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교실 동화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교실 동화

$14.00
저자

탁동철

1968년강원도양양군서면송천리에서태어나지금까지같은마을에살며초등학교교사로일하고있다.그는1992년삼척도경분교에발령받은이래로오색초등학교,공수전분교,상평초등학교를거처속초청호초등학교에이르기까지20여년을줄곧아이들과함께지내고있다.아이들과잘놀고잘삐치고아이들에게야단도자주맞는교사이다.

탁동철선생이아이들과지내는모습을보면누구나가르침과배움,학교와마을,선생과제자가구별되지않는착시현상을겪는다.그는아이들과동무가되어산과계곡을누비고,아이들과함께운동장귀퉁이에작은논도만들어모를심어가꾸고,그쌀로교실에서밥을지어먹는다.반아이들을데리고닭장을짓고,토끼도키우고,동물발자국관찰하러산속으로들어가기도하고,꺽지낚으러계곡으로밤낚시를가기도하고,아이들과마을어른들이야기를들으러나가기도한다.공부하다가삐쳐서아이와선생이싸우기도하고,오해가생기면연극으로서로의행동을돌아보고,토론으로길을찾아가기도한다.아이의행동,말한마디를소중하게여기고내면의아름다움을귀하게여기는그의행동은처음교사가되어서부터지금까지도한결같다.그런탁동철선생을두고사람들은한결같이‘참희귀한사람이구나.천연기념물같은사람이야’라고입을모은다.

탁선생은글쓰기연구회에서활동하며오랫동안‘삶을가꾸는글쓰기’에대해고민하고실천해왔다.탁동철은이오덕선생님의글쓰기정신을몸으로실천하는교사다.아이들말과글에서아이들의진실을읽어주려고애쓴다.아이들이쓴시를모아『까만손』시집을엮기도했고,매년문집을만들어아이들과글을나누기도한다.탁샘네교실은하루도조용한날이없다.욕하고,싸우고,누구때문에못살겠고.하지만일어난모든일은잘된일,그모든순간을아이들과함께머물고들여다보면서아이가앞장서는교실로만들어가고있다.그리고그이야기를생생한동화『배추선생과열네아이들』로담아냈다.〈글과그림〉동인이며,산문집『아이는혼자울러갔다』와『하느님의입김』을썼다.

목차

빨간사과?자전거
검은빛슬리퍼
산개구리호르르르
춤값
물방울무늬우산
이만한작대기
협상
벨튀
크흑,이제멸망인가
산개가타닥타닥

출판사 서평

함께들여다보기
6학년3반,배추선생네교실에큰사건이터지고말았다.
분노조절이안되는인성이와고집센민우가운동장에서대판싸움이벌어졌다.인성이가소중하게쌓은모래성을민우가망가뜨려서화가난인성이가민우에게가방집어던지고,민우는휴대폰으로인성이머리를치고.이건두사람만의사건이아니다.한사람도빠짐없이모여서회의를열고,하나하나일어난일들을되짚어보며잘잘못을따진다.
성을다시쌓으려고했던민우마음은칭찬,민우마음을못보고화부터낸건잘못,도구를들고공격한건큰잘못….아이들이내린결론은잔소리듣기,반성문쓰기,봉사활동하기.심각한잘못이기때문에세가지고개를다넘으며반성해야된단다.민우와인성이도회의결과를받아들인다.그리고한가지더.민우한테는‘휴대폰금지령’을내린다.하지만누가사주는게아니라자기힘으로일해서모은돈으로사는건인정한다.아이들의판결이놀라울따름이다.민우는휴대폰값만큼열심히청소하고심부름하면서아이들이인정해주는일값을교실일기에차곡차곡기록하며모은다.
선생님의야단보다아이들의말이더힘이세다.벌받고야단맞으면끝이아니라아이들이함께이야기나누고오래오래그일을함께겪어나간다.

한사람의말,그리고기록하는교실
의자가뒤로밀리는바람에이슬이가꽈당엉덩방아를찧고말았다.아픈것보다창피한데,아이들이웃는다.배추샘도참으려다가더크게웃고만다.이슬이가화났다.체육시간에달리기를못하겠다고말했을때배추샘이살을빼야한다고말한것까지합쳐서단단히화가났다.
“나는입술꾹깨물고교실일기장펴서글을썼다.교실일기에쓴글은우리반전체가같이읽고이야기를나누게되어있으니까선생님은각오단단히하는게좋을것이다.선생님도이제는선생님자신의잘못을깨달아야하고,잘못했으면대가를치러야한다.오늘일에대해서한글자한글자진하게꾹꾹눌러서썼다.”
교실일기는힘이세다.누군가기록했다는것은놀라운일이다.기록에‘경의’를표해야한다.이슬이가글로항의했고,아이들이학급회의를열었다.그리고이슬이의속상한마음에손을들어주었다.배추샘이공손하게사과했지만이슬이마음이풀리지않는다.배추샘이재치있게일부러넘어지고이슬이가웃는바람에함께웃으며기분좋게해결된다.
이슬이가속상했던일이‘그깟일’이되지않았다.누군가말을하면그사람말에반응을한다.다른사람말을무시하면자기말도무시당한다는걸아이들도안다.그리고교실에서함께만든규칙은교사와학생모두에게공평하게적용된다.다수결이나큰목소리로움직이는게아니라한사람의목소리에둘레가반응하고교실이움직인다는걸보여주고있다.

놀이로풀어가는교실
배추샘이춤바람이났다.비오는날아침성현이가무심코‘빗방울툭’이라고한마디했는데‘빗방울툭’미끄러지는몸짓을하고놀이를만들어놀잔다.누군가말하면그말을춤으로표현하기.배추샘의춤바람이아이들에게까지옮겨간다.햄버거와콜라를걸고교장선생님앞에서엉덩이춤추기.처음엔햄버거먹겠다는욕심으로시작했지만춤으로인정받고말겠다는오기와울분이보태져서멋진공연을하게된다.
춤뿐만이아니라배추샘은노래도만들자고부추긴다.아이들이툴툴거리면서도누군가느리게빠르게리듬을만들고흥얼거리면거기에흥을보태고멜로디를만들어서노래한곡뚝딱만들어낸다.춤추고노래만드는경험들이쌓이고쌓여,연극놀이에빠진다.인성이와민우의싸움에서영감을얻어‘모래싸움’이라는연극을만드는데,‘그때이랬으면어땠을까’생각한게있으면내용을바꾸고인성이와민우가우정과의리를쌓아가는이야기는부풀려빛나게만들었다.경험을예술로바꾸는동안싸웠던두아이는작품속의주인공이되어인물의움직임을통해스스로를더돌아보게되었다.
‘산개가타닥타닥’은학교에나타난산개를잡기위해아이들이나서는이야기인데,아이들이똘똘힘을합쳐작전을짜고해나가는과정이흥미진진하다.아이들이스스로하겠다고마음만먹으면엄청난일을해내는구나,놀라운장면들을만나게된다.그리고무더운여름을산개와함께보낸이야기는6학년3반만의‘뮤직헐’로탄생한다.누군가만들어놓은이야기가아니라자기들이겪은일을연극으로,뮤지컬로만드는동안아이들은자기들의이야기를가슴에새겼을것이다.자기이야기의주인공이되어보는경험,멋지고아름다운일이다.
싸우고다투더라도놀이와노래,춤으로머물러봤던경험들로사건을다르게보는눈길을가지게될것이다.어른의지도가아니라스스로일구어낸경험만큼새로운자리로한발내딛게될것이다.
책에실린열한편의동화는모두사실을바탕으로썼다.어느교실에서나일어날수있는사건들이놀이가되고,놀면서들여다보고머무르면서문제를풀어가고있다.우리교실의누군가와닮아있는이야기들을교실에가져와서놀아보면어떨까?싸우고다투는사건의현장에이이야기를가져와서이야기나누고들여다보고놀다보면각자의교실에서새로운이야기들이피어날것이다.

덤,동화깊이읽기
이야기마다교사들에게도움이될만한글쓴이의생각과교실에서해볼수있는놀이를어떤방식으로해나가면좋을지짧게정리한글이부록처럼실려있다.
“한아이를바라보는눈길,교실은이야기가자라는곳,온통남이붙인이름만있는세상은시시해,한마디말이춤이되고노래가되고,아이들은놀이속에있어야,욕이떠다니는교실,기록하는것은역사를만드는일,교실을움직이는것은한사람의말,지금여기이자리,다함께‘뮤직헐’만들기”
모두열개의짧은글은한아이를어떻게바라볼것인지,사건이일어났을때교사의시선이어디에머물러야하는지돌아보게한다.잠시숨고르고다시아이들을바라볼수있게하는글쓴이의따스한시선과교육에대한생각들을만날수있다.

남의것,나와상관없는것은기를수없다.내안에있는것,한사람에게이미있는것만기를수있다.아이에게있는것이조그마한돌멩이하나라도좋다.자기도모르게중얼거린“빗방울툭”한마디라도좋다.알수없는몸짓이라도좋다.콕찍은점하나라도좋다.
아이들은순간마다시간마다씨앗을내보인다.보고듣고말하고다투고원망하고실수하며수없이새로운씨앗을내민다.아이가내민씨앗하나,어떻게가꿀까.무엇으로키워볼까.
노래로?둘레세상은소리와노래로가득찰것이다.
춤으로?세상은온통움직임과춤일것이다.(‘한마디말이춤이되고노래가되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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