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죠? (삶, 죽음, 망각에 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죠? (삶, 죽음, 망각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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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죠?』의 저자 랄프 스쿠반은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일의 한 요양원을 이끌어왔다. 그가 일했던 요양원에는 다양한 증세를 보이는 치매 환자들과 알코올중독자들, 죽음이 머지않은 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들과 있었던 여러 다양한 일화를 소개하는 한편,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지켜보며 겪은 심적 고통과 갈등을 철학의 언어로 풀어낸다.
저자

랄프스쿠반

저자랄프스쿠반(RalphSkuban)은1965년에독일에서태어났다.정치학박사[뮌헨정치대(Hochschulef?rPoliticinM?nchen)]이며여러책을저술했다.20여년이상치매환자를위한요양시설을이끌어왔다.늙음과질병,인간의파괴되어가는정신과죽음,이런것들과의빈번한대면은그를동양의신비로운가르침들에빠지게했다.현재영적철학에대한책들을쓰고관련된강연과세미나를개최하며뮌헨근처에살고있다.

목차

이책에대해서

결정적계기
좋은아침입니다,아름다운부인이시여!
첫만남
환영
코마
급사
나쁜소식
정신,치매,그리고행복
우리가무엇을하게될지,우리는모른다
빈곤
영생의들판
언제집으로갈수있죠?
고양이꼬리
두개의경계를넘다
터널
슈피글러트부인의아들은매일새로죽는다
설교자
종말처리장
단한마디로
성역
착취
빈곤의그림자
부조리한나라에서의돌봄
두려움과빛
죽음:들숨과날숨,그사이
인간이란무엇인가??후기를대신해

감사의말
옮긴이후기

출판사 서평

그녀가입을열었다.“스쿠반씨,그거아세요?제가남편을이대로집에놔두면안되겠다고,요양원으로옮겨야겠다고생각하게된게언제인지요?”나는그녀를주의깊게바라볼뿐이었다.“어느날아침에눈을떴을때였어요.남편이저를바라보고있더라고요.그러더니다정히웃으면서말하는거예요.‘좋은아침입니다,아름다운부인.그런데누구신지요?’”(……)회플러부인은이제50대초반으로,알츠하이머병에걸린남편보다아주젊었다.그렇지만그녀는남편을더이상직접돌볼수없다고했다.남편은이제그녀가알고사랑했던남자가아닌,옛날몸통에들어있는낯선사람이되어버린것이다.―본문16∽17쪽에서

삶과죽음에관한‘실재’이야기
사람은모두늙고,병들고,죽는다.모든사람이알고있는사실이지만여기에대해분명한‘상’을가진사람은드물다.대체로는막연히두려워하거나멀고먼일로제쳐두고는한다.그러다가도불쑥,자기자신혹은가족의미래에대한불안감이엄습할때가있다.이책은그런독자들이노년과죽음에대해사유할수있도록도와주는잔잔하고도현실적인에세이다.
이책을쓴랄프스쿠반은20여년이넘는시간동안독일의한요양원을이끌어왔다.그가일했던요양원에는다양한증세를보이는치매환자들과알코올중독자들,죽음이머지않은이들이자리하고있었다.지은이는이들과있었던여러다양한일화를소개하는한편,사람들의삶과죽음을지켜보며겪은심적고통과갈등을철학의언어로풀어낸다.
이책의또다른특징은‘요양업무’를대하는독일정부의맨얼굴을볼수있다는점이다.선진국가로서국민복지에최선을다한다고알려진독일이이책에서는조금낯선모습으로등장한다.일선에서일하는사람들을돕기는커녕엄청난양의행정업무를지시해관계자들을괴롭게하거나,요양원사정을고려하지않은조치를강행해요양업계의불만을산다.저자는일하는동안정부의‘비이성적’인행태때문에얼마나고통스러웠는지,또이같은조치들이현장의상황을얼마나악화시켰는지날카롭게폭로한다.

치매,당신앞에놓여있을지도모를긴터널
이책의미덕은과장이없다는점이다.사람들은노년에닥쳐올질병들을상상하는것만으로도공포를느낀다.특히알츠하이머병,흔히‘치매’라고불리는질병은개중가장무서운것으로손꼽힌다.저자는사람들의공포를조장하지도,그렇다고억지로가라앉히려하지도않는다.그저요양원에서돌보던치매환자들의이야기를있는그대로전하며그들의삶을묘사한다.
예컨대회플러부인의남편은점잖고품위있는사람이었으나치매가점점깊어지면서결국아내를알아보지못하게됐다.회플러부인은남편을요양원에입원시키기로결정했다.직장문제도있었지만,저자의말처럼“간병은아무나할수있는것이아니”었기때문이다.저자는“내부모든배우자든,사랑하는이들이나를간병하는일은없어야한다”고말하면서,간병을개인의책임으로돌리려는모든시도에단호히선을긋는다.시간이흘러치매가더욱심해진남편은벌거벗은채여자들의꽁무니를신나게,거리낌없이쫓아다니기시작했다.회플러부인에게는고통스러운상황이었을것이다.저자는이이야기를전하며“치매가깊을수록당사자는즐겁고신난다.그러나가까운이가정신적으로점점죽어간다는것을지켜보아야하는것은남겨진사람들로서는끔찍한일”이라고말한다.치매환자를돌보는것만큼환자의가족을돌보는일역시중요하다.저자는환자의가족들과자주이야기를주고받으며고통을나누려고애썼다.그리고그러한과정에서가족들의굽었던어깨가점차펴지고,눈물이미소로바뀌어가는것을볼때자기자신도행복했노라술회한다.
저자는치매가무엇인지를설명하기위해정신을세가지차원으로나누어제시한다.첫번째차원의정신은사고력과이성,미래를내다보고행동을계획하는능력이며두번째차원은감정과느낌이다.세번째차원의정신은자아自我,즉“나답다”라는개념이다.치매에빠지면첫번째차원과두번째차원의정신은온데간데없이사라진다.구체적으로말하자면내역할,내직업,내재산따위의“내것”이라는개념이무너져버라는것이다.저자는치매환자들에게이것이오히려축복일지모른다면서,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치매를“터널”에비유한다.치매환자들이가장힘든시기는터널의어두컴컴한중간지점에서정체성에혼란을느끼는때다.이때환자들은시시때때로흔들리는정신을인식하며두려움에휩싸인다.그러나터널의끝,즉가장심한치매상태에도달하면이러한모든근심과걱정에서해방된다.터널의끝을비추는빛을쬐며비로소행복감을얻는것이다.저자는이같은상태를“존재의새로운영역으로확장”되는셈이라고말한다.물론치매보다맑은정신을가진것이좋다는사실은자명하다.그러나저자가하고싶은말은,치매가환자를반드시불행하게만드는것은아니라는점이다.

과연인간이란무엇인가?
위에서살펴본것처럼저자는그래프와지표로환자의상태를규명하는의학을넘어신비로운영적사상에지대한관심을두고있다.그것은오랜시간동안치매환자들을지켜보면서과연무엇을기준으로“인간”을규정할수있는지끊임없이고민해왔기때문이다.저자는이문제에대한철학을담은글로후기를대신한다.우리는모두죽는다.모두들이사실을알지만마지막을미리준비하지는않는다.대부분은죽음을목전에두고삶을반추하기마련이다.하지만누군가는노년과죽음에대해깊이있는성찰을하고자할것이다.그럴때,수많은사람의죽음을지켜보며삶의철학을깎고다듬어온저자의고찰이담긴이책을권한다.과장없이현실을그려내고죽음을위하여어떻게살아야할지고민하게만드는역설적인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