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조인선의 근작시집 『시』는 강렬하다. 이러한 인상을 안겨주는 원천은 무엇보다 시집에 담긴 뜨거운 현실비판의식이다. 시인에게 자신이 지금 몸담은 곳은 “자본과 우상”에 지배당하는 곳이며 “돈 없으면 못 사는 세상”이고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이 “망해가는” 나라다. 그 현실을 구성하는 인자들, 곧 “수백의 어린 영혼들”을 물 속에 잠기게 한 사건에서부터 “사람들이 몰라도 될 것들만 보여주”는 TV 뉴스, 그리고 불의를 개선하는 데 별다른 보탬을 주지 못한 채 속된 삶을 잇고 있는 시인 자신에 이르는 다수의 대상에 대해 그는 규탄과 자탄을 망설이지 않는다. 그런 한편 이 시집의 시들은 시와 시쓰기에 대한 치열한 자의식의 소산이기도 하다. 시집의 표제부터가 ‘시’일 뿐 아니라 ‘시’라는 동일한 제목을 가진 작품도 5편이나 된다. 이 시들을 읽어보면 시인이 자기 밖의 세상에 대해서 던지는 가열한 비판이 자신의 시를 향해서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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