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십대를 위한 한반도 생물 다양성 이야기

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십대를 위한 한반도 생물 다양성 이야기

$14.00
Description
우리 곁에 사는 생명들은 괜찮은 걸까?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 코로나19 때문에 벌어진 일상의 마비, 미세먼지, 플라스틱 오염, 쓰레기 매립지 문제……. 환경 문제는 다가올 위협이나 경고에 그치지 않고 일상을 바꾸어 놓았고, 우리 삶의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 이 땅에서 살아온 자연의 생명들은 어떨까? 어떤 종은 이미 사라졌고, 어떤 종은 요행히 살아남았으나 생존을 위협받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라진 종들을 되살리느라 애쓰고 있다. 《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개정판)에서 박경화 작가는 최근 100년 사이 한반도에서 일어난 변화들을 짚고, 이 땅에서 사라졌거나 겨우 살아남았거나 변이된 생물종에 관해 이야기한다. 사람의 편익과 효율성이라는 일방적 잣대로 사라지고 있는 생물종들. 이 책은 지금 이 땅의 생명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추적하며, 사람만이 주인공이 아닌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한반도를 그린다.
2010년에 처음 나온 이 책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는데, 그사이 바뀐 정보들을 보강하고 새로운 주제를 더해 개정판을 펴냈다.
저자

박경화

경북예천의농촌마을에서산과들판을뛰놀며자랐다.환경운동을하기위해서울에올라와어느덧20년가까운시간을살았다.우리나라의대표적인환경단체인녹색연합에서활동했으며,여러해동안생태환경잡지인[작은것이아름답다]를만들었다.일상에서일어나는환경문제가미치는영향,그리고이것을함께해결하는법을담은환경책을꾸준히쓰고있다.『고릴라는핸드폰을미워해』,『여우와토종씨의행방불명』,『그숲,그섬에어떻게오시렵니까』,『지구인의도시사용법』,『그린잡』등을썼고,지속적인환경교육및다양한환경운동활동의노고가인정되어2015년SBS물환경대상두루미상(교육연구부문),2019년환경의날대통령표창을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며_만약야생동물들이투표를한다면

1부그많던야생동물들은어디로갔을까?
호랑이는왜우리숲에서사라졌을까?
반달가슴곰은백두대간을누비고싶다
멸종그후벌어진일
그많던여우는어디로갔을까?
산양은왜바위벼랑에서살고있을까?

2부우리숲에서사라지면영영사라지는것
숲이있어마을이생겼다
우리땅의중심,백두대간이궁금해
산나물과도토리,자연에양보하세요!
솜다리를아시나요?
토종씨앗의행방불명

3부자연의생명들이우리곁에서도행복하길
새는왜유리창과충돌했을까?
점박이물범의집은녹는중
강남간제비는왜돌아오지않을까?
수달을품은강
왜그도로를건너려고했을까?

4부우리가알아야할녹색이야기
생수전성시대
태초에쓰레기는없었다
여행지에서생긴일
옷은일회용이아니야
감염병의유행,누구의잘못일까?

출판사 서평

그많던여우와토종씨앗은어디로갔을까?
우리곁에서사라진혹은살아남은생명들이야기

호랑이,표범,늑대,여우…….우리숲에살았던그많은야생동물들은지금사라지고없다.개발사업으로서식지를위협받고있고,기후변화로얼음이녹아번식지를잃어가고있는점박이물범은예전처럼많이서해백령도를찾지않는다.기록에따르면한반도에살았던포유류는121종이었는데,지금남한에서찾을수있는포유류는22종밖에되지않는다.
야생식물들의사정도마찬가지다.솜다리같은한국토종야생화들은산을너무많이찾는탐방객들발에밟혀꽃을피우지못하고,채취꾼들눈에띄면박제된채기념품에서팔려나간다.버들벼,쇠머리지장같은1500가지토종볍씨들은종자은행에나가야볼수있다.기후변화로인한피해,질병확산,개발과전쟁으로인한대규모생태계파괴같은여러원인때문에이땅의식물들도큰위기를맞았다.
이렇게생물다양성이훼손되어도괜찮은걸까?이것이우리에게어떤영향을미칠까?
《여우와토종씨의행방불명》은2010년에처음출간되어교과서에수록되고,환경과독서관련단체들의추천을받았고,많은독자들에게사랑받아왔다.독자들의성원에감사하는마음으로10여년의세월이가져온변화를담아최신이슈를더하고새로운발견을넣어서다시펴냈다.

생명들이사라진까닭을묻다

여우는1960년대만해도우리나라전역에서흔히볼수있는동물이었다.여우는영리하고생존력이강해세계에서가장넓은지역에살고있는야생포유류인데,유독우리나라에서만멸종되었다.여우뿐아니다.강남간제비는돌아와도새끼를낳고집을지을재료를구하지못해떠돌고있고,산양이나황새,따오기같은동물들도복원사업을벌여야할정도로개체수가줄어들었다.
야생동물멸종의가장핵심적이고직접적인요인은인간의욕망이었다.동물의털이나모피를얻기위해,건강에좋다며행한인간의밀렵때문이었다.1945년부터1960년대까지여성들사이에여우목도리가크게유행하면서여우개체수가급격하게줄어들었다.사향노루는사향때문에,곰은웅담때문에,꽃사슴은녹용과녹혈때문에밀렵의표적이되었다.산양은바위를잘타니뼈와관절에좋을거라는근거없는속설이퍼져보양식으로먹기위해마구잡이로잡아들였다.1965년부터3년간산양6000마리가량을잡아들였는데,1968년에는천연기념물로지정해야할정도로줄었다.호랑이와표범역시일제강점기조선총독부에서벌인해를입히는동물을잡아들이는해수구제사업으로많은개체가목숨을잃었고,밀렵으로멸종되었다.
식물이멸종하는가장큰이유는단일재배때문이다.먹을거리생산량을늘리는데주력했던1970년대산업화시기,몸을크게키우지않는토종씨앗대신열매를많이맺는종자를심었다.이제농부들은해마다주요농작물의씨앗이나모종을종묘상에서사다쓴다.이렇게시장에서쉽게사다쓸수있는개량종씨앗들은열매가크고열매살도많고특정병에강하지만,다른병에는약하기때문에농약과화학비료가많이필요하다.다국적회사들은생식능력을스스로제거하여싹이트지않게만든‘자살씨앗’을보급하기도하고,자기네회사에서만만든특정농약을뿌려야만싹이트도록유전자를조작하는‘터미네이터기술’을사용하여만든씨앗을판다.다른회사에서베끼지못하게하고,해마다수익을내려는전략이다.
무엇보다생물종멸종에큰영향을미친요인은자연생태계파괴다.산에는호텔이나리조트같은편의시설이너무많이들어섰고,전체면적당도로수도너무많다.남한면적평균1제곱킬로미터당도로하나가들어서있어서동물들의생활반경에도로가무조건포함될수밖에없어많은동물들이길위에서목숨을잃는다.지구온난화에따른이상기후때문에보금자리환경이바뀌거나아예사라지는문제도있다.점박이물범은코로숨을쉬기때문에물위에떠있는얼음에매달려숨을쉰다.또바다한가운데떠있는얼음위에는사람이나다른동물이가까이오지못하므로그곳을보금자리삼아새끼를낳는다.그런데지구가더워지면서얼음이녹고있는바람에번식지를잃고있다.서해백령도를찾는점박이물범수가점점줄고있는까닭이다.인류가자연환경에영향을미치고있다는‘인류세’에접어든이후,이렇게생물종은급격히사라지고있다.

생명이사라지는숲에서는어떤일들이벌어지고있을까?

옐로스톤지역미국인들은1800년대목축을시작하면서가축을너무많이잡아먹는늑대들을몰살하기로했다.1926년늑대136마리를사냥하는것을끝으로이곳의모든늑대무리가사살되었다.그런데어쩐일인지풍성하고아름다웠던옐로스톤지역의자연환경은점차황폐해지기시작했다.늑대가잡아먹던초식동물들의수가너무늘었기때문이다.그가운데서도아주큰사슴류인엘크는초지의나무와풀을닥치는대로먹어치워서어린사시나무와버드나무가자랄틈이없었다.풀숲이줄어들자강둑도자주무너졌고,물고기에게도그여파가미치며생태계균형이점점깨져갔다.이런변화가생기고나서야사람들은엘크수를적정하게유지하게해주는상위포식자가필요하다는것을깨달았다.결국늑대를다시풀어놓았고,서서히예전의자연환경모습을되찾았다.
중국에서도비슷한일이있었다.벼를너무많이쪼아먹는다고‘사해추방운동’을벌이며참새를없애는사업을벌였는데,참새가잡아먹던해충이늘어나오히려더큰피해를보고나서야운동을중단했다.저마다이세상에태어난까닭이있듯,이땅에태어난동물들역시생태계에서제몫의위치와역할이있다.그질서가흐트러지면자연생태계에는예기치못한문제가일어난다.
우리땅에서호랑이와표범같은최상위포식자들이사라진이후우리숲에는어떤변화가생겼을까?가장큰변화는멧돼지,삵,담비같은동물들이상위포식자자리를대신한것이다.숲면적도줄고탐방객들로인해서식지가줄어들고있는데개체수가늘자,영역다툼에서밀려난개체들이먹이를구하지못해농가로내려와한해농사를망쳐놓기도하고,도시로길을잘못들어사람들을혼비백산하게만들기도하며,도로에서차에치여비참하게죽기도한다.그러자사람들은그물망울타리나전기울타리를쳐서이들에게입는피해를줄이려고애쓰게되었다.
생태계에영향을미치면그결과는어떤식으로든우리에게돌아온다.그래서나온것이원헬스(onehealth)접근법이다.인간과동물,생태계건강은서로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고보고,정치와경제,사회,보건,의학같은다양한분야에서함께협력하고노력해야한다는개념이다.원헬스시대가되면서자연을있는그대로유지하고보호하는‘생태백신’의필요성이제기되었고,생물다양성의개념을정확히이해하고야생의생명들과사회적거리를두는‘행동백신’도필요하다는논의가이루어지고있다.

친환경이아닌필환경의시대,
우리가알아야할녹색이야기들

이책의저자인박경화작가는경북예천의작은시골마을에서태어나자연속에서여러생명들과함께지냈다.봄이면산나물을캐러형제들이랑친구들이랑같이산으로들로돌아다녔다.여름이면처마밑에자리잡은제비네식구가싸놓은마루위제비똥을박박닦았고,할머니와함께자는방에서뽕잎을먹여가며누에를키우는일을도왔다.가을에는뒷산밤나무밤을몰래주우러오는사내녀석들을쫓아내고실한밤을골라단지에담아흙에묻어두었고,겨울에는할머니가가을에받아둔씨앗들이며곶감이줄줄이걸린집안아랫목에앉아생고구마를깎아먹었다.
자연에서보냈던어린시절경험을바탕으로박경화작가는자연의생명들과환경문제에관심을두고활동해왔다.이책에서저자는한반도생명들이어떻게살아가고있는지추적하며,우리가알아야할녹색이야기를전한다.제주도생태여행법이나산양을위한산행법,야생동물을배려하는법처럼구체적인실천법도알려준다.
《여우와토종씨의행방불명》이처음출간된2010년이후로환경은더심각하게오염되었다.코로나19나메르스같은감염병의대유행,미세먼지로인한공기오염,플라스틱쓰레기로인한오염처럼우리가크게체감할만큼지난10년간환경문제는더악화되었다.박경화작가는이책을개정하며야생동물과의거리두기실패로빚어진코로나19사태,유리창에부딪혀목숨을잃고있는새들이야기,너무많은관광객으로몸살을앓는관광지들의‘오버투어리즘’과같은최근환경이슈를더했다.그리고기존책에있었던반달가슴곰과산양,제비같은동물들과토종씨앗,야생화,숲같은주제에는최신내용을보강하고,생수시장급증으로인해벌어지고있는우리땅의문제점도실었다.
구성과그림에도변화를주었다.1부와2부에서는야생에사는동물과식물들의멸종을둘러싼이야기를다루었고,3부에서는우리가까이에사는생명들이겪고있는문제점을,4부에서는우리삶과가까이에있는녹색가치들을다루었다.이런주제들로저자가청소년들에게전하고싶은것은결국,인간과자연의생명들,지구환경이모두연결되어있고,생태계가다시균형을찾고본래상태를회복할수있도록모든사람이다각적으로노력해야한다는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