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유령

마지막 유령

$15.35
저자

사이토린

斉藤倫
1969년에태어나시인으로활동하며여러권의시집과아동서를펴냈다.도둑도로봉의활약을판타지와추리기법으로그려낸첫장편《도둑도로봉》으로시적인문장으로마음의세계를투명하게그려냈다는평을받으며제48회일본아동문학자협회신인상,제64회소학관아동출판문화상을받았다.
《마지막유령》은누군가의기억으로존재하는‘유령’을통해‘잊지않는다는것의의미’
‘기억한다는것의의미’를따뜻하게그려냈다.

목차

이야기를시작하기에앞서
해질녘의버스
비행기가있는여름

8월13일,오봉시작첫째날
오봉항공의비행기
흘러내리는양말
1교시‘대체어디에있는가’에대해서
2교시‘어떤식으로있는가’에대해서
3교시‘유령이생겨난이야기’에대해서
4교시‘유령사회’에대해서
5교시‘그리고왜멸망할것같은가’에대해서
저년식사시간에나타난호랑이

8월14일,둘째날
신발끈의가르침
승합차와사파리공원
소동이벌어진동네
탁발승겐조
반딧불이다리에서

8월15일,사흘째
유령과함께점심식사
슬픔의빛깔
유괴당하는거야?
통나무집의결투
초인종도,노크도없이
이다리를건너자
겐조의이야기
먀오타의이야기
공항에서캠핑

8월16일나흘째,오봉마지막날
다쓰미하지메의이야기
칸나다리위에서
여우사내
동물회의는끝났다
‘숨결’을모아!
유령나라가사라지다
마지막저항
네무의이야기
안녕,유령

이야기를마치고

(*책안에는저작권사의요청으로차례를넣지않았습니다.)

출판사 서평

세상에서슬픔이사라진다면우리는행복할까?

이야기는‘슬픔’이사라진‘대행복시대’에서시작한다.하지메는초등학교5학년남자아이다.어렸을때돌아가신엄마는기억에도없고아빠와단둘이산다.아빠도,하지메도그럭저럭잘지냈다.여름방학외할머니집에간하지메가어린소녀‘네무’를만나기전까지는말이다.‘네무’는유령나라에서온유령이라,있는것도아니고없는것도아니다.누군가기억해줄때는있지만,잊히면사라지니까.
그런데세상에슬픔이사라지면서유령나라의유령들이사라지고있다.
한때누군가의엄마였고,친구였고,아이였던존재들이.
살면서겪을수밖에없는감정에서우리는늘도망치거나시간속에묻어버리고살아간다.잊은채,아니어쩌면잊었다고생각하면서.하지만정말잊을수있을까?잊기만한다면행복할까?그렇다면,잊을수없다면우리는어떻게해야할까?

이이야기는유령이야기이지만,소중한존재를잃은‘슬픔’에관한이야기이고기억을잊은채살아가는우리의이야기이다.그리고,우리안에다른사람을살고있게하는이야기다.
사이토린은시인이다.죽음과슬픔,기억에대한깊은통찰과문장이시같다.슬픔의빛깔,질감,무게까지마치지금어루만지고있다고느낄만큼생생하다.비켜간슬픔이있다면,상실과그리움으로헛헛하다면이이야기를만나보시길,어쩌면각자의슬픔을위로할수있는길을만날수있을지도모른다.

책속에서

‘슬픔’이란걸아는지,‘후회’는?
그걸누가모르냐고?누굴바보로아느냐고?
이것은여러분에게는조금미래의이야기,나에게는조금옛날의이야기야.
슬픔과후회가없었던시대.
그때는모두가갓구운빵처럼말랑말랑하고행복했지.
평생굳지않는말랑말랑마법에걸렸다고믿는것처럼.
어때,끝내주지?

지금부터내가,그러니까3년전의내가들려줄것은그행복한‘시대’가끝나갈무렵부터슬픔이되돌아올때까지의이야기야.(p3-4)

네무는어떻게도표현할수없는,엷은얼굴을했다.
“유령나라에서는유령이점점줄어들고있어.”
“유령나라.”
다시들으니이상했다.상상이잘안됐다.
“그래,그곳의유령인구가줄어들고있다고.인구라고말하는게맞나?그건잘모르겠지만.”
네무는과장되게한숨을내쉬었다.
“올해는오봉항공의비행기를탄손님도스무명뿐이었어.”(p52)

“양배추롤의양배추를유령의나라,안에든다진고기를인간의나라라고해봐.고기를싸고있는바깥의양배추를씹을때는양배추구나생각하고,고기부분은고기라고생각하잖아.하지만양배추에는고기즙이스며들어있고,고기에는양배추맛이스며들어있어.유령의나라와인간의나라는그런식으로되어있는거야.”
우아,엄청맛있는비유다.그러고보니,저녁먹을시간이다됐을텐데웬일인지배가고프지않았다.
“유령은양배추맛처럼이쪽세계에스며드는거야?”
“맞아.그러려면아까말한것처럼숨결의힘이필요해.사람이나다른뭔가의형태로드러나야하거든.”(p60)

탑은희미하게서있었어요.
망을보는이도,보이는이도,모두형태가없었기때문이에요.
형태가없는무언가가형태가없는무언가를살피려고한거예요.
그것은희미한,헛된것이었습니다.하지만확실한것은무엇보다도먼저,보고싶다는마음이생겨났다는거예요.

“먼저,보고싶다,가있었어.”(p68-69)

혹시이게‘슬픔’?
이유는모르지만왠지그런생각이들었다.물론짜증이나서울거나,소리치거나하는아이도있다.하지만누이코는단지짜증을내는것은아닐것같은기분이들었다.아직슬픔이란감정이남아있는사람도있다는건가.
기억이나지않을뿐이지나도어릴때는슬픔이란걸알았을까.(p133)

“유령이,자신의모습을,드러낼수있는건,자기스스로,생각하는모습과,살아있을때,주위사람들이,보았던모습이,합해져야한대요.”
그렇게더듬더듬말했다.
“그렇지,네무?”
“우아,그걸다기억하고있는거야!”
네무는말했다.
“똑똑한학생이네.”
“유령은자신의숨결만으로는모습을만들어낼수없어요.그러니까유령이멸종되는것은.”
나는말했다.
“우리가죽은사람을생각하지않기때문이에요.”(p180-181)

더는버티고서있을수가없었다.
넘쳐났다,마음이.강이었다면거기에놓을다리가없을정도로.
겐조와먀오타처럼,나는쪼그려앉고말았다.

이것이슬픔?
정말로,이것이,슬프다,라는감정이라면.
나는,이감정을,도저히,감당할수없다.
도망치고싶다.
하지만,내안에있는것에서,어떻게도망칠수있을까?(p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