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에 미치다 (박한식 회고록)

평화에 미치다 (박한식 회고록)

$20.60
Description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상태이다.”
‘지난 수 세기 우리를 지배해왔던 안보 패러다임을
평화 패러다임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면
인류에게 22세기의 도래는 없을 것이다.’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며 세계 평화를 설계해온, 평화에 미친 삶…!

미국 조지아대학 국제관계학과와 국제문제연구소(GLOBIS)를 중심으로 45년간 수천의 청년들에게 평화를 가르치고, 그 평화를 현실에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약으로 ‘북·미 평화 설계자(architect)’로 불린 박한식 교수의 회고록 『평화에 미치다』는 ‘평화에 미친’ 그의 삶을 담아낸 책일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부터 2021년 현재까지의 한국 현대사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아울러 이 책은 미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강의해온 세계적 석학의 목소리로 인권·민주주의·사회주의 등 정치의 기본개념들을 제대로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과 북한을, 그리고 오랜 세월 미해결 상태를 답보하고 있는 남북갈등, 남남갈등, 북한·미국 간 갈등을 비롯한 현안을 역사적으로 심도 있게 성찰한다.

박한식은 1981년 다른 재미 학자들과 함께 초청받아 평양 땅을 밟은 이래 50여 차례 개인적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그곳의 실상을 직접 보고 각 분야 리더 및 시민들과 교류하며 이해하게 된 북한을 바깥세상에 널리 알렸고, ABC·CNN을 비롯한 전 세계 유력 언론들로부터 인터뷰·출연·기고 등을 요청받는 이른바 북한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1994년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북핵 위기를 해결하고자 했고, 2009년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 기자들이 석방되도록 애썼다. 정부 간 소통 창구가 닫힌 상황에서 남·북·미 간 트랙II 회담을 추진하고, 북한의 기아 완화를 목적으로 북한과 미국 농업대표단의 상호 교류를 성사시켰으며, 1980년부터 고향인 흑룡강성을 매년 방문하여 직접 녹화한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KBS로 내보냈다. 이러한 다방면의 공헌으로 박한식은 2010년, 예비 노벨평화상이라 일컬어지는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받는 자리에서 ‘지난 수 세기 우리를 지배해온 안보 패러다임을 평화 패러다임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면 인류에게 22세기의 도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2015년엔 TED콘퍼런스에 초청되어 평화의 개념을 ‘분쟁의 부재(absence of conflict)가 아니라 조화(harmony)’라고 정립하였다.

『평화에 미치다』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한겨레》에 격주로 연재된 글을 기본으로 편집되었다. 첫 장인 ‘우리가 살아낸 역사, 우리가 꿈꾼 역사’는 1994년 지미 카터가 박한식의 중재로 북한을 처음 방문하여 김일성과 회담한 이야기로 문을 엶으로써, 현재까지도 세계적 중대 사안인 북핵 문제를 다루었으며, 1939년 만주 하얼빈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 혼란기에 평양을 거쳐 대구에 정착하기까지 전쟁의 참상과 유랑의 고통을 체감하며 ‘평화병’에 걸리게 된 박한식의 남다른 성장기를 소개했다. 다음 장 ‘미국에서 배운 미국’은 1965년에 시작된 미국 유학 생활을 통해 그가 바라본 미국과 민주주의에 대해 풀어내면서, 평화를 배우러 온 나라에서 바로 맞닥뜨린 베트남전쟁과 학계를 지배하던 행태주의를 언급한다. 그다음 장 ‘조선을 이해하는 길’은 북한을 오래도록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깨달은 내용과 더불어 주체사상을 연구한 과정을 담았고, 역지사지의 눈으로 보아야 북한의 체제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이 책 안에서 ‘북한’은 북한 독자를 고려한다는 저자의 뜻에 따라 공식 명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약자인 ‘조선’으로 표기되었음). 마지막 장인 ‘우리의 평화, 우리의 통일’은 그가 미국을 거점으로 남북을 오가며 터득한 진정한 평화, 그리고 통일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독일식 통일이 아닌 우리만의 통일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제시되는 ‘변증법적 통일론’, ‘한 민족, 두 국가, 그리고 세 정부(One nation, Two states, and three governments)’ 통일 모델과 ‘개성 통일·평화대학’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담겼다.

중국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까지 그곳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넘어오고, 또 20대 중반에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을 거점으로 살아온 재외동포 학자로서, 남과 북을 비교적 자유로이 왕래하며 각각의 사회체제와 문화적 배경을 객관적으로 통찰하고 미국이라는 강대국에서 한반도 평화를 일궈가는 데 앞장서온 박한식. 그의 삶과 학문의 여정을 담은 『평화에 미치다』를 읽는 것은, 우리가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내다보며 이 땅과 우리 개개인의 평화에 대한 열린 토론의 장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학자의 존재 이유는 우리 시대의 가장 고통스러운 현실의 문제를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것,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안내하는 것에 있다고 박한식은 누차 강조한다. 『평화에 미치다』는 진정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길을, 말과 글을 넘어 삶으로 보여준 한 학자의 감동적인 초상을 만나게 한다.

“1970년부터 45년을 조지아대학에 적을 둔 학자로서 나는, 학문의 목적은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에 있고,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발견해내고(identify) 원인을 찾아서 처방을 제시하는 것이 학자의 소명이라는 생각을 평생의 지론으로 삼아왔다. 나에게 있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북 문제였고, 남북 분단과 군사적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고 그 사회를 도안하고 설계하는 것이 학자인 나의 역할이자 책무라고 믿으며 평생을 애면글면해왔다. [...] 한국전쟁 이후, 한국과 조선 모두 체제 경쟁과 안보 패러다임의 포로가 되어 서로를 악마화하면서 통일은커녕 대화와 교류도 단절된 분단체제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내 살아생전에 한국과 조선의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감격과 환희를 누려볼 수 있기를 소망하지만, 그것이 시간적으로 어렵다면 평화와 통일의 단단한 초석이 놓이는 것만이라도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_‘들어가는 말’에서

“박한식 교수는 미국 조지아대학에서 반세기 동안 수많은 젊은이에게 평화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갖도록 열정적으로 가르친 교육자이자,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를 발로 뛰어다니며 각 국가가 서로 이해하고 연결되는 장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평화중재자이다. 그의 삶을 회고하는 이 책은 우리 민족의 파란만장한 삶을 일제강점기부터 돌아보는 책이고, 인권·민주주의·사회주의 등의 개념에 대해서도 정립해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통일과 남북 문제에 관한 정책을 책임지는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통일과 평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현실적인 길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평화 뒤에 통일이 오는 게 아니라 통일 뒤에야 평화가 가능하다는 그의 이야기는 경청할 만하다.”_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저자

박한식

박한식은1939년만주에서3남3녀중셋째로태어났다.1945년해방과더불어평양으로건너온가족들은1948년에38선을넘어조부의고향인경상도로내려가대구에터를잡았고박한식도이곳에서성장했다.이후서울대학교정치학과를졸업하고1965년미국으로건너가배우자전성원과유학생활을시작하여,아메리칸대학교,미네소타대학교에서학위를받고1970년부터2015년까지조지아대학교국제관계학과교수로서수많은후학을양성했다.1981년학자로초청받아평양땅을밟은이래50여차례북한을방문하고직접교류·연구하여ABC·CNN을비롯한전세계유력언론들로부터인터뷰·출연·기고등을요청받는북한전문가로인정받았다.북·미관계에위기가있을때마다전미대통령방북주선등문제해결을위해앞장섰고,북한기아완화를위해북·미농업대표단의상호방문과교류를추진했으며,조지아대학교에국제문제연구소(글로비스)를설립하여학생들의국제평화에대한안목을증진시키는한편,2003년북·미간,2011년남·북·미간트랙II회담을추진해‘북·미평화의설계자’로불렸다.2010년예비노벨평화상이라평가받는간디·킹·이케다평화상을수상했다.현재조지아대학교명예교수이며,각종미디어와저술활동으로한반도통일과평화에대한방안을꾸준히역설하고있다.저서로『NorthKorea:ThePoliticsofUnconventionalWisdom』,『Globalization:BlessingorCurse』,『선을넘어생각한다』(공저)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나의병나의소명

우리가살아낸역사,우리가꿈꾼역사
카터의첫번째조선방문
미국정부의영변폭격시나리오
굶어죽는아이들과인권
CVID,그리고깜깜한야경사진의진실
김일성의이율배반적유훈
어린시절에평화병을얻다
해방과귀향,또다시전쟁
전쟁고아와양민학살
인생동반자,인생스승을만나다
사상의바다를헤매다
4·19와한국민중민주주의

미국에서배운미국
백달러로시작한워싱턴살이
미국행태주의에대한철학적성찰
미국의지적식민지가된한반도의냉전
베트남전쟁과한국군파병
미국의첫번째원죄,노예제도
미국의두번째원죄,인디언정복
민주주의이데알튀푸스로민주주의이해하기
미국민주주의의이상과현실
한국민주주의의이상과현실

조선을이해하는길
사회주의이데알튀푸스로사회주의이해하기
조선사회주의의이상과현실
여기에도사람들이살고있구나
주체사상을역지사지의눈으로보다
사회정치적생명체김일성
어버이수령의거대한가족국가
조선을지탱하는주체사상
조선과중국의특수관계
부럼없는조선사람들의행복지수
35년만에다시만난중국의가족
한,그리고사랑

우리의평화,우리의통일
미국의조선악마화바로보기
두기자의석방을위해두나라를연결하다
조선농업대표단과조지아대농대의왕래시작
평화상을받는다는것
재외동포는통일자산
내삶의평화학의갈림길
조지아대를선택한특별한이유
1970년미국남부와의만남
내가학문하는목적은
통일을설계하는학자
한국,조선,미국민간전문가들을한자리에초청하다
독일식통일이아닌우리의통일
한국과조선의동질성찾기
통일의꿈은이렇게실현된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미국을얼마나알고있는가?우리는북한을얼마나알고있는가?

박한식은미국에평화를공부하러왔으나도착하자마자베트남전쟁을체험해야만했을뿐아니라,대학도서관은평화연구서대신전쟁연구서만가득하다는것을발견했다.또한그즈음미국정치학계에서유행하던‘행태주의’를통해서는그가염원하던‘평화병의지적처방’을배울수없었다.그는미국이‘전쟁병’에서벗어나지못하는까닭을정확하게이해하기위해서는미국의노예제도와함께미국의인디언정복을탐구해야한다는것을알게되었다.그가볼때노예제도와인디언정복은미국의원죄를구성하는두개의축이다.그는미국의역사,정치와종교의관계를깊이있게파헤치며우리가잘알지못하던미국의또다른이야기를들려준다.
그는1981년부터50회이상북한을방문하면서바깥에서북한을바라보는시각과북한사람들이세상을바라보는시각이너무도다르다는것,즉바깥의사람들에게익숙한시각으로는절대로북한을이해할수없다는것을깨달았다.그는그런시각으로조선을재단하는행위를‘인식론적제국주의’라는용어로개념화했다.아울러인식론적제국주의에입각해입안된모든북핵위기해법은실패할수밖에없다는결론에도달했다.그는북한을이해하기위해서는역지사지의태도가필요하다고말한다.남쪽에서팀스피리트훈련기간이되면조선전체가전시상황으로바뀌어모든이들이밤마다불을끄고긴장과두려움에떠는것을그는북한에머물면서목격했다.또한주체사상이야말로조선의삶의양식을전반적으로규율하는살아있는이념이라는사실도,그렇기에소련붕괴후동구권이무너지고심지어1994년김일성이사망했음에도북한이굳건히건재해왔다는사실도이역지사지의눈으로보아야만이해할수있다고파악했다.

평화뒤에통일이아니라,통일뒤에평화가온다

작금의한반도돌아가는상황을보면1950년대의그것과별반다르지않다고박한식은말한다.남북대치상황도여전하고,북한은이미실질적인핵국가가되었으며,한국에는미군이주둔하고있고,북·미간에는변함없이험악한말들이오간다.두차례북·미정상회담에도불구하고,정전협정은여전히유효하고평화협정은고사하고종전선언조차도요원한게현실이다.왜지난70년동안남북관계그리고북·미관계는제자리걸음만반복하고있는것인가?그는이런질문을던지며문제는미국의북한악마화에있다고말한다.결국,평화가통일을가져다주는것이아니고통일이평화를가져다주는것이다.남북상호대화와협력을통해꾸준히통일을모색하는일련의과정만이진정한평화에이르는길이다.
그럼에도종종언론기관등에서실시하는통일관련여론조사설문지의첫번째질문이‘통일이필요하다고생각하는가?’또는‘통일을해야하는이유는무엇인가?’라는점을박한식은안타깝게생각한다.바람직한‘통일의길’이무엇이고통일한반도의이상적인정치사회체제는어떤것인가에대한전제없이이런질문들을묻고대답하는것은논리에맞지않는다는것이다.분단이전의고향을떠난이산1세대는모두독립운동가였다는것이당시시대정신이었듯,그리하여이땅에독립이찾아왔듯,이시대를살고있는우리모두에게주어진시대정신은통일이어야한다고그는강조한다.이통일준비과정에서남북양쪽을모두접할수있는재외동포들이그사이의가교구실을해야한다고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