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재 단상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락재 단상 (봄 여름 가을 겨울)

$15.00
Description
계절을 매듭지으며 마음의 중심을 비우다
뿌리와 열매를 명상하다…
“봄의 나무는 꽃으로 살고
여름 나무는 무성한 잎으로 삽니다
가을 나무는 열매로 살고
겨울 나무는 그 뿌리로 삽니다”

1991년 12월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가락재’에 첫발을 내디뎌 영성원을 짓고 그 주변을 가꿔온 정광일 목사가 ‘가락재 영성원’이 30년을 맞는 시점에 펴낸 두 번째 묵상집 『가락재 단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각 길목에서 시간을 매듭지으며 엮어낸 백 세 편의 단상들을 담았다. ‘매듭’이란 “가던 길을 멈추는 것이며 하던 일을 중단하는 것이며 그동안의 작업을 일단 마무리하는 것”으로, 경쟁과 변화의 최고 속도를 날마다 갱신하는 데 중독된 현대인의 삶에 잠시 제동을 걸고 ‘비움의 마음’, 즉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태도”를 갖는 계기를 만든다.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등 시간을 단락짓고 매듭짓는 다양한 분기 가운데서도 특히 계절의 매듭은 자연을 벗삼아, 혹은 스승 삼아 삶을 성찰할 가능성을 활짝 열어준다. 이제 목사로 37년, 가락재 영성원 원장으로 30년의 자리에서 물러날 채비를 하면서 저자는 이 시기가 “진정한 영성수련이 시작되는” 시점임을 본다. 『가락재 단상』은 독자들에게도 매듭짓기와 비움의 행위로 삶의 열매와 뿌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며, ‘가락재 영성원’의 밖으로의 고요함과 그 안의 치열함(외정내치外靜內熾)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하는 이 시기를 더욱 뜻깊게 만들어줄 것이다.

‘단상’이란 길지 않은 짧은 글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길게 늘어지는 생각을 끊고 나름대로 정리하겠다는 뜻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短想’이 아니고 ‘斷想’입니다. 매듭짓고 끊고 결단하겠다는 나름의 단호함, 그런 ‘단斷’인 거지요. 어쩌면 자연이 바로 그러합니다. 봄에 새싹으로 툭 불거져 나오고, 여름에는 쭈욱 뻗어가고, 가을이면 뚝 떨어지고, 겨울에는 씨앗으로 단단히 움츠러드는 그런 결의의 과정 말입니다. 그래서 모든 살아 있는 것에는 결과結果가 있게 마련입니다. 씨앗이 있고 열매가 있고 또 그 열매는 씨앗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연은 결코 죽지 않고 살아갑니다. 살기 위해서 죽고 또 죽기 위해서 살기도 합니다. 자연은 늘 그렇게 죽고 살고 하면서 저 나름의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_‘들어가는 말’에서
저자

정광일

연세대학과한남대학에서철학을,장로회신학대학과프랑스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신학을공부했다.
1991년경기도가평에‘가락재영성원’을설립해30년째영성과공동체에관심을기울이며살고있다.
그동안목회를하면서신학대학과일반대학에출강했고,저서로는『기독교유토피아의가능성』,
『공동체를씨금으로영성을날금으로』,『눌림에서누림으로한숨을제숨으로』,
『영성은사람이다』,『말씀단상』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가락재30주년을맞으며


봄이있기에/봄은물소리입니다/창안의봄/얼음이녹으면/아죽지않고살아있었구나!/봄은하나님의손결입니다/뿌리가거룩하면/미나리와할머니/정의를심어사랑의열매를/십자가와거름되기/그죽음이그렇게죽어/북향화/시적성찰/추를보듬는미/하얀제비꽃/이랑과고랑/다람쥐덕분에/애기똥풀/검은등뻐꾸기/연한순이생명력입니다/아리랑을쓰다/생명불멸의법칙/힘내세요!/대한민국의침몰/우리도구원파일수있습니다

여름
여행단상/방파제와등대/갈등가운데피는꽃/서해남해동해를다녀와서/매듭과비움의영성/생태적영성-ego에서eco로/노랑할미새의사랑/분복/제비의귀환/조경은집짓기의완성입니다/하늘을담은못/착시,착각,착오/꽃과벌사이/아름,다름,나름그리고여름/자연안에사랑이/물로하나인세상/나무가자라나면/수국이야기/7월과시저/개울의개울다움/쉼표는숨표입니다/작은텃밭이니까요/백련/능소화의꿈/논골의벼/목마름/견과관

가을
탄성/도토리키재기/벌개미취/물봉숭아/쉼과묵상/거미의집/원학야소/마중물한바가지/사랑의밤/가을에는겸손하게하소서/제때잘떨어짐으로/가을소리/참열매/저집이있음으로/농신학연구소/화和의계절/은행나무숲/루터의심정으로/나의신앙고백/젖은낙엽/새둥지형의교회/가을이더아름다운집/들음과울림/만추晩秋는만추滿秋입니다/외정내치/십자가기쁨/종의마음을가진종

겨울
눈뫼골/메시아를기다리는사람들/겨울다음에오는계절/겨울나무의기다림/겨울나목/불을일으키려면/촛불을하나더들어야/나무구유와나무십자가/아기예수의이미지/시간의종말/녹색이끼/산을품으며또한해를/서해에서동녘하늘을담다/한반도의평화를위한기도/새해덕담/길은삶이고사람입니다/대통령大統領이대통령大通領이었으면좋겠습니다/새땅/마음한가운데/믿음으로일하는자유인/외손녀와의하루/세상을아름답게하는사람/겨울나무는뿌리로삽니다/생의명

출판사 서평

작은나무들이커다란숲의공동체를이루는것

정광일목사는1990년대중반,한손에몇그루씩쥐어지는작고가늘고어린은행나무백여그루를심었고2000년초한곳에모여있던나무들을사방으로흩어지게하여울타리를이루도록했다.이제그나무들이제법숲의모양새를갖추면서전부터있던뽕나무와밤나무와도잘어울리고있다.나무가숲을이루어가는과정을20여년곁에서지켜보면서저자는같은종류의나무들은같은대로,다른종류의나무들은다른대로,저마다의개성을드러내고다른개성들을존중하는것이,인간사회에서는쉽지않다는것을발견한다.숲의공동체는여럿이함께공동체를이루면그혜택이다시자신에게로골고루돌아간다는것을보여준다.“서로가서로에게밥이되고또그밥을함께나눌수”있는것이야말로천당의이미지이고,‘한상에둘러앉아이밥을거룩함에담아먹고마시는교회’가이시대에필요하지않겠는가.“욕심으로잉태된웅장하고화려한교회”가아닌‘새둥지’같은공간이일구어져야한다.‘마중물한바가지’가깊이있는지하수를끌어올리듯,서로에게서깊은곳에감추어진보화를캐내주며그기쁨을함께나누는공동체야말로진정한영성공동체가아닐까.

자연에서배우는생태적신앙

예술이여전히그소재를자연에서찾고있듯이,꿀벌이든개미든거미든가릴것없이하나님의창조세계에서우리가배울수있는점은무궁무진하다.봄의새싹이긴여름철을푸른잎으로보내고단풍으로옷을갈아입는것은결국떨어지기위함이고,가을의열매도떨어짐으로한해를마감한다.밤이건도토리건또사과건배건감이건열매가맺혀가지의끄트머리에달리는까닭은쉽게떨어져,또하나의계절순환을준비하기위함이고이것은다음의생명이시작되기위한전제가된다.또,이끼는홀로설수없는기생식물이지만본생명체를함부로훼손시키지않는다.오히려바위나나무나흙과함께살아가며때로이들을보호해준다.비가많이올때는물기를가득품고있다가가뭄때는수분을적절하게유지해준다.코로나바이러스와힘겹게싸워온시간을돌아보면서지금까지살아온삶의가치와방향을깊이성찰할기회를갖는것이중요하다.영성적성찰이우리를‘생태적신앙’으로고백할수있도록이끌어주는한해가되기를영성가정광일은소망한다.겨울의녹색이끼는이런신앙이무엇인지를낮은자리에서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