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은 왔으나 (인혁당재건위 사건 사형수 8인의 약전)

다시, 봄은 왔으나 (인혁당재건위 사건 사형수 8인의 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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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유신 쿠데타와 독재가 남긴 깊은 상처, ‘인혁당재건위 사건’
어두운 과거가 여전히 반복되는 오늘, 우리는 그날 8인의 사형수를 기억해야 한다.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는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및 헌법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하며 1인 독재 집권을 영구화하기 위한 유신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러자 학생, 종교인을 필두로 반유신 민주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며 유신권력에 대항했는데, 박정희는 유신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했다. ‘인혁당재건위 사건’은 1974년 박정희 정권이 유신독재에 대한 학생과 국민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다. 잔혹한 구타와 고문을 통해 ‘인민혁명당’이라는 명칭에서부터 모든 내용이 거짓으로 만들어진 심문조서로 재판이 진행돼 1975년 4월 8일 8명에게 사형이, 7명에게 무기징역 등 총 25명에게 중형이 선고됐고, 형이 선고된 지 채 24시간이 안 된 4월 9일 새벽 4시 55분부터 8명의 사형이 차례로 집행됐다. 박정희 독재의 대표적 ‘사법살인’이었다. 이들에게 무죄임을 확정시켜준 명예회복은 2007년 1월 23일에야 이뤄졌다. 2025년 그 ‘사법살인’ 50년이 되는 해다.

이 책은 4·9통일평화재단의 이창훈 사료실장이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산화한 8인 열사의 삶을 재판기록, 유가족과 관련자들의 증언, 신문 기사를 비롯한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하여 약전(略傳)으로 구성한 것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4·9통일평화재단에서 진행한 인혁당 관련자 45명을 대상으로 한 400여 시간의 구술사업과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8인 열사들의 유가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열사들의 성장기와 개별적 생각들을 모으면서 사라져가는 열사들의 자료를 소중히 챙겨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
저자

이창훈

이창훈은강원도평창에서태어나충북제천에서성장하여경희대학교를졸업한후,경희총민주동문회에몸담으면서민족민주운동에참여해왔다.
2011년부터는4·9통일평화재단사료실장으로일하면서박중기선생,시노트신부,권양섭선생,박정기선생,권재혁선생등이땅의민주화와통일운동에족적을남긴인물들의전기자료집백서등을펴내는일에참여하였으며,2015년에는『박정희장군,나를꼭죽여야겠소』(김학민ㆍ이창훈공저),2020년에는『김말룡평전』를펴냈다.

목차

책이나오기까지

추천사_1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소장
추천사_2김형태천주교인권위원회이사장

머리말_사법사상암흑의날

서도원
창녕대합면/진주고보/대구매일신문/낙동강전투/청구대학/유한종·도예종과의만남/민민청경북맹부위원장/통일을하자/영어의몸이되어/불령선인/핵고아재/계속되는사회운동/경락연구회/후퇴냐전진이냐/마지막인사말

도예종
교육자로성장하다/대구대학/영주교육감/사월혁명의시작,대구/경북시국대책위원회/경북민통련/2대악법반대투쟁/남북학생회담/5·16쿠데타/1차인혁당사건/이상배/이수병/김배영사건/영남일보지사장/적화통일

송상진
야로송씨/대구사범학교/김진생/도예종/민민청경북맹부사무국장/괴상한법/양봉업/용호늪/민주수호경북협의회/8·15등산회/국민의평등과자유를위해/전재권·이태환과의인연/시신탈취/삯바느질

우홍선
언양삼총사/신불산/육군종합학교31기/강순희/통일청년회/7·29선거/통민청중앙위원장/소멸시효/변절/민족통일촉진회/경북·서울지도부의실체/와허증/정보부6국에서강제연행48시간/광고

하재완
동요‘산토끼’/전두환/집안사람들/군복무시절/이영교/사월혁명/양조장/가정교사/사료파동/전태일1주기추모사/대학노트한권/『아항,그래요!』/남은이들

이수병
조선지물/끊이지않는전쟁/부산사범학교/이종률교수/신흥대학/사월혁명/민족통일연구회/한미경제협정반대운동/500대1의민족일보공채시험/통일의광장/서울교도소/옥중단식투쟁/호소문/감형/월야사매/출옥/이정숙/다시영어의몸이되다/46년만의졸업장

김용원
교토에서태어나/고향에정착하기/부산으로유학/부산고등학교/김춘복·김금수와의인연/대입검정고시/첫번째구속/장학금/휴학과입대/혁명과쿠데타/암중모색/결
혼과취업/1964년6·3항쟁과동양중고/두번째구속/가난했지만달콤했던신혼생활/다시만나는암장회원들/새로운인연들/삼락일어학원/유신쿠데타/박석무/여정남의상경/고문으로작성된진술서/쥐약

여정남
대처승의아들/2·28민주운동과사월혁명/교원노조지지투쟁/경북고민통련/5·16쿠데타와대학가/맥령(보릿고개)/1964년한일회담반대투쟁/1965년한일협정비준반대투쟁/전역과복학/안재구와이재문/정진회의학원민주화투쟁/구속과제적그리고수배/계엄령위반으로다시구속/작은승리/서울로간다/현승효와심오석

맺음말_국가는아무일도하지않았다.

참고문헌

8인연표

출판사 서평

어두웠던과거의기록이미래의‘불의한권력’을막아주기를!

저자는이책의집필이유중하나로“독재권력에의해무고한생명이목숨을잃는과거로돌아갈수없다는점을명확히하고싶었다”라고말한다.저자는“지난해12월에일어난불법계엄쿠데타시도는‘이제는사라졌다고본불의의역사’가44년만에재현된것”이라며“그내란이성공하지못한데에는,불의에대한사회적기억이그나마존재했기때문”이라고했다.저자는이책이미래어느시점에서일어날지도모르는‘불의’를막아내는역사기록으로남기를바란다고했다.



8인의열사들,그들은어떤사람이었을까?

8인의열사,그들이살아온1930년대부터1970년대는우리민족이일제강점과분단,독재와같은여러모순에허덕이던시대였다.1923~1944년에태어난열사들은대부분해방전일제를경험했다.해방이후에도친일파가득세하는세상을보면서뭔가잘못됐다는느낌을공통분모로가지고있었다.그들은해방정국과한국전쟁을겪으면서민족통일과식민지유산청산을위해,학교교사로언론사기자로학생으로각자서있는자리에서열심히노력했다.그리고사월혁명을통해독재와불의를일소하는새로운세상을꿈꿨던젊은그들은박정희라는새로운독재권력의폭압에도굴하지않고스스로의자리에서최선을다하며살아갔다.박정희정권은그들을‘간첩’으로몰아갔지만,열사들마음속에는진정한민주주의의꿈이있었다.저자는이책을“친일파와독재자에따르지않고그들의세상에저항했던이들에대한기록”이라고정리한다.


시대와교류하며시대를넘어서려했던열사들의기록!

저자는“이약전은‘혁신계인명사전’이라고할정도로혁신계인물들이많이등장합니다.이책을통해열사들의활발한활동은물론이고,그당시혁신계활동의큰그림도볼수있을것입니다.”라고이책을소개한다.그의말처럼이책에는1950~1970년대에활동하던혁신계인물500여명이등장한다.모두열사들과직간접적으로인연을맺은인물이다.그만큼열사들은활발하게‘시대’와교류하면서‘시대를넘어서려’했다.여러인물들과교류하던열사들의이야기는1950~1970년대를시대배경으로쓰여진한권의소설을읽는것처럼흥미진진하다.
추천사를쓴민족문제연구소임헌영소장은이책을다음과같이설명한다.
“이책은인혁당8인열사의가장정확한전기를씨줄로삼고날줄로는현대한국진보운동가들의형성계보를엮어주고있기에마치『삼국지』나『수호전』처럼흥미진진하면서도님웨일즈의『아리랑』이나김사량의『노마만리』의파란만장한서사구조를느끼게도해준다.그런가하면8인열사와함께했던빛나는변혁투쟁사의성좌를형성했던인물들이열망했던민족주체적인독립국가와민주사회실현을위한고난의인생역정들은마치항일독립투사들의발자취나일제암흑통치시기경성콤그룹의위기일발모험을재연하는듯한감동을자아내기도한다.이런데다가5·16쿠데타세력의암흑기아래서투쟁노선을둘러싼논쟁과그진로모색의차이가빚어낸생사의운명의갈림길은인생론과역사인식의경지로진입하는진지성을통하여변혁투사들이지녔던고뇌의심연을이해하도록만들어주기도한다.”

과거를지우려고하는힘과맞선시간들!

저자는2007년인혁당재건위사건의재심무죄판결이나온뒤2011년4·9통일평화재단에사료실장으로합류하여‘인민혁명당과혁신계의활동’주제로구술사업을진행했다.열사들을잘아는45명을대상으로한구술사업은2016년까지총400여시간동안진행됐다.저자는“구술에응한분들은자신이한발언하나때문에동료가고초를당하는모습을여러번본분들이어서처음에는인터뷰를한사코거절하는경우도많았다”며“그러나인혁열사들을기리는4·9재단이구술사업주체로나선덕분에많은관계자들이신뢰를가지고입을열었다”고말한다.폭압적인독재권력의악행은오랜시간이흘렀어도그기억조차입에담고싶지않게한것이다.저자는“당시인터뷰를한분들중상당수가세상을떠났다”며“4·9재단활동을통해그냥묻힐수도있는역사의한단면을채록할수있었던것은큰다행”이라고말했다.
하지만이런노력에도독재권력이지우고자했던열사들의행적을찾는데는어려움이있었다.독재정권이정권차원에서고문등을가한흔적을조직적으로없애려고했기때문이라고저자는말한다.“1997년여야정권교체를앞두고중앙정보부의후신인내곡동안전기획부에서는검은연기가수십일타올랐다는언론보도가있었습니다.독재정권에서자행된수많은불법기록을태운건데요.8인열사에대한불법행위의기록도이때많이사라졌을것이라고생각합니다.”
구술사업이종료된이후로도현재까지지속적으로8인열사들의유가족을대상으로인터뷰를진행해열사들의성장기와개별적생각들을모으면서사라져가는열사들의자료를소중히챙겨서이책을집필하였다.이책에는8인의열사들의삶뿐만아니라저자의인생도오롯이담겨있다.


그들에게아직봄은오지않았다

저자는과거의진실을찾아기록하는것외에도현재인혁당관련생존자와가족들의어려움에도주목하고있다.저자의노력은이책의맺음말,‘국가는아무일도하지않았다’에다음과같이쓰여있다.
“2007년1월23일법원이인혁당사건의무죄를선고하고국가배상금을지급한다.하지만
2013년2월25일국가는인혁당사건관련자들을대상으로한‘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을제기하고나선다.당시사건관련생존자국가손배소송에서대법원이사형수8인에대한판결과달리‘장기간세월의경과로인해이자상정일을원사건의선고확정일이아닌재심변론종결일로정한다’는판결을내린다.사건관련자들은이미사용하고없는배상금의일부를곧바로반환해야하는상황에처했다.반환하지못한금액에대해서는법정이자20퍼센트가매년붙었다.그러던일이지난2022년법원의화해권고조치를법무부가받아들이면서끝난것으로세간에는알려져있다.하지만끝난것이아니었다.당시법원의권고사항은‘국가배상금의이자를뺀원금만받으라’는것이었다.화해권고판결을받은사람은원금을갚기위해집을팔았고,화해권고판결을받지못한사람은지금도신용불량자신세를면하지못하고있다.
국제적으로도우리나라의1975년4월9일은‘사법사상암흑의날’이라는불명예를받았다.32년간붙었던국제적망신딱지를완전히떼지도못하고,그딱지위에‘무죄’라는글자만써넣은것이다.이런불명예스러운일을완전히제거하기위해국가적차원의사업들이진행되어야한다.”

다시,봄은왔으나우리에게아직봄은오지않았다

이책의제목《다시,봄은왔으나》는어두웠던과거가반복되는혼돈의현재에대한저자의깊은고민을담고있다.저자는다음과같은말로이책을마무리한다.

“‘역사는반복된다’는말은‘불의를경험하고도교훈을얻지못하고기억하지않는다면그불의를다시겪을수있다’는일종의경고다.내대에반복될수있고,내후대에서반복될수있다.이책을마감하는순간에‘12·3비상계엄’이선포되었다.이제는사라졌다고본‘불의의역사’가44년만에같은일이재현된것이다.다만그불의에대한사회적기억이그나마존재했기에내란은성공하지못했다.하지만불의는재현되었다.작은틈도용서하지않는처절한반성이우리사회에없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