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위한 여성신학 (가톨릭 전통과 페니미즘의 만남)

대화를 위한 여성신학 (가톨릭 전통과 페니미즘의 만남)

$19.00
Description
교회 안에서 페미니즘을 말할 수 있을까
소위 ‘젠더갈등’이 심각한 지 오래다. 2024년 내란사태와 대통령 탄핵, 그 후의 대선을 거치면서 특히 청년 세대의 남녀 갈등은 극단적인 양상을 남김없이 드러냈고, 이는 비단 청년들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이 문제는 서로를 공격하며 비난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으며, 공론의 장에서 다루는 것 자체에도 꽤나 큰 용기와 통찰이 필요하다. 이토록 첨예한 시대에 쉽지 않은 주제를 신학과 페미니즘이라는 도구로, 그러나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려 시도한 이 책은 2022~2024년 계간지 《가톨릭평론》에 연재된 글을 한데 묶은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 안팎에서 벌어지는 젠더 갈등, 교회 전통과 여성신학 사이의 긴장 속에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여성신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나누는 근시안적 접근과 단순히 남녀 권력의 위계를 뒤집는 식으로 성평등이 가능하리라는 일차원적 사고는 문제점이 다분하다. 사회적 권력관계는 젠더뿐 아니라 인종, 사회적 직급, 연령, 능력 등 다양한 지점의 차별과 언제나 교차적(intersectional)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족에 관한 논의는 시스젠더 여성에 대한 차별뿐 아니라 ‘취약 가족’, 비혼자, 성소수자, 빈곤계층, 장애인, 이주민, 노령층과 미성년층 등을 배제하는 모든 차별을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이 다양한 차별의 지점을 함께 고려해야 모두 함께 돌보고 돌봄 받는 평등한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하느님이 창조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원칙으로 삼으며, 모든 피조물의 공동선을 지향하는 가톨릭교회가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교회의 본분이자 사회복음화를 위한 과제일 것이다. 복음의 가르침 역시 이를 명확하게 강조한다.”

가톨릭 신앙인이자 신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갈등 국면에서 교회의 역할과 복음의 의미를 깊이 고민한다. 이 모든 갈등과 권력체계의 뿌리가 되는 가부장제를 페미니즘이라는 도구로 분석하고, 그것을 복음의 관점과 통합해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단순히 어떤 어젠더를 주장하는 신학이 아니라, 소통과 이해를 목표로 한 ‘대화의 신학’을 지향한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젠더갈등과 ‘반反 페미니즘’ 정서 속에서도, 여성신학의 개념과 통찰이 각자의 삶과 연결되고 토론으로 이어져, 비단 그리스도교적 관점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단초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저자

조민아

저자:조민아
조민아는미국워싱턴DC소재의조지타운대학교에서구성신학과영성신학을가르치는신학자이다.2000년에미국으로건너가조지아주애틀랜타의에모리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은후,이민자이자외국인교육노동자로서대학과단체등여러공동체에서배움을나누는삶을살고있다.교회와세상,가톨릭과개신교,미국과한국,문학과신학,학교와광장,스트레이트와퀴어등서로다른삶이겹치는경계들에머물며,그속에서떠오르는갈등,긴장,도발,타협,창조의언어와이미지들을신학적상상력으로길어오르는글을쓰고경계를교차로로바꾸는일을한다.혼자혹은더불어걷는이른아침과늦은오후의골목길들을좋아하고,우연혹은필연으로다가오는크고작은생명들과의만남속에서스스로와세상을기쁘고아프게배운다,여전히.

목차

추천사/책머리에/1부대화의시작//1.‘한국형페미니즘’과반反페미니즘_페미니즘과한국사회/2.온전함을추구하는건강한도전_페미니즘과가톨릭교회,그리고여성신학/2부여성신학을통해읽는성경과교리//3.성경은폭력과차별을가르치는가_구약의하느님과성폭력/4.가톨릭교회와여성지도력_신약의지도자들/5.역설과재전유를통한해방의메시지_여성신학적그리스도론/6.내어주고나누는삶을향한부름_삼위일체교리와여성신학/7.몸으로살아가는교회_제2차바티칸공의회의교회론과여성/8.그여성마리아_여성신학자들의마리아론/3부열린대화의가능성//9.“누가내어머니고누가내형제들이냐”_성가정과가족의진화/10.‘간청하는믿음’으로한발자국더나아가기_동성애에관한여성신학적성찰/11.경계에서길찾기_가톨릭교회와재생산권/12.‘쇄신’과‘단절’의기로에서_여성사제서품/주/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가톨릭과페미니즘의창의적연결

저자는‘가톨릭신자이자신학자’의위치에서,가톨릭신자로서의정체성을지키면서도전통적가르침과페미니즘의충돌을넘어서려는신학적성찰을제시한다.페미니즘을단순히여성의권리운동이아니라오히려복음의핵심과맞닿아있는것으로,모든사람의해방과연대를위한사유와실천으로보고있으며,교회가여성을비롯한소수자모두의고통에응답해야한다는신학적사명을재조명하고있다.이는신앙과현실을동시에껴안는신학의본령을되살린노력이라고도볼수있다.
관찰자입장에서현상을바라보는종교학과다르게,구체적인공동체의구성원으로참여해성숙과변화를지향하는신학을연구해온저자는간혹공동체안에서의소통이답답할때도있지만결국그안의‘사람들’에게서용기와희망을얻는다고말한다.교회안에서있는위치가서로다르고의견차이가있을지라도,서로사랑하기를포기하지않는다면서로에게살갑고든든한벗이될수있다고.마찬가지로페미니즘과신학도‘사람’을포기하지않는다면살갑고든든한벗으로함께나아갈수있다고말이다.

“페미니즘과여성신학은사회구성원모두가해방을경험할수있는세상을지향하지만,단일한목표를설정하여종착점을찾는캠페인이아니라는것을기억해주시면좋겠다.페미니즘과여성신학은세상과교회속에서각자서있는위치를딛고,서로의차이점을인정하며끊임없이질문하고사유하여평등의외연을조금씩넓혀나가는지난한과정이다.그러니이책을읽으시는분들은교회와세상이바뀌지않는다해서쉬이절망하지않으시기를바란다.대신,이책을통해함께넘어지고함께일어나는동료들을만나고그들과삶을나누는기쁨을찾으시기바란다.”

입문자도부담없는‘생활밀착형여성신학’

페미니즘이나여성신학이낯선독자에게도이책은그렇지않을것이다.전문적인논의에머무르지않고독자들의일상과삶의자리에서여성신학을풀어내려는시도는무척이나정성스럽다.각장의말미에제시되어있는‘더생각해볼질문들’은독자의사고를확장시켜주어신자와비신자모두에게읽기쉬운공론의장으로활용이가능하다.또한부록에수록된국내외단체들과참고자료목록까지,이책은페미니즘과여성신학에처음입문하는독자에게도언제든활용가능한안내서인동시에사유의촉매역할을톡톡히해줄것이다.

“복음이타협의여지없이선포하는그리스도교의진리는하느님이인간이되셨다는것이다.나의성공과안락과영광의든든한보루로믿고싶은바로그하느님이모든특권을버리고연약한아기가되어세상에던져졌다는것이다.그하느님을믿는다는것은그의제자가된다는것이며,그의삶을본받아산다는것이다.내게주어진특권이생물학적인성이든,돈이든,권력이든,지식이든,그특권이부여하는힘을거슬러살며상처받은몸들과함께한다는것을의미한다.이는우리가종종너무쉽게무시하는그리스도교의본질이다.여성신학적그리스도론은바로그본질을일깨운다.”

가톨릭신자이자신학자인저자는,선언적언어가아닌경청과사유의태도로가톨릭의전통과페미니즘의가교가되어주는글쓰기를시도하며,갈등과혐오의언어가만연한시대에모두의삶을위한복음의의미를새롭게묻고있다.페미니즘과가톨릭,이질적으로여겨지던두영역사이에서대화를시도한어느신학자의용기있는글쓰기는새로운시대를열어가는이즈음에다양한사유와질문들에제법유용한실마리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