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신비

일상과 신비

$16.47
Description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신비가 손짓할 때
당신은 가던 길을 멈출 수 있는가?
『일상과 신비』는 미국 워싱턴 DC 소재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며 다양한 가톨릭 매체에서 글쓰기로 널리 공감을 얻고 있는 신학자 조민아의 산문집이다. ‘삶으로 신학하기’, ‘신비와 함께 살기’, ‘고통과 신비’라는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된 『일상과 신비』는 삶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러나 구체적 언어나 이미지로 포착하기 어려운 경이롭고 고요한 ‘환희의 순간’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소크라테스가 “미칠 듯한 갈망”, “신이 부여한 광기”로 표현하고 플라톤이 “신비체험”으로 일컬은 이것은, 꿈이나 설화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격렬한 생기, 뜨거운 흔들림 끝에 하느님이 계심을 고백하고 그것을 언어로 담아내려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신학’이다. 그러나, “우리는 신비가 손짓할 때 잠시 멈추고 눈을 맞출 만큼 여린 가슴 안고 살아가는가? 오늘날 우리의 신학은 이 뜨거운 흔들림을 전달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자 고백이라 할 『일상과 신비』는 우리가 실제로 몸담은 현재, 그리고 우리가 밟고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세심한 통찰을 바탕으로 신학적 상상력을 확장·심화한 눈부신 결과물이다.
저자

조민아

조민아는미국워싱턴DC소재의조지타운대학교에서구성신학과영성신학을가르치는신학자이다.2000년에미국으로건너가조지아주애틀랜타의에모리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은후,이민자이자외국인교육노동자로서대학과단체등여러공동체에서배움을나누는삶을살고있다.교회와세상,가톨릭과개신교,미국과한국,문학과신학,학교와광장,스트레이트와퀴어등서로다른삶이겹치는경계들에머물며,그속에서떠오르는갈등,긴장,도발,타협,창조의언어와이미지들을신학적상상력으로길어오르는글을쓰고경계를교차로로바꾸는일을한다.혼자혹은더불어걷는이른아침과늦은오후의골목길들을좋아하고,우연혹은필연으로다가오는크고작은생명들과의만남속에서스스로와세상을기쁘고아프게배운다,여전히.

목차

여는글순간의기억,그나눔

삶으로신학하기

왜신학을공부하는가?
무엇을위해신학을공부하는가?
신앙과의심
신학,낯설게보기,거슬러살기
가톨릭전통과페미니즘
비둘기나까마귀나,희거나검거나
‘선량한’인종차별주의자들
Jesus,Guns,Babies?
그들의삶과죽음
사랑이부족해서가아니다
하느님나라와‘공정사회’
사각지대와국외자들
입에서나오는것:정치적올바름에관하여
성소수자신자들이교회의‘문제’일까?-2014년시노드제3차임시총회가남긴숙제
인권이보호받지못하는세상에서동물의권리란?
입술이더러운백성

신비와함께살기

유년의신비주의
대림절과감옥의나날
임하소서,임마누엘
세가지유혹
사막에서배운겸손
두가지불안,두가지믿음
그사내가본십자가
인간이라는모순적존재를위한기도
내가짓지않았으나짊어진죄
‘가난의영성’이란무엇일까
하느님은자판기가아니다
복음,소외된이들을위한말과밥
성령강림대축일을앞두고
하느님의침묵
사연을묻지않는하느님의숨-홀리루드에서환대의집까지

고통과신비

그분은아직진도앞바다에-2014년4월23일,세월호참사후일주일뒤
성호의성당과고통의성사聖事-세월호희생자들을기억하며
다시4월16일,부활하는예수-세월호일주기에쓰다
일곱번째봄,그대들에게-세월호7주기를맞으며
성탄‘다음’날들,연약한목숨의일상
빈무덤안에서보내는사순시기
기이한부활선포,“붙잡지말라”
그분께서는커지셔야하고나는작아져야한다
빛의열매
피난간소떼
‘사회적생명’에대한감수성
희망으로가는길-2014년겨울의여행
고스트댄스
내행동이곧나다
마지막때와다가올미래

출판사 서평

효율과생산을강조하는질서에서뛰쳐나오다
흩어진순간에의미를돌려주다

『일상과신비』에는복음서의풍부한일화와어려운구절·용어들에대한자세하고친절한해석뿐만아니라,미국에서신학을가르치면서겪은학교와학생들과각종공동체이야기,미국의인종차별과총기난사등에대한기독교의양극화문제,멀리떨어져사는이민자로서느끼는한국과한국기독교의풍경이담겨있다.예수와성자들의이야기,겸손·사랑등의기본덕목,죄의신비,가난의영성에대한고찰과,여성사제·성소수자·자살등민감한주제에있어가톨릭교회의논의,최근인종차별반대시위를촉발한조지플로이드사망사건,아동학대에대해경종을울린정인양사건,여전히아픔으로남은세월호사건,팬데믹과기후위기,동물권문제등다양한현실사안이나란히‘일상의신비’에대한이해로우리를이끌어간다.“차별금지법제정을위해,비정규직노동자들의권리회복을위해,병든지구를살리기위해자신의몸을던지는이땅의예언자들,집앞을떠도는길고양이한마리불쌍히여겨밥한그릇놓아주는보살핌과치유의손길들,노래와글과그림혹은춤에기꺼이삶을바치는예술인들,그리고부끄럽고애틋한마음그대에게어찌전할까밤을새우는연인들”,이들은빠르고편하고효율적이고생산적인것들을강요하는세상의질서를거슬러느리고불편하고어쩌면쓸모없어보이는것들에게마음을내어주는행위들이다.이렇듯‘나’를던지는이몸짓들로우리는신비를경험할수있다.“신비는일상속에있다.아니일상자체가신비다.”『일상과신비』는잃어버린환희를만나고흩어진순간에의미를돌려주는독서여정을선사하면서,우리가어떻게살아야할것인가를궁극적으로돌아보게한다.

인공지능시대에신학을한다는것은무엇인가?

인공지능이인간을대체하는세상에서신학을공부한다는것은무슨의미일까?저자는인공지능이인간과결정적으로다른점중하나가,자신의한계를자각하지못하고그한계에머물러성찰하지못하는점으로본다.신학은인공지능이결코내려올수없는바로그지점,자신의한계를받아들이고성찰하는데서시작한다.말하자면신학은인간의이성과지적능력을통해우수한지식을개발하여하느님의존재를입증하거나하느님의인식을통찰하고자하는학문이아니다.오히려하느님앞에인간이지닌한계를수긍하고,그한계를드러내는역사의지평에서서,지평너머의초월로부터다가오는신비를우리삶의자리로받아들이고이해하려는학문이다.

하느님이인간에게보여주신가장명확하고결정적인신비는예수그리스도를통해드러났다.그리고예수그리스도의삶과죽음과부활은그리스도교신학의중심이다.한데예수가인간에게온자리또한인공지능이추론해낼수있는모든최고값의반대편에위치해있다.예수는변두리마을축사에지친여정을푼가난한난민노동자부부에게,고개조차제대로가누지못하는약하디약한아기의모습으로세상에왔다.예수의탄생을가장처음접한이들은오늘날로치면하청업체의비정규직노동자들인목자들이었다.예수는평생‘갑’이되어본적이없다.그는방랑자요노숙자였으며짧은평생을오로지‘을’들과함께살았다.그리고그는꿈꿨던하느님나라를차마이루지못한채서른세살청년의나이로죽었다.그런데이비참한실패를통해부활이란기적이일어나고,그가꿈꾸었던세상이우리에게열렸다.그가바랐던세상은어떤세상인가?(15-16쪽)

저자가대학에서,종교뿐아니라문화적으로도각양각색인십대후반,이십대초반의미국인대학생들과수업의출발점으로삼고있는잠정적인신학의정의는‘각자가속해있는삶의지평너머를상상하는학문’이다.신학이라는학문을통해우리가몸담고있는세상을낯설게바라보고,이세상을운영하는논리와질서가우리앞에놓인유일한선택인가의심해보는것이다.그런의미에서신학은시쓰기와닮았다.시가일상의언어를낯설게만들어낯선현실을열어가는것과마찬가지로신비,즉세상의언어로표현되지않는낯선현실을언어로담아내는것이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