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17.18
Description
세상은 쓰레기로 넘쳐 난다.
만들어 내는 만큼, 파내는 만큼 버려진다.

버리고 지우고 폐기하는 존재인 우리,
버림받고 지워지고 폐기당하는 존재인 우리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고 있는 사이에,
가장 취약하고 가난한 이들이 이미 우리보다 먼저
우리가 저지른 짓의 피해를 입고 있다.

곁에 두고 쓰던 물건은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도 사람들에게 버림받는다. 무덤이, 공원이, 때로는 도시 자체가 버려진다. 죽음도 역사도 버려진다. 시간이 흘러 잊히는 것도 있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우거나 감추는 것도 있다. 버려지는 것들 틈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하지만 책을 쓰며 느낀 가장 큰 역설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폐기되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저자

구정은

『경향신문』기자로일하면서분쟁과테러와재해에대한기사를많이썼다.앞으로는평화와인권과환경과평등에대한글을쓰고싶다.미래보다는과거에,강한것보다는힘없고약한것에,글이든물건이든쓰는것보다는안쓰는것에관심이많다.『10년후세계사』,『지구의밥상』을함께썼고,『나는라말라를보았다』등을옮겼다.

목차

[남겨진]
또다시부서진과거8
비밀을품고있는죽음27
전쟁이남긴폐허39
아무도살지않는유령도시64
생을마친탈것들의종착역81

[버려진]
아무도먹지못한밥102
바다를덮은플라스틱112
빨리만들고더빨리버려지는첨단119
넝마주이의터전쓰레기들의산130
내버릴수없는지구167

[사라진]
말라붙은호수182
황폐해진숲198
줄어드는땅219
이제만날수없는생명232
우리보다먼저없어진우리260

[보이지않는]
어디에도속하지못한인간294
나자마자도둑맞은인생314
값싸게쓰이다버려지는노동334
그무엇도아닌인간355

에필로그367
참고문헌372
찾아보기374
사진일람385

출판사 서평

버려진존재들을만나는여행

이책은여행기다.네부카드네자르2세가왕비를위해세웠다는,이라크바빌론의공중정원유적에서시작된여정은지구곳곳을거쳐,터키의고즈넉한휴양지보드룸해변에서끝난다.글쓴이의시선은영화롭고평온한곳보다는파괴되어간신히남은흔적들과버려지고외면당한것들에오래머문다.메소포타미아문명의유적에서려있던압도감은미군의침공과이슬람국가(IS)의유적파괴앞에빛을잃고,자신의터전에서버텨내지못한‘난민’의삶은망망대해를넘고도깃들곳을찾지못해두번,세번거듭무너진다.2015년9월세살난시리아난민아일란쿠르디가짧은생을마감한터키의해변이더는평범한휴양지일수없듯이,버려진존재들을만나는여행은익숙했거나보이지않던것들을새로운방식으로찾아간다.오랜국제부기자생활을바탕으로쓴이책?사라진,버려진,남겨진?은‘버려지고잊히는모든것들’을향한시선,주관을되도록배제한서술을날실과씨실삼아엮은글로채워졌다.이스산한이야기들은끝내버려진존재들과이제우리곁에없는생명들의삶을기억하고상상하며,아직살아있는이들의의미를환기한다.

책임지지못할물건들로뒤덮인지구

만들어내는만큼,파내는만큼버려진다.쓰임이다하면버려지게마련이지만,그보다더많은것들은제대로쓰이지도못한채버려진다.비행기,공항,자동차,배,기차,우주선,놀이공원도쓰레기가된다.전쟁이파괴한마을(스페인내전당시벨치테,제2차세계대전당시프랑스중서부의오라두르쉬르글란),욕망이만든유령도시(디트로이트,포드란지아,군칸지마)는얼마나많은것들이,어떻게버려지고있는지를보여준다.우리가책임지지못할물건들로지구를뒤덮고있는사이,그에따른위험을먼저맞닥뜨리는것은약한존재들이다.땅과숲이위협받으면서그안에사는생명은절멸로내몰린다.고향을잃은소수부족이사라지면서언어도,그안에담긴지혜도사라진다.바다를덮은플라스틱은미드웨이환초의앨버트로스와바다거북,갈매기와물고기의고통스러운죽음을대가로치른다.첨단을좇아그보다더빠르게폐기되는전자쓰레기유독물질을지닌채미국과유럽을떠나동유럽과아프리카,아시아로가고이를재활용해살아가는이들의건강을위협한다.캐나다와한국을비롯한여러나라들의생활쓰레기는필리핀으로‘수출’되어갈등을빚는다.이책은책임지지못할행위를하는이들과그책임을떠안는이들이대개일치하지않는모순을다양한사례를통해성찰하게한다.

‘인간’,세상에서가장많이쓰이고또버려지는상품

곁에두고쓰던물건은물론이고시간과공간도사람들에게버림받는다.시간이흘러잊히는것도있고,누군가가의도적으로지우거나감추는것도있다.버려지는것들틈에서살아가야하는사람들또한많다.하지만가장큰역설은지구상에서가장많이폐기되는것중하나가‘사람’이라는사실이다.현대의노예제를다룬책들은‘21세기에노예가존재하는건쓰고버릴수있는사람들이그만큼많기때문’이라고지적한다.존재자체가지워지거나,쓰이다버려지는사람들이이세상에너무나많다.‘자유난민’이라고불리지만21제곱킬로미터면적에불과한섬에한정된자유를누릴뿐인나우루의팔레스타인난민들,볼타호수의가혹한노동에지쳐생기를잃은아이들,미국텍사스주샌안토니오의월마트주차장에서여름철열기를이기지못해차안에서숨진‘인신매매트레일러’의사람들이그렇고,우리사회에서일자리와살곳을찾아끊임없이떠돌아야하는사람들도이들과그리멀리떨어져있지않다.이책에소개된노예,난민,이주민,미등록자,불법체류자,무국적자등여러이름으로불리는사람들의이야기들은버리고지우고폐기하는존재이자,버림받고지워지고폐기당하는존재이기도한우리,인간에대해고민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