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옥 이현주의 신약 읽기

관옥 이현주의 신약 읽기

$17.59
Description
한국 최초의 신약성경 사역본私譯本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구체적인 형태로 우리 앞에 ‘예수’라는 몸을 입은 채, 우리처럼 먹고 마시는 일상을 살면서,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나타났다고 믿는 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그래서 예수의 말씀은 살아있는 하느님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 그분을 만나고 그 말씀을 전해들은 제자들이 나중 사람들을 위해 남긴 기록이 묶여 ‘성경’(신약)이 되었다. 성경은 시대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예수를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새롭게 전달되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과 크고 작은 차이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1800년대 말, 중국에서 들여온 한문 성경의 일부가 우리말로 옮겨지기 시작한 이래, 우리말 성경은 계속해서 더 이해하기 쉽고, 원전의 메시지에 더 충실한 번역으로 나아갔다. 다양한 시도와 노력 끝에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개역개정판(1998)이 친숙하지만, 천주교와 개신교가 함께 작업한 공동번역(1976) 성서 또한 특별한 역사적 의미가 있어 아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의 충실한 이해를 도와야 한다는 점에서 성경 번역에는 완결이 없으며, 어쩌면 늘 새로운 해석과 전달이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기독교와 불교, 수피즘을 비롯한 종교뿐만 아니라 시대와 국경을 넘어선 영적 가르침을 꾸준히 탐구하고 전해온 관옥 이현주 목사가 기존의 신약성경을 새롭게 ‘옮겨 베낀’ 것이다. 대한성서공회에서 편찬한 기존의 개역개정판과 공동번역 성경을 대조했고, 여기에 『번역자를 위한 신약성경(The translator's New Testament)』(W. D.;United Bible Societies;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 McHardy, 1973)을 참조해 새로운 문장으로 다듬어냈다. 옮긴이 이현주 목사는 청년 시절, 공동번역 성서의 책임 번역자였던 문익환 목사와 함께 일하며 공동번역 성서의 문장 교정을 맡았던 이력이 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성경을 읽어오면서, 그는 스승 예수의 가르침이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그 본질을 상실하게 되는 점이 있다고 느꼈고, 그리하여 이 책에서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예수와 제자들 사이에 한쪽은 말을 놓고 다른 쪽은 말을 높이는 게 오래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분이 세상에 오신 건 우리와 같은 지평에서 우리를 앞서가시며 나를 따라오라고, 그러면 제대로 살게 된다고 진정한 삶의 본을 보이려는 것이었는데, 종교는 그분을 높은 자리에 올려 모시고 우러러보며 당신이 원치도 않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말투를 바꾸었다. 같은 지평에 높낮이는 없어도 앞뒤는 있을 수 있고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한글에는 이 관계를 근사하게 보여주는 어투가 있다.” (「머리말」에서)

이 책에서는 스승 예수가 제자들에게 기존의 번역본과는 달리 ‘해라체’가 아닌 ‘하오체’를 쓴다. 제자를 대하는 말투 하나만으로 스승과의 관계가 수직적 상하 관계에서 수평적 도반 관계로 변화할 수 있으며, 우리가 스승을 일방적으로 ‘숭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걷기 위해 이 길에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번역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언어의 차이에 내재한 관점의 차이는 같은 성경을 읽는 동안에도 시야의 확장과 전환을 불러일으킨다. 말씀이 저 높은 곳이 아니라 여기 내 곁에 있으며, 스승이 하셨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실천적 용기와 의지까지 북돋우는, 그야말로 전환적인 관점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된 사역私譯 성경이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역사라고 할 만하며, 성경을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주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선풍적인 환호를 받았던 유진 피터슨Eugene H.?Peterson의 『메시지(The Message: The Bible in Contemporary Language)』와 더불어 새로운 성경 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것이다.
저자

이현주

관옥觀玉이라고도부르며,‘이아무개’혹은같은뜻의한자‘무무无無’라는필명을쓰고있다.1944년충주에서태어나감리교신학대학교를졸업했다.목사이자동화작가이자번역가이며,교회와대학등에서말씀도나눈다.동서양의고전을넘나드는글들을쓰고있으며,무위당无爲堂장일순선생과함께『노자이야기』를펴냈다.옮긴책으로『지금이순간이나의집입니다』,『너는이미기적이다』,『틱낫한기도의힘』,『그리스도의계시들』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마태오복음/?마르코복음?/루가복음?/요한복음?/사도행전?/로마서?/고린토전서?/고린토후서/?갈라디아서/?에페소서?/필립비서?/골로사이서/?데살로니카전서/데살로니카후서/디모테오전서/디모테오후서/디도서/필레몬서/히브리서/야고보서/베드로전서/베드로후서/요한일서/요한이서/요한삼서/유다서/요한묵시록

출판사 서평

소설처럼유려하게읽히는일상의언어

마태오복음,마르코복음,루가복음,요한복음을아우르는소위4복음서四福音書는예수의삶과행적과말씀을기록한것으로,그리스도교신앙의근간을이룬다.동정녀마리아의수태고지受胎告知,돌아온탕자,최후의만찬,오병이어五餠二魚의기적등,이미수많은예술작품으로기록되어그리스도교신자가아니라해도들어보았음직한여러에피소드의출처가바로이복음서들이다.이책은생생한묘사와현실적인대화를통해예수와그주변사람들의이야기가마치오늘나와함께한공간에살아있는것처럼전해준다.

수상쩍어하는고향사람들[마태오복음13,53-58]?
예수께서이모든비유를마치고그곳을떠나고향으로가시어회당에서가르치시니무리가놀라,“저사람이어디서저런능력과지혜를얻었지?저사람,그목수아들아니야?어머니는마리아고야고보,요셉,시몬,유다가그형제들이고그누이들도모두우리동네에살지않는가?그런데저사람이어디서저런능력과지혜를얻었을까?”하면서수상쩍어하였다.예수께서그들에게이르시기를,“어느예언자도자기고향과집안에선존중받지못하지요.”하시고,그들이믿지아니하므로거기서는많은기적을보여주지않으셨다.(p.47)

뿐만아니라신약성경에서상당비중을차지하는바울의편지글에서도먼시대에동떨어진로마나고린토,에페소에있는사람들에게만이아니라,오늘날우리에게보낸것같은친근함과다정함을느낄수있다.

잘못한사람을용서하는이유[고린토후서2,5-11]
가슴을아프게한사람이있긴하지만내가슴을아프게했다기보다그대들가슴을웬만큼아프게한것입니다.과장해서말하지않으려고‘웬만큼’이라는말을씁니다.그가많은사람한테서벌을받았으니그만하면됐습니다.이제는그를용서하고격려해주십시오.그가너무큰슬픔에빠지지않을까염려됩니다.부디그대들의사랑을그에게보여주시오.내가지난번에편지를보낸것은그대들을시험하여과연범사에잘순종하고있는지를알아보기위해서였소이다.무슨일이든간에그대들이누구를용서하면나도그를용서합니다.그리고내가누구를용서했다면,그리스도앞에서그대들을위하여용서한거예요.우리가사탄의속임수를잘알고있는데그의꾐에넘어갈수는없지요.(p.466)

일상적이고현대적인표현을통해성경속의이야기가이천년전머나먼땅이아닌오늘여기서벌어지는일처럼느껴진다면,그메시지를체화하는일이수월하리라는것은충분히짐작할수있다.오늘이자리에서그가르침을몸으로살아내야한다는자각과권면이피부로와닿게하는것,그것이바로언어의힘이며성경번역이계속새로워져야하는이유다.


옮긴이의깊은시선이담긴통찰

일반적으로성경에는단락과구절마다장과절을나누는번호가매겨져있다.이는예배와전례에활용하기좋고특정구절을찾아읽기에편리하지만,가독성이떨어지고전체이야기가한눈에들어오지않는원인이되기도한다.이책에서는장과절의구분을강조하지않고주제별로단락을묶어소제목을달아두었다.주제를요약한소제목으로도말씀의핵심을한눈에확인할수있으며,구체적인장과절을암기하지못해도특정주제를찾아읽기에유용하다.어린아이든노인이든글을읽을수있는사람이라면그말씀이전하려는메시지가무엇인지매우쉽게파악할수있다.
또하나,무엇보다도이책의커다란특색은소주제의끝자락마다옮긴이의짤막한생각이달려있다는점이다.신학적인해설이라기보다는오랫동안성경을읽고,가르치고,묵상해온사람으로서그말씀에서떠오르는통찰또는화두를주석처럼달아놓은것이다.거기에는때로부처님,공자,루미,간디까지등장해성경에대한이해를심화하고관점을넓혀볼기회를제공한다.이따금옮긴이의생각이파격으로느껴질수도있겠지만,거기에동의하든동의하지않든,익숙하게지나칠수있는성경말씀을한번쯤은꼭꼭씹어음미하고묵상해볼기회가될것이다.


아멘,오소서,주예수여[22,18-21]
이책에기록된예언말씀을듣는각사람에게분명히말해둔다.누구든지여기에무엇을보태면하느님께서그에게이책에기록된재앙들을덧붙여주실것이며,누구든지이책에기록된예언말씀에서무엇을덜어내면이책에기록된생명나무와거룩한도성에관련된그의몫을덜어내실것이다.?이모든것을증언하신분이말씀하신다.“그렇다.내가속히가리라.”아멘,오소서,주예수여.?주예수의은총이모두에게있기를!
*
요한은처음부터분명히말했다,자기가환상을보았다고.그렇다,환상은환상이다.현실이아니다.“속히가리라”고말씀하시는환상속의그분이“내가세상끝나는날까지항상너희와함께있으리라”고말씀하시는현실의그분을가려서는안된다.장차오실그분은진작여기계신그분이다.이진실을의심치않는모두에게주예수의은총이있기를!아멘.
「요한묵시록」중

옮긴이는보이는것너머로보이지않는진실이있다는믿음에따라「요한묵시록」의본디메시지가저주와파멸의예언이아닌세상끝까지우리와함께하시겠다는약속이라고읽는다.이처럼성경본문이비록제자들의기록이라해도예수의언어와행적으로미루어그분의말씀이나뜻에합치되지않는다고생각되는것에는자신의의견을밝혀두었다.예수의말씀은하느님의말씀이맞지만,그기록인성경은백퍼센트그렇다고보기어렵다는것이다.성경은한점도틀림없는하느님의말씀이라고믿는보수적이고근본주의적인관점이만연한한국그리스도교사회에서는성경을비평적으로,여러맥락을고려하며읽는좋은훈련이될수도있을것이다.
세상의격렬한변화와혼돈속에서저마다의중심이흔들리기쉬운이때,이책은그리스도인과예수의가르침을알아보려는사람들에게기본과바탕이무엇인지기억하게해줄것이다.말씀을읽고묵상하는것이몸과마음과영혼의평안을회복하는데유용하리라는것은두말할나위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