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정신장애인들의 회사 창업 성공기 | 베델의 집 사람들의 놀라운 이야기)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정신장애인들의 회사 창업 성공기 | 베델의 집 사람들의 놀라운 이야기)

$18.00
Description
정신장애인 공동체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 ‘베델의 집’이라는 공간을 취재한 이야기
이 책은 일본에서 정신장애인 공동체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 '베델의 집'이라는 공간을 취재한 르포이다. '베델의 집'에는 효율을 우선시하는 현대사회와는 색다른 원칙이 있다. 이곳에서는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병을 고쳐야지 하고 초조해 할 필요없다. "그대로 있어도 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변하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뭔가 도움을 주고, 돌봐줘야 하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생각이 숨어 있다. 또한 정신분열증에 이르지는 않았더라도 ‘우울증’, ‘은둔형 외톨이’, ‘알코올 중독’ 등 무언가 답답해서 잘 살아갈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의사나 교사,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어떻게 하면 자기들 같은 ‘정상인’처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관리’한다.
그러나 ‘베델의 집’에서는 다르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정신병으로 오랫동안 괴로워한 사람들이고, 여기서는 “병을 안 고쳐도 된다, 안심하고 땡땡이 쳐도 된다, 관리와 규칙을 배제한다” 등 보통 우리가 듣는 것과는 정반대 이야기를 한다.
'베델의 집'을 보면 장애인들은 보살펴주고 보호해주지 않으면 제대로 살지 못한다는 생각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의 '장애성'에만 시선을 두고 자립과 사회 복귀를 말해온 우리의 고정관념과 안일함, 도덕과 정상에 대한 관념들이 뒤흔들리는 것이다.
저자

사이토미치오

저자:사이토미치오
1947년야마나시(山梨)현에서태어났다.TBS텔레비전기자로국제보도나원폭투하를둘러싼역사인식의문제,첨단의료와생명윤리문제등을다룬프로그램을제작해왔다.1997년이래정신장애문제를취재하고있다.정신장애인공동체‘베델의집’에대한기록을필생의사업으로생각하고우라카와현지와도쿄사이를오가게되었다.소수자나사회주변의시선이다수자나주류사회의일상의식을탈구축할수있다고생각하고있다.저서로『원폭신화50년』(中公新書,1995),『또하나의수화(手話)』(晶文社,1999),『희망의암치료』(集英社新書,2004)등이있다.

역자:송태욱
연세대학교국문과와같은대학대학원을졸업하고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1996년에도쿄외국어대학연구원을지냈으며,현재연세대에출강했다.『르네상스인김승옥』(공저)등의저서와「김승옥과‘고백’의문학」등의논문이있다.옮긴책으로는『탐구1』,『형태의탄생』,『윤리21』,『근대일본의비평』,『현대일본의비평』,『포스트콜로니얼』,『일본정신의기원』,『천천히읽기를권함』,『번역과번역가들』,『움베르토에코를둘러싼번역이야기』,『연애의불가능성에대하여』,『은빛송어』,『트랜스크리틱』,『소리의자본주의』등이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
옮긴이의말

흙을파먹다

마사루의환청
공동주거
관리가아니라
베델의얼굴
고민하는교회
그대로도괜찮다
겐짱의전화
장사를하자
'베델의집'의생명

터를닦다

마을로
‘베델의집’의책
지금의행복
SST
떨어져볼까?
고생이가득차있다
즐거운분열병

등불을밝히다

마성의여자
병에대한센스
다른사람과이야기하는일
고고한전사
분열병의진실
절망에서

후기
주석

출판사 서평

회사창업이라는모험으로새로운삶의가능성을열어간다

홋카이도우라카와라는작은바닷가동네에‘베델의집’이있다.‘신의집’이라는의미의이공동주거는,1979년우라카와적십자병원에근무하는사회복지사인무카이야치씨가낡은교회건물에살게되면서시작되었다.병이나생활의어려움을안고살아가던사람들이한지붕아래모여,관리되거나지배받지않고살게된지25년.‘베델의집’을만난후밑바닥에서끝났다고생각한인생은진정한인생의서막에지나지않았다.그동안마을에서문제를일으켜나가달라는말을들으며순찰차나구급차신세도져왔지만,그와중에실패를거듭하면서장사를시작해장사의노하우를쌓으며조금씩마을속으로들어가게되었다.‘베델의집’사람들스스로공동주거와작업장,‘유한회사복지숍베델’이라는회사를만들어특산품인다시마를비롯해다양한상품을만들어서팔고,다채롭고독특한활동을펼쳐왔다.“‘베델의집’이회사를설립한다는것은실로무모하고세상사람들의상식과동떨어진사건”이었다.‘의료’나‘복지’,‘행정’의틀안에있는한그들은항상병자,즉치료받아야할사람들이고‘장애인’,곧사회에복귀해야하는미완의존재였다.그런데거기서한발짝나아가장사의세계로들어가자,의료세계에서는결코있을수없는만남과연대가생겼다.그모토는“마음놓고땡땡이칠수있는”회사이며,“일할수없는사람은자도좋다”는‘누구도배제하지않는정신’이다.이러한‘베델의집’의불평등한시스템을일반사회는허용하지않는다.그렇게하다가는망할것이뻔하다고생각하기때문에.그러나‘베델의집’은그결과로망하기는커녕상상이상의이익을낳았다.흑자를보았을뿐만아니라,관리를없애고서로의약함을인정하며사는나날에서각자자기삶의방식을찾고신비스럽게편안한‘자리’를만들어왔다.하지만여기까지오기엔참으로말로는다하지못할고생이있었다.“병을앓으면서한사람의인간으로서산다는것은어떤것일까”하는고민과고생이가득차있었다.

분열병과함께살며,자기자신과화해하는사람들

어떻게이렇게사는것이가능했을까?작은마을에서살아가며정신병이라는현실에직면하고,인간으로태어나정말행복하구나하는데다다르기위해서는도대체어떤조건이필요했을까.저자는‘베델의집’의한사람,한사람을만나며,‘베델의집’을가능케한것은무엇인지물어간다.“그들의이‘살아가는힘’은어디서온것일까?”라는의문속에그것을묻기시작한저자를기다린것은,더욱큰정신의표류와놀람,감동이었다.정신분열병은친구들이생기는병이라는자칭‘즐거운분열병환자’,‘자,빨리밥먹어’라는말에몸이몇시간씩굳어지는사람,망상에서오는‘상상임신’소동이나열렬한연애와파국등의에피소드들,‘치료할수있는의사’를목표로하다가고치지않으려는의사를지향하며병과어떻게사귈지알려주는의사,엄청난좌절과휘둘림앞에서절망이라는광맥을파냈다고감개에빠지는사회복지사.‘베델의집’사람들은예전에누구보다도자신에대해엄격한태도를취하고인간관계에서고통을겪으며,가혹한생활환경에서도필사적으로살아왔다.그러다어느날갑자기‘병’이찾아온것이다.현실보다더현실같은환청과망상의세계에서살아가는이‘베델의집’사람들과의사,목사,지역주민이만들어가는만남과충돌,교류는실로감동적이다.‘베델의집’에서는효율을우선시하는현대사회와는색다른원칙이있다.무리는하지않아도된다.병을고쳐야지하고초조해할필요는없다.“그대로있어도된다”는것이다.그것은정신병이라는‘무거운사실’을안고그사실과마주하고그아래에서살아가는자신을응시하면서,‘살아가는것’의의미를계속묻는일이다.자신의생활방식을“파고들고파고들어”그고민을‘말’로해사람들앞에나아가며,충돌과만남을거듭하는생활방식이다.거기에서의료라는차원을넘어선,치료라는틀에서는결코평가받을수없는풍요로움이생긴다.


고민하는힘으로,약함을유대로인생의달인이된다

저자는이러한‘베델’식의삶을보면서,“돌아보면지금우리사회는정신장애인이그러한고생을할수있게해주고있을까?”라는질문을던진다.“정신장애인은병이나인간관계등으로엄청난고생을짊어지면서도,보호나보살핌등의이름아래병원에갇혀서,고생에직면하는자유,‘고민하는힘’을계속빼앗겨왔다”는것이다.병으로인해사회에서내몰리고관계에서배제당한,발병한지30,40년된‘베테랑’정신병환자들.그약함을유대로한사람들이약함을드러내놓고서로인정해주며살기시작했을때,그곳에서는“저밑바닥에서부터빛을찾아내고영혼의평온함을얻는”사람들의힘이자라났다.그바탕위에서정직하게자기자신을마주하는데에서찾아간생활방식.그것을가능하게한것은바로사람이태어날때부터갖고있던‘고민하는힘’이었다.‘고민하는힘’으로병을고민하고,병과함께살아가는인생을고민하며,살아가는것의풍요로움을발견할수있었다.저자가바라보는‘베델의집’은‘베델의집’사람들의‘장애성’이아니라,삶의근원적인풍요로움을이끌어낼수있었던바로그공간이다.(이책의원서제목이‘고민하는힘‘이다.)“고민하는힘을가지고‘더불어산다.’문제가있으면그문제와‘서로부딪치고만나고하면서’해결해나간다.살기힘든것과약함을스스로받아들이고그안에서찾아나가는진정한유대야말로인간회복을가져온다”는베델의집사람들의메시지는사람들에게살아간다는것의의미를물으며,삶이란무엇인가,인간이란무엇인가하는근원적인문제를생각하게한다.그뿐만이아니다.이렇게정신장애를치료하려고만하는것이아니라,‘지금이대로도괜찮다,우선살아보자’라고생각한데서정신의료세계의새로운지평이열린것이다.우리는‘고민’이나‘병’에서벗어나기를원하지만거기서벗어나려고애써외면하면할수록‘고민’도‘병’도우리를놓아주지않는다.베델의집사람들이보여주는것은오히려‘고민’과‘병’을적극적으로받아들이고사귐으로써,‘고민’이나‘병’에서자유로워지는것이아니라,‘고민’이나‘병’과자유로운관계를맺는방식이다.‘베델의집’에찾아간사람들은있는그대로살아가는‘베델의집’사람들앞에있을때,“가면을쓰고체면차리는일에열심이며,주변의평가에신경쓰며안달하고분투하며사는‘우스꽝스러운’자신을본다”고한다.난리와싸움,병과발작과혼란,문제투성이인‘베델의집’이지만,이책에서느껴지는편안함과안도감의근원은이러한적극적인삶의방식에있다.이책은여러의미에서놀라움의연속이지만,‘정신장애인’을이해하는데에서나아가자신의약한부분이받아들여지는데서오는위로와새로운삶을살아갈수있다는불가사의한희망을느끼게한다.‘베델의집’사람들은베델에오면병이생긴다고한다.이병이란희망의또다른이름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