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민주주의의관점에서본2016촛불시위
ㆍ촛불시위에대한비정치적/반정치적해석을뚫고정치적해석의지평을열다
촛불시위와탄핵과대선의국면이한꺼번에진행되고있다.2월18일제16차촛불집회에도80만여명(주최측추산)이참여해촛불을밝혔고,헌법재판소가최종변론기일을미룰것인지,대통령이신문을받을것인지논란중이며,대선후보들은이미출마를선언하고언론의초점은벌써대선주자들에게가있다.촛불,탄핵,대선으로가쁘게이어지는상황에서우리는어디쯤서있을까?두달여의짧은시간만에연인원1천만명을불러낸대규모촛불시위가어떻게가능했을까?이대사건의성격과본질을어떻게정의해야할것인가?2016촛불시위는향후한국민주주의의전개과정에어떤영향을남기고어떤변화를강제할것인가?그과정에서제기된민주주의의문제는무엇이고,이는어떻게이해되어야할까?해결될의제와남겨진과제는무엇이며,앞으로한국민주주의는어떤여정을걷게될까?
1.진행중인정치적대사건,그리고박근혜이후체제의시작
2016촛불정국은진행중인정치적대사건이다.민주화이후최대사건으로기록될만한2016촛불시위는여러측면에서흥미로운사례라할수있다.짧은기간동안대규모시민이참여했다는점도그렇지만,무엇보다혁명이나쿠데타가아니고도정부의통치권이상실될수있다는경험은특별한일이아닐수없었다.뿐만아니라대통령이라는,‘선출된최고권력’의부재에도불구하고평화로운체제관리가가능했다는점도놀랍다.
민주화이후지난30년간개선?해결되었어야했는데그러지못했던여러이슈들과과제들이?마치밀린빚을한꺼번에받아내겠다는듯이?일제히청구되기에이르렀던것도특별한일이다.‘비선실세에의한국정농단’을넘어존재의목적을상실한정부에책임성을묻는방법을둘러싼논란,광장과국회,헌재의역할을두고전개된민주주의논쟁,대통령중심제등정부형태내지권력구조를바꾸자는문제제기,친박의정치적시민권박탈에서부터‘대연정제안’에이르기까지정당체계변화논쟁,검찰과재벌권력을민주화하고나아가‘신자유주의적발전국가’로이야기되는기존의발전모델을개혁하자는여러주장등,향후이모든의제들은여야내지진보와보수사이에서본격적으로다퉈질중대이슈가될것임에틀림없다.
그것이어떻게전개되든,또한어떤결과로이어지든간에,‘박근혜이후체제’는분명히시작되었다.비록여러중대이슈와의제들이단기적으로는실현되지않을지몰라도,그리고수많은갈등과혼란을동반할지라도‘장기적으로지속될변화의압박요인’으로는남았다고생각한다.달리말해‘박근혜없는박근혜체제’로끝나거나,대충이러다가마무리될사건은아니라는것이다.촛불시위가전처럼큰규모로지속되든아니든,이문제는20대대선은물론차기정부5년내내갈등이슈로작용할것이다.이는앞으로도몇번의진통과전환을거치면서한국민주주의가더높은단계로발전할것임을예상하게해준다.
2.‘해석적개입’으로서의글쓰기
“큰사건일수록그것이담고있는의미는깊고넓을수밖에없으며,어느정도먼지가가라앉을시간이지난뒤에정리되어야할것들도많다.하지만지금도우리는변화의한가운데있고,새로운변화가계속만들어지는상황속에있다.그렇기에이미변화가시작된의제들이나,판단을내려야만앞으로더나아갈수있는쟁점들과관련해불완전하게나마의견을말할필요가있을것같다.
한때마키아벨리는시간을가리켜‘모든진리의아버지’라고말한적이있다.그러면서시간의경과가가져다주는‘늦은지혜’에만족하지말고맹렬한기세로‘변화의시간’을적극적으로만들어가라고했다.2016촛불시위로시작된변화의시간을이어가야할과업이아직끝나지않았다고한다면,그과업을수행하기위해서라도그간의변화와앞으로의상황을적극적이고실천적으로해석하고재해석해내는일은중요하다.”
3.왜‘양손잡이민주주의’인가
8년전광우병촛불시위가반정치적시민저항권의행사로특징지을수있다면,이번촛불시위를정치적시민저항권으로볼수있는이유에주목했다.촛불만든것이아니라정치를선용하겠다는의지를분명히내세운점을강조하며,그런의미를담아이를‘정치적시민의탄생’이라고정의하고있다.
‘양손잡이’는다른의미에서도사용된다.그것은진보적시민의민주주의관만이아니라보수적시민의민주주의관이공존한특별한경험이었다는점이다.지난대선에서박근혜후보를지지했던보수적시민들의상당수가촛불시위의참여자이거나지지자였다.95%의촛불지지는그런점에서‘시민사회에서의거대한동맹’으로정의할수있고,여권의상당수까지찬성한국회탄핵가결은‘정치사회에서의거대동맹’으로부를수있다.
이는종북좌파내지보수꼴통이라는규정으로서로를부정했던두길(보수없는민주주의와진보없는민주주의의길)이아닌,두민주주의가정치발전에기여할수있음을보여준대사건임에주목한해석이다.적대와증오의언어를교환하는‘정치양극화’의악순환을제어할수있는가능성을제시한다.
4.박정희패러다임의붕괴
이책은이번사태를대통령의비선문제(‘국정농단사건’)로좁게정의하는것이아니라,민주화이후에도지속되었던국가-사회-경제운영모델이그적자의의도하지않은행위의결과로인해스스로정당성을상실한대사건으로해석한다.즉,야당에의해서도아니고대안적발전모델의강력한도전때문도아닌방식으로구체제의발전모델이붕괴한특이한현상이라는것이다.국가와재벌관계를비롯해,여러차원의큰변화없이는해결이어려운,민주화이후지난30년동안했어야했는데하지못했던문제들을제기하고있다.
“박정희식국가운영모델은권위주의시기뿐만아니라민주화이후에도한국사회의모든영역,모든수준에서헤게모니를가졌던국가의운영원리이자사회의지배적인가치였다.민주화를통해정치체제가변화했음에도불구하고정당체계의차원에서근본적인변화가이루어지지못했던것도권위주의적국가운영모델의헤게모니때문이었다고할수있다.이런환경에서는권위주의시대로부터의사회경제적?이념적자원을기반으로하는보수적정당이헤게모니정당이되는것이필연적이다.반면박정희패러다임에대한대안적비전과사회적기반을창출할수없는개혁적야당(들)은패권적정당에대한항의와비판에의지해선거에서경쟁자역할을했을뿐이다.박정희패러다임을대체할만한정치적자원을발굴하기어려웠기때문이다.그러므로이런현상은거의구조적인측면이있다.그런데이헤게모니가사실상해체된것이다.민주화를통해서도,신자유주의적세계화를통해서도가능하지않았던역사적전환점을만들수있는정치적공간이열렸다는점,이것을강조하고싶었다.”
5.온건다당제에주목하다
“필자(최장집)는그동안여당의성격을‘정권으로부터파생된정당’으로보고야권은그에대한잔여범주내지그에가까운한계를보였다고비판하면서,‘서로에대한잘못때문에존재하는적대적양극화체계’로규정해왔는데,이번과정을지켜보면서‘온건다당제로의길’을실천할수도있겠다는생각을하게되었다.야당이하나일때보다3당인것이훨씬더낫다는판단을했고,서로를견제하면서도합의를만들어가는다당제의긍정적인효과를여실히보여주었다고본다.단일야당체계였거나,아니면민주당과국민의당처럼서로를무한견제하는두야당만있었다면이런변화는어려웠을것이다.3당내지2.5당체계의물리학적효과가꽤나긍정적일수있다는경험은특별하다.향후새누리당에서분열해나온정당이자리를잡아4당체계내지5당체계가들어선다해도,그런다당제하에서정당들이발휘하는정치의역할은양당체계때보다나으면나았지못하지는않을것이다.
이런변화를발전,내실화시켜입법부가제1권력부서가되는‘민주적삼권분립의길’을가기위해서라도정당체계의발전은중요하다.특히,사회의중대갈등이정치의중심이되는정당체계,이른바(이념적으로나계층적으로실체적차이를갖는)‘다원적정당정치’로의길이넓어져야할것이다.이과정에서보수정당의역할은크다.이번촛불시위가남긴가장큰민주적효과를꼽으라면필자는한국의정당체계가1990년삼당합당의그늘로부터벗어날기회를제공했다는점을들겠다.만약친박으로대표되는권위주의구체제세력이과거자민련의경우처럼소멸되는경로로가게된다면최소한‘민주화세력의범위안에서정당체계의오른쪽이정립’된다는의미가있다.이것은작은변화가아니다.
향후보수가한국민주주의를끊임없이퇴행시켰던,과거와같은‘냉전반공주의에기초를둔비이성적정치동원’대신다른이념내지사회적기반을갖지않으면안되는압박에노출된것,이른바비박일지라도그런변화를통해서만‘정치적시민권’을인정받게될것이라는점은놀라운일이다.냉전-반공-권위주의의특징을갖는,강경보수가주도했던그간의정당정치는끝나게되고,민주적이면서도사회통합적역할을하는보수만이인정되는정당정치가된다면좋겠다.그런의미에서‘정당체계의민주화’는(헌법전문가들에의해서가아니라)이번촛불시위를통해본격적으로시작되었다고할수있다.이와병행해진보쪽의정당들에대해서도긍정적인의미에서변화의압박이커진다면,이는전체적으로민주주의발전에우호적인일이될것이다.”
“이상과같이촛불시위가개척한변화의실질적내용에주목한다면,아마도그것은‘개헌에대한제3의시각’으로서‘정치적개헌론’이라부를수있을지모른다.”
6.직접민주주의가아닌대의민주주의의심화로
“촛불시위에서제시하는직접민주주의는과연대의제의대안이될수있는가?촛불민주주의등의개념이갖는문제는,정치사회현실과상이한경험을마치동일한것처럼잘못인식하게만들수있다는것이다.집회나광장,SNS공간등은서로비슷한의견을갖는비교적동질적인사람들이모여,서로에대해어떠한구속력도갖지않는,자유로운논의를하는곳이다.이에반해정치의공간은서로다르고적대적인의견을갖는이질적인사람들이,집단을이루어,서로에대해강제적구속력을갖는공적결정을추구하는곳이다.시민사회공간과정치의공간은전혀상이한것이다.촛불민주주의등의개념은이질적인두공간을마치동일한것처럼혼동하게만들수있다.
촛불시위현장을들어비유하자면,민주주의는촛불시민내에서작동하는것이아니라촛불시민과탄핵반대시민사이에서작동하는것이라할수있다.직접민주주의란,촛불시민들이그내부에서자율적토론을통해어떤의사결정(참여자들에게강제력을갖지않는)을하는과정이결코아니다.직접민주주의란촛불시민과탄핵반대시민들이서로가서로에게강제적으로적용되는권위적의사결정을하는메커니즘이다.따라서그과정이,참여자들이모두발언의자유를가지면서물리적충돌없이합리적의사소통을통해진행되리라고기대하는것은정치현실과너무나동떨어진인식이아닐수없다.이런점들을고려하면,직접민주주의논의들은자칫정치현실을직시하지못하게만듦으로써당초의목적과반대로현실정치에대한혐오나반정치의정서를만들어낼수도있다고생각된다.이점은특별히경계할필요가있다.
탄핵국면에서도나타나듯이,민주화이후한국사회가직면한가장중대한문제의하나는‘시민사회의정치적양극화’라고생각된다.흔히자유민주주의에서선거를통한정권교체의경험은,역지사지의기회를제공함으로써상호인정과관용의자세를촉진할것으로기대된다.하지만우리의경우,그것은반대방향으로작용하는듯하다.탄핵사태역시이런상황을악화시킬개연성이높다.외형적으로는탄핵을둘러싸고국민통합이이루어진듯보이지만,내부적으로탄핵은여권지지자들사이에감정적내상을입히고반대파에대한감정적반감을부추길가능성이높다.흄(DavidHume)의지적처럼,‘이성은감정의노예’이기때문이다.
직접민주주의주창자들은정치를‘시민대정치엘리트’의구도로바라보면서,대의제를정치엘리트독점체제라고비판한다.그리고직접민주주의를통한국민주권의회복을주창한다.직접민주주의하에서정치는,정치엘리트들의권력쟁투의장에서시민들의집단지성이발현되는장으로전환될것이라고기대한다.
하지만이런기대는현실의국민이나시민사회를너무규범적?낙관적으로바라본결과가아닐까생각된다.국민이나시민은결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