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하 그의 삶과 문학

이양하 그의 삶과 문학

$21.35
Description
「신록예찬」의 이양하, 그의 고독한 삶과 문학의 총체
김욱동 서강대 명예교수가 집필한 이양하 평전 『이양하 그의 삶과 문학』이 도서출판 삼인에서 출간되었다. 이양하는 「신록예찬」이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수필가이다. 그런데 한 인물을 평가할 때 너무나 뚜렷한 일면 때문에 그에 버금가는 다른 면모들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양하가 그 좋은 예이다. 평소 이양하의 문학적 성과를 높이 평가해 왔던 저자는 이양하가 김진섭, 피천득과 더불어 한국 수필 문학의 세 봉우리 중 하나라는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이양하를 수필가의 울타리에 가두어 두는 것은 그의 문학적 성과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양하의 본모습을 균형 있게 바라보려면 이 수필가라는 꼬리표를 떼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양하는 정지용 못지않은 시적 상상력을 펼친 시인이었고, 한국 수필 문학의 금자탑을 쌓은 기념비적인 수필가였으며, 장르를 넘나드는 번역으로 한국 번역 문학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번역가이자, 세계정신을 호흡하는 지름길로서 영어 교육의 절실함을 깨달았던 영문학자였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우선 고향을 잃고 나그네처럼 떠돌며 평생을 고독하게 살았던 이양하의 삶의 궤적, 그의 인품, 이를 뒷받침하는 동료들과 제자들의 증언, 윤동주·박용철·정지용 등 한국 문단의 주요 인사들과 맺은 인연, I. A. 리처즈, 이치카와 산키, 새뮤얼 마틴 등 해외 문사들과의 만남 등을 제시하여 그의 생애 전반을 조명한 뒤, 시인·수필가·번역가·영문학자로서 이양하가 이룩한 업적을 차례차례 분석하여 그동안 몇 조각이 비어 있었던 이양하 퍼즐을 완성한다.
저자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영문과및동대학원을졸업한뒤미국미시시피대학교에서영문학문학석사학위를,뉴욕주립대학교에서영문학문학박사를받았다.포스트모더니즘을비롯한서구이론을국내학계와문단에소개하는한편,이러한방법론을바탕으로한국문학과문화현상을새롭게해석하여주목을받았다.하버드대학교,듀크대학교,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등에서교환교수를역임했다.현재서강대학교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모더니즘과포스트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문학생태학을위하여』,『은유와환유』,『수사학이란무엇인가』,『번역의미로』,『소설가서재필』,『눈솔정인섭평전』,『오역의문화』,『번역과한국의근대』,『외국문학연구회와「해외문학」』,『세계문학이란무엇인가』,『시인은숲을지킨다』,『문학을위한변명』,『지구촌시대의문학』,『적색에서녹색으로』,『부조리의포도주와무관심의빵』,『문학이미래다』가있으며,옮긴책으로헤밍웨이의『노인과바다』,『무기여잘있어라』,『태양은다시떠오른다』,『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외에『위대한개츠비』,『왕자와거지』,『톰소여의모험』,『허클베리핀의모험』,『동물농장』,『앵무새죽이기』,『이선프롬』,『새장에갇힌새가왜노래하는지나는아네』등이있다.2011년한국출판학술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5

제1장고독과우울과명상의삶
어머니의죽음과젖어머니16/강서에서평양으로25/평양에서도쿄와교토로32/
연희전문학교시절41/경성제국대학과서울대학교시절73/미국체류시절80/
동숭동과우이동98/침묵의몸짓105

제2장시인이양하
시인은태어나는가124/정지용과이양하129/고향상실과실낙원133/
자연과죽음139/연정과인정146/한반도의분단과이양하의정치의식154/
소리와의미162/이양하시의상호텍스트성182

제3장수필가이양하
늦깎이수필가200/신변잡기적개인수필210/자연예찬수필217/
기행수필221/자기반영적수필226/계몽적사회수필229/
이양하수필의문체235

제4장번역가이양하
이양하의번역관251/토착어의구사255/자국화번역262/
시의어조와번역271/에세이번역283/리처즈의『시와과학』번역291
한국시의영문번역294

제5장영문학자이양하
졸업논문305/리처즈의『시와과학』315/월터새비지랜더평전326/
한국비교문학의초석334/영문학과문학평론353/영어사전과교과서편찬359

참고문헌366

찾아보기372

출판사 서평

자연과예술을사랑하며생명의불길에몸을녹이다

“나누구와도다투지않았네./다툴만한사람이없었기에.
자연을사랑했고/자연다음으로는예술을사랑했네.
생명의불길에두손을녹였거늘/이제그불길꺼지니떠나갈차비를하네.”

이시는저자김욱동이직접번역한월터새비지랜더의시이다.랜더는19세기의영국시인이자산문작가이다.저자는이시를이책의제사로사용하였다.저자가랜더의시를제사로사용한데에는랜더의시에서이양하의삶을읽었기때문일것이다.이양하는1937년3월일본겐큐사에서간행하던‘영미문학평전총서’의38권으로랜더의평전을집필하였다.그만큼이양하는랜더에대한관심이많았다.
저자는랜더의시를두고“이작품은어떤의미에서이양하자신에게도어느정도해당한다.이양하는랜더처럼평생좀처럼누구와도다투지않았을뿐아니라자연을사랑하고예술을사랑하면서‘생명의불길’에몸을녹이며살았기때문이다.랜더처럼아흔살가까이장수를누리지는못했을망정그는이영국문인처럼고독을음미하고산책과저술에몰두하였다.그러고보니이양하가왜그토록애정을품고랜더의삶과문학을조명했는지그까닭을알만하다.”라고하였다.

이양하는일제강점기였던1904년8월24일평안남도강서에서태어났다.이양하는그곳에서동네앞개울로헤엄을치러다니는가하면친구들과뒷산으로꽃을꺾고새를잡으러다니는등고향의자연을만끽하며어린시절을보냈다.그런그에게평생을고독과우수속에서살게하는두가지사건이일어난다.하나는어머니의죽음이고또하나는고향상실이다.이양하는대여섯살때어머니를여의는데그때어머니의상여를따라가며어머니의시신냄새를맡는다.그냄새는그를평생따라다니는형이상학적슬픔이된다.그리고한반도의분단으로고향마저잃게된다.저자는이양하의고향상실이문명의손길이닿지않은평화로운낙원의상실이자일본제국주의에의한조국의상실을상징한다고분석한다.개인적차원과역사적차원에서이양하는타향과타국을떠돌며고독하게살수밖에없었다.“자유와낭만을즐기면서도평생고독을물마시듯이”했다는장덕순의증언과그외주변인물들의증언이이를뒷받침한다.그러나그는여기에굴하지않고오히려그것을원동력으로삼아한국의문학계와영문학계에큰족적을남겼다.

이양하가남긴업적

저자는피천득의말을빌려시인이양하가이양하자신이그토록칭송했던정지용에못지않은,어떤면에서는정지용보다더뛰어난모습을보이기도했다고말한다.또한한국어에서죽은것과다름없던아름다운토박이말이나평안남도지방사투리를찾아내어그것에호흡을불어넣어새롭게살려낸것을높이평가한다.그리고이양하의작품에서흔히볼수있는“고차원적표현미는우리말과우리시의산기념비”라고한연희전문학교시절의제자유영의말을인용한다.
수필가로서이양하는탐미주의적감성을유감없이발휘하는신변잡기적개인수필에서부터사회나국가의현안을다루며개선을촉구하는계몽적사회수필에이르기까지온갖형식으로삶의여러문제를두루다뤄한국문학사에서수필의금자탑을쌓았다.
번역가이양하는문학연구에과학적방법을도입한I.A.리처즈의『과학과시』,엘리엇·워즈워스·예이츠등의시와베이컨의수필등을번역하였다.뿐만아니라이광수와주요한의시를영어로번역하여영국잡지에소개하기도하는등인바운드번역과아웃바운드번역을모두수행하였다.그의번역은특히시에서빛을발하는데토착어를사용한자국화번역,시의어조를한껏살린번역이이양하번역의특징이라고저자는평한다.
영문학자이양하는일본유학시절부터두각을나타내어리처즈의『시와과학』,월터새비지랜더평전을각각번역·집필하였다.그리고한국의대표적고전소설『춘향전』을서양의루크레티아설화와비교하여비교문학의초석을놓았고,영어사전과영어교과서편찬으로우리나라의영어교육에크게이바지하였다.

나무가되고자했던고독의철인

이양하가한국문학과영문학계에큰기여를할수있기까지는어머니를대신해그를정신적·육체적으로양육한젖어머니와그의가족들의헌신그리고그의재능을알아본국내외여러사람의도움이있었다.그가동료들과제자들을아끼고어린아이들을사랑한데에는그의그런경험이뒷받침되어있을것이다.
무엇보다이양하는성실한삶을살았다.피천득의회고에의하면이양하가끔찍이가지고싶어한것이두가지있었다.하나는젊음이고다른하나는좋은글이다.이양하는노년으로접어들면서젊음을무척아쉬워했다고하는데,이양하가자연을사랑했던데에는어린시절고향강서의추억과주기적으로젊음을회복하는자연의생명력때문이었을지도모른다.그가얼마나좋은글을열망했는지는그가1963년2월5일눈을감기직전까지두번째수필집『나무』의마지막교정쇄를봤다는부인장영숙의증언을통해서도잘알수있다.
이양하는그가집필한평전『랜더』의주인공월터새비지랜더가쓴시처럼생명의불길이사라질때까지자연과예술을사랑하며성실한삶을살았다.저자는그의죽음을두고다음과같이말한다.
“이양하는죽으면바위가아니라차라리‘홀로서있는나무’가되고싶다고말하였다.(중략)이양하는나무에서‘훌륭한견인주의자’,‘고독의철인’,그리고‘안분지족의현인’의모습을찾아냈다.이양하는그가바라던소망이이루어져어쩌면지금한그루나무가되어우리주위에서있을지도모른다.그리고지금우리는그나무에서이양하가한국영문학계와문학계에뿌린씨앗이풍성한열매를맺게될날을기대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