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15
Type: 현대시
SKU: 9788964361153
Description
조인선의 근작시집 『시』는 강렬하다. 이러한 인상을 안겨주는 원천은 무엇보다 시집에 담긴 뜨거운 현실비판의식이다. 시인에게 자신이 지금 몸담은 곳은 “자본과 우상”에 지배당하는 곳이며 “돈 없으면 못 사는 세상”이고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이 “망해가는” 나라다. 그 현실을 구성하는 인자들, 곧 “수백의 어린 영혼들”을 물 속에 잠기게 한 사건에서부터 “사람들이 몰라도 될 것들만 보여주”는 TV 뉴스, 그리고 불의를 개선하는 데 별다른 보탬을 주지 못한 채 속된 삶을 잇고 있는 시인 자신에 이르는 다수의 대상에 대해 그는 규탄과 자탄을 망설이지 않는다. 그런 한편 이 시집의 시들은 시와 시쓰기에 대한 치열한 자의식의 소산이기도 하다. 시집의 표제부터가 ‘시’일 뿐 아니라 ‘시’라는 동일한 제목을 가진 작품도 5편이나 된다. 이 시들을 읽어보면 시인이 자기 밖의 세상에 대해서 던지는 가열한 비판이 자신의 시를 향해서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

조인선

저자조인선은1966년경기도안성에서태어났다.
1993년첫시집『사랑살이』를시작으로시집다섯권을냈다.
안성에서소를키워팔고있다.

목차

시인의말5

1부
시인12
돈을보다13
시15
매혹16
투표소에서17
풀18
3년19
뿌리에게20
새를닮은나라22
시24
반역25
텅빈하늘26
단풍27
그날이후28

2부
묵화32
홀린사람33
녹는물고기34
이슬35
구제역36
풍경37
혀39
시41
아침무렵42
청춘43
대설44
길을묻다145
길을묻다247

3부
뱀과거울50
철학52
행복53
시54
시장놀이55
놀이터옆교회56
투신57
무덤에서울다58
대화60
의미에대하여61
이전,이후63
장날65
뿔66
시67

4부
분신70
매춘72
고문74
담화76
광인78
표절80
자살81
전화83
단식84
예술86
학살87

5부
한줄의욕망90

해설|시의모양과시라는주제―박수연124

출판사 서평

“시한편한편이생활의날로새로운문법이고시집은그건축물이다.”


평론가황현산,시인김혜순,김정환,
시집출간의새로운패러다임을선보이다


시부문에서시3~5편의응모를요구하고이를심사하는신춘문예는시인으로서등단하는가장유력한통로로오랜시간입지를굳히고있다.이러한심사방식에대해“서너편만봐서는시인으로서의역량을파악하기어렵다”는설득력있는문제제기가시인들사이에대두된지오래다.
문학평론가황현산,시인김혜순,김정환은몇해전신춘문예나잡지등단관행의문제점을‘출판사주도로오래준비해출간하는시집출판’이라는새제도로극복하고자뜻을모았다.즉,시집출간으로시인을등단내지재등단시키는제도를마련한다는것으로,시집한권분량을채울50∼60편의시를한꺼번에받아살펴본뒤역량이확인된시인들의시집을출간하여시집선을채운다는목표를세운것이다.
2013년7월,이러한의도에호응해도서출판삼인은등단하고싶은시인들에게시집한권분량의시원고를통째로투고받아세간행위원의심사를거쳐‘삼인시집선’이라는이름으로출간할계획을밝힌바있다.이에신춘문예를통해이미등단한시인과출사표를처음던져보는신진시인들의꾸준한투고가이어졌고지난3년간황현산교수,김정환시인은이시들을한달에1~2회정기모임을통해심사해왔다.
선정위원,출판사가시인과힘을모아시집출간의새로운통로를마련해보자는취지인만큼,투고된시들에대해곧바로당락결정을하기보다는,시인한명당50~60편의투고작전체를꼼꼼히살피고가능성이돋보이는시원고에는심사위원의메모를덧붙여반송하고,고쳐온시원고를다시심사하는수고를들였다.
3년간엄밀한선정과정을거쳐시집두권이최종선정되었고,『삼인시집선01_연애의책』(유진목),『삼인시집선02_시』(조인선)로출간되었다.

『시』_조인선

“한국에서자생한초현실주의작가.”_황현산(평론가)

‘시란무엇인가’를보여주기위한하나의기획이다_박수연(평론가)


비순응주의자의꿈


조인선의근작시집『시』는강렬하다.이러한인상을안겨주는원천은무엇보다시집에담긴뜨거운현실비판의식이다.시인에게자신이지금몸담은곳은“자본과우상”에지배당하는곳이며“돈없으면못사는세상”이고“되는것도안되는것도없”이“망해가는”나라다.그현실을구성하는인자들,곧“수백의어린영혼들”을물속에잠기게한사건에서부터“사람들이몰라도될것들만보여주”는TV뉴스,그리고불의를개선하는데별다른보탬을주지못한채속된삶을잇고있는시인자신에이르는다수의대상에대해그는규탄과자탄을망설이지않는다.인용한구절들에서도이미드러나듯비판을수행하는어법도단도직입적이다.비속어와욕설또한그가시속에동원하기를굳이마다하지않는자원이다.이는근래의시단에서드물게보는자질이아닐수없다.
그런한편이시집의시들은시와시쓰기에대한치열한자의식의소산이기도하다.시집의표제부터가‘시’일뿐아니라‘시’라는동일한제목을가진작품도5편이나된다.이시들을읽어보면시인이자기밖의세상에대해서던지는가열한비판이자신의시를향해서도예외를두지않는다는것을알수있다.“비루먹은내말”,“계란프라이하나만도못한내시”처럼자학에가까운냉엄한평가를서슴지않는것이다.독자가이런평가를곧이곧대로받아들일수없음은당연하다.흔히격렬한자학은드높은자부심의뒷면이기때문이다.정확히말해『시』의시인이품고있는자부심은자신이감당하고있는시쓰기라는작업에대한자부심이다.시집의여러곳에서독자는시쓰는일이피,핏방울의이미지와연결되어있는것을본다.다른시인들에게도해당하는말이겠지만시는조인선에게혼신과영육을다해모종의진실에다가가려는존재의기투인것이다.
사회적현실이든그자신의시업과관련해서든미래에대해서시인은밝은전망을내놓지않는다.“모든혁명은실패하고/꿈은어디로가시려는지”알수없기때문이다.‘혁명’과관련해서는주객관적조건이모두여의치않다.이시집이제시하는상징들을빌려말하자면‘물고기’(이미생명을잃고메말라가거나자신이있어야할곳에서끌려나와가쁜숨을내쉬고있는존재들)와‘뱀’(사악한현실의주재자들)이시인이희구하는새로운현실의도래를합심하여막고있는형국이다.그렇다면시인-꿈꾸는사람은무엇을해야하는가.『시』의5부에실린장시「한줄의욕망」은이물음에대한나름의의욕적인응답이자모색으로보인다.서로대립되거나무관한사물과이미지들을충돌시키면서삼라만상의만다라를그려놓고있는이시가실어나르는것은상상속에서세계를재구성하려는욕망이라고할수있다.세상의진행을바꿀힘을갖지못했으되그흐름에동의할수없는한비순응주의자의자존이여기숨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