계기를만들어주었고,마침내지금까지그의명성과덕망이모두위선에서비롯된허위였음을깨닫게된다.그리고자기는결백하다고확신하면서다른사람들의죄악을심판하는현대인의유죄성(有罪性)을밝혀내어우리는모두비슷한죄인임을유추시킨다.

카뮈는이작품을통하여부조리(不條理)와모순(矛盾)에사로잡힌현대인의초상화를그려보이고있는데,그것은바로오늘을사는우리들의모습임을강조하고있다.또한클라망스의마음에끊임없이들려오는웃음소리는참자아를일깨우는양식의소리일수도있다.그것은듣지않으려고해도어쩔수없이들려오는자신의소리일지도모른다.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