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미학 역설의 시학 (러시아와 함께한 우리들의 30년)

대륙의 미학 역설의 시학 (러시아와 함께한 우리들의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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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륙의 미학 역설의 시학』은 〈문학과 예술의 광야 너머〉, 〈멀고도 가까운 상상의 공간〉, 〈상처, 기다림, 희망의 비즈니스〉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김현택외

*지은이들(가나다순)
강봉구|한양대학교아태지역연구센터HK교수
강인욱|경희대학교사학과교수
구자정|대전대학교역사문화학과교수
기광서|조선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
김수환|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학과교수
김진영|연세대학교노어노문학과교수
김현택|한국외국어대학교노어과교수
라승도|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HK연구교수
박종호|한·러비즈니스협의회(KRBC)대표
서길원|모스크바소재한·러과학기술협력센터장
석영중|고려대학교노어노문학과교수
성원용|인천대학교동북아국제통상학부교수
송종찬|전포스코러시아법인장
신혜조|중앙대학교외국학연구소HK교수
엄구호|한양대학교국제학대학원러시아학과교수
유철종|연합뉴스모스크바특파원
이강은|경북대학교노문학과교수
이대식|재단법인여시재기획실장
이상준|국민대학교유라시아학과교수
이지연|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HK교수
이혜승|수원대학교러시아어문학과교수
임현주|문화방송(MBC)기자
함영준|단국대학교러시아어과교수
현승수|통일연구원연구위원
홍상우|경상대학교러시아학과교수
홍완석|한국외국어대국제지역대학원러시아·CIS학과교수
홍택규|한림대학교러시아학과교수

목차

머리말상상속의러시아,그리고우리가체험한러시아|김현택

1부문학과예술의광야너머
광야의도스토옙스키|석영중
나의막심고리키테마여행: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파리까지|이강은
페테르부르크비가悲歌|이지연
‘시어터천국’,그리고나의연극|함영준
러시아발레의특별한전성기|신혜조
소비에트러시아영화의살아있는역사|홍상우
나는왜발다이구릉을찾아갔나|김현택

2부멀고도가까운상상의공간
내사랑레닌그라드|김진영
카마강유수지와모스크바의은사들|강봉구
1993년러시아와‘사랑’에빠지다|구자정
내가본러시아,30년의격동기|유철종
멀고도가까운모스크바|임현주
나만의시베리아를찾아서|강인욱
상상의지리에서현실의지역으로|라승도

3부상처,기다림,희망의비즈니스
러시아는넓고할일은많다|박종호
러시아가우리기업에준기회|이상준
비즈니스도시베리아의들꽃처럼|송종찬
철의실크로드와유라시아물류혁명|성원용
한·러협력을강화해야하는이유|이대식
러시아,우리‘내부의창’으로바라보기|홍완석

4부학문과과학의세계
이제는만날수없는러시아학자들|엄구호
러시아에서북한기록물찾기|기광서
러시아과학기술의넓고깊은위대함|서길원
체첸에서평양까지:러시아와함께달려온연구편력|현승수
‘나의로트만’:소비에트연구와나의세대|김수환
한국어와러시아어의거리|홍택규
러시아어,말전하면서가까워진내친구|이혜승

출판사 서평

러시아는우리에게무엇인가?

한국·러시아수교30주년에돌아보는두나라관계의어제와오늘,
그리고‘나’의삶

2020년,올해는한국과러시아가국교를맺은지30주년이되는해다.그보다더긴시간,그러니까1990년9월30일국교가수립되기전까지20세기중후반의40여년동안,두나라는서로에게‘적’이었다.두말할나위없이,현러시아연방의전신인소련(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이북한을도와한국전쟁을치른탓이다.여기서비롯된적대관계는소련이혹독한체제변혁을겪고한국정부가‘북방정책’을추진한결과끝이났다.섬멸하거나온몸으로경계·기피할대상은하루아침에우호와선린의상대가되었다.이는눈깜빡할새흐름이바뀌는국제정치에서도흔한사례라고는할수없을테고,두나라로하여금서로를그저심드렁하거나심상히대할수없게하는까닭일것이다.그렇다면이처럼관계의가파른변전을겪은두나라사이에서는수교이후30년간어떤일들이이루어졌던가?

『대륙의미학역설의시학』은러시아와남다른인연을간직한한국사회각분야의전문가27명이자신의러시아체험을써내려가는가운데수교이후30년간의두나라관계를되돌아보게하는책이다.문학과예술전공자들에서부터,통역가,기업인,물류와통상전문가,고고학자,북한연구자,언어학자,과학기술인,기자에이르기까지필자들의직업과관심분야는광범하고다채롭다.세대적으로도수교훨씬이전부터러시아를연구한이들부터,수교에힘입은최초의러시아유학생출신(함영준,엄구호),2000년대들어처음러시아땅을밟은이들까지다양한연령대의필자들이섞여있다.그러므로이책은다른무엇에앞서,각계에종사하는여러세대의한국인들이저마다의시각으로작성한흥미로운러시아기행문이다.필자들이서로다른삶의구비에서러시아라는나라를만난사연,그곳의자연과풍광,살림살이,사람들에대한인상과감회가생생하게표현되어있기때문이다.격변을겪어온한거대한사회를애정어린타인의눈길로접한관찰기인이책의글들은,다른한편으로,러시아체험을통해성장해온필자들스스로의삶에대한,나아가한국사회에대한자전自傳적회고와성찰의기록을겸하고있다.그러면서한국사회가러시아에서배우고얻을것은무엇인지,두나라관계의빈곳은어디에있고그것을채우려면무엇이필요한지에관하여긴요한정책적제안과채근을담고있기도하다.

책의1부에실린글들은러시아가세계에자랑해온문학과예술을매개로이나라와만난경험을초점에둔다.석영중(도스토옙스키)과이강은(고리키)이러시아문학의고전들에21세기한국인의시선으로다시접근하고있다면,노벨상을받은현대시인브로드스키를앞장세운이지연의글은시인의고향이자러시아예술의젖줄과도같은도시페테르부르크에대한심층탐사를진행한다.함영준은체호프를길잡이삼아연극의세계에투신하게된경위를열정적으로적고있으며,신혜조의글은러시아발레의성장사를되짚으면서진정한예술창조와향수의자세를일깨워준다.홍상우의글은소련시절러시아영화의역사를일군노장들을만나주고받은대화내용을전하는보기드문비망록이다.김현택의글은한국계러시아소설가아나톨리김,그리고동시대러시아예술가들과의교유를진진하게소개한다.
2부에는러시아를한층더직접적으로취재하고답사한글들이모여있다.각각통신사와방송사기자인유철종과임현주의글은하루가다르게변화하는러시아사회의흐름,한국및러시아의미디어환경과그공백지대에대한간결한보고다.김진영의글은소련에서러시아연방으로이행중이던혼란한때현지에머문체험이표면적인이야기를이루고있지만,그체험이포괄하는시공간은눈앞의현실에국한되지않는다.20세기초중반러시아를희망의근거지로삼았던식민지조선의청년들,필자자신도관여하여1990년대초남한으로망명한북한고위층젊은이들의운명이새로운이야기의가지를치고있기때문이다.이를통해글의시공간은단숨에팽창하면서,범용한외국체류기의울타리를넘어선다.구자정과라승도의글도단순히드넓은러시아영토를누비고다닌여행의단편을전하려하기보다는러시아혁명,2차세계대전을거치는기나긴시간이빚은러시아근현대사회문화의뿌리에다가가려는의욕을배경에두고있다.문득떠난여행에서마주친러시아시골의고즈넉한풍경을묘사하는강봉구의글에서도필자의눈길이오래가닿는곳은이미반세기전에과학적조림으로붉은소나무숲을만들어낸러시아옛사람들의마음공간이다.이처럼눈앞의현실을벗어난시공간과의대화는다름아닌고고학의본업일테니,시베리아의유물과자료를찾아25년을보낸고고학자가“한국에서실크로드,그리고중국북방을이어서한국과유라시아의고대역사를밝힌다는”“인생의목표”(강인욱)를말하는대목을독자들은자연스럽게받아들일수있을것이다.
이책의3부는러시아를무대로경제적사업을추진해온이들,또더넓은의미에서한국과러시아간의사회경제협력을구상하고연구하는이들의글을엮었다.필자들은수교이후오랫동안중소기업(박종호),전자회사(이상준)나철강업체(송종찬)에서러시아시장개척을위해,또정부출연연구기관(성원용)에서유라시아대륙횡단철도연결을기획하며분투한현장의경험을들려준다.
그러나그간한국과러시아의협력관계는잠재력에비해기대에많이못미쳤다는것이오늘의시점에서필자들이냉정하게내리는판단이다.필자들은이런부진을우리가능동적으로타개해야할이유가차고넘칠만큼많다고본다.홍완석의주장을빌리면,러시아와협력을강화해야할까닭은이나라가식량·에너지·물등한반도의미래생존과직결된전략자원의보고일뿐아니라굴지의경제력,세계최고수준의기술력,사실상미국과자웅을겨룰유일한군사력을갖춘대국이며,한국이미국과중국의패권다툼에휩쓸리지않고정치경제적균형을유지하는것을도와줄수있는이웃이라는데있다.비슷한취지에서이대식은이렇게쓴다.“중국에는경제적으로,미국에는안보적으로의존하고있는한국도중간국의위상을오히려적극적으로활용해야한다.이때가장적합한파트너가바로러시아다.”
마지막으로4부에는그처럼러시아와의교류및협력을증진하려할때필요한조건과자세에관하여생각하게하는학자및과학·기술인들의글이실려있다.무릇이질적인상대끼리의교류와소통이얼마나어려운것인지는통역가로최일선에서활동하며매번“더나은실패”에도전할따름이라는이혜승의글이새삼깨우쳐주는바다.소통과교류를가로막는요인들은(정치학자기광서가증언하는대로)한·러국가기관간최초의학술저술공동출판사업을날려버린“관료적행정체계”이기도하고,(통일연구원의현승수가곤혹스럽게고백하듯이)정권에따라대북·통일정책이수시로바뀌는바람에러시아학자에게“도대체한국이원하고지향하는한반도통일이란무엇인가?”라는볼멘소리를들어야하는우리안의분열과결핍이기도하다.모스크바에주재하는과학자서길원의지적처럼,러시아의인력과기술은값싼것이당연하다고여기는턱없는오만과자기중심주의도한국인스스로넘어서야할벽이다.
상대와진정으로협력하기위해서는언어학자홍택규가갈파하듯이“타자의시선으로나를바라보는것,또나에게익숙하지않은지식체계에의해생산된정보들을나의지식체계에적용·환류해보는것”이필수적일터이다.나와타자의이러한상호작용을견실하게동반한다면“양국학자들이공동으로참여하는양국역사관계연구”(엄구호),냉전기간내내“반공과혁명의이데올로기사이에서양갈래로찢겨있었던20세기러시아”의구체적인모습을한국인의손으로그려내는“소비에트의재발명”기획(김수환)은물론이고,한국과러시아사이의일반적인소통과교류활동도생산적인결실을기대할수있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