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함이세상을변화시킨다
보석처럼영롱한이이야기는한햇병아리선생이진정한교사로성장해나가는성장기이자,‘토끼의눈’(이책의원제이다)처럼순수하고맑은어린이의눈망울을닮은세상을이루고자고군분투하는사람들의이야기이다.
작가하이타니겐지로는교사생활을그만두고오키나와로가서,전쟁의상처에도불구하고상냥함과낙천성을잃지않는사람들과생활하다돌아와이작품을썼다.이소설은작가의17년교육실천의결정체로,작가가늘추구해온인간의‘상냥함’이잘드러난작품이다.
하이타니겐지로에의하면,상냥함이란표정이나행위의친절함을넘어서‘타인을내안에받아들이는것’이다.진정한상냥함은타인을변화시킨다.이작품에서맑고다정한눈동자의선재동자를닮으려하는고다니선생님,겉으로는거칠고무뚝뚝하지만깊은정을가진아다치선생님,그리고일본제국주의의죄책감을안고평생참회하는마음으로살아가는바쿠할아버지는상냥함으로주변을감동시키고세상을바꾸는사람들이다.
고다니선생님의눈물겨운노력으로말없고표정없는아이데쓰조가마음의문을열어마침내‘고다니선생님조아’를썼을때,아들의정신지체아짝을바꿔달라며항의했던학부모가정신지체아를돌보며변한아들의모습에감화되어‘약한자,힘이없는자를소외시키면소외시킨자가인간적으로못쓰게된다’며연설을할때,독자들은무한한감동을받는다.한사람의상냥함이완고하던세상을어떻게움직이는가를보게되는것이다.
어른들이성장하는세상
더러운파리를기르고,씻지않아꼬질꼬질하고,선생님한테존댓말이라고는모른채반말로지껄이며쓰레기나뒤지고노는,학교에서는문제아취급을받는아이들의맑은눈동자와티없는웃음소리가시종일관책장을가득채우는가운데,이책은이말썽쟁이아이들속에서보석을발견하고그들의맑은눈동자를닮으며성장해나가는어른들의성장기를들려준다.
고다니선생님이데쓰조와친해지려고파리공부를할때,정신지체아미나코를반에받아들이면서미나코로인해생기는모든성가신일들을순순히감내할때,고다니선생님은진정한교육자로성장한다.미나코의짝준이치의엄마역시아들의변화된모습을보고성장한다.오다선생님도,오리하시선생님도,고지가더럽다며급식당번에서제외시킬것을주장했던무라노선생님조차도성장한다.작가하이타니겐지로의교육철학그대로,‘아이들에게서배우는’것이다.
그래서이책에는살면서되씹어야할금쪽같은윤리적질문이많이나온다.효과가있으면하고없으면안하는합리주의를인간생활에적용할수있는가하는문제,다수의정의나권익을위해소수를희생시켜도되는가하는문제,사람은혼자사는가아니면여러사람에게빚지고사는가하는문제,누구를위해선행을베푸는가하는문제.책속의인물들은이러한문제를둘러싸고갈등하고대립하지만,결국토끼의눈을가진아이들입장에서문제를생각하는사람들만이성장한다.
이책에는감동적인명장면들이많고많지만,나이든어른이편견과관습의벽을깨고성장하는모습을보여주는대목에서는그야말로감동이폭포처럼쏟아진다.
이책은가치관이쉽게흔들리는이세상에서우리가가야할길의나침반이되어준다.‘알고는있지만실천할의지가바닥으로내려앉을때이책을한켠에두고읽고또읽으며용기를내고싶어진다’는어느독자의리뷰처럼,이책은옳은것을옳다고확신할용기를준다.옳은것을옳다고간단히말할수있는세상,이것이인간이오래전부터꿈꿔왔던이상향이아닐까.
이책은삶의동반자로서오랫동안독자곁에남을것이다.
[줄거리]
H공업지대안에위치한히메마쓰초등학교는근처에쓰레기처리장이있어환경적으로많은어려움을겪는다.또한대개의학교선생님들은지저분하고말썽많은쓰레기처리장아이들을곱지않은시선으로대한다.대학을갓졸업한신임여교사고다니선생님은처음엔쓰레기처리장아이들에게동정어린관심과친절함으로다가서지만쉽게넘어서지못할벽을느낀다.
이아이들을둘러싸고선생님들끼리,학부모끼리대립하는갈등상황들이끊임없이이어지는가운데,괴짜지만아이들의사랑을한몸에받고있는선배교사아다치선생님에게교사로서의자극과도움을받으며고다니선생님은한사람의진정한교사로거듭난다.
누구와도어울리지않으며말도않고글도쓸줄모르고,오직파리를기르는데에만강한집착을보이는데쓰조를이해하게되면서,그아이의숨겨진보물(천재성)을발견한고다니선생님은비로소쓰레기처리장아이들을교화의대상이나동정을베풀어야할대상이아니라살아있는소중한존재,그자체로바라볼수있게된다.
또한다른교사들이맡기꺼려하는정신지체아미나코를자청해서자기반학생으로받아들여반아이들의자발적인협력을얻어내면서‘모두다함께’살아가는법을아이들과더불어배우고,믿는만큼자라는아이들의무궁무진한능력을새삼깨닫게된다.
결국문제아였던데츠조는마음의문을열면서말을하게되고웃기도하며글도쓸줄아이로변하게된다.또한고다니선생님의도움으로파리에대한관심을학습능력으로발전시킨데쓰조는아이들과주변사람들에게‘파리박사’로인정받게되면서보석같은존재로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