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입김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노래)

하느님의 입김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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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교실에서 만들어간 따뜻한 기억들!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하느님의 입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교사 탁동철이 아이들과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설레는 날들을 보내며 써내려간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저자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는다. 하고 싶은 게 없고 선생한테 바라는 게 없다던 아이들은 어느 순간 닭장을 짓자고, 연못을 만들자고, 텃밭을 만들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아이들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게 아이들의 마음을 건드려주고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본 저자가 들려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탁동철

저자탁동철은아이들속으로스며들어보이지않는사람.
아이들과함께잘놀고잘삐치고아이들에게야단도자주맞는다.어릴때선생님이랑냇가에낚시갔을때선생님이낚지못한꺽지를낚아서칭찬을받은일이있다.동철이는끈기가있어,하고.그때부터쭉뭔가를끈질기게기다리는걸좋아한다.봄에는해바라기씨앗을묻어놓고싹이나오길기다리고,여름에는꽃이피기를기다리고,가을에는씨앗이여물기를기다리고,겨울에는마른해바라기대위에쌓일눈을기다린다.무엇보다아이들이스스로반짝거릴수있게곁에서보아주고기다려주는걸가장잘한다.
1968년강원도양양에서태어났고춘천교육대학교에서공부했다.[글과그림]동인으로어린이시모음《까만손》,산문집《달려라,탁샘》을냈다.

목차

하나
선행상
손짓발짓눈짓코짓귀짓
하느님의입김
실내화야어딨니
눈둥그렇게뜨고혀내밀고말아서꼬아
진눈깨비
새글루


20년동안안해도돼
반장뽑기
해바라기꽃밭
닭장짓기
닭샘
눈CCTV
눈CCTV2.0
화분에싹,누가뽑았을까
우리학교에는주인많은못이있다
교무선생님
찾았다,달맞이꽃
상어보다는달룡이
닭장학금


썩은감자
계단훈련
꽉쥔숟가락
명환이
정유안선생님
김상훈선생님
참이상도하지
거상
춤값
미안해미안해미안해
솔방울

글쓴이의말_올해하는일

출판사 서평

세상어디에도없는이야기
우리를다시설레고반짝거리게만드는이야기


탁동철은교사다.그래서그가만나는사람들은아이들이다.어깃장놓고,심통부리다가언제그랬냐는듯새로운놀이에빠져들고,어디로튈지모르는아이들.그아이들곁에탁동철이있다.아이처럼삐치고,심통부리다가어느새슬그머니옆에다가서기도하고,부러딴지를걸어아이들이스스로자기의지를활활불태울수있게만들어버린다.
아이들을처음만난날,탁동철은아이들에게하고싶은일이뭐냐고묻는다.사자,코끼리키우자는아이도있고아무것도하기싫다는아이들도있다.입벌려말하는것도귀찮고,종이에써서내는건더더욱질색이다.탁동철은앞으로20년동안아무것도안써도된다고,하기싫으면안할자유가있다고말한다.겉으로는아무렇지않은척,속으로는‘두고보자’다짐하며.
떡볶이를만들자고하는아이에게는이렇게말을건넨다.

“떡볶이는쌀이있어야하는데?”
“우리가쌀농사지어요.”
“어휴,논만들고벼키우려면고생인데.할수없지뭐.사람은하고싶은걸하고살아야지.”

아이가원하니힘들지만마지못해따라간다는식이다.그렇게탁동철은아이들과밭만들고논만들어쌀거두고벼찧어기어이떡볶이를해먹는다.

“진로교육을해야한대.너네는서울에가서할래,아니면양양에서할래.”
서울갈래요,한다.그래서서울을가기로했다.의논을마치려는데아이들이묻는다.
“근데양양에서는뭘해요?”
“양양에있으면재미없어.고기도잡고장사도하고,지난번에쌀농사지은걸로떡볶이도만들고,김장도해야하고,그냥고생이지뭐.”
“양양에서할래요.”

아이들은안다.제몸놀려움직이는게얼마나신나는일인지.어른들계획에따라버스에실려갔다,실려오는게얼마나시시한일인지.옆반동무들이관광버스타고서울로진로교육을떠난날,아이들은제손으로거둔것들을싸들고양양장날에가서장사를한다.공부시간에멍하게앉아있던아이가가장큰소리로장사를하고,눈이빛났다.장터에서돌아와서는내년장사계획까지세운다.장에내다팔기위해농사계획까지.거기다한술더떠서탁동철에게내년담임도맡으라고한다.

“너네는돈벌었지만,나는빈손이야.고생만했어.담임안해!”
“탁샘이무슨고생을했다고그래요!우리일할때피둥피둥놀기만했잖아요!”
“나는감독…….”

하고싶은게없고,선생한테바라는게없다던아이들이닭장짓자고,연못만들자고,텃밭만들자고보채기시작한다.
아이들이스스로움직일수있게,자기길을찾을수있게탁동철은아이들마음을건드려주고,한발물러나서지켜본다.보이지않게아이들곁에있다.
탁동철은아이들과어떤이야기를만들려고할까?그저아이들곁에있을뿐인가?아니다.‘교실은자립을배우는곳’이며‘누군가헤맬때같이헤매고,훗날동무들이애써서자기를위해뭔가를해주었다는따뜻한기억을갖기를바란다’고했다.

아이들속으로스며들어보이지않는사람
아이들을따라바닥까지가서스스로꽃피고열매맺게하는사람


2013년부터2016년까지탁동철이놀고공부하며어떻게아이들속으로스며들었는지,33편의이야기에잘담겨있다.아이들을어떻게만나는지,아이들을어떻게글쓰기와시쓰기로데려오는지,아이들을귀하게여기듯이자연과생명을귀하게여기는마음까지.반아이들가운데는할머니할아버지와살며사랑받은기억이없어서자기마음을잃고다른아이를괴롭히며늘말썽을일으키는아이도있다.탁동철은‘이아이를미워하는일은너무나쉬운일이라조심스럽다’한다.

명환이는이제애들안때릴거라한다.술은고등학교들어가면먹고담배는스무살넘어서피울거라고한다.
“스무살되면취직해서한달에백만원받을거예요.돈벌어서할머니고생안시킬거예요.”
기특해라.앞을생각하는녀석이다.그런데학교에서는다른아이다.오늘짜장면도학교에서미운짓을해서그벌로먹는것이다.

탁동철은하얀고니가갈대밭에스며앉듯이아이들속으로스민다.그리고아이들이드러나도록톡톡건드려서길을찾게돕는다.어떤경우에도가르치려는목적을드러내지않는다.때로는음흉하게느껴질정도로.아이들은놀다가이야기하다보면스스로탁동철이숨겨둔목표(?)로다가간다.글쓰기도마찬가지다.아이들을만나는일이벅찬교사들이나,아이들을어떻게만날지고민하는교사나,아이들과글을쓰고싶은교사들,그리고어떻게하면수업을더잘할까생각이많은교사들에게이보다더좋은동무가혹은길잡이가되는책이있을까?

학교뒤뜰에못을팠다.한쪽은얕게파서벼를심고,한쪽은깊게파서연꽃을심기로했다.
모래뒤집어쓰고,신발도치마도흙꾸정물에젖어도상관없다며아이들은열심이다.
억지로시킨일이라면이렇게할까.억지로하는일이라면일이밉겠지.농사일에시달린어릴적내동무들이어른이된지금농사라면고개를내젓는것처럼.문제풀기공부에시달린아이들이평생공부와담을쌓게되는것처럼.

다른학년아이들이연못을망가뜨린다며주인행세를하려는아이들에게한마디한다.
“니네가주인행세하면주인아닌아이들은도둑같이나쁜마음이될지도몰라.밤에몰래와서연못을망가뜨릴수도있어.”
“귀한것일수록큰목소리로는못지켜.규칙으로는못지켜.총칼로도못지켜.”
아이들이와글와글비상대책을세웠다.그렇게해서학교에는모두가주인인연못이생겼다.

지연이가우는얼굴로실내화가없어졌다한다.얼마나속상할까.
“실내화야기다려우리가간다.”
실내화를찾지못했지만지연이는새로빤실내화를신었다.동무들성의를생각해서일주일동안신고다니겠다하는데,성의같은거안생각해도된다.누군가헤맬때같이헤매며우리가의리있는인간이란걸보여줄수있어기뻤고,청소하고빨래하며행복했다.그걸로됐다.

탁동철은사물을볼때탁동철이어서보는것들이있다.탁동철이기때문에집어내는사유가있다.놀랍다.이야기를따라가는틈틈이박혀있어서어떤독자들은잘알아차리지못하는사이에읽고넘어가버릴수도있을만큼낮은목소리다.글을읽는사람이놓치지만않는다면,그목소리가마음에와서콕박힌다.마치세상에서처음들어보는그런표현이다.그런데,그낮은목소리에잠깐머물러있다보면,어마어마한것이보인다.글을읽으면서보물을발견한기분이든다.사람들모두에게원래처음부터있었던것같기도하고,지금처음발견하는것같기도한저마다안에있는사람됨의아름다움.
이책을교사나교육관계자뿐만아니라,모든어른독자들에게함께권하는까닭이다.

탁동철의교실에쏟아진동무들의말
“교육예술가,수업지도교과서,천연기념물……”


“어떻게이럴수있지?이사람뭐지?
처음에는놀라고,근데그게너무재미있고,자꾸자꾸생각을하게되고
머릿속에서탁동철과아이들이떠나지않아.“
《하느님의입김》과전작《달려라,탁샘》을편집하면서들었던생각이다.
강원도에서초등교사를하고있는박성진선생은‘탁동철책을보면서최고의수업지도서’라했고,노래를만드는노마씨는‘탁월한교육예술가’라고했다.
지금은정년퇴임한부산이상석선생(《사랑으로매긴성적표》저자)은‘도저히이해가안가는희한한선생,천연기념물같기도하고좀덜떨어진것같기도하다가문득눈물겹도록좋은,천생선생인사람’이라고했다.모두가자기자리에서탁동철선생을만난느낌일것이다.

우리교육은지난수십년동안늘길을찾으며헤맸다.때로는제도에서.때로는정책에서.또때로는먼북유럽나라에서,유태인한테서배우려고도했다.그러나여전히많은사람들의갈증을풀어줄만한대안을발견하지못한듯하다.그만큼교육의원형을찾기가어려운까닭이기도하고,아이들을무엇인가높은목표로끌어올리려는우리현실에서는길을찾기어려웠기때문일것이다.그러는사이에교육의절망이어쩔수없는현실처럼굳어져가고아이들은아이들대로,교사는교사대로지쳐간다.

세상에는가볼만한여러가지길이있겠지만,탁동철선생의교실도그한가지길이되리라생각한다.어쩌면우리가잃어버렸던교육의원형이담겨있는이야기이다.강원도산골에서펼쳐지는작은교실이머나먼북유럽이나이웃나라의화려한교실보다더우리몸에맞는대안이나희망으로느껴지는까닭은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