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1.운명의근대적형식으로서의‘정치’그리고‘민주주의’
근대이후거의대부분의국가들은스스로민주주의국가임을자처하고있다.하지만민주주의를자칭하는정권의말과행동이늘일치하?는것은아니었다.민주주의의역사역시마찬가지다.민주주의사상이우리에게정치적인것에대한열정과영감을불러일으킨다면,민주주의의실제역사는끊임없이우리를당혹스럽게한다.
민주주의는공동체의운명을규정하는확실성의지표가상실된곳에서등장해왔다.자연철학의등장과함께고대그리스에서잠시빛을발했던민주주의는중세암...
1.운명의근대적형식으로서의‘정치’그리고‘민주주의’
근대이후거의대부분의국가들은스스로민주주의국가임을자처하고있다.하지만민주주의를자칭하는정권의말과행동이늘일치하는것은아니었다.민주주의의역사역시마찬가지다.민주주의사상이우리에게정치적인것에대한열정과영감을불러일으킨다면,민주주의의실제역사는끊임없이우리를당혹스럽게한다.
민주주의는공동체의운명을규정하는확실성의지표가상실된곳에서등장해왔다.자연철학의등장과함께고대그리스에서잠시빛을발했던민주주의는중세암흑의시대를거친후,르네상스와근대인간중심의철학의탄생이후에나다시그빛을낼수있었다.신의섭리,절대이성이훼손된이후,다양한신들이싸우고있는,확실성의지표가상실된근대세계에이르러서야,‘정치’는그리고‘민주주의’는인간의삶과운명을규정하는가장혼란스럽지만,거역할수없는형식으로등장한것이다.오늘날,인간의삶과운명을결정하는것은‘신의말씀’이나‘철인’이아닌정치와민주주의다.이점에서오늘우리는민주주의라는가장혼란스러운형식을통해,가장인간적인공동체를건설해야할얄궂은상황과대면하고있다.
2.민주주의,그끝나지않는논쟁의역사
흔히민주주의는‘인민의권력’혹은‘인민에의한통치’를말한다.하지만이런정의는여전히혼란스럽다.‘누가인민인가?’‘인민의권력이행사될수있는범위는어디까지인가?’게다가역사적으로민주주의는하나의이름만을갖고있지않다.직접민주주의,간접민주주의,보호민주주의,계발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사회민주주의,법치민주주의,숙의민주주의,참여민주주의등등.이처럼민주주의의발전과정은그내용과실천을둘러싼길고도치열한다툼의역사를갖고있으며,민주주의이론은광범위한연구와논쟁들로이루어져있다.그렇다면,민주주의의앞에따라붙은다양한수식어들의의미는무엇인가?그리고이런수식어들은민주주의를얼마나풍요롭게하며,또한얼마나민주주의를제약하고있을까?
사실이런질문들에답하는것은어려운문제다.이책역시이런질문들에대한직접적인답을제시하고있지는않다.그대신,이책은그간역사적으로등장했고실험되었던다양한민주주의의이념들과구체적실천의내용들을유형화?모델화함으로써,각모델들이이런질문들에어떻게답하고있으며,그한계는무엇인지를묻는다.그리고이를통해역사적으로제도화되고관성화된민주주의의의미에파열을내고,우리가잊고있거나새롭게추가되어야할것들이무엇인지질문한다.
3.민주주의의모델‘들’
오늘한국사회는‘민주화이후의민주주의’를경험하고있다.정부에대한민주적선출,여야간의정권교체,진보정당의의회진출등민주주의의형식적조건내지절차는어느정도완성단계에도달해있다고말해진다.그럼에도,한국사회는치열한다툼과희생을통해이룩하고자했던‘민주주의’와현실의‘민주주의’사이의간극에대한우려로가득차있다.나아가,이상적모델로서의민주주의와현실의작동방식으로서의민주주의사이의간극으로혼란을겪고도있다.이런상황에서데이비드헬드의민주주의의모델들은우리보다앞서비슷한문제에직면했던사회들에서전개되었던깊은사색의결과물들을통해오늘우리가겪고있는혼란을넘어민주주의에대한좀더진지한성찰의계기를마련해줄것으로기대된다.민주주의는하나의이상적모델로구현될수있는것이아니며,그렇기에역사상존재해왔고,이론적으로도일정한체계를갖춘여러모델들을비판적으로살펴보는것이중요하다.민주주의의열가지모델을살펴보고있는이책은그필요에적절히부응하고있다.
4.민주주의의모델들(제3판)
데이비드헬드의민주주의의모델들은1987년에초판이출판된이래1996년과2006년각각개정되었으며,이번번역서는2006년의개정판을완역한것이다.헬드의책은민주주의에대한독본으로서,전세계적으로도민주주의사상에대한입문서로활용되었으며많은찬사를받아왔다.고대아테네에서현대의숙의민주주의론에이르기까지이책은역사적민주주의에대한상세한해설은물론,이에대한비판적평가를통해‘민주주의’를둘러싼이론과현실의역사를대중적으로풀어내고있다.
국내에서도이미1988년에초판이민주주의모델(인간사랑)이라는이름으로소개된바있으며,민주주의를이해하는개론서로서많이활용되어왔다.개정판들은모두시대적인변화와새롭게발굴된역사적자료와연구성과를담기위해개정되었다.이번에새롭게번역된이책은새롭게추가되고개정된내용은물론,기존번역본을참고해오류들을최대한바로잡았으며,상세한옮긴이주를통해독자의이해를돕고자했다.
책의제목에서나타나듯,민주주의의모델들은‘민주주의’의사상과실천을중심주제로하지만,오늘날민주주의가정치의가장보편적형식을의미한다는점에서,정치학에대한입문서로서도손색이없을것이다.운명의근대적형식으로서의정치와민주주의를고민하는독자들이민주주의와정치의다양한상상력과실천을접할수있는계기가될수있기를기대한다.
●장별요약
1장고전적민주주의:아테네
근대민주주의정치사상의영감의원천이된고대아테네민주주의를다룬다.자유롭게번갈아가며지배하고지배받기위해정치적평등을누려야한다는원리에서출발한아테네민주주의의의미와그한계를살펴본다.
2장?공화주의자유,자치그리고적극적시민
중세의암흑기를거쳐르네상스시대의도래와함께새롭게등장한공화주의의이념과민주주의의관계에대해살펴본다.이탈리아르네상스시기의파도바의마르실리우스의사상에서부터,근대정치학의탄생을알린마키아벨리,루소에이르는공화주의와공화제정부에대한상을통해민주주의사상이어떻게재등장했는지살펴본다.
3장자유민주주의의전개:국가에대한지지와반대
절대왕정과종교개혁을거치면서본격적으로유럽에서등장하기시작한자유민주주의의의미를되짚어본다.특히홉스,로크,몽테스키외,벤덤등을통해전제정과절대주의체제및종교적불관용에맞서선택의자유와이성및관용의가치를지지?고무하려는의미로시도했던자유주의가민주주의발전과성립에어떤영향을미쳤으며,그한계는무엇인지살펴본다.
4장직접민주주의와정치의종식
자유주의의가장강력한적수인마르크스와엥겔스가어떤논리를통해‘중립적인’자유주의국가와‘자유로운’시장경제라는관념을가차없이공격했는지살펴본다.이를통해,마르크스주의의전통에서시작되는계급국가로서의국가론과고대아테네와파리코뮌의경험에기반을둔직접민주주의의가능성과한계를살펴본다.
5장경쟁적엘리트주의와기술관료적비전
베버와슘페터의논의에근거해현실작동모델로서의민주주의의논리와그실천에대해살펴본다.특히오늘날절차적민주주의모델의전형으로논의되는베버와슘페터의민주주의론이가진역사적의미와장점,그한계에대해살펴본다.나아가,광범위한국가의탄생과관료제의탄생이민주주의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검토한다.
6장다원주의,법인자본주의그리고국가
이익집단정치를통해현대민주주의를새롭게분석한다원주의자들의입장과이를비판한엘리트주의론,신좌파마르크스주의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