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노숙인들이 온몸으로 써내려간 시와 산문)

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노숙인들이 온몸으로 써내려간 시와 산문)

$19.44
Description
문학의 본래면목을 증거하는 노숙인들의 진솔한 글쓰기
이 책은 자활의 의지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극복하고자하는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꾸려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노숙인들이 쓴 시와 산문을 모아놓은 공동 문집文集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이러한 형식적인 수사로는 설명되지 않는, 다시 말해 보통의 문집들이 갖는 범박함을 뛰어넘는 특별함이 있는데, 그것은 책에 실린 텍스트들의 내용이 지니는 그 압도적인 진정성에 있다 할 것이다.

문학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타성에 젖은 진부한 삶을 성찰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의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의 눈을 가지는 데 있을 것이다. 그것은 수많은 위대한 작가와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안겨준 선물임에 다름없었다. 이러한 문학의 기능을 수긍한다면, 삶의 의지를 상실해 어느 순간 ‘패배나 몰락’에 순응해버린 노숙인들에게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필연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성프란시스대학의 인문학과정은, 노숙인에 대한 새로운 수용의 태도가 시대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을 깨닫고, 기업이나 시민사회가 미처 하지 못하는 매우 의미 있고 아름다운 공동체의 사역을 묵묵히 수행하는 우리 사회의 샘터와 같은 것이다.
책에 실린 당사자들의 작품이 증명하고 있거니와, 인문학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은 저마다 새롭게 발견해낸 삶과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 하고자 최선을 경주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공동체의 질서,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만들어나갈, 이전과는 다른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시와 산문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건 지난 2005년. 그해 1기생이 입교하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16기를 맞이한 올해까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개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는 이 책에는 이미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1기부터 15기까지의 수강생들이 남긴 시와 산문 중 편집위원회에서 선별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개별 작품 165편, 공동작품 2편이 그것이다. 여기에 글쓰기를 지도한 박경장 교수가 쓴 작고作故 노숙인에 대한 추모시 1편과 세 명의 노숙인이 치른 삶의 곡절을 극화한 희곡작품 「두드림」이 사제간 우정의 증표처럼 실려 있어 공동 문집의 의미를 더한다.
저자

성프란시스대학편집위원회

지난2005년부터시행되어올해16년차를맞이하는성프란시스대학인문학과정은참여노숙인에게삶의희망및자존감회복에도움을주기위해1년간철학,예술사,문학등6과목의강의와현장학습,문화체험수련회등의다양한프로그램으로구성되어있다.
인문학과정을통해노숙인들에게단절된교육기회와소속감을제공함으로써참여자스스로자신의삶을변화시키고자활의의지를돕는계기를마련하고있다.
성프란시스대학은모범적인과정운영을통해사회전반의소외계층에대한인문학확산에큰기여를하고있다.

목차

축사-성프란시스인문학15주년문집을축하드립니다|김성수주교
감사의글-국내최초의노숙인문집출간을축하드립니다|곽노현학장
발간사-모두가선생님인‘선생님의학교’에서펴낸문집

제1부서울역일기
1.저승이가사는법
〈빗물그바아압〉권일혁/〈200원짜리밥〉故홍진호/〈밥한술〉故유창만/〈거리일기〉최승식/〈순환코스〉,?이0복/〈등짝〉,권일혁/〈빈깡통같은인생〉,정0복/〈서울역광장〉,이0원/〈저승이가사는법〉,故유창만/〈새벽두시에서또다른새벽두시까지〉표양종/〈서울역옷방〉,故홍진호/〈이놈의세상〉,?노0행
2.남도시한에는
〈인문학이전의내삶〉,이0복/〈양말공장막시다〉,임0만/〈손톱〉,유0기/〈서울역에서〉,정봉준/〈고향집〉,이우영/〈고추밭〉,박상봉/〈남도시한에는〉,?故신득수
3.파랑새정원
〈파랑새정원〉,김준안/〈작디작은방〉.?홍0길/〈나의잠자리?1〉.?홍성구/〈검은방〉,?노기행
〈손,?길,?그리고집〉,?김태우/〈어머니와집〉,?김연설/〈저녁에돌아갈집이있다는것〉,?양창선/〈잠못드는밤〉,?김연설/〈아주크나큰집〉,?주의식
4.우리는누구일까
〈여기는게토Getto다〉,?강0식/〈밤11시04분〉,동0호/〈겨울나기〉,전영한/〈동자동쪽방〉,김휘철/〈나는PC방에간다〉,온0국/〈우리는홈리스입니다〉,여수진/〈한데살이〉,서0미/〈‘노숙인’이라는명칭〉,2010.5.14글쓰기/〈2010년1월〉,故문재식/〈햇님달님〉,이우영/〈마음등〉,김0현/〈내모습고독하니〉,김0현/〈하루를마감하면서〉,?김0탁

제2부거리의인문학
1.거울속의나
〈만남〉,?이0원/〈리어카를끌고여름바다로!〉,박진홍/〈칼〉,?박은철/〈고상한삶〉,?김연설/〈남현동집맞이후감-감4제와함께라면〉,권일혁/〈눈사람〉,故문재식/〈남산〉,故김문수/〈김문수쌤오래기억할게요〉,권오범/〈거울속의나〉,?故고성원〈마지막편지〉,9기추모글모음〈잘가라사랑하는친구야〉,박일웅/〈웃음〉,성란희/〈고성원〉,주의식/〈술이왕창먹고싶네〉,장성일/〈12/1일기〉,박일웅/〈재회〉,박은철/〈고성원꽃〉,박미선/〈바보선생이젠돌아가시오〉,박경장
2.이상한불청객
〈비가오는5월12일,전태일평전을읽고〉,정0교/〈반고흐영혼의편지〉,김대영/〈‘나르치스와골드문트’를읽고〉,양태욱/〈거울앞에서〉,?서0미/〈연극〉,유0관/〈인문학유튜브〉,이우영/〈이상한불청객〉,장지호/〈연탄구멍〉,12기공동창작시/〈환대〉,15기공동창작시
3.그래서인문학(1)
〈철학을배운다〉,이0근/〈이제시작인걸요〉조0근/〈지나온삶과성프란시스대학〉,사상철/〈내이야기들어볼래요?〉,전태선
4.그래서인문학(2)
〈펜과노트〉,故김석두/〈내가살아온길〉,?이0원/〈인문학을만난이야기〉,?이0복/〈깨지지않는거울〉,김대영/〈성프란시스10기,그1년의과정〉,불위

제3부사랑이저만치가는데
1.몰랐다
〈첫사랑〉,김성배/〈별은어디에〉,김성배/〈인연〉,조0근/〈몰랐다〉,정봉준/〈사랑이저만치가는데〉,정봉준/〈님1〉,고형곤/〈님2〉,고형곤/〈비와웃음〉,박성진/〈친구와사랑을〉,조0근/〈서해〉,故천성우/〈밤하늘저달을보며..〉,정0복
2.엄마나왔어
〈어른……아이〉박성진/〈마귀찾아스무고개〉,김0일/〈모정〉,?故김영조/〈엄마나왔어〉,?동0호/〈아멘〉,권일혁/〈그아이의집〉,이재진/〈시간을되돌릴수는없는걸까요?〉,?노0행
3.버스전용차선
〈어렵고힘든‘관계’에대한나의생각〉,허영준/〈지하철에서……〉,故이덕형/〈그림자〉,전경국/〈멀리버리고싶다〉,구0선/〈버스전용차선〉,?서0미/〈얼굴그림〉,전원조/〈인형의눈〉,최0호/〈물한바가지〉,최0호/〈존재에대한생각〉,김휘철/〈지렁이〉,?김기준/〈연〉,?김명준/〈무의예찬〉,?김연설/〈여우커피〉김성배/〈서울역대폿집할머니〉,차대준/〈리어카꾼아저씨〉,?김명준/〈길동무멍구〉,이우영/〈나의슬픈치아이야기〉,고0곤
4.아버지의등밀이
〈당신의얼굴〉,?노기행/〈두여인〉,?홍0길/〈꿈속에서〉,故천성우/〈하나뿐인사랑하는아들아!〉,故문충섭/〈사랑하는‘희’야〉,故정인술/〈낯선등〉,김0홍/〈아버지의등밀이〉.?김0탁
〈아버지는기타치시는중〉,?김연설/〈아버지〉,박정수/〈아버지〉,박두영

제4부길벗도반
1.어떤편지한통
〈독거초등학생에게띄우는글〉,故이홍렬/〈고래등〉,권오범/〈어이없는세상에대한이야기〉,이0복/〈내생활의단상-건강,가족,그리고사람들에대한이야기〉,이0복/〈막장〉,김0호/〈연탄추억삶그리고……〉,고형곤/〈편지〉,이경로/〈어떤편지한통〉,공길동
2.두개의거울
〈자화상〉,?김명준/〈빨래〉,이우영/〈그리움〉,윤0원/〈쓰레기통〉장0환/〈친구보게〉,?허0식
〈비오는날〉,사상철/〈그림자별〉,?노기행/〈돌부리〉,문점승/〈요놈들을끊어야한다〉,서0일/〈글〉,문점승/〈책〉,김성배/〈생(生)〉,?허0식/〈생각의꼬리〉박경수/〈사기꾼〉,정봉준/〈반성〉,김성배/〈지금은〉,고형곤/〈달님이말씀하시네〉,고형곤
3.쓰러질때와일어설때
〈그때그순간〉,이0규/〈자살회상〉,권일혁/〈내인생은항해중〉,故이대진/〈그래도삶은계속돼야한다〉,백0훈/〈작심30년!〉,故이홍렬/〈쓰러질때와일어설때〉,최승식/〈생각없이,?희망없이,?노력없이〉,?이0민/〈나를생각해본다〉,?박은철/〈도착〉,?박일웅
4.죄송합니다!고맙습니다!
〈마라톤〉,?오종익/〈이제는알것같아요〉,정0복/〈마음의길〉,?김기준/〈나의나무〉,?이경호/〈내人生〉,사상철/〈입춘〉,이0남/〈나〉,?故김대인/〈기찻길옆〉,고형곤/〈자화상〉,故문충섭/〈나는초원이좋다〉,故김석두/〈죄송합니다고맙습니다〉,김0헌/〈강의마치고집에가는길〉,故윤보영/〈희망〉,안0규

부록
〈두드림〉,박경장교수/〈길벗도반악보〉,박경장교수

출판사 서평

절실함과진솔함으로빚은거리의목소리
곽노현성프란시스대학학장도「감사의글」에서언급한것처럼이책이가지는각별한의미는먼저이책이우리나라에서최초로출간되는노숙인문집이라는데있다.노숙인들의글쓰기가갖는함의는분명다른계층,다른계급의글쓰기가갖는그것과는사뭇다른사회적변별성을가진다.문자가고안된이후전통적으로글쓰기의주체는당연히‘지식인’과‘문인’으로표상되는,사회주류계층으로인식되어왔다.문文과학學,또는서書와필筆은동과서를막론하고오랜학습과교육체제의산물이고이런기회를부여받은이들이지배해온영역으로받아들여져온것이다.이런상황에서,대부분성장과학습의과정에서뚜렷하게불리하고불우한기회를가질수밖에없었던노숙인들이,낙인처럼몸속깊이찍힌정신적열패감과물리적궁벽의공포라는족쇄를풀고글을쓴다는것은,그리고그것을문집으로묶어펴낸다는것은일반인들이상상하는것이상의다짐과용기를필요로하는일이다.실제로적지않은노숙인들이책을펴내면서자신의실명을드러내지않은채작품을발표한것은이같은사실을방증하는것이다.
이책이가지는보다본질적인의미는바로이부분에서다시촉발된다.이책에실린텍스트는그어떤기록이나르포,보고서보다노숙인의삶의현장을정밀하게묘파하고있다는것이다.이책에실린작품들은당연히관찰한자의기록이아니라치러낸자,겪어낸자,감당한자의그것이다.길바닥을집삼고하늘을지붕삼아,보고듣고피부로느끼지않는한에는도저히묘사할수없는세부적진실이작품의편편마다푸른멍처럼빛을발한다.이푸른멍의기록은필자들에겐당연히치부로간주돼온,숨기고싶고지우고싶은이야기들이대부분이다.하지만노숙인들은인문적각성에힘입어자신들이겪었고겪고있으며,겪고나갈이야기들이사회적으로공유될가치가있다는믿음아래,다시말해공적인언술이될수도있다는믿음아래온몸으로,그압도적인진실함의힘으로글을써내려간다.

자활의의지로고통스러운기억을극복한아름답고진실한텍스트들
편집위원회의긴밀한기획과구성아래,전체4부및부록으로배치된이책의수록작들은예외없이극사실주의나마이크로리얼리즘이라고명명해도좋을,극명한체험과각성의미학이스며있다,여기엔애초장식으로서의문학적레토릭이끼어들여지가없다.평자나독자를염두에둘때드러나기마련인인정에대한욕망도보이질않는다.이를테면,장대비속에서배식을받아밥을먹고있는가운데식판에떨어지는빗물을보며“빗물바아압빗물구우욱비잇무울기이임치이”라고한껏자조적으로묘사하면서어느순간비관과슬픔을뛰어넘는달관을보이며노숙인들이처한현실을날카롭게묘사하는작품(「빗물,그바아압」권일혁)부터,안정적인공무원으로지내다가연모의정을품고있던여자로부터“야망이큰남자를좋아한다”는핀잔을듣고공무원을그만두고고시를준비했으나뜻대로되지않고,사촌형에게그간모아놓은돈을떼인후IMF를맞아낭인의삶과노숙인의삶을받아들이게된지극히평범했던남자의이야기(「내가살아온길」이○원),미대에서만나연애끝에결혼한아내가자신이믿었던후배와부정을저지른걸확인하고는이후세상사람들을모두불신하며지독한자폐의길에빠져폐지를수집하는노숙인이된젊은청년이어느날바다가보고싶어무조건리어카를끌고서울역에서해운대까지내려간기이하고장엄하기까지한이야기(「리어카를끌고여름바다로」박진홍),인기있는DJ로방종한생활을하다가진정으로사랑하는여자를만났으나,여자친구집안의반대로혼인하지못한걸비관해여자친구가목숨을버리자그길로세상을뒤로하고바다를떠돌며어장일을하며술로세월을보내다가결국건강을잃고서울에상경해돈을떼이고는노숙인의삶을살게된영화보다영화같은이야기(「내인생은항해중」故이대진),공주로모실정도로어여쁜아내와결혼후수산물유통업으로성공해큰돈을벌어백평이넘는마당을가진집에도살아보았고,그러다가모든재산을걸고손을댄메기양식사업이태풍매미에의해망해버린후,아내마저병마로잃고실의와자책감에허우적대며술과노름을하다가서울역노숙인이된남자의이야기(희곡「두드림」),십대중반의나이에집안아저씨의손에이끌려공장에취업한이후연거푸산재를당해손가락을잃고장애인이된이후,사회적냉대와멸시속에서삶의의지를잃고노숙인이된남자의이야기(「손톱」유○기),부모가헤어진이후보육원에맡겨진후미국의가정으로입양되기직전,같이지내던친구의꾐에빠져보육원을이탈했다가인생의전체항로가꼬여버린남자의이야기(「시간은되돌릴수없는걸까요」노기행)에이르기까지이책에실려있는이야기는,차마기억하기도싫은고통스러운체험을다루고있으면서이제는인문적성찰의힘과자활의의지로이를극복하려는노숙인의고투가빚어낸아름다움으로가득하다.이들이들려주는이야기가일반독자들에게도예사롭지않게다가가야하는것은노숙인은태어나면서부터정해져있는것이아니라,누구라도언제든지자신의뜻과는무관하게집과가족을잃고길바닥을떠도는삶을살수도있음을,불행은특정한사람들만의것이아니라는평범하지만놓치기쉬운진실을말해주고있기때문이다.이외에도이책의필자들은복지와인권의사각지대에놓인노숙인들을대하는우리사회의이중성과위선,관련제도나법규가노출하고있는허점과부실함,관할경찰과공무원등국가권력의권위주의등을처절한체험을바탕으로준엄하게고발하는한편,이제는만나고싶어도만날수없는,평생애증의대상이었던부모와형제,자식들,그리운고향사람들을심금을울리는맑고진솔한언어로불러내고있다.이때이들의글쓰기는차라리노래이자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