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은 어떻게 정통에 맞서왔는가 (주술제의적 정통성 비판 | 양장본 Hardcover)

이단은 어떻게 정통에 맞서왔는가 (주술제의적 정통성 비판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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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근대 이후 서방 세계에서 활동한 정치ㆍ사회사상가 중, '이단'의 문제를 후지타 쇼조처럼 심도 있게 파고든 사람이 있을까. 지적 관능과 충격을 담고 있는 책
<이단은 어떻게 정통에 맞서왔는가>를 통해서 확인해 보십시오

정통과 이단, 인류사의 끝없는 다툼의 미로에서 출구를 찾는다
인류의 역사 속에는 최고의 정신적 차원과 무엇보다 원시적인 권력적 차원이 뒤얽혀 있는 다툼이 이어져왔다. ‘궁극적 이념’이나 ‘세계의 근본원리’나 ‘세계의 창조자로서의 신’ 등을 추구하고 사색하는 가장 추상적이고 가장 포괄적인 철학상의 논쟁은, 그때 그 장소의 상황에서 특정 집단을 종합하고 조작함으로써 다른 특정 집단과 권력적으로 다투는 가장 현세적이고 매우 특수주의적인 정치적 항쟁과 상호 이행하여 서로의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어왔다. 그 역설적이며 동적인 상태에는 일정한 관련이 존재하고 있다. 첫째, 사상은 스스로를 올바른 사상이라고 믿으면 믿을수록 그것을 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도(傳道)하려는 사도(使徒)를 낳는다. 그 사도의 전도는 당연히 기존의 관습이나 사회의 신념체계 사이에 모순을 가져온다. 그리하여 사상은 사회적 차원의 존재가 되고 동시에 사회적 다툼의 원인이 된다. 그렇게 사상적 문제는 사회에 본래 존재하고 있는 정치적 다툼과 동일한 차원에서 전개된다. 그리고 둘째, 정치적 통합자는 물리적인 지배를 통해서만은 오래도록 정치적 통합을 재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일정한 사회적 신념체계에 의거하고 그것에 의해 정당한 정치지배로 승인되는 것을 필요로 한다. 베버가 말하는 ‘지배의 정당성 근거’가 모든 정치적 지배ㆍ지도ㆍ통합에서 필요해지는 것이다. 이는 ‘정치’가 자기의 유지를 위해 일정한 ‘사상’적 정초를 원하지 않을 수 없는 숙명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후지타 쇼조는 이러한 역사의 혼탁한 미로에서 우리 인간을 놓여나게 하는 길은, 먼저 그 미로의 구조를 궁구하려는 노력으로부터만 열린다고 보았다. 그러한 노력을 보증하려는 정신이야말로 우리의 내면적 정통사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

후지타쇼조

저자후지타쇼조(藤田省三,1927~2003)
사상사가,비평가.도쿄대법학부를졸업하고1966년호세이대학법학부교수가되었다.1971년교수직을사임하고9년간재야의지식인으로출판사의고전ㆍ시민세미나조직에참여하며활동하다가이후같은대학에복직했다.마루야마마사오의천황제론을계승한첫논문[천황제국가의지배원리](1956)는천황제파시즘분석을중심으로한전후사상사의획기적인비평으로평가받는다.1967년5월영국의계약직을얻어일본을떠나기직전까지‘정통과이단’연구회의멤버로서스승마루야마,선배이시다다케시와함께발제ㆍ토론을했으며,쓰루미?스케등과더불어‘공동연구전향’의구성원이기도했다.이후‘사상사보다는정신사’라는모토아래작업했으며,과작이지만마루야마학파의대표적인학자로서‘현대일본최후의사상가’로평가받는다.2003년직장암과폐렴으로세상을떠났다.<천황제국가의지배원리>(1966),<유신의정신>(1967),<전향의사상사적연구>(1975),<정신사적고찰>(1982),<전체주의의시대경험>(1995),<전후정신의경험>(1?2,1996)을썼고,생전과사후에각각<후지타쇼조저작집>(전10권,1997~1998),<후지타쇼조대화집성>(전3권,2006)이간행되었다.

목차

저작집머리말-뒷모습에대하여
머리말-보주(補註)를겸하여
서문

제1장이단의유형들-문화사회의유형들과의상관성에서

제2장일본사회에서의이단의‘원형’
제1절주술적제의로서의천황제와‘이교의이단화’
제2절공적주술제의를위협하는것으로서의‘주술이단’-그원형과분극화과정

제3장근대일본에서의이단의여러유형-보고와토론
1.보고(후지타쇼조)
2.토론(마루야마마사오,이시다다케시,후지타쇼조)

해제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사회의구분,주술로부터해방될것인가,주술을합리화할것인가
이책은<근대일본사상사강좌>제2권<정통과이단>에서후지타쇼조가담당한테마[근대일본의이단유형들]을집필하기위해준비되었던것이지만,후지타쇼조의영국행으로논고는미완성인채로중단되었고「보고」와「토론」기록은녹음테이프에서풀어놓은원고상태로남아있었다.
처음에는근대일본에서의최대이단,곧마르크스주의운동내부에서발생했던정통과이단에대한검토가애초후지타의분담주제였다.그러나곧그는일본의사상사를고대에까지거슬러올라가검토하게되었으며,마르크스주의나그리스도교를둘러싼서양사상사전체에까지관심의범위를넓혔다.
후지타는다양한유형의사회에모두이단이존재하고그이단의존재형태나특징이제각기다르므로이를분석하기위해서우선사회의문화적유형과거기서생겨나는이단의유형사이에서보이는상관관계의세가지기본적이념형을추출해야한다고보았다.
그이념형중하나는초월적종교아래서베버가말하는‘주술로부터의해방(Entzauberung)’을사회적으로관철하려는것이고,거기서당연히사회의혁신적인합리화가발생함으로써제도가형성되는경우(서구그리스도교사회)이다.다른하나는그와는정반대로주술그자체를‘제의(祭儀)’로서합리화’하고그로써사회적통합을수행하려는사회(일본의천황제사회)이다.이를‘주술제의(Magie)로부터의해방’에대비되는‘주술의합리화’경향으로부를수있을것이다.그리고셋째는베버가중국의유교를특징지었던것으로‘질서의합리주의’사회이다.

삼위일체의신앙또는도그마
후지타는천황제의일본사회를그리스도교의서구사회와비교ㆍ분석하며,그리스도교사회의정통ㆍ이단논쟁의핵심적인키워드인삼위일체에대해살펴본다.
삼위일체는기독교인은신앙의신비로받아들이는교리이지만비기독교인에게는논리적으로이해할수없는도그마이기도하다.“예수그리스도가계시(啓示)한하느님은성부(聖父)ㆍ성자(聖子)및성령(聖靈)의세위격(位格)을가지며,이세위격은동일한본질을공유하고,유일한실체로서존재한다는교리이다.”‘세위격이동일한본질을공유하며유일한실체’라는교리를어떻게이해할것인가.이에대해서는일찍이아타나시우스와아리우스의논쟁이있었다.
아리우스는‘아버지와아들’의관계에대하여,‘아들’은아들인이상‘태어난것’이고‘태어난것’인한에서그존재에는‘시작점’이있고,그존재에‘시작’이있는것은논리적필연으로‘비(非)존재’였던때가있었음을뜻하며따라서그것은‘영원’한신과같을수없다고생각했다.이는훌륭한논리적규명이라할만하다.그러나이렇게‘아버지와아들’의미묘한차이를파고드는논리는‘신의아들’예수를다만역사적존재로함몰시켜버린다.그경우에예수는거대한정신사적변혁을이룩한지도자라하더라도고작역사적인물에지나지않게된다.그리고그것은그리스도교회의교의적기초인‘삼위일체’를요동치게하기에이른다.교회전체의통일에심혈을기울이던아타나시우스는아리우스의논리에반대해‘아버지와아들’의일체성을확보하려고분투했다.
삼위일체야말로현세적인‘보이는집단’으로서의교회(그런의미에서정치적집단에지나지않는교회)에대비해‘보이지않는신성’을보증하는것이었다.교회는언제나어느장소에서도‘성령’이깃들수있는곳이다.그것에의해서만교회는다른정치적조직과구별된다.따라서혹시‘아버지’와‘아들’과‘성령’의통일성이그3자사이의어딘가에서한치라도깨지게된다면,(1)교회는아버지인신과의연속성을잃고이세상속인간예수를교조로하는오직세속적인집단이되어버리거나,(2)신도중누군가가함부로‘신’혹은‘신과예수’에자기를동일화하는것을허가하게되거나,(3)교회에깃든‘영(靈)’이‘성령’이라는보증을잃게됨으로써각지역을배회하는숱한주술적정령과의구별원리를구할수없게되어결국각종의주술제의적신앙이교회로흘러들어가악령이거꾸로교회를지배하게될것이었다.그렇게교회가세속적집단이되어버리면전통적주술은자유롭게유입될것이며신도는교회를벗어나함부로신과예수를믿고받들게될것이므로그것은곧교회의해체와다를바없다.그러므로삼위일체의균열은그리스도교회에중대한문제가되는것이다.
그리하여삼위일체란단지광신적인망상가가믿어의심치않았던비합리적교설이아니라‘주술제의로부터의해방’을감행하고물신숭배를타파했던초월적보편종교가자기를실정적인형태로사회적으로정착시키고복고적반동과인간의자연적타락으로부터자신의정신적존재를지켜나가기위해불가결했던교의였다.삼위일체가교회제도에서사활의문제였던것은그런까닭에서다.그리스도교국가의역사적도정을따라나타난수많은이단과의대결에서이단의함정에빠지지않고피해왔던과정은늘아슬아슬한모험이라할만하다.그러나교회정치의발달은또다시정통과이단의대결을부르고종교개혁이일어나게된다.

천황과신들,그형용모순의관계
현세의통치자로서일본의천황은신성한존재이다.그러나천황은자연의위협이나전쟁의위기에서사회를구하거나보호할수있는카리스마를지닌존재가아니다.천황의신성성은그러한원천이아니라그의혈통적배후에신들이있음으로부터도출된다.천황은신들의후예이기때문에신성화되는것이다.천황은신들을모시는존재이지만모셔지는신들또한다른신을모시는존재이다.천신조차도영매자이지신이아니다.제의의대상인영은끝내증발하고만다.소급해올라간끝에천신은이름마저없어지고천신일반이되며그신이절하던대상은그존재성자체를상실한다.신들은단지천황의신성성을보증해주는배경에지나지않는다.그최후의지점에서신은사라지고구체적제의행위만이남기때문에모셔지는신보다모시는신쪽이강한존재가된다.거기로부터제사공동체의수장인천황의신성성이나오게되는것이다.
거기에는‘어느영(靈)이든다믿지말고그영이신으로부터왔는지아닌지를시험하라’([요한1서][4:1])라고하는정신은없다.영이특정화할수없는것이기때문에여러영을구별하고검사하는것은불가능하다.그런구별이가능한것은영위에혹은영바깥에절대적인신이군림하는경우뿐인것이다.따라서거기서는여러영을구별하고정신세계를조직적으로질서짓는과정은생겨날여지가없다.질서화가가능한것은영의체계가아니라주술적제의의체계뿐이다.‘제사장=영매자’는당연한것이면서‘이세상’의것이므로주술적제의의체계는현세적질서이며정치질서에지나지않는다.그것이천황제의제정일치인것이다.따라서그것은‘정치’의관념과의식의자각적독립이없는비정치적인질서원리인것이다.그렇게주술제의적인ㆍ정치적인ㆍ비정치적인현세적통합체로서만체계적질서화가생겨난다.
천황제의주술적제의아래서는상대가부정(不定)으로막연한것이기때문에그상대에대한관계의방식을원리적으로규정하는것이불가능하며,따라서제의의존재방식의‘옳고그름’이체계적으로문제시되는일이없다.이경우에‘취해야할태도’는‘삿된마음이아니라곧은마음을가지고제의에접하라’는주관적심정의태도에대한가르침이다.이는상대가무엇이든막론하고타당한가르침이다.이리하여천황제적의식구조에서는신곁에보편성이있는것이아니라거꾸로예배하는자의자연적심정곁에보편적상태가요구된다.심정의곧음만을가르치는교설은객관적인양식의옳고그름에대한사색과는정반대의것이다.전자는태도의자연스러움만을요구하고후자는무엇보다도진리에합치하고있는가아닌가를문제삼는다.
거기에선결코도그마는태어나지않는다.따라서또한객관적으로타당해야한다고절대적으로확신된규범체계에따라사회질서를건설하는일도일어날수없다.정치사회의통합에서제의이상의규칙체계가필요해지자마자,그것에도움이되는한에서세계적사상의여러체계가아주간단히수용된다.유교는물론불교,기리시탄,그리스도교,사회주의,무정부주의,공산주의조차그런관점에서는수용이허락되는것이다.이리하여‘국체(國體)의무한포옹성’(마루야마마사오,<일본의사상>)과세계적사상체계들의‘잡거성(雜居性)’(마루야마,같은책)이일본사회의특징이된다.그러나동시에수용된사상체계가한번제사공동체로서의국민적통일을와해시킬가능성을가진것으로판단되자마자그것은즉각가이쿄(外敎)와아다시카미(他神)로이단시된다.
전통적정치질서가안정되어있는경우,수용된여러사상과종교는멋스러운이국의교설로서진귀하게여겨지고존경을받기까지한다.외국문화를먼저받아들이는것이존경받는교양인에게만해당되기때문이기도하다.이렇게이교의단계에서는존경받고봉행되던것이전통적정치질서의안정이무너지면서천황제적의식구조에서인지되는위기감이높아지면,이교는이단으로간주되면서비난과박해를받는다.일반인에게존경과선망의대상이었던이교는질투섞인복수의성격을띠는박해의과정을거치며공정한이론적대결은사라지고일본사회는갈수록무사상(無思想)의사회가되어간다.

마루야마마사오와의토론
후지타는일본정치사상사의거목인스승마루야마마사오와의토론(제3장)에서일본의사상사속에서성립된‘자연적이단’에서‘사상적이단’에이르는다양한이단형태를언급한다.고대와중세의여러이단에서근대의메이지유신과내란,소요,운동등사회의흐름과이단의변화과정,노농파와강좌파에이르기까지다양한이단형태의분류와그들의변화과정을통해이단을입체적이고동적으로파악하며‘이단의부랑적형태’로부터무엇이어디서어떻게‘스스로정통의자부를가진이단’을분기시켜가는가에대해답을찾고있다.

우리의내면적정통사상
<이단은어떻게정통에맞서왔는가(원제異端論斷章)>가구상되었던것은‘의제(擬制)의종언’(요시모토다카아키)이나‘이데올로기의종언’(대니얼벨)이이야기되기시작한시대였다.무릇‘사상’이본래담당해야할‘참된것’에대한진지한접근의노력이후퇴하고일체의정신적관계를‘가장원초적인정치적관계로환원’하는경향이널리퍼지는상황이그시대의심층에서진행되고있었다.‘정통과이단’이라는테마를‘사상’의세계에서의‘권력투쟁’이라는가장일반적인외양으로부터벗겨내어그기저에있는‘역설적인정신의태동’에까지소급하고‘혼탁한미로’로부터의탈각의‘현대적방법’을‘정통과이단’을둘러싼인류정신사의드라마속에서다시파악하려는후지타의장대한입장설정의반(反)시대적비판성은명확하다.
본디정통도이단도이세상질서를초월하는보편적가치를선택하는것에의해현세적정치를상대화하고그것을규제하는것으로서그모습을드러내는것이므로,거꾸로정치적항쟁에다양한형태로관련되지않을수없는역설이성립하는것이다.그‘혼탁한미로’로부터탈각하려는시도속에서정통과이단의대립은어떠한사상적의미를갖는것인가.이절실한물음의탐구에서후지타를이끌었던것은‘우리의내면적정통사상’에대한의욕이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