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살 박기순 (1978년, 광주와 들불야학)

스물두 살 박기순 (1978년, 광주와 들불야학)

$17.30
Description
이 책은 광주ㆍ전남지역 최초 노동자 야간학교인 ‘들불야학’ 창립자이자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제창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고 박기순(1957~1978)열사 평전이다. 전남 보성군 노동면 죽현마을에서 태어난 박 열사는 전남여고를 거쳐 전남대 국사교육과에 진학해 사회과학모임인 루사에 들어가면서 노동운동 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듬해엔 광주 동구 산수동 노인회관에서 주변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모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꼬두메 야학’을 운영했다. 꼬두메는 마을 이름이다.
1978년 6월 전남대 민주교육지표사건과 연관돼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강제 휴학을 당한 박 열사는 사회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운동보다 노동운동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학교를 떠났고, 같은 해 7월 23일 광주 광천동성당 교리실에서 들불야학을 창립했다. 노동자의 가난과 고통의 원인이 교육을 못 받아 무능하기 때문이 아닌 모순된 사회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들불야학을 연 뒤 그해 10월 야학 인근 광천공단 한 금속회사에 입사에 노동자로 변신한 박 열사가 윤상원 열사를 끈질기게 설득해 들불야학 강학(교사ㆍ가르치며 배운자)으로 참여시킨 것도 이때다. 윤 열사는 5·18항쟁 때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산화한 시민군 대변인이다. 두 사람은 1982년 영혼결혼식을 올렸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때 헌정된 노래이다.
이 책을 펴낸 송경자 씨는 언론인 출신으로 박 열사와는 전남여고 동기동창이자 1976년 전남대에 입학해 독서모임 루사(RUSA)에서 함께 공부한 친구이자 동지다. 1978년 12월 연탄가스사고로 친구를 잃은 저자는 늘 마음에 빚을 안고 살았는데, 2013년 ㈔들불기념사업회가 마련한 박기순 추모제에 참가했다가 ‘들불7열사’ 가운데 박 열사만이 평전이나 전기 등 기록물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가슴앓이를 하다가 지난해 40주기를 맞아 평전을 내게 됐다.
저자는 “기순이는 대학생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노동자가 된 사람이다. ‘노동자의 누나’가 아니라 노동자로 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박 열사를 ‘광주지역 최초 위장취업 1호’라고 하는데 대학생 위장취업이 아니고 진짜 노동자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꽃처럼 살다간 박 열사의 삶의 궤적을 가족, 고교ㆍ대학 친구, 루사 회원, 학과동문, 들불야학 강학 등 80여명의 인터뷰를 통해 복원했다. 스물두 살의 짧은 삶의 흔적은 지난 40여 년 동안 거의 사라지고 없었기에 그와 함께했던 사람들의 기억과 사진 등으로 퍼즐을 맞추듯 추적했다. 박 열사와 함께 활동했던 100여 명의 이름과 학과, 학번은 물론 당시에 오간 말과 행동을 글로 옮기는 방식으로 책을 썼다. 평전에는 1970~80년대 광주 운동권 인사들의 모습이 활동사진을 보는 듯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저자는 책의 부제를 ‘1978년 광주와 들불야학’이라고 한 것은 그해가 광주사회에 엄청난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3월에는 전남대 민속문화연구회가 창립되고, 4월과 6월에는 전남 함평고구마사건과 전남대 교육지표사건이 터지고, 7월에는 들불야학이, 11월에는 지역 최초의 민주여성 단체인 송백회가 창립됐기 때문이다. 문화ㆍ농민ㆍ교육ㆍ야학ㆍ여성운동이 동시에 일어난 해이다.
그는 “78년 광주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들불야학은 강학과 학강(학생ㆍ배우면서 가르친자)들이 80년 5월 민중항쟁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한국 민주화의 초석되었다”고 말했다. “들불야학의 정신과 오늘날 촛불정신이 연결된다”, “70년대 후반 민주화운동과 광주항쟁 등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 역사적으로 의미 있게 평가됐으면 한다.”
저자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

전남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하고언론사와대학홍보팀에서일했다.『이제야세상이바로보이네』,『전남여성100년』(공저)등이있다.박기순과전남여고동창이고대학서클루사에서함께활동했다.

목차

책을펴내며05

추천사07

제1장여고시절
그대는‘감자탑’아닌‘금자탑’17|대통령찬가와테니스매스게임23|개가식도서관에서누린행복28|작은오빠박형선31|
운명같은친구전혜경38

제2장대학생이되다
공개서클과비공개학습팀48|공개사회과학서클제1호루사55|루사의전성시대57|빛나는전통의국사교육과67|
꼭꼭숨은꼬두메야학79|있을사람은있고,나갈사람은가라89|종합시험거부투쟁93|학습팀의성취와좌절97|
중앙정보부에서의하룻밤112|교육지표사건과박석삼119

제3장들불로타올라
들불야학의마중물겨레터야학134|광주의첫노동야학설계139|광천동성당과양림동한옥144|들불야학1기입학식151|
광천시민아파트의빈민운동가김영철155|서울에서전주로,다시해남으로159|이소라,이땅의딸로태어나163|
현실에눈뜨는강학과학생들166|들불의새로운리더윤상원173|스물두살,갑작스러운죽음178|
의롭고,외롭고,순수한182

제4장죽음,그이후
광주공단실태조사보고서200|지역운동,그리고문화운동206|복길이어머니,들불의어머니218|
들불야학제1회졸업식222|광주의봄,총학생회부활226|광주민중항쟁의유일한언론<투사회보>230|
부활의노래-영혼결혼식239|「넋풀이」와「임을위한행진곡」245|하늘의별이된들불7열사257|
윤한봉과들불열사기념사업회265|‘들불야학’에서‘불이학당’까지270

제5장어린시절,그리고부모님
공붓벌레,책벌레279|보성여중의일대사건284|특별한아버지박도주286|곱디고운어머니선덕애294

박기순연보300

들불야학연보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