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해고하다 (도시 바깥에서 시장 너머를 꿈꾸며)

회사를 해고하다 (도시 바깥에서 시장 너머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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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자리가 달라질 때 얻을 수 있는 건,
지금 여기와는 확연히 다른 그럴싸한 대안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선 좀체 떠올리기 어려운 새로운 질문들이다.
저자

명인

어릴때부터관심분야가다양해열재주밥굶는다는지청구를듣고자랐다.덕분에다양한직업을전전했는데‘노래를찾는사람들’의가수,뮤지컬배우,싱어송라이터등으로활동하며〈우리가있는풍경〉이라는독집음반을내기도했다.그와중에주로배워서남주는일로먹고살았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노동교육을연구하던일을끝으로서울을떠나전남고흥으로이주했다.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중심으로인권교육활동가로일하면서지역의교사들과고민을함께하기위해『교사와손잡은청소년노동인권』(공저)이라는책을썼다.현재한겨레에〈지역이중앙에게〉라는꼭지의칼럼을쓰고있는데생각이깊어지면가끔씩내가중앙인지지역인지헷갈린다.짓는일과사이를잇는일에관심이많아서나이가들면오지랖을줄이고살림과읽고쓰는일만하면서살고싶다는꿈을꾸어왔는데벌써내일모레가오십이다.

목차

추천의말
프롤로그:별일없이산다

‘귀농’도‘자발적가난’도아닌……
이철부지들아
이집은먹는거하난황제급이라니깐~
존경하다,또는다시보다(re-spect)
내인생마지막이사를꿈꾸며
손이전하는말,그리고질문
돈,돈?돈!
밭에서노동을생각하다
꿈이더필요한세상?

에필로그:시골에서여성으로산다는것

출판사 서평

도시의삶이잃어버린질문을되새겨주는인문적에세이

“부부가멀쩡하게다니던직장을때려치우고아이들은학교까지때려치우고서울을떠나6년째고흥에살고있다”면,보통사람들은어떤생각부터하게될까.대개는아이들에게무책임하다,이상주의다,현실을모른다,얼마나가나보자,한마디로‘미쳤다’?아니면나와는뭔가다른사람들인가보다,대단하다,부럽다정도일것이다.이책의저자는겉으로는상반된듯보이는두반응에는실은공통적인전제가깔려있다는통찰로이책의첫문단을시작한다.자본주의는세계를지배하는정치경제‘체제’로서도굳건하지만‘삶의양식’으로서도완전히자리잡았고,사람들은‘다른삶’을선택할수있다고좀처럼상상조차해보지않는것같다는것이다.
그렇다고저자가‘귀농’을대안이라고생각하는건아니다.오히려“이른바생태적인삶을표방하며점점‘가족’이나‘개인’으로회귀하는사람들을신뢰하지않는다.”라고또렷한어조로말한다.농민들의삶에무지하고무관심한도시사람들에게자주화가나지만,도시노동자들의삶에대해함부로말하는생태주의자들에게도화가날때가많다고털어놓는다.나아가비슷한맥락에서과학기술을막연히백안시하는태도와거리를두면서,‘과학기술’에대한경계와비판만큼이나그에대한섬세한접근이필요하다고덧붙인다.“올레길을걸으면서도그길을같이걸을수없는장애인벗들을제일먼저떠올리게되는”것이그까닭이다.
그래서이책은‘도시에서벗어나자’고함부로선동하지않으며,농촌에서의삶을미화하거나이상화하지도않는다.여느도시노동자와마찬가지로노동중독-소비중독에치이다가‘이렇게살아도되는걸까’라는질문에맞닥뜨리고도시탈출이라는쉽지않은결단으로그질문에대꾸하긴했지만,그래서도시의삶에서벗어난해방감을만끽하기는커녕‘이러려고시골에왔나’라는어쩌면조금도달라지지않은무거운질문앞에서여전히답을찾아좌충우돌하는모습을그저정직하게드러내보여줄뿐이다.“세상을바꿀순없어도적어도세상이나를바꾸진못하게하겠다며서울을떠났던호기는부끄러운나자신을직면할때마다조금씩꺾인다.그리고나는이제,내가확신하던모든것들앞에서늘멈칫거린다.아니,이제는멈칫거림이없는모든확신들을의심한다.흔들리는것보다는굳어진것들이더두렵다.”라고토로한다.요컨대이책이담고있는내용의핵심은‘농촌에서의삶’이아니라그것이저자에게끊임없이제기하는‘질문’들이다.그리고이질문이제기되는방식은섬세한성찰을기반으로미학적이고윤리적인실천과실험속에놓여있다는측면에서지극히문학적이다.

‘다람쥐쳇바퀴’를벗어나서야떠올릴수있었던질문들

종합인문교양지≪말과활≫에2013년여름부터2015년가을까지‘남쪽으로튀어’라는제목으로연재된9편의글을몸통으로하여책을엮으면서‘에필로그’를덧붙인이책은짧지않은기간동안저자의문제의식이어떻게깊어지고넓어지는지를고스란히보여주기도한다.
저자는자신이떠나온도시에서의삶을이렇게묘사한다.“핵발전소새로짓는일에밤낮없이몸바치고인터넷에선핵발전소반대에서명하는”,“출근전에운동할골프연습장알아보면서골프장반대투쟁에후원금보내는”,“우리애들만은자유롭게자라라며대안학교에보내놓고,그엄마라는작자는학원에서열두시까지남의애들잡아놓고나도왜하는지모르겠는공부시키는”,“사람이사는데꼭필요한것들은영혼을팔아번돈으로사서때우는”…….그리고일단이노동중독-소비중독의악순환에서벗어나도시와는전혀다른낯선환경에별다른준비도없이맨몸으로부딪치면서야비로소그동안어떤질문들을잊고있었는지를조금씩새롭게깨우쳐나간다.회사를해고하고도시를탈출한것은결코‘답’이아니라정작제대로된‘질문’의시작이었던것이다.그래서노동중독-소비중독에서벗어나기위해서는과연어떤조건이필요할지를집요하게질문한다.
따라서그질문들은이른바‘귀농’을준비하는이들보다는오히려여전히도시에매여‘다른삶’은감히꿈도꾸지못하는이들에게더욱절실히필요한것들이다.달리말해,끝없는노동과소비에소진되어가기만하는삶에서우리가잃어버린것은어쩌면흔히착각하듯도시화이전의‘소박함’따위가아니라실은삶의가치를스스로에게되묻는‘질문’일수도있다고역설적으로웅변하고있는셈이다.그런점에서이책은,도시에서벗어나고싶어하는이들을도시바깥으로이끌어주는친절한안내자가아니라,도시에서살든그렇지않든포기해서는안되는질문이무엇인지를상기시키면서어떻게그런질문들이만들어지는지그방법을시범보여주는거울이다.
시골살이6년째인지금,의식주의생활로부터노동,교육은물론개인과공동체의관계에이르기까지우리삶이직면한문제들을두루훑어나가던저자의눈길이닿아있는질문가운데하나는‘여성’이다.아무리농촌이예전과달라졌다고는해도농사는여전히하늘에달린일이고상호의존의공동체가없이는불가능한일이더라는데서.매우전근대적인가부장적공동체가끈질기게유지되고있는배경을짚어낸다.그리고전근대를넘어서는상호의존의공동체,그리고근대를넘어서는평등한개인의연대가어떻게가능할까라는화두를떠올린다.저자의도시탈출은6년전의‘과거완료’가아니라여전히‘현재진행’이며,앞으로도그러할것이다.

자본주의는우리삶을얼마나망가뜨린것일까

저자가이책을통해스스로에게던지는수많은질문들은고스란히독자들을향한것이기도하다.무엇하나명료하게답을내릴수있는것들이아니다.오로지더발전되고확장된질문들로더풍성하게변주될수있을뿐이다.다만그질문들을따라가다보면‘대체자본주의는우리삶을어디까지얼마나망가뜨린것일까’라는화두가점점더선명하게다가오며‘정말이렇게(지금까지처럼)살아도되는걸까’를더자주더깊이스스로되묻게된다.그렇게거듭되는질문들에더많은사람들이동참함으로써‘다른상상력’의토대가튼튼해지고서야우리는더는자본주의에속박되지않는‘다른삶’은과연가능할까라는질문에답할실마리를비로소얻게될것이다.지역에서청소년노동인권분야의활동가로다양한프로젝트와강의를진행하고있는저자는이책이그지난한과정의작은디딤돌이기를바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