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위하지 않는, 그러나 모두를 위한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함께 읽기)

아무도 위하지 않는, 그러나 모두를 위한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함께 읽기)

$25.00
Description
니체의 대표작에 대한 정밀한 독서이자 니체 사상의 정수에 다가가려는 의욕적인 시도!
미학자이자 철학자인 김동국의 첫 단독 저서 『아무도 위하지 않는, 그러나 모두를 위한 니체』. 니체의 주저로 꼽히지만 그 난해함과 독특한 형식, 시적인 문체 탓에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철저하고 충실하게 읽어낸 책으로, 모든 장을 순서대로 꼼꼼히 읽어나가면서 이 책을 통해 니체가 말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따져 묻는다.

이 책은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을 위해 작성된 강연 원고이지만, 니체 사상을 알기 쉽게 해설하려는 종류의 책과 거리가 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니체가 그의 시대에 맞씨름했던 문제들의 정체와 소재지와 연원을 밝힘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우리 시대의 맥락 안에서 그 문제들과 대결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저자

김동국

서울대학교미학과에서학부와대학원박사과정을수료하고,철학과미학에대한강의와글쓰기를하고있다.『최소한의서양고전』(공저.꿈결),『철학이야기』(전40권.공저.금성출판사)등의책을썼다.

목차

머리말-우리는왜니체를읽는가
여는글-『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를읽기위한5개의키워드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출판사 서평

니체를어떻게읽을것인가
니체가말하는‘거룩한긍정’과‘가혹한사랑’의철학

19세기를살다간이들가운데니체(F.W.Nietzsche,1844~1900)처럼21세기에도화제가되고활발히읽히는저자가얼마나있을까.더구나그가사상의역사에그저발자취를남긴정도가아니라철학의운명을바꾸었다는말을듣는존재라면?현대를대표하는철학자질들뢰즈가“현대철학은대부분니체덕으로살아왔고여전히니체덕으로살아가고있다”고썼을만큼니체의영향력과명성은우리시대에도막강하다.당연히니체와그의사상에관한책도넘치도록많이나와있다.그러나전문연구자가아닌일반독자가니체의철학에접근하는데길잡이로삼을만한책들은생각보다드물다.니체의주저로꼽히지만그난해함과독특한형식,시적인문체탓에끝까지읽기가쉽지않은『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의경우에는더더욱그렇다.
미학자이자철학자인김동국의첫단독저서『아무도위하지않는,그러나모두를위한니체』는바로그문제적인저작을철저하고충실하게읽어내는데바쳐진책이다.저자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의모든장을순서대로꼼꼼히읽어나가면서이책을통해니체가말하는것이구체적으로무엇인지를따져묻는다.그과정에서니체의다른저서들이풍부히인용되며,니체사상의핵심주제들과요소들──흔히‘초인’이라고잘못번역되던위버멘쉬bermensch,힘에의의지,신의죽음,주인도덕과노예도덕,운명애(amorfati),영원회귀등이자세하게해석되고조명받는다.그러니까이책은니체의대표작에대한정밀한독서이면서그를바탕으로니체사상의정수에다가가려는의욕적인시도다.
저자가밝히고있듯이이책의출발점은철학에익숙하지않은일반인들을위해작성된강연원고다.그래서책전체가대화체로이루어져있다.그점은수월히이해하기어려운사상가의철학을이야기하는자리에초대받은독자의낯섦과어색함을누그러뜨리는데기여할테지만,『아무도위하지않는,그러나모두를위한니체』는니체사상을대중에게간편하게해설하려는종류의책과거리가멀다.저자의관심은니체의사상을알기쉽게요약하고정리해서마치통조림처럼독자가섭취하기좋게가공하는것이아니라,니체가그의시대에맞씨름했던문제들의정체와소재지와연원을밝힘으로써독자로하여금우리시대의맥락안에서그문제들과대결하도록만드는데가있기때문이다.

니체는신을죽이지않았다

그것을위해먼저필요한것은니체가오래도록감수해온오해를바로잡는일이다.니체는누구보다많은오해에휩싸인철학자였고지금도사정은크게다르지않다.니체를대중적으로유명하게만든‘신의죽음’이라는명제는그대표적인증례다.이명제는‘신은없다’는무신론의당돌한선언으로이해되기도하고,니체를무엄하게신을살해한자로규정하는구실이되기도한다.그러나저자에따르면니체가이명제를통해제기하려한것은단순한무신론자의자기확인이아니라니체의선언여부와무관하게이미이루어진신의죽음,곧예수의죽음이갖는의미에대한,또그죽음이후인간은어떻게살아야하는가에대한물음이었다.
믿음을바치고존재를의탁할절대자가이미죽었다면,그것도(예수의죽음이보여주듯이)인간의손에살해되었다면,인간에게남는것은모든게헛되고헛되다는허무주의이기십상이다.반면니체는신이죽었다면신의아들인인간은스스로인간이자신으로서살아가야하지않는가고반문하면서이허무주의에맞선다.인간스스로신의자리를대신한삶,그런의미에서‘위대한삶’을표상하는이름이바로위버멘쉬다.곧절대적진리,불변의선과악이존재하지않는자리에서끊임없는자기극복을통해스스로와세상을창조하는신-인간이위버멘쉬다.그위버멘쉬로서의삶이(또는그것만이)허무주의,삶에대한부정,인간의자기부정에맞서는길이라는것이니체사상의한복판에있는주장이자권고임을저자는설득력있게밝혀준다.

‘표면’에깃드는여성의진리

니체에대한숱한오해를낳은또하나의원천은여성에대한니체의관점이다.저자도인정하듯이니체의책에서는여성에대한혐오나경멸을드러내는듯한구절을어렵지않게찾을수있다.?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에도“남성은여성을가장위험한장난감으로원하는것이다”,“남성은전쟁을위해그리고여성은전사의회복을위해양육되어야한다”,“남성들의행복은이것이다:나는원한다.여성들의행복은이것이다:그는원한다”(174~175쪽)같은문장들이나온다.
이를두고니체를여성혐오자,반여성주의자로낙인찍으려는시도들이있어왔지만저자는여기에단연코반대한다.저자가니체를저러한혐의에서구출하는작업은통념의전복을통해이루어진다.예컨대니체는“표면적인것은여성의기질이다,얕은물에서격렬히움직이는살갗이다.그러나남성의기질은깊고,그흐름은땅밑에서소리내며흐른다”(177쪽)고말한다.우리는대개‘표면적인것’을얄팍함또는피상성과,‘깊이’를고상한가치와연결짓지만,저자는여기서니체가이러한통념을뒤집고있다고해석한다.곧깊이는표면을통해드러나지않고서는허상일뿐이며,표면적인것이야말로니체가긍정한세계였다고본다.그렇기때문에니체는“오,그리스인들이여!그들은산다는것이무엇인지를알고있었다.살기위해서는표피,주름,피부에용감하게머물며가상을숭배하고형태,음,말등가상의올림포스전체를믿어야할필요가있었다”(178쪽)고쓸수있었던것이다.표면적인것을상징하는여성은바로이런맥락에서진리에가까이있게된다.
니체에게여성은곧그러한진리의이름입니다.그리고이여성적진리란,진리가아닌진리,곧비진리로서의진리이기도합니다.표면이란또한차이이기도합니다.그것은한순간도쉬지않고끊임없이생동하며생성과파괴를반복하는세계의모습그자체입니다.그표면은마치끊임없이움직이는대기의가상인구름과도같은것입니다.세계는마치구름처럼끊임없이흘러갑니다.여성은그변화하는세계에복종할줄압니다.니체가여성과관련짓는‘복종’은이러한세계자체에대한것으로,사회적위계나통치와는무관한것으로읽어야합니다.여성들은세계에복종함으로써표면에머무르면서변화와차이를이해합니다.남성이끊임없는동일성으로사물의변화를제거하고자할때여성은그러한변화에복종하며표면에머무는것입니다.(178~179쪽)

저자는여기서니체의한계를말하는데주저하지않는다.니체는당대여성들이요구한‘여성해방’을남성이지배하는사회의억압적질서,노예적노동에동참할권리에대한주장이라고여겨부정적으로보았지만,저자는이를니체가정치적평등과경제적독립이갖는사회적·실존적의미를제대로이해하지못한탓이라고비판하는것이다.그렇다해도니체의사유속에서여성이란분명긍정성의기호이지부정성의기호가아니라는점에변함이없다고저자는강조한다.

주인으로서삶을사랑하는법

당대의민주주의적흐름,평등주의,‘대중’에대한니체의부정적태도또한니체철학을오해와논란속에던져넣은요인이다.저자는니체의이러한면모가기존의불평등한사회적구조와그구조안에서의차별에대한옹호로오인되어서는안된다고본다.평등주의에대한니체의반대는그것이인간을다른인간과동일하게만드는길이라고보았기때문이다.저자에따르면평등주의는인간이스스로를고양시키고자신만의높이를얻는일,더욱더위대해지고운명의노예가아닌주인이되고자하는힘을가로막을뿐이라는것이니체의생각이었다.위버멘쉬,또는자유정신에대한방해물로여긴것이다.
기독교에대한니체의격렬한비판도평등주의에대한관점에서멀리있지않다.니체에게기독교란사람들에게끊임없이죄의식을심어주고(원죄)내세를동경하도록가르치는가운데지금이곳의삶을부정하고인간을왜소하게만드는신념이자제도이기때문이다.니체의사유,그가가르치고권하는것은평등주의나기독교의가르침과정반대편에있다.말하자면그것은변화와생성,창조를긍정하고세계와사물의자연스러운충동에능동적으로몸을맡기는일(이것이니체가말하는‘힘에의의지’다)이며,영원히같으면서도다르게반복되는‘지금이순간’(‘영원회귀’)을적극적으로살아내는것,이를통해스스로의운명자체를사랑하는것(‘운명애’)이다.그러므로자신에게주어지는그어떤시련과가혹함도기꺼이긍정하면서삶을사랑할것을권장한다는점에서니체의사상은‘거룩한긍정’의철학이고‘가혹한사랑’의철학이다.철학자들이관조적으로이야기하는‘객관적진리’가아니라지금여기서어떻게살아야하는가,어떤방식으로내앞의삶을사랑해야하는가하는물음의대답을철학에서구하려는독자라면이것만으로도니체의사상을만나야할이유가되기에충분할것이다.'아무도위하지않는,그러나모두를위한니체'는그행복한만남의중매자가되는데모자람이없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