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와 만난 사람들

이현주와 만난 사람들

$16.88
Description
틀 밖의 사람 ‘이현주’
우리나라에서 개신교, 가톨릭, 불교 언저리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서성였거나, 마음공부 또는 ‘영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저자’ 또는 ‘역자’라는 이름으로 그를 만나본 적 있을 것이다. 그는 감리교 목사이자, 한국 어린이문학사에 적잖은 자취를 남긴 동화작가이며, 시인인 동시에 에세이 작가이고, 백수십 여권에 달하는 번역서를 낸 번역가이기도 하다. 성서의 가르침을 종교적 틀 밖으로 확장해 보편적 삶의 원리로 해석해온 성서학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수십 년간 단소를 불어온 연주자인 동시에 솜씨 있는 서예가이자 화가, 소목小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시대의 현자賢者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의 팔순을 맞이하여 가깝게 또는 멀리서, 말과 글로 그를 만나온 사람들이 그에 관해 짧은 글 한 편씩을 써서 엮은 것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지내온 가족, 친구, 제자들을 비롯해 여러 해에 걸쳐 그를 인터뷰해온 기자와 그의 글을 깊이 읽어온 평론가, 책을 통해 그의 사상을 면밀히 들여다본 신학자의 글까지 다양한 관점이 담겼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입을 모아 말한다. 이현주는 틀에 갇히지 않는, 틀에서 벗어난, 혹은 틀을 넘어선 사람이라고.
이 책의 대표저자이자 신학자 이정배는 머리말에서 ‘이현주라는 걸출한 인물을 한국 교회와 사회가 제대로 품었다면 세상이 좀더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종교전문기자 조현 또한 이렇게 썼다.

“좌건 우건 선을 넘으면 안되는 나라에서, 그는 선을 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태연자약 선線을 베고 태평가를 부르며 살았으니, 그가 목청 높은 투사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 삶이 바로 변방의 북소리요, 혁명이라 아니할 수 없다.”(p.98)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단에서 아웃사이더를 자처해왔으나, 이현주의 여정은 그 누구보다도 기독교적이었다. 그는 동서양과 유불선儒佛仙을 막론해 모든 것에 임재하는 하느님을 느꼈으며, 오직 그 한 가지를 전달하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은 삶의 어느 길목에서 그와 공명했고, 그래서 그를 ‘스친’ 데 머무르지 않고 그와 ‘만난’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조곤조곤 들려준다.
저자

이정배와스물일곱사람

(가나다순)
강정규〔작가〕|고희범〔제주4ㆍ3평화재단이사장〕|김민해〔사랑어린마을배움터촌장〕|김수진〔작가〕|김용우〔(사)한알마을대표〕|김유철〔시인〕|김정곤〔부산풀꽃유치원이사장〕|김희선〔양산화제초등학교교사〕|노종숙〔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원장〕|도법〔실상사주지〕|박두규〔시인〕|박철〔부산샘터교회원로목사〕|양재성〔목사〕|오수성〔전남대심리학과명예교수〕|이병철〔시인〕|이재복〔아동문학평론가〕|이재심〔사랑어린마을배움터어머니교사〕|이재정〔전성공회대학교총장〕|이정배〔현장아카데미원장〕|이정희〔이현주목사의누이〕|이종철〔수원갈릴리교회담임목사〕|임락경〔정읍사랑방교회목사〕|임옥경〔사랑어린마을배움터학부모〕|장용기〔경기광주지금여기교회목사〕|조현〔전《한겨레신문》종교전문기자〕|주승동〔홍성성호교회담임목사〕|최은숙〔공주우성중학교국어교사〕|황현수〔신안대기리교회담임목사〕

이현주李賢周목사소개
1944년 충주에서태어나독실한감리교신자인어머니의영향을받았다. 감리교신학대학에서는 변선환 교수에게배웠고,죽변교회등에서목회했다.《조선일보》신춘문예당선후동화작가 이원수의추천으로문단에나왔다.이후작가및번역가로활동하며대학과교회등에서강연해왔다.1977년 문익환 목사와함께 개신교대표로『공동번역성서』번역에참여해윤문을맡았다.스승무위당无爲堂 장일순에게‘관옥목인觀玉牧人’이라는호號를받고,줄여서관옥觀玉이라쓰고있다.
현재《기독교사상》에 성서 묵상을연재중이며,다양한종교·문화적가르침을소개하는월간지《풍경소리》를발행해원하는사람들에게대가없이나누고있다.
올해팔순을맞은그는여전히동서양과유불선儒佛仙등지역과종교를아울러어디에나깃든하느님을발견해내고,그통찰을말과글로나누고있다.산책과번역이주요일과이며,틈틈이어린아이와청소년,어른들의마음공부를안내하기도한다.근래청력이부쩍떨어진뒤로는바깥의소리가아닌내면의소리에더욱귀를기울이는중이다.

목차

머리말∥청년시절에:강정규〈당신을만나지못했으면지금의나는없습니다〉,고희범〈본질과핵심을놓지않는구도자의삶〉,노종숙〈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와이현주〉,주승동〈청년목회자이현주와죽변교회〉∥가까이에서:이정희〈사랑하는오빠에게〉,이병철〈물같은관옥사형師兄〉,이종철〈이토록뜨거운만남〉,임락경〈두루어진사람〉∥담장을넘어서:조현〈영성가이현주를만나다〉,도법스님〈한뿌리한집안한식구〉,이재정〈현자賢者가된현주賢周〉,오수성〈자기초월적인오후인생〉∥글을통해:이재복〈유머를배웠습니다〉,최은숙〈난괜찮은세상을선택했다〉,박두규〈꿈을접으며〉,김민해〈천상의노래〉,김용우〈함께길걷자는초대〉,이정배〈이현주목사의신앙과신학〉,김정곤〈말을버리고뜻을얻어라〉∥지혜의샘으로:김수진〈달을좇다달이되는〉,김유철〈땅에글쓰는사람을만나다〉,김희선〈따스하고넉넉한품에기대어〉,이재심〈산문을선집하며〉,임옥경〈임아무개의마음공부〉,박철〈길찾는사람에게영감이되어주다〉,양재성〈한송이이름없는들꽃같은삶〉,장용기〈예수와만난사람들을만난사람〉,황현수〈이현주의이야기와기도〉

출판사 서평

‘아무개’에서‘모두’에게로
스승장일순에게서받은‘관옥觀玉’이라는호號와절친북산北山최완택목사로부터받은‘이오二吾’라는호號,‘이아무개’라는필명중사람들이가장사랑하는그의이름은‘이아무개’다.‘아무개’는하느님앞에서한없이자신을비우고낮아진이름인동시에자신이더큰무언가의일부라는사실을받아들이는이름이며,또그렇게살면무언가와싸우는일이불가능하다는것을깨달은이름이기도하다.그는누누이무엇과도싸우지않겠다고선언했으며,거기에는‘자기자신’도포함되어있다.빛이어둠과싸우지않듯이그는매순간아무것도아니면서모든것인자신으로존재하려해왔고,이는그를만난사람들에게‘자각’이라는고요한파문을일으킨다.초등교사인필자김희선은이렇게썼다.

“선생님이밝힌빛에의지해더듬더듬따라오며깨달은건,그불빛은세상저먼곳에서만빛나는게아니라는사실이다.바로내안에서도,내가만나는아이와부모님들안에서도,이지구별곳곳많은이들의영혼속에서도별처럼빛나고있다.우리모두안에존재하는그내면의빛을선생님은‘한님’이라고하시는것같다.”(p.244)

억지나완력으로어둠을물리치거나꿇리지않으며그저가닿는빛처럼,이현주의말과글은흐르듯이자연스럽고가볍게,그러나깊이있게필자들의중심에가닿았다.‘아무개’는그렇게‘모두’에게자신의깨달음을나누어주며우리또한‘아무개’가될수있다고,그래서그빛과하나일수있다고오랫동안나지막이이야기해왔다.
이책에선이현주와문학청년시절을함께보낸글벗에서부터,그가목회하던교회에서성장해지금은초로의목사가된청년,가족만이알수있는깊고내밀한이야기를간직한누이,그와함께노자老子를공부해온제자들,그가실험하던‘건물도교인도없는교회’의참석자들,책과강연을통해그를알게된사람들,현재그와함께마음공부를하고있는사람들에이르기까지,다채로운삶의여정에서이현주목사(또는선생,또는작가)를만난사람들이그와공명한이야기를간결하고진솔하게풀어내고있다.


이책의구성과내용
이책은대략전반부에이현주와오랜인연을이어온사람들의회고담과,후반부에는그의저서를읽은필자들의생각과느낌을기록한글로구성되어있다.이십대에문학동인으로함께활동한작가강정규의글에서는인간에대한사랑과열정이뜨겁던문학청년이현주를,제주4.3평화재단이사장고희범과목사주승동,개신교수도회인디아코니아자매회노종숙의글에서는새로운교회를향한청년목회자이현주의실험과도전을엿볼수있다.
무위당장일순을스승으로함께모셨던시인이병철,민들레교회최완택목사와의우정을지근거리에서목격한목사이종철,‘종교’라는완고한담장너머로자유롭게교류했던성공회신부이재정과실상사도법스님의글을통해선이현주의사상과신앙이성장하고확장되어온궤적을유추해볼수있다.이현주의동화를통해유머를이해했다는아동문학평론가이재복,오랜시간그와함께노자를공부해온작가최은숙과한알마을대표김용우,시를벗삼아그와술잔을나누고싶다는시인박두규의글은‘구도求道’라는이현주의지향이얼마나다채롭게변주될수있는지도보여준다.신학자이정배와교육자김정곤의글에서는이현주신학의깊이와너비를새삼확인할수있다.
그밖에도길게는수십년,짧게는수년간이현주를스승또는동지로여겨온필자들이그의저서를섬세하게탐독하며써내려간글들은종교나배경을넘어참된삶이무엇인지고민하는이들에게작은실마리가되어줄문장들로그득하다.이책이인간이현주의전모를온전히드러낼수는없겠지만,그와만난스물여덟사람의이야기를한데모으면어렴풋이나마그가누구며그의팔십년인생이우리에게어떤의미를지녔는지조금은더또렷하게이해하리라생각한다.뒤따를스승이없다고모두한탄하는시대,바로여기한결같이낮은목소리로말해온이가있다.오래전그와함께‘공존교회’라는실험에참가했던고희범은고故변선환교수의말을인용해이렇게썼다.

“변선환교수는서울정동교회에서마지막설교중에‘나는죽지만,내제자들은노다지’라고말했다고한다.변교수의자신감그대로이현주목사는한국교회는물론우리사회의빛나는보석이다.”(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