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살림살이

인간의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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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칼 폴라니의 유작 『인간의 살림살이』는, 전근대 시기 비시장경제의 형태, 그 진화 및 다양성을 보여 줌으로써 현대 시장 체제를 상대화하고 대안적 비전을 제시하려 한 《거대한 전환》의 문제의식을 계승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폴라니는 무엇보다, 경제주의의 오류, 다시 말해, 인간의 경제를 그 시장 형태와 동일시하는 경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특히, 폴라니는 인간 사회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위치를 좀 더 현실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일반 경제사를 폭넓은 개념적 기초 위에 재건하려 시도하고 있는데, 그 개념적 기초가 바로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실체적 경제(실체적 비시장경제학, 다시 말해 인간의 살림살이)이다.
저자

칼폴라니

저자칼폴라니KarlPolanyi는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수도빈에서부르주아유대인집안의셋째아들로태어났다.1908년,20세기헝가리지성사에서중요한운동이었던‘갈릴레이서클’의초대의장으로선출되어활동했다.1909년에는대표작『거대한전환』(1944)의사상적흔적을엿볼수있는“우리이념의위기”를발표했다.콜로스바대학에서법학을전공했으며,1914년제1차세계대전의발발과함께군에입대,동부전선으로파견되기도했다.전쟁직후불안한헝가리정세에서빠져나와빈으로망명,1923년에평생의반려자일로나두친스카와결혼했다.1924년부터1933년까지『오스트리아경제』의국제문제담당선임편집자로일했다.나치집권이후다시영국으로망명했으며,여기서영국자본주의의실상을보면서시장경제의출현이가져다준인류사적충격에대해본격적으로연구하기시작했다.1940년미국버몬트의베닝턴대학에자리를잡아미국으로이주했고,1947년에다시캐나다토론토근교의피커링에정착함과동시에미국컬럼비아대학에서일반경제사를가르쳤다.냉전시기인1960년버트런드러셀,아인슈타인,사하로프등과『공존』이라는잡지창간을위해헌신하기도했으며,1964년세상을떠났다.저서로『거대한전환』(1944),『초기제국에서의교역과시장』(공저,1957),『다호메이왕국과노예무역』(1966)등이있으며,이책『인간의살림살이』(1977)는그의유고집이다.

목차

칼폴라니의생애/일로나두친스카폴라니
편집자서문
편집자서장

서문

서장

제1부사회에서경제의위치
A.개념과이론
제1장경제주의의오류
제2장‘경제적’의두가지의미
제3장통합의형태와지지구조

B.제도
경제적거래의출현:부족사회에서고대사회로
제4장사회에착근된경제
제5장경제적거래의출현
제6장고대사회에서등가
제7장정의,법,그리고자유의경제적역할

C.교환경제를구성하는세가지요소
교역,화폐,시장의삼위일체
서장
제8장교역인과교역
제9장화폐물품과화폐의용도
제10장시장의여러요소들과기원

제2부고대그리스에서교역,시장,화폐
서장
제11장헤시오도스의시대:부족의쇠퇴와농민의살림살이
제12장지역시장:폴리스와아고라의정치경제
제13장지역시장과대외교역
제14장곡물수입의확보
제15장시장교역의성장
제16장화폐,은행,그리고재정
제17장고대의‘자본주의’

옮긴이해제/『거대한전환』에서『인간의살림살이』로
       경제문명사와실체적비시장경제학의길
옮긴이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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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진리는그렇게추구하는것이다.전통이라는금기가가로막을때는윤리의공준에따라행동하라.설령그런행동을타협주의자와기회주의자가‘초超이상주의’라든가‘유치한발상’의발현이라든가‘돈키호테식무모함’이라고헐뜯거나,단순히풋내나고미성숙하다고비난할지라도그렇게행동하라.심지어는법에도전하더라도정의의편에서라.그리하여관습의권위와냉소,무지,영혼의무감각이라는폐허를딛고선하고진실한영웅의권위를위한제단을세우라.
-칼폴라니

폴라니의작업은현대신고전파경제학자들의근시안적시각을바로잡을수있는유용한해독제이다.
-더글러스노스

칼폴라니의이미지를한마디로일깨워보자면,‘스칸달론’[비판의초석이되는걸림돌]Skandalon이라할수있을것이다.
-일로나두친스카폴라니

그는원자처럼흩어져사익을추구하며다투는‘시장인간’을맷돌돌리듯이찍어내는시장사회,이를정당화하는주류시장경제학,그기초에있는공리주의,효율지상주의와경제주의에대항했다.그리하여그는풍부한,다면적욕구를가진인간,사회적존재로서인간의고귀함,좋은삶을추구하는이들의자치력과연대력을복원,발전시키고자했다.
-옮긴이해제중에서

문제는경제야!이바보들아?
“그런사회는없다.권력은이미시장으로넘어갔다.작은정부가답이다.시장이너희를풍요롭게할것이다.결국,문제는경제야,이바보들아!”
지난수십년간한국사회를지배했던화두이자담론들이다.압축적경제성장을사회구성의원리이자,정치공동체의지상목표로삼고살아온한국사회에서이같은구호들이새삼새로운것은아니었다.비단한국사회만의사정도아니다.고삐풀린시장경제와시장사회를인류사에서정상적인것또는어떤자연적진화의산물로바라보는생각은우리시대의지배적통념이라고도할수있다.하지만,이같은구호가만연한사회에서과연우리의삶은나아지고있을까?경제가성장하지않으면,우리의일자리는사라져버리는것일까?경제가성장하지않으면,빈부의격차는더욱커지는것일까?오직자기조정적시장만이우리를젖과꿀이흐르는저풍요의세계로이끌수있는유일한방편일까?
일찍이,산업혁명을겪으며급변하는서구사회의참혹한풍경을지켜보며,폴라니는허구적상품(화)의원칙에입각한자기조정적시장경제를인간의다양한삶의방식과가치를분쇄하는‘악마의맷돌’에비유한바있다.나아가폴라니는이같은폭력적시장의횡포는필연적으로시장의폭력에맞서그자신을보호하려는사회의반발/운동을초래할수밖에없다고지적한바있다.주지하듯,폴라니의이같은분석은20세기초반의대공황및이에따른자본주의의위기와이에맞서사회를보호하기위해등장한국가의개입및복지국가의성립으로빛을발했다.하지만,이같은흐름도잠시,오늘날우리는신자유주의라는‘자본의반격’을통해,또다시폴라니가말한이중운동의흐름이다시되돌려진사회에서살고있는것으로보인다.과연우리는이같은자본의반격에굴복할것인가?역사는그렇게종언될것인가?
칼폴라니는경제문명사라는우회로우리를인도하며,우리가살고있는시장경제와시장사회를자명한것으로,어떤자연사적산물로간주하는당대의좌우공통의편견에대항했다.그리하여우리시대시장체제를거시문명사적견지에서상대화,특수화하면서자신의사회경제(사)학의지평을새롭게확장했다.나아가이를통해,경제를사회속으로재흡수하며,우리의삶의다양한가치와방식에창조적으로적응케하기위해노력했다.폴라니의이같은문제의식은,신자유주의라는또다른악마의맷돌에맞서,우리의삶과사회를보호하기위해새로운운동을준비해야할한국사회에많은시사점을제시하고있다.우리가지금다시폴라니의문제의식과이론적작업에다시한번주목해야할이유다.

실체적비시장경제학,
인간의살림살이를향하여
칼폴라니의유작『인간의살림살이』는,전근대시기비시장경제의형태,그진화및다양성을보여줌으로써현대시장체제를상대화하고대안적비전을제시하려한『거대한전환』의문제의식을계승하고있다.이를위해,폴라니는무엇보다,경제주의의오류,다시말해,인간의경제를그시장형태와동일시하는경향에서벗어날필요가있음을역설한다.특히,폴라니는인간사회에서경제가차지하는위치를좀더현실적으로조망하기위해일반경제사를폭넓은개념적기초위에재건하려시도하고있는데,그개념적기초가바로『인간의살림살이』에서본격적으로제시되고있는실체적경제(실체적비시장경제학,다시말해인간의살림살이)이다.
좀더구체적으로살펴보면,폴라니는주류시장경제학을경제의형식적의미에기반을둔형식적경제학이라규정하고,이를실체적의미에기반을둔실체적경제학과대립시켰다.여기서형식적경제학의체계란무한한욕망을갖고경쟁적으로사익을추구하는고립된‘경제인’,기술적의미또는자연적사실로서의희소성,그리고효율적선택을공준으로삼는다.즉시장적인간과에입각해도구적,공리주의적가치를전면적으로추구하는경제학이다.이에반해실체적경제학의체계는다면적인풍부한욕구를가지고사회적자유와연대,정의를추구하는‘사회적인간’,문화적?사회적으로정의되는희소성,그리고공동체구성원의생존욕구를지속적으로충족시키기위해물질적수단을공급하는과정을공준으로삼는다.
이같은공준을기반으로,폴라니는실체적의미(인간의살림살이로서)의경제야말로인류사에서보편적인것이며,형식적의미의경제는시장경제의특수한한형태일뿐이라고역설한다.다시말해,당연히인간은먹지않으면죽을수밖에없는존재이긴하지만,더좋은삶,더높은삶을추구하는고귀한존재이며,공리주의적인무한한욕망이아니라다면적이고사회적인인간의욕구(경제적욕구는이같은다면적이고사회적인인간의욕구가운데한부분에불과하다)를충족시킬수있는물질적수단을제공하는것이좋은경제,즉실체적경제이자,인간의살림살이경제라고지적하며,우리가진정으로회복시켜야할경제의본질은바로여기에있다고주장한다.

우리가말하는경제주의오류는인간의경제를그시장형태와동일시하는경향에있다.따라서이편향을제거하기위해서는‘경제적’이라는말의의미를근본부터명확하게해야한다.다시한번말하지만,이것은말의모호성을완전히제거하고형식적의미와실체적의미를별개로분리하지않는한불가능하다.복합적인개념의경우처럼이들을통상적으로사용되는하나의용어로합하면,그이중적의미가더욱강화되어이오류는결코바로잡을수없게된다.-본문중에서(113쪽)

우리는자신에게친숙한종種적인부류의현상을광범위하고일반적인현상과동일시하곤한다.(이잘못은경제적이라는용어의근본적인모호함때문에더욱조장되었을지모른다.이점은뒤에다시언급하겠다.)어쨌든이오류자체는명백하다.인간욕구의신체적측면은인간조건의일부이며,어떤사회도일정한실체적경제substantiveeconomy를갖지않고는존재할수없다.반면에(통상적으로시장이라불리는)공급-수요-가격기구는구체적인구조를가진비교적현대의제도이며,이제도는확립하는것과계속운용하는것둘다쉬운일이아니다.‘경제적’이라는속屬적개념의영역을[종적개념인]시장현상으로제한하는것은인간역사의가장많은부분을역사의현장으로부터제거하는것이다.다른한편모든경제적현상을포괄하도록시장개념을확대하는것은시장현상에동반되는독특한특성을모든경제적인것들에인위적으로부과하는것이다.이에따라우리의사고는손상을받을수밖에없다.-본문중에서(88-89쪽)

학자는이런노력을기울여야한다.첫째,학자는우리의개념에명료성과정확성을부여해야한다.학자들의이와같은노력에힘입어우리는인간이활동하는상황의실제적특징에가장잘어울리는용어로인간의살림살이문제를정식화할수있다.둘째,학자는인간사회에서계속변화하는경제의위치와,과거의문명이거대한전환에성공적으로대처했던방식을연구해,원리와정책의범위를우리의의지대로확대할수있도록해야한다.
따라서학자의이론적과제는광범위한제도적·역사적토대를바탕으로인간의살림살이에대한연구를정립하는것이다.연구에사용할방법은사고와경험의상호의존에서얻는다.자료의참조없이구성된용어와정의는무의미하며,우리시각으로재조정하지않는사실을단순히수집하는것도쓸모없다.이악순환을차단하기위해서는개념적탐구와경험적탐구가함께발맞추어진행되어야한다.또한우리의지속적인노력을위해이탐구의여정에는어떤지름길도없다는것을자각해야한다.
나는인간의경제문제에대한그런접근방식에기여하고싶다.그것이바로이책의목적이다.-본문중에서(82쪽)

호혜성과통합의경제학
『인간의살림살이』는크게2부로구성되어있다.제1부“사회에서경제의위치”(1~10장)는경제주의의오류를중심으로,형식적,시장중심적경제개념의문제점과역사적한계를규명하며,이를실체적비시장경제(살림살이경제)로재개념화해야할필요성을역설한다.제2부“고대그리스의교역,시장,화폐”(11~17장)는돈벌이나부등을(그자체를목적으로간주하지않고)가정에서는삶의수단이며,폴리스에서는좋은삶의수단으로간주했던아리스토텔레스의관점을되살리며,우애와호혜성,‘좋은삶’이라는사회적목표를중심으로경제가사회속에착근되어,사회전체의목적을위해작동했던고대그리스(특히,아테네)의사례를살피고있다.아리스토텔레스와고대그리스의사례외에도,폴라니는투른발트,말리노프스키등당대의인류학적연구의성과를활용해,서구시장체제가출현하기이전의오랜인류역사에서그런제도가작동했던다른종류의사회적상황을보여주고있다.이를통해,그는시장이있는경우와없는경우사람들간의‘교환’이란것이어떤방식으로이루어질수있는지,그리고어떤경우에도수요-공급-가격기구라는규칙이반드시필요한것은아니라는점을분석했다.
특히,여기서주목할만한내용은오늘날처럼사회의다양한가치와목적,호혜성,통합을해체하는맷돌로작동하는시장이아니라,사회의통합과평등을위해,나아가아테네민주주의가실질적으로작동할수있도록기여했던,‘시장’의다양한역할과기제에대해폴라니가언급하고있다는사실이다.이같은관점과사례의발굴은,지속가능한참여민주주의에걸맞은시장의작동방식과그것의지위에대한일단의실마리를제시하고있다.

시장이민중poulace에게식량을제공하는데핵심적인역할을하기시작했지만,그렇다고해서시장이경제전체에서차지하는비중을과장해서는안된다.시장교역과아고라는어디까지나폴리스내부적인것이었으며,그물리적·정치적경계에의해제한되어있었다.아고라는여전히지배적이었던재분배체제의작동을촉진하는한가지장치이상이아니었다.도시가시민의생계를책임지는것은그리스도시경제의일관된원칙이었다.이책임을수행하기위해도시는백방의노력을기울였다.수입필수품의공급은전적으로공적인감시아래놓여있었으며,또한시민자신의생활도상당한정도까지도시국가에의해보장되었다.-본문중에서(370쪽)

요컨대그리스적의미에서민주주의는부자의대중매수를막기위한물질적보호장치를필요로했다.유일하게효과적인보장장치는배심원활동이나민회의투표,평의회의행정수행등의정치적활동에적극적으로참여하는대중을부자가부양하지못하도록하는것이었다.아테네인의정신에따라얼핏모순처럼보이는두가지전제조건이필요했다.식량의분배는폴리스가직접수행해야한다는것과,관료제의도입은허용할수없다는것이다.왜냐하면민주주의란대표자나관료에의한대중의통치가아니라대중에의한대중의자기통치를의미했기때문이다.대의제나관료제역시민주주의에어긋나는것으로여겨졌다.인민주권사상에의존하는모든근대사상의원천인루소도여전히이원리를굳게신봉했다.그런데어떻게관료제없이국가에의한이분배방식이실현될수가있었겠는가?아테네의경우,식량시장이그답을제공해주었던것이다.-본문중에서(382-383쪽)

말리노프스키BronislawMalinowki는투른발트가언급한것의중요성을인식하고,면밀한조사를통해인간사회에서호혜적상황은언제나대칭적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