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로 쓴 자서전 (1921~1968)

김수영, 시로 쓴 자서전 (1921~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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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수영, 자신의 자서전을 시로 썼던 시인
2021년은 만 47년의 물리적 생애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시인 김수영(1921~1968)의 탄생 100주년이었다. 1970년대부터 줄곧 김수영은 한국 문학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과 분석의 대상이 되어온 시인이었지만, 서거 50주년이었던 2018년부터 탄생 100주년인 2021년 사이에 그에 대한 주목과 논의의 열기는 절정에 이른 듯이 보인다.
이 책은 오랫동안 김수영의 시편을 연구해온 시인 겸 문학평론가 김응교 교수(숙명여대)가 정교한 기획과 구성 아래 수년에 걸쳐 퇴고를 거듭해 완성한 ‘김수영론’이다. 200자 원고지 2,600매에 이르는 역작인 이 책 『김수영, 시로 쓴 자서전』은 기존에 출간된 김수영론과 변별되는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김수영의 문학적 생애를 철저히 시편과 텍스트를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저자는 김수영이 남긴 시편이 그의 생애를 설명하는 가장 결정적인 단초라는 전제하에 김수영이 초기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치열하게 쓴 전체 작품 120여 편 중 72편을 선별한 뒤 김수영의 연대기에 그대로 대응시켜 총체로서의 문학적 삶을 설명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책의 서문격인 「이 책을 읽으시려면」에는 이와 같은 저자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제 역할은 최대한 김수영 시인의 의도 곁으로 여러분을 안내하는 겁니다. 다. 한 시인의 시를 해석할 때 저는 그 시인의 시가 그 시인의 시를 소개하도록 애쓰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백석의 시를 백석의 시가 풀고, 윤동주의 시를 윤동주의 시가 풀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수영의 시를 김수영의 시와 산문으로 풀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 다음에 김수영의 삶, 그 다음에 김수영이 살았던 역사적 상황과 비교해야 하겠지요. 외국 이론을 이용하여 시를 푸는 방식은 우선 그 시인의 시로 푼 다음에 한참 뒤에 해야 할 일이지요.”
시인이 남긴 시로 하여금 그 시인을 소개하게 한다는 이와 같은 태도는 이 책에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자세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김수영의 삶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김수영이 살았던 시기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격변과 격동에 휘둘렸던 시기이다. 일제의 식민지 수도인 경성에서 태어나 일본어를 습득하고, 해방을 맞은 것도 잠시, 이데올로기에 따른 분단 이후 동족 간 처절한 전쟁이 발발하고, 이승만 정권에 의한 폭정과 부정선거가 이뤄지고, 민중에 의해 4·19혁명이 발발하고, 이를 짓밟는 5·16쿠데타와 군부독재에 이르는 이 시기에 김수영은 지식인으로서 결코 외면하기 힘든 사회적 비참에 직면했고 그것에 양심에 따라 온몸을 건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증거물이 바로 그가 남긴 시편과 산문들이다. 저자가 파악하기에 김수영은 자신의 자서전을 시와 산문으로 써온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6회 샤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저자

김응교

시인,문학평론가

수락산시냇물가에가만앉아있기를좋아하는저자는시집『부러진나무에귀를대면』,『씨앗/통조림』과세권의윤동주이야기『처럼-시로만나는윤동주』,『나무가있다-윤동주산문의숲에서』,『서른세번의만남-백석과동주』를냈다.
평론집『좋은언어로-신동엽평전』,『그늘-문학과숨은신』,『곁으로-문학의공간』,『시네마에피파니』,『일본적마음』,『韓國現代詩の魅惑』(東京:新幹社,2007)등을냈다.
번역서는다니카와슌타로『이십억광년의고독』,양석일장편소설『어둠의아이들』,『다시오는봄』,오스기사카에『오스기사카에자서전』,일본어로번역한고은시선집『いま、君に詩が來たのか:高銀詩選集』(사가와아키공역,東京:藤原書店,2007)등이있다.
2017년《동아일보》에〈동주의길〉,2018년《서울신문》에〈작가의탄생〉을연재했다.CBSTV〈크리스천NOW〉MC,국민TV〈김응교의일시적순간〉진행을맡았고,MBCTV〈무한도전〉등에서강연했으며,KBS〈TV,책을보다〉자문위원으로있었다.유튜브〈김응교TV〉에영상을가끔올린다.현재숙명여대교수,신동엽학회학회장으로있다.

목차

프롤로그
메멘토모리,1968년6월15일015
1921년11월27일023
일본으로030
만주에서035


1부이제나는바로보마

박인환의마리서사043

25~29세
1945.이제나는바로보마-「공자의생활난」050
1947.나는이책을멀리보고있다-「가까이할수없는서적」064
1947.나는수없이길을걸어왔다-「아메리카·타임지」070


2부스스로도는힘을위하여

임화를왜좋아했을까089

33세
1953.5.나는이것을자유라고부릅니다-「조국으로돌아오신상병포로
동지들에게」101
1953.너도나도스스로도는힘을위하여-「달나라의장난」120
1953.내가자라는긍지의날-「긍지의날」128
1953.우둔한얼굴을하고있어도좋았다-「풍뎅이」134
1953.늬가없어도산단다-「너를잃고」139

34세
1954.1.1.설운마음의한모퉁이-「시골선물」147
1954.9.3.죽음위에죽음위에죽음을거듭하리-「구라중화」154
설움과긍지로함께넘어서는헤겔과의변주곡162
1954.10.5.내가으스러지게설움에-「거미」167
1954.나의눈일랑한층더맑게하여다오-「도취의피안」174
1954.12.17.시간이싫으면서너를타고가야한다-「네이팜탄」185
1954.낡아도좋은것은사랑뿐이냐-「나의가족」190


3부기운을주라,더기운을주라

마포구구수동41-2200

35세
1955.8.17.예언자가나지않는창이난이도서관-「국립도서관」205
1955.너는설운동물이다-「헬리콥터」209
1955.당신의책을당신이여시오-「서책」217
1955.유일한희망은겨울을기다리는것이다-「수난로」222
1955년1월,군산에서만난문사들-이병기신석정김수영고은228

36세
1956.1.벽을사랑하는하루살이여-「하루살이」230
1956.2.내앞에서서주검을막고있는-「병풍」233
1956.5.곧은소리는곧은소리를부른다-「폭포」240
1956.7.흔들리는생활속에찾는구원-「지구의」248
1956.너의무게를알것이다-「자(針尺)」251
1956.나는지금산정에있다-「구름의파수병」254

37세
1957.떨어진눈은살아있다-「눈」260
1957.애타도록마음에서둘지마라-「봄밤」265
1957.기운을주라더기운을주라-「채소밭가에서」269
절대자연,식물시,식물성혁명274

38세
1958.무된밤에는무된사람을-「밤」278
1958.모리배여,나의화신이여-「모리배」281
김수영과니체가만나면290

40세
1960.1.31.사랑을배웠다.부서진너로인해-「사랑」296
1960.붉은파밭의푸른새싹을보아라-「파밭가에서」300
1960.4.3.우리의적은보이지않는다-「하……그림자가없다」304


4부우리의적은보이지않는다

4월이오다312

40세
1960.4.26.민주주의의첫기둥을세우고-「우선그놈의사진을떼어서
밑씻개로하자」313
1960.5.18.혁명을간절히기도하며-「기도」320
1960.5.25.혁명의육법전서는‘혁명’밖에는없으니까-「육법전서와혁명」325
1960.6.15.혁명은왜고독해야하는가-「푸른하늘을」330
1960.7.15.싹없애버려라-「나는아리조나카보이야」337
1960.8.4.다녀오는사람처럼아주가다오-「가다오나가다오」343
1960.9.9.여기에는중용이없다-「중용에대하여」352
1960.10.30.혁명은안되고-「그방을생각하며」361
1960.12.9.어처구니없는역사-「나가타겐지로」367


5부아프지않을때까지

1961년5.16쿠데타부터1965년한일국교정상화체제374

41세
1961.8.5.풍자가아니면해탈이다-「누이야장하고나!.신귀거래7」377
1961.다시몸이아프다-「먼곳에서부터」385
1961.아프지않을때까지-「아픈몸이」391
썩은자들이여,함석헌글을읽으라399

42세
1962.10.25.어디마음대로화를부려보려무나!-「만용에게」409
세계문학과김수영의‘히프레스문학론’415

43세
1963.3.1.돈이울린다,돈이울린다-「피아노」427
1963.6.1.거만한바위에항의하는너-「너……세찬에네르기」433
1963.6.2.집중된동물,여성에게감사한다-「여자」438
1963.7.1.바로봐야할돈-「돈」445
1963.10.이캄캄한범행의현장-「죄와벌」448
1963.10.11.아이들을가르치면서-「우리들의웃음」455

김수영은여성혐오시인인가460

44세
1964.2.3.아무리더러운역사라도좋다-「거대한뿌리」469
1964.시=신앙=삶-「시」480
1964.3.죽은사람을살아나게한다-「거위소리」489
1964.11.22.다리는사랑을배운다-「현대식교량」493
사물이미지,즉물시499

45세
1965.1.14.내얼굴이제임스띵같이-「제임스띵」505
1965.6.2.미역국은인생을거꾸로걷게한다-「미역국」512
1965.8.28.절망은절망하지않는다-「절망」519
1965.11.4.모래야나는얼마큼적으냐-「어느날고궁을나오면서」524
1965.25세의우울한등단작-「묘정의노래」532

46세
1966.1.29.결혼이란,함께피를흘리는것-「이혼취소」542
1966.4.5.시간은나의목숨-「엔카운터지」547
1966.9.15.내몸과내노래는타락했다-「금성라디오」558

47세
1967.2.시인의자리위에또하나-「VOGUE야」564
1967.2.15.사랑에미쳐날뛸날이올거다!-「사랑의변주곡」567
1967년초봄,김수영서재에찾아간후배들-고은백낙청염무웅김현579
1967.7.노란꽃을받으세요-「꽃잎2」585
왜‘노란꽃’일까593
1967.8.15.꽉막히는구료-「미농인찰지」601

48세
1968.3.1.기계의영광,긴것을사랑할줄이야-「원효대사.텔레비전을보면서」606
1968.4.23.기꺼이기꺼이변해가고있다-「의자가많아서걸린다」615
작가에게‘참여’란무엇인가623
1968.5.29.적이면서친구인바람-「풀」638


에필로그
김수영시비詩碑648
김수영과카뮈651
시인의작은별빛655

고맙습니다
세계의그어느사람보다도비참한사람이되리라657

지은이소개662

김수영시·산문찾아보기665

출판사 서평

이책의구성과특장점

이시는전체5부로나뉘어있다.각부는서로독립되어존재하는것이아니라상호텍스트성을가지면서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시인의의식을지배하는심상이나상상력은단선적으로구성되어있지않고유기적이면서도통합적으로구축되어있다는사실에걸맞는구성이라고할수있다.김수영은자신의시를통해자신의삶을가역적으로재구성하고자신의시대를직관적으로성찰한다.근대적지식인으로서현대적징후를통찰하고전통과현대를상호길항하게하는것이김수영문학의특질인데이책의저자는그런점을섬세하게배려하면서각부의내용을기술하고있다.
1부에앞서「프롤로그」가배치되어있는데그중‘메멘토모리’편에서1968년6월15일밤김수영이귀가하다가서울마포구서강의집앞에다다라시내버스에치이고는다음날새벽삶을마치는장면이긴박한소설적구성속에서재현되고있다.여기엔당시를정확하게기억하고있는부인김현경여사의회고가중요한자료로서제시되고있다.이프롤로그는저자가김수영의골호骨壺(화장후유골을담은단지)가안장된도봉산의김수영시묘비를참배하면서그의문학적삶을카뮈의삶과대비시켜상기하는책의결미와자연스럽게수미쌍관을이룬다.
1부는1945년해방부터1950년한국전쟁직전까지를다루고있다.저자는김수영이해방기에집중적으로공부했던모더니즘이그의생애전체에걸친시적방법론으로작동했다고보면서이시기에발표한「공자의생활난」,「가까이할수없는서적」등초기시다섯편을분석의대상으로삼는다.
2부는한국전쟁이발발한1950년부터전쟁직후곤핍한생활을하던1954년까지를다룬다.김수영은이시기2년간이나포로수용소에갇혀있었는데,이시기의작품들은고난의세월로인한서러움의감수성,비참한세계에대한비탄,그리고문학적자의식에서우러나오는긍지등을드러낸다.그러면서자신을스스로거미같은벌레로묘사하는,저자가‘곤충시’라고명명하는계열의시를쓰기도한다.저자는이와같은시편들의소개및분석을통해자신의문학적지향을모색중인김수영의치열했던30대초기를재현한다.
3부에서는김수영이세상을떠날때까지거주했던서울마포구구수동으로이주한1955년부터1960년4·19직전까지를다룬다.18편의시가소개된이시기를저자는김수영의시적특질이만개한시기로본다.저자는김수영이양계와밭농사를시작하면서얻은생활체험에주목하고,「폭포」,「눈」,「봄밤」,「채소밭가에서」같은시처럼자연에서소재를구하여특유의시적성찰을통해미학적형상화를이룬작품들을분석의대상으로삼는다.저자는“자연이품고있는역동성을김수영은자기성찰을위한정신적동력으로끌어쓰고있다.아직직설적인시대비판은없으나자기성찰의날카로운지성이돋보인다.이러한자기성찰로끓고있었기에1960년4월19일에이르러김수영이라는활화산은폭발해버린다”라고쓰면서이시기이후김수영의시적변개와연결시킨다.
4부는4·19혁명과5·16군사반란직전까지를다룬다.이른바‘4월’을대표하고상징하는김수영시의폭발이이시기일어나는데,이짧은시기에김수영은9편의시를봇물터지듯발표한다.이시기의시편에서는민중에의해일어난혁명에격렬하게환호하다가점차감지되는혁명의후퇴와실패를받아들이는김수영의모습이드러난다.저자는이를이렇게분석한다.

예감되는혁명의실패,그실패속에서그는좌절하지않는다.그실패가언젠가혁명의밑거름이되리라고통찰한다.실패와몰락과좌절속에서“노래를잃고가벼움마저잃어도”굴하지않고“이유없이풍성”하고자했던의지가모일때혁명을성취하는것이아닌가.

5부는5·16직후부터사망할때까지약7년의시기를다룬다.저자는,기대했던혁명이실패한것에대한울분과40대에들어선중견이자비주류시인으로서한국시단에서중량감있는목소리를내던시기에김수영이품고있던지적관심과고민의양상이잘드러나는시편들을집중적으로소개한다.특히물신주의가팽배하던이시기,배우,사물,TV와라디오,미디어등을시의소재로선제적으로끌어들인김수영의비범함과,한국사회의속물성에대해김수영이가지고있던뿌리깊은혐오와경멸,모순적감정등이잘드러난시편들을자세히분석한다.
이책이가진또다른특별함은저자의부지런하고꼼꼼한취재및자료조사에따른정보가풍부하게함유되어있는점이라고할수있다.저자는김수영의생애에관한정확한‘사실’을기술하기위해김수영이살았거나거쳐간공간을샅샅이탐문하고,김수영시인의부인김현경여사,여동생김수명여사와수없이인터뷰한다.또한김수영연구권위자들과의지속적인교류와학습,정보교류를통해기존의김수영연구가명확히규명하지못했던사실들을하나하나밝히고있다.이를테면도봉구북한산국립공원안에조성된김수영시묘비의40cm뒤쪽에깊이50cm로골호가묻혀있다는것을유족이작성한설계도와함께공개하는부분,납북된것으로추정되는,김수영의두남동생에관한김수명여사의증언등은그런맥락에서주목할만하다.
카뮈와니체,하이데거같은외국작가나철학자들의사유와김수영의시정신이어떤공통적특질을가지는지를살핀글들도독자에게흥미롭게다가온다.또한김수영과박인환,고은,염무웅,백낙청,김현등과의사이에있었던일화들,이어령과치른문학논쟁,신동엽시인과의인연,김수영이일부여성독자들로부터여성혐오시인으로비판받는부분등에대한엄정하면서도객관적평가가개별시작품에대한치밀한탐구와긴밀하게연동되면서독자를김수영의세계로안내하는이책의가치를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