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들부들 청년 (막막했고 두려웠고 답답했다 그리고 분노했다)

부들부들 청년 (막막했고 두려웠고 답답했다 그리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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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년 전 취재팀이 처음 머리를 맞댔을 때만 해도 ‘부들부들’은 아직 발화점에 이르지 못한 분노였다. ‘부들부들’이 분노로, 분노가 변화를 향한 실천으로 진화할 때 한국 사회가 질적 전환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재팀의 생각이 짧았다. 청년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매서워졌다. 이들은 저소득층 청년 가구가 한 달에 고작 81만 원을 벌고, 자기 자신이 계약 기간 1년 이하의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확률이 20퍼센트에 달하는 원인을 캐묻기 시작했다. 정치는 이제 어떻게 답할 것인가?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은 한 번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구조를 바꿔 내야 한다는 것을(부들부들 청년,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경향신문특별취재팀

저자경향신문특별취재팀에는

김서영
청년이고청년기획을했지만,아직도청년에대해잘모르는것같다.육아,출산,결혼,자립,이주등청년기의여러이슈를더다루지못해아쉬움이남는다.앞으로불평등,고령화,남성성등을탐구하고싶다.『경향신문』모바일팀에서일하고있다.

김원진
‘청년문제’를취재하라는지시를받았을때의막막함이아직도잊히지않는다.『경향신문』사회부에서각종사건?사고를취재하고있다.주류보다비주류의이야기,권력자의말보다소수자의말,그리고그들의표정을담은기사를자주쓰고싶다.

박재현
『경향신문』에서청년시절을보냈고,지금은데스크로사무실에서기자들이보낸기사를확인하는‘슬리퍼족’이됐다.지식에대한욕망을버리지못하고남들이하는것을보면따라해보고싶어한다.앞으로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경제를보는법,신문을활용하는법등에대해쓰고싶다.

송윤경
‘부들부들청년’취재기자중나이가가장많아맏이(?)역할을맡았다.그러나후배들에게서배운게더많았다.‘끝내고웃자’던내가‘하면서웃자’는마음가짐을갖게되고,‘나’를내려놓으면함께행복해질수있음을깨달은것은모두그들덕분이다.『경향신문』정책사회부에서환경분야를담당하고있다.

이혜리
『경향신문』사회부법조팀에있다.세상이주목하지않는곳에빛을비추는것이기자의역할이라고생각하며산다.확신에차있기보다고민을거듭하며방황할수록좋은기자가되리라고믿는다.이책을만들면서그의미를조금은찾은것같다.다만이번생은망했으니다음생에는고양이로태어나고싶다.

이효상
취업준비생으로3년,반지하자취생으로5년을보냈다.독립후10여년간세면대없는집을전전하다1년전세면대가생겼다.이럴줄알았으면좀덜애면글면할걸싶다가도이렇게라도돼서얼마나다행인가생각한다.이책을통해우리이야기를쓸수있어서내내감사했다.『경향신문』산업부에서4차산업혁명이뭔지탐구중이다.

정대연
‘부들부들청년’을취재할당시선배의전셋집이비어월세10만원을내고살다가이제는원룸전세로‘신분상승’을했다.술과담배에찌든삶을조금이라도씻어보고자최근운동을시작했다.혼자지내는삶이즐겁지만너무익숙해질까봐두렵기도하다.『경향신문』전국사회부에서서울시를취재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7

1부보통의청년
이생망15
똥통23
사축39
찍퇴47
청년팔이59
쌍봉형가난67
지·옥·비81
월3백93
ㅇㅈ107
다시,청년119

2부다른나라의청년들
일본:우리의미래를마음대로결정하지말라127
타이완:청년,귀신섬을흔들다143
스페인·독일:우리가외치면공약이된다161

3부한국의청년정치
장그래는구고신을찾지않는다183
한국정치에청년은없다201
‘청년법’을만들때다215

취재를마치고230
에필로그236

출판사 서평

“요새청년들은도전정신이없다.”
“눈높이를낮추면얼마든지기회가있는데,그러질않는다.”
“청년들이오히려보수적이고이기적이다.”
“그렇게힘들다면서왜맞서싸우지않는지모르겠다.”

우리는청년들에대해얼마나알고있을까?

‘청알못’(청년에대해알지도못하는)한국사회에건네는
부들부들청년백서

“우리는마음이아픈사람들이아니라,사정이나쁜사람들입니다.”
-손아람,“망국선언문”중에서

청년들의눈빛은그어느때보다매서워졌다.이들은저소득층청년가구가한달에고작81만원을벌고,자기자신이계약기간1년이하의비정규직으로사회생활을시작할확률이20퍼센트에달하는원인을캐묻기시작했다.정치는이제어떻게답할것인가?

지금,이곳을살아가는‘보통의청년’

11.2퍼센트
2017년4월청년층(15~29세)실업률은11.2퍼센트를기록했다.
21대1
2017년6월15일행정자치부는지방직9급공무원(서울시제외)1만315명을선발하는시험에22만501명이지원했다고밝혔다.
5명중3명
2015년8월기준으로청년층의64퍼센트,즉5명중3명이비정규직으로사회에첫발을디뎠다.2009년에비해10퍼센트포인트증가한수치다.
15개월
평균11개월간준비해취직한한국의청년10명중6명이15개월만에첫일자리를그만두고있다.긴노동과저임금에시달릴뿐사람으로대우하며키워주리라는믿음이없기때문이다.
8명
2015년한해동안3,013명의청년이자신의생을파괴했다.20·30대사망원인1위가자살이다.통계대로라면오늘도청년8명이목숨을끊었을것이다.

그리고29만여건.인터넷포털사이트에‘청년’이라고입력하면나오는,2016년에작성된기사숫자다.하루에795건씩,한시간에33건씩쏟아진셈이다.‘헬조선’이라고검색해도7,790건의기사가이어진다.대개‘청년이힘들다.’는글과통계이다.한해1천만원대의학비,그에따른학자금대출문제,스펙경쟁,취업난,저임금,치솟는주거비등클릭몇번이면마치우리사회의모순이응축된듯한이들의삶이파노라마처럼펼쳐진다.그러나여전히그범주에조차온전히포함되지않는‘청년밖의청년들’이있다.
일례로2015년20세가된청년(1996년출생자)가운데‘인서울’4년제대학진학자는7.17퍼센트에불과하다.다른청년들은서울외지역4년제대학진학(29.75퍼센트),전문대진학(20.26퍼센트),취업(8.95퍼센트)등을택했고,무직이거나소재파악이되지않는경우(17.18퍼센트)도상당수였다.언론이서울에서대학을다니거나졸업한청년들의목소리를주로다뤄온사이,이들은자신들을‘똥통’,‘노답’이라고부를만큼무력감에빠져있었다.
이책은131일간1천5백명넘는청년들을만난기록이다.저자들은선입견이나특정잣대를들이대지않고,다양한유형의청년들을만나그들의삶을깊숙이들여다보는관찰자가되어,통계만으로는엿볼수없는청년들의언어를가감없이담아내려했다.이를통해‘청년’이라고뭉뚱그려표현되는이들이공통적으로갖고있는고민뿐만아니라이세대내에서나타나는이질적인풍경까지낱낱이드러냈다.

청년을소비하는‘청알못’한국사회

“청년들이위험한도전을피하는것이아닌가싶다.”(이명박전대통령)
“대한민국에청년이텅텅빌정도로한번해봐라.어디갔느냐고,다중동갔다고.”(박근혜전대통령)

‘청년’은꾸준하게사랑받는인기상품이다.청년들이고달플수록‘청년’은잘팔렸다.선거철만되면정치인들은여야가리지않고청년을찾아“청년실업해소하겠다.”고공언했다.대기업도“청년고용에앞장서겠다”,“스펙초월채용을하겠다.”고나섰다.청년을불러내고소비하는사람은늘고있지만청년의삶은나빠졌고,청년들은지쳐갔다.2016년1월13일“노동개혁은사실청년들을위한것”이라고대국민담화를한당시박근혜대통령에게,다음날청년단체들이청와대앞에모여“청년팔이”라며반박한이유이기도하다.
“요새청년들은도전정신이없다.”고여기는이들은,1만명가량을뽑는지방직공무원채용시험장에20만명이모여드는모습을그증거로제시한다.하지만강원도에서태어나고대학까지졸업한토박이김혜인씨(24세)는친구들가운데강원도에남은부류는대부분공무원이라며,“지역에일자리가없는상황에서그나마지방직공무원은지역출신에게지원자격이우선적으로주어진다.그래서공무원을하는친구들은강원도에많이남아있다.”고말한다.
누군가는청년들이한달소득으로필요하다고답한‘3백만원’을가리켜,“눈높이를낮추면얼마든지기회가있는데,그러질않는다.”며못마땅해한다.그러나청년들이말하는‘월3백’은‘그이하로벌면연애든저축이든독립이든뭔가하나이상을포기해야’하는이상향인동시에기준이었다.‘내일을꿈꾸며안정적으로삶을계획해’꾸려갈수있게해줄‘월3백’과실제월급사이의간극은체념과포기로채워졌다.일하면서도충분한대가를기대하지못하고언제든쉽게버려질수있는값싼소모품취급을받는청년들은스스로‘사축’이라며자조한다.
“그렇게힘들면왜맞서싸우지않을까?”라며청년들에게실망하는사람들도있다.고등학교졸업을앞두고지방도시의LED전구회사에취업한조성빈씨(가명,19세)는하루열두시간일하고한달에120만원을번다.일이끝나고기숙사에오면녹초가되어잠든다.스마트폰은있지만,통화나문자메시지를주고받고노래만들을뿐,뉴스나인터넷커뮤니티를보지않는다는그는현실에관심을가질여력이없다고했다.청년들은부조리한현실을개선하는데쉽사리나서지못한다.얻을것은크지않아보이는데,잃을것은너무많기때문이다.

한국정치에청년은없다

“이런얘길어디에해야할지…….얘기한다고해도해결되지않잖아요.”
“우리를‘소비’하지말라.아파도된다고말하지말라.”

청년들은‘부들부들’떨면서가슴속에사회에대한경고와불만을넓고깊게누적시키고있다.비정규직부모가비정규직자녀를,저임금노동자가저임금노동자를낳고있다.정규직임금의평균53.5퍼센트를받는비정규직의비중은‘25세미만’과‘60세이상’에서가장높다.교육이‘계급의사다리’라면특목중·고네트워크가가장꼭대기가된지오래이지만,그특목고생의50.4퍼센트는가족의월소득이5백만원을넘었고,‘2백만원이하’를버는가정은15퍼센트에불과했다(서울지역고등학교1학년의학교유형별가구소득분포자료참조).‘청년문제’는비단청년만의문제가아닐만큼복합적이기에,헤쳐나갈길을찾지못한그들은모든것을‘제탓’으로돌리곤한다.자신들의고통을정당이나시민단체,심지어친구들에게도털어놓지않는청년들은고립되어간다.청년에게집적된사회적갈등과문제를공적영역으로의제화해야할정치역시문제의주위만겉돌고있다.
한국사회에서세력화되지못한청년들은비시민이다.모두가‘청년문제’를이야기하지만실망스러운결과로이어지는악순환의1차원인은당사자의요구가제대로반영되지못하는대표성의한계에있다.‘분노하라시위’를계기로포데모스를오랜양당구조에파열음을내는제3정당으로이끈스페인청년의힘,오랜진공상태였던정치공간에숨쉴틈을마련한일본의청년들,10대때부터당내청년조직에서활동하면거물급정치인이될수있는기반이자리잡은독일정당의사례들(이책의2부)은,청년에게필요한정책이무엇인지살피고도입하는것못지않게,청년들자신의목소리가온전히대표될수있는통로를마련하는것의중요성을새기게한다.

청년문제가한국사회의화두가되면서이같은‘청년정치’를호명하는목소리는더커졌다.그럼에도정당에서청년정치인을받아들이려는노력을찾아보기어렵다.20대총선을앞두고당시청년비례대표후보자나이상한선을‘만45세’이하로높인주요정당도있었다.20·30대가정치권에진입하기는그만큼더어려워졌고,그결과20대국회의원당선자의평균연령은55.5세로역대최고령국회가되었다.40세이하의원은세명에불과하다.청년은왜국회에들어가기힘들까?청년은왜정치의중심에서지못할까?청년문제를푸는정치는불가능한가?이런질문을품고,‘있는그대로의청년’을동등하게‘인정’하는데서청년문제의해법에대한고민이시작되어야한다고여기는이들에게이책을권한다.

청년정치란?
‘청년정치’라는모호한개념이부유하는상황은역설적으로‘청년문제’를진지하게소화하지않는현실을여실히드러낸다.청년문제는부의대물림,저임금·불안정노동심화등이얽혀터져나온‘현상’이다.청년문제는단순히청년이국회로들어간다고해서해결되지않는다.그러나적어도기성세대와절연한청년이많이들어간다면,불평등구조등을푸는데전력을쏟지못하게하는계파정치나밀실정치의영향력이약화되리라는기대를품을수있다.이관후서강대학교현대정치연구소연구원은“미국의버니샌더스가보여주었듯이,새로운콘텐츠와의제,기존과다른대안을내놓는것이청년정치”라면서“앞으로의청년정치는고졸,지방에있는청년,20대미혼모등청년이면서도사회의관심에서비켜나있는이들에게관심을쏟는정치가되어야한다.”고말했다(209~210쪽).

‘대한민국의청년’을이해하기위해알아야할키워드
이생망
“이번생은망했다.”내세나환생을꿈꾸는사람들이쓸법한말을청년들이자주입에담는다.줄여서‘이생망’이라고부른다.
똥통
주로스무살부터취업을시작하거나비수도권에살고있는‘청년밖의청년’이자신을자조적으로가리키며하는말.대한민국의청년문제가‘인서울’대학의졸업자나취업준비생에게맞춰져있음을보여준다.
사축
절반이상의청년에게야근은일상이됐다.스펙을쌓던몸은회사의부속품이됐고,계약만큼만돈받고계약보다는훨씬많이일한다고생각한다.저녁도없고,미래도그려볼수없는하루.청년들은회사에길들여져가는서로를‘사축’이라고불렀다.
청년팔이
‘청년’은꾸준한인기상품이다.청년들이고달플수록‘청년’은잘팔렸다.‘청년’소비는정치에서경제·문화까지분야를가리지않았다.선거철만되면정치인들은여야가리지않고청년을찾아“청년실업해소하겠다.”고공언했다.대기업도“청년고용에앞장서겠다”,“스펙초월채용을하겠다.”고나섰다.정작청년들의삶은나아지지않았다.
쌍봉형가난
비정규직부모가비정규직자녀를,저임금노동자가저임금노동자를낳고있다.정규직임금의평균53.5퍼센트를받는비정규직의비중은‘25세미만’과‘60세이상’에서가장높다.쌍봉낙타처럼,두개의봉우리가솟은형태다.
지·옥·비
지하방·옥탑방·비주택(비닐하우스등)을전전하는청년들이꽉막힌현실을자조하는말이다.
월3백
청년들은일반적인기준으로먹고살고,저축하고,명절때부모님용돈드리고,학자금도갚아가며,연애하고결혼하려면필요한돈으로‘월3백만원’을말했다.그러나그돈은주말잔업을다해도못받는‘인생의벽’이기도하다.
ㅇㅈ
자신의의견을말하고상대방에게동의를구할때붙이는관용구로쓰인다.청년들에게‘인정’이란‘있는그대로의청년’에대한수긍을의미한다.역설적으로한국사회에서존재감이미약한청년의위치를드러내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