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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회찬의원의말과글을사진과함께묶었다.민주노동당초선의원시절의‘판갈이론’부터KTX노동자들의복직을축하하는,직접전하지못한마지막축전까지정치인노회찬의전생애를좇으며발언과연설,출마선언문등사회적·정치적으로중요한시기의말과글을다섯부분으로나누어엮었다.‘진보정당운동’,삼성엑스파일사건에서시작된‘권력의카르텔과의싸움’,‘선거제도개혁’,‘국회의원으로서의일’,‘약자들과의연대’로이루어진다섯부분의서두에는그와지근거리에서함께했던동료5인(보좌관박창규,엑스파일사건의변호인이었던박갑주,그와함께진보정당싱크탱크에몸담았던김윤철,민주노동당과진보신당에서당직자로동고동락했던후배정치인강상구,그리고민주노동당기관지<진보정치>의편집장이었던이광호)이고인의말과글이위치한맥락을되살림으로써울림을더했고,오랜세월그의곁에서중요한순간들을담아왔던사진작가이상엽과김흥구등의사진이온기를더해준다.
2진보정당은무엇을할수있으며,무엇을할것인가
책의1부는진보정당의역사와함께한고인의삶을각종기사와연설,진보정당에대한고민을담은에세이등을통해되살려낸다.“끈도동료도없이”위장취업이라는말이있기도전부터용접공으로서노동운동가의삶을시작한노회찬의정치인생은“노동운동의최고형태”로서노동자정치세력화를위한진보정당건설운동으로본격화된다.인민노련을결성한이후국가보안법위반으로2년여의수감생활끝에시작한진보정당운동은“자갈밭에씨를뿌리는듯한10년”이었지만2004년총선에서결실을맺는다.특히“썩은정치판”을바꾸자는판갈이론으로‘토론의달인’으로등극하며단숨에스타정치인으로떠오른노회찬이2004년4월16일새벽,10선의원에도전하는보수정객김종필을0.1퍼센트차이로누르며마지막299번째당선자로여의도에입성하는순간은대한민국진보정당의본격적시작을알리는상징적장면이기도하다.또국회진출4년만인2008년,분당이후진보신당,통합진보당,진보정의당을거쳐온그의행보는한국진보정당의굴곡진역사와도그대로겹쳐진다.
주요선거때있었던중요한연설들은그가꿈꾸었던‘진보정당’의모습을그대로전해준다.많은사람들이경제대통령을뽑아야한다고떠들때경제가아니라“분배가문제”라고외칠줄알았던그는,“강물이아래로흐르듯더낮은곳으로내려갈때대중정당이실현될것”이라고믿었고,진보정당이란“고단한삶”을사는이들이“냄새맡고,손에잡을수있는곳”에있는,“실제월급쟁이들이모여들고가게주인들의고충이나눠지고아줌마들이자신의고민으로드나들고젊은이들이편하게의지하는”,“특정계급이아닌국민모두를위한”당이어야한다고생각했다.
또한편으로곳곳에서엿보이는진보정당에대한고민들도여전히곱씹어볼만하다.통진당사태를거쳐진보정의당을창당한후진보정당의위기를진단하면서그는이렇게말한다.
##2012년새누리당의대선공약이2007년민주당의그것보다진보적이며,2012년민주당의대선공약이2007년민주노동당의그것만큼진보적이며,2012년박근혜후보의무상보육공약이2010년노회찬서울시장후보의무상보육공약보다더진보적인내용으로제시되는상황에서진보라는정체성만으로는,그리고과거의방식으로는차별화하기불가능한새로운국면을맞았다.
대중의환심을사기위해대책없이‘더많은복지’를약속하는포퓰리즘적접근을진보정당이선도하고민주당과새누리당이따르는양상에대한‘자기반성’이나진보정당내의공통분모,즉진보의정체성에대한합의부족을지적하는부분은통진당사태를돌아볼때특히뼈아프다.무엇보다그는‘현실주의자’로진보의정체성을사민주의로분명히해야한다고역설한다.“자기이상은높고현실에서할수있는일이별로없다”라고만이야기하는진보활동가특유의순수성을통렬히비판하며진보적가치와정치적현실주의는양립할수있다고믿었던그는이상주의나현실주의의잣대로는가를수없는정치인이었다.
“정치는엄연히현실이고진보주의자의기본덕목은실사구시다.현실을인정하고이해하고현실위에서현실을바꾸는게진보주의자의덕목이다.진보의가치는정치화되는만큼실현된다.”
3법조권력과의끈질긴싸움이남긴상처
삼성엑스파일사건은2004년초선의원이되고나서겨우1년후부터시작되어2018년여름생을마감하기까지노회찬의정치인생전체에걸쳐직접적이고결정적인영향을미친사건이다.오랫동안노회찬과활동해오면서법률자문역할을했으며삼성엑스파일사건당시노회찬의변호인이었던박갑주변호사는그를“법조권력의감시자이자피해자”라는이중적관점에서바라보아야한다고일갈한다.현역국회의원시절내내법사위소속으로법조권력의감시자역할을했지만,한편으로대법원의유죄판결로19대국회의원직을8개월만에상실한그는이후2016년창원에서3선의원으로당선되기전까지내내야인신세로지내야했다.더구나그는3선의원으로국회에돌아온이후에도박근혜-최순실국정농단사건에와서삼성의뇌물공여가드러남에따라“재벌-청와대-검찰-법원”이라는더큰권력의카르텔과마주하게된다.
삼성엑스파일사건재판당시노회찬본인의1심법정진술문,“국회를떠나며”등에서느껴지는노회찬의통렬한비판의목소리는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설치가여전히법사위의문턱을넘지못하고,양승태대법관이구속영장실질심사를앞두고있는지금,여전히큰울림을준다.
“법앞에만명만평등한오늘의사법부에게묻는다.지금사법부에정의는있는가?양심이있는가?누구를위해무엇을위해존재하는가?”
4국회의원의일:선거제도개혁과입법
후배정치인강상구가쓴‘선거제도개혁’과보좌관이었던박창규가쓴‘국회의원의일’은진보정당의정치인으로서선거때면으레겪어야만하는현실의벽과그에맞선분투를보여준다.선거때면늘나오는‘단일화’의압력,“될사람을뽑아야한다”는유권자들의패배주의,야권연대속에서들러리신세로전락하고마는진보정치인,그리고‘묻지마연대’요구등이그것이다.(국민의뜻이제대로완전히‘대의’되는)선거제도개혁은바로이런상황을극복하기위해노회찬이민주노동당이전부터정의당원내대표시절까지평생을애써왔던문제이기도하다.
노회찬의선거제도에대한헌법소원은진정추대표였던1993년으로까지거슬러올라간다.당시그는지역구의석비율에따라전국구의원을배분받는방식을문제삼았고,지역구후보가아닌정당자체에대한별도의투표가있어야한다고주장했는데,청구기간이지났다는이유로각하당한다.하지만그는2000년2월다시헌법소원을제기해결국2001년7월한정위원결정을받아내며2002년지방선거부터1인2표제가도입된다.지금은자연스러운정당투표는모두노회찬의원의집념으로일군것들이다.2004년총선에서민노당의선전역시바로이런1인2표제개혁에힘입은바컸다.
하지만소선거구제의문제는여전하다.선거때마다다량의사표를양산하며양당제를강화하고있는소선구제로인해진보정당은언제나득표율보다낮은의석수를차지하고있다.2004년총선이후15년여가흐른지금까지선거제도는한번도바뀌지않았다.연동형비례대표제는여전히기득권을놓지못하겠다는양당의저항에막혀실현되지못하고있다.
연동형비례대표제뿐만아니라최근국회에서논의되고있는주요개혁안들은노회찬의원이생전에오랫동안꿈꾸고주장했던일들이기도하다.선거연령을만18세로확대하는선거제도개혁,산업안전보건법개정을비롯한김용균3법등이그렇고,아직도국회에계류중인법안이43건이다.대표적으로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법사위에서1년여가지나도록논의조차되지않다가김용균씨사망이후에야김용균3법중하나로통과되었다.그래서어찌보면이책은이와같이그가못다이룬꿈에대한이야기,즉그의뒤에서우리가해야할일들을담은책이라고도할수있다.
5약자들곁에서:여러분덕분에더나은인간이되어서고맙습니다
이책의마지막은KTX승무원,쌍용차해고자,조선소하청노동자,여성,장애인,성소수자등언제나약자들곁에서기를주저하지않았던노회찬의모습을비춘다.“아홉시뉴스도보지못하고일찍잠자리에들어야하는”사람들,그래서심상정도노회찬도모르는이들의고단함을알았던그는파업중인KTX승무원들을위해법사위에서“KTX여승무원은철도공사에서직접고용해야한다”는답변을받아냈고,2005년부터매해여성의날이면각계각층의여성들에게장미꽃을선물했으며,국회청소노동자들을‘직장동료’처럼챙겼고,쌍용차사태때는단식으로맞섰으며,용산참사때는“무허가건물옥탑방에서기거했던”특공대원까지추모할줄아는그런정치인이었다.
삼성엑스파일에대한대법원판결로의원직을상실한이후부인김지선후보가안철수후보에맞서고전을치른재보선에서그는이렇게주변사람들을위로했다.
##많은분들이이힘든선거에,전망도그리밝아보이지않는선거에,마음과뜻을모아주셔서진심으로감사합니다.세상은주판알튕기듯이금방답이떨어지는,계산에의해서만바뀌지않습니다.이세상이라는것이옳은것이끝내는이긴다는믿음,확신,그리고대가를한없이치르더라도양심을지키려는노력,그런순수함이,늘이기지못했지만끝내는이겨왔다고저는여전히믿고있습니다.이런믿음마저무력해진다면우리는무엇을위해살아갈지,정말어디에도기댈데가없다고생각합니다.......여러분덕분에더나은인간이되어서고맙습니다.
“대가를한없이치르더라도양심을지키려는노력”은끝내이길수있을까?그는그렇게믿었고여전히믿고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