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노동및시민단체의지도자들이사회정책과관련된의제를통해어떻게다양한내용의사회적연대를동원하고,제도화하는지또한그정책의제들을위협과설득의정치를통해어떻게국가제도로전환시키는지를탐구한다.요컨대,이책은시민사회를중심으로복지국가의형성과전개과정을설명하는모델을개발하고,그모델을통해노동-시민연대와노동-정당동맹이복지국가를확대또는축소하는과정을설명한다”(32쪽).
왜여전히노동조합이,또한왜노조와시민사회사이의연계가중요한가
한국은현대사에서가장급속한경제발전을경험했을뿐만아니라,개발도상국가운데에서도가장강력한노동운동및시민사회를매우짧은시간동안제도화했다.이과정에서한국의노동운동이전성기시절에발휘한힘은실로놀라운것이었는데,1987년노동자대투쟁,그리고1996~97년노동법개악저지총파업투쟁등은민주화이행(1987년)및헌정사상최초로여야간의평화로운정권교체(1997년)를추동한눈부신사례였다.이를발판으로진보개혁정부였던김대중정부하에서1990년대말나타난한국의노동-시민연대는그포괄성측면에서,개발도상국에서는그유례를찾아볼수없을정도로보편적이며통합적인국민건강보험제도를일구어내기도했다.
하지만한국은그역시매우짧은시간동안에,그것도‘진보’‘개혁’정부를자임하던김대중,노무현정부시기,사회정책및노동시장정책이극적으로변화하며,신자유주의적시장개혁을도입해나갔던가장흥미로우면서도부정적인사례가운데하나이기도하다.소위‘진보정권’이라불리는김대중-노무현정권은노동-시민연대에부응하여보편적복지국가를향한주요제도들을입안했지만,동시에시장주의적요소들이복지체계에도입될수있는문을열어주기도했다.특히이시기도입된비정규직법안들은노동시장을근본적으로변화시켰으며,한국사회의‘불평등’역시극적으로증가했다.특히,노무현정부가집권했던2000년대에나타난신자유주의적전환은실로충격적이고갑작스러운것이었다.
그러나이같은신자유주의적전환의과정에서도복지정책별로,그리고또노동운동진영내에서도흥미로운차이가존재한다.예컨대,연금제도및노동시장규제와관련해서는,국가와자본측이추진한축소공세가관철되었지만,1990년대의눈부신연대를통해만들어진국민건강보험제도는지속적인노동-시민연대를통해잘방어되었기때문이다.
“4장에서는한국의노동운동지도자들이―권위주의시기부터민주주의공고화시기까지―어떻게배태성과응집성을구축했는지를서술했다.5장에서는한국에서새로운형태의노동-시민연대가출현하고,이후개혁정부들에서보편사회정책개혁을성공적으로개시ㆍ시행하는과정을제시했다.6장에서는개혁성향의노무현정부와이후보수정부들이수행한신자유주의개혁을검토했고,특히노동-시민연대가1990년대말에형성된사회정책들을어떻게계속해서지켜냈는지또는그러지못했는지에집중했다.이같은연구는,한국이이연구의가설들을설득력있게뒷받침하는경험적인자료일뿐만아니라,노동운동과사회운동,복지국가,좀더일반적으로는비교정치ㆍ경제분야의학자들에게충분한이론적ㆍ실용적함의를제공한다는것을보여준다”(422쪽).
이책은기본적으로한국에서노동운동진영과시민사회사이의연대는어떻게형성될수있었고,이를통해어떻게1990년대중후반에복지국가의확대라는눈부신성과를이뤄낼수있었는지,하지만2000년대들어강화된신자유주의적시장개혁의압력속에서노동운동과시민운동은어떻게분화되었는지,그리고이런상황에서어떤복지정책들은방어할수있었던반면,어떤복지정책들은방어할수없었는지,왜어떤노동조합들은‘보편적’복지국가를추진하며,왜어떤노동조합들은자신들의이해에만집중하는‘선별적’복지국가에만족하는지살핀다.특히,이책은오늘날외면받고있는노동조합의사회적중요성이왜여전히유효한지에서출발에,노동조합이시민사회단체들과어떤형태의연대를결성하는지,나아가이를토대로국가및주요정당들과어떤협상을벌이는지에주목한다.
“시민사회내에서그리고국가와시민사회사이모두에서노조가점하고있는유일무이한조직적위치와자원덕분에,노조는그어떤조직보다도시민사회공동체의힘을늘릴수있는잠재력이크다.노조는풍부한인적?물적자원을통해다른사회운동조직에지도부와회원등을제공할수있고,평등주의적정책의제의개발과공유를통해정책자원을제공할수도있다.노조와다른사회운동조직이정치적ㆍ구조적개혁을위해장기적으로연대하거나,특정정책을이행하기위해단기적으로연대할경우,시위나가두행진등에소요되는동원비용이크게줄고,이는결국시민사회가투표와로비를통해개혁성향의정당들에미칠수있는영향력을강화하게된다.요컨대노조는다른사회운동및지역공동체조직과연결될때사회운동네트워크전반의권력을신장할수있다.”(34쪽)
“민주주의가성공적으로제도화되었는지여부를설명하는데있어관건은노동계급이좀더광범위한시민단체네트워크및개혁정당들과연결되어있는지여부다.노조와다른시민단체사이의견고한연대는국가엘리트와자본가의포섭전략을막아주고,이와동시에노조가[여타의시민사회로부터]고립되어,이후전투적노동조합주의로경도되는것을예방한다.지금까지논의한노조의역할은이연구의핵심개념인‘배태된응집성’으로이어진다.”(38쪽)
배태된응집성vs탈구된응집성
《노동-시민연대는언제작동하는가》는노동운동과시민사회단체사이의연계(배태성)를한축으로,또한노동운동과정당사이의동맹(응집성)을다른축으로삼아,‘배태된응집성’과‘탈구된응집성’이라는개념을분석에도입한다.특히저자가주목하는것은바로“배태된응집성”이있는경우로,이때노조는보편적사회정책개혁을달성할수있는공산이가장큰데,광범위한시민사회파트너들의이익을자신의이익으로받아들일가능성이가장크기때문이다.나아가축소시기에도,배태된응집성이있는노조는로비및징벌역량을통해국가의개혁을온건한수준으로제한할공산이가장크다.1990년대중후반에보건의료노조를중심으로전개되었던의료보험조합통합운동이바로이같은배태된응집성의사례로,노조는연대의정신에기반을둔광범위하고보편적인복지정책이입안되는데중요한기여를했다.
반면,탈구된응집성의경우노조는국가와강한동맹관계에있지만,시민사회와의약한배태성관계에있기에,국가의엘리트들(특히관료들)이시민사회의제도적제약에서풀려나복지국가의급진적축소또는확대개혁을개시할여지를제공할수있으며,이경우노조는약한배태성으로말미암아시민사회를효과적으로동원할수없기에국가의이같은개혁을가로막을역량이없을뿐더러,국가와의강력한응집성을토대로자신들의조합주의적이해를관철시켜‘선별적복지개혁’을추구할가능성이크다.
“사례연구들과현장연구에서얻은증거는다음과같은이글의주장을뒷받침한다.①응집적연계도배태된연계도없는노조는기존의재분배제도를방어하지못하고사회정책을확대하는새로운개혁도추진할수없다.②응집적연계는있지만시민단체및공동체조직에배태되지못한노조는국가의지지를받아자신의협애한이익을위한선별적개혁을추구할공산이큰데,이는노조가조직화되지못한시민사회세력의이익을위해헌신하지않기때문이다.축소의시기에그런노조는정부와유착하고,그에따라국가의급진개혁추진을수용할공산이크다.③신자유주의적시장개혁시기에,[시민사회에]배태된노조는,집권당과의응집적연계가없을경우,정부가급진적축소개혁을추진하더라도그과정에서(아예처음부터)양보를이끌어내거나,강한동원및위협역량들을발휘해온건한개혁을유도할것이다.또한배태된노조는배태성의수준이가장높을때보편개혁을수용하도록국가를압박할수있을것이다.④마지막으로집권당과(보통수준의)응집적연계가있으며시민사회에도배태된노조는보편적사회정책개혁을이룰공산이가장큰데,광범위한시민사회파트너들의이익을자신의이익으로받아들일가능성이가장크기때문이다.더욱이축소시기동안,배태된응집성이있는노조는로비및징벌역량을통해국가의개혁을온건한수준으로제한할공산이가장크다”(420쪽).
한편으로이책은한국사례를통해획득한이론적성찰과‘배태된응집성’이라는분석틀을아르헨티나,브라질,대만으로확대,이들사이의유사점과차이점을비교분석함으로써,어떻게노동-시민연대와노동-정당동맹이라는두축이다양한복지국가후퇴와확장의사례들을설명하는지를보여준다.
다른한편으로,‘배태된응집성’접근법은노조와시민사회,노조와정당사이의연계와동맹이라는사회중심적,사회운동론적시각에입각해설명하며,기존의국가중심적이론들(자원동원론,정책유산론,책임회피의정치이론등등)을보완반박하며,복지국가의발전과후퇴에대한연구에중요한기여를한다.
이점에서이책은오늘날학계에서간과되고있던사회운동론적관점을다시복원하며,사회운동이왜여전히복지국가의발전에중요한지,아래로부터의연대와동원이없는개혁은어떤한계가있는지,민주적거버넌스와공공정책을형성함에있어시민사회와사회운동이어떤역할을하는지에관심이있는학자,시민운동가,정책입안자에게유용한이론적도구와경험적자료를제시할것이다.나아가이책에서저자가새롭게개발ㆍ제시하고있는배태된응집성이란개념은한국사회를비롯한개발도상세계에서복지국가가어떻게형성되고,쇠퇴해왔는지에대한새로운통찰을보여주며,이는다시서구중심부사회들에서나타났던사회정책의발전과정에대한새로운성찰을제기할것이다.나아가,복지국가연구는물론,정치학과사회학연구방법론에서도중요한공헌이될것이다.
“종합하면이연구는사회운동과정이복지국가의축소와팽창이라는동학을설명하는데중요한요소임을보여준다.중범위수준에서이루어지는‘연대형성’의과정을구체적으로밝힘으로써,이글은복지국가의발전(과후퇴)와관련해,사회적네트워크에기초한사회중심적이론,즉노조지도자들의구체적인조직전략및시민사회내의다른사회집단과연대하는그들의역량에초점을맞춘이론을세울수있었다.그리고이배태성의차원을고려함으로써,전통적인권력자원이론의축인‘노조-좌파정당동맹’이좀더광범위한시민사회또는지역공동체동원의맥락에서재평가되어야함을밝혔다.나아가시민사회에대한노조의배태성을이해함으로써,사용자에대한노조의코포라티즘적배태성에의지하지않고보편적복지국가로나아갈수있는대안적경로를찾을수있을것이다.보편적사회정책(선별적혹은배타적사회정책이아닌)을추진하는사회운동과정에서사회세력들이자신들의이해관계를창의적으로조율할수있는순간이분명존재할것이다.복지국가에관한오늘날의연구들은대체로그런순간들을무시한채,복지국가의제도화된결과에만주목한다.‘시장에대항하는정치’와‘시장을위한정치’사이의해묵은논쟁에서길을잃은복지국가연구자들은이제‘시민사회에배태된정치’에주목해야할것이다”(452쪽).
배태된응집성과사회운동적노동조합주의
이책에서개진하고있는입장은오늘날한국사회에서상식처럼자리잡고있는지배적인담론과는거리가있어보인다.오늘날민주노총으로대변되는한국의노동운동은중소사업체,하청,비정규직노동자나영세소상공,자영업자같은사회적약자들을보호하기보다는대기업남성귀족노조들의안정적일자리와높은임금만을추구하는기득권세력으로,그리하여보편적복지보다는자신들만의선별적복지체제에안주하고있다는낙인이찍혀있기때문이다.
이와관련해,저자는이책을기반을출간된논문을통해,한국의노동운동은산별노조가입금교섭을하기어려운구조(예컨대,포괄성등의측면에서)를갖고있으며,따라서산별노조등의역할을유럽등선진국보다는남미와비교해야하며,나아가시민사회와사회운동에대한배태성을강화해서전체노동자의조건을개선하는방향을제안하고있다.하지만2000년대이후민주노총은기업내임금극대화전략을추구하고있어서전략수정이필요하다고지적한다.이는그간한국의복지국가발전과노동조합의역할등을서구선진사회와비교했을때간과해왔던한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