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된 정의 (양승태 사법부가 바꾼 인생들)

거래된 정의 (양승태 사법부가 바꾼 인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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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재판 거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쫓는 사법 농단의 궤적!
기자들과 변호사로 구성된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2017년 2월,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부터 그 민낯을 드러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 벌어진 재판 거래 의혹 피해자들을 만나 그 목소리를 기록한 『거래된 정의』. 지난 3년여에 걸쳐 취재한 기록으로, 제주 간첩 조작 사건, 재일 교포 간첩 조작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전범기업 강제징용 손해배상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전교조 교사 빨치산 추모제 사건, 전교조 법외 노조화, 통진당 정당 해산 심판, KTX 승무원 해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어두운 근현대 정치사와 만나며 국가와 사법부가 어떻게 보통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았는지 증언한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양승태의 법관 시절 1975~2004’에는 청년 법관 양승태가 일찌감치 정권에 협조하는 판결을 내리며 법관으로서 승승장구하게 된 과정을,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담았고, 2부 ‘양승태의 대법관·대법원장 시절 2005~2017’에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KTX 승무원 해고까지, 사법부 특조단의 공개 문건을 통해 폭넓게 드러난 재판 거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재판 거래 피해자로 분류되지 않지만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논란을 빚은 재판도 정리해, 사법부가 안일한 선고를 내렸을 때 그것이 어떤 파장을 낳는지 찬찬히 들여다보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각각 부 도입에는 ‘취재 노트’를, 글 말미에는 해당 사건의 ‘일지’를 보태 독자들이 취재의 흐름과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중간에는 국가 범죄와 소멸시효 등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보탠 변호사 박성철의 글을, 말미에는 저자 박성철 변호사와 이명선 기자, 박상규 기자와 이명선 기자 간의 대담을 실어 저널리즘과 법이 어떻게 함께 훼손된 사법 정의를 정립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 앞으로의 전망을 담았다. 피해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이 모든 사건에 연루된 한 사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인생은 어떠했는지 대조하며 사법부에 대한 경고이자, 엄정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

이명선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2011년 10월 채널A에 입사해 방송 기자로 일하다가 언론 문화에 실망을 느껴 3년 만에 퇴사했다. ‘다시는 기자 안 하겠다’고 마음먹은 뒤 출판계에 발 디뎠지만, 우연히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합류 제안을 받고 기자직으로 복귀했다. 셜록에서 “고리대금업자 국정원” “‘재판 거래’ 피해자를 만나다” “인천공항 어느 가족” 등의 프로젝트를 기획, 취재했다. KBS1 〈더 라이브〉와 SBS 러브FM 〈고현준의 뉴스브리핑〉 등에 고정 출연 중이다. 계획 없이 사는 게 천성이지만, 당분간은 펜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밀고 당겨 보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1부 양승태의 법관 시절 1975~2004
강요된 허위 자백과 의도된 오판
양승태의 삶, 그가 무너뜨린 인생
법관이 누군가와 한편일 때
양승태와 김기춘은 한몸이었다
★ ‘국가 범죄’와 법의 책무

2부 양승태의 대법관ㆍ대법원장 시절 2005~2017
국정원에 13억 원을 빚진 노인
은행 빚으로 국정원 빚을 갚다
가해자가 채권자가 되는 아이러니
엄마의 60년이 거래되다
7번 방의 기적....은 없다
권리 위에 잠든 적 없다
★ 한걸음 더 들어가 살펴보는 ‘6개월 판결’
‘광정’이라는 말의 쓰임
한 명
김주중의 마지막 인터뷰
무죄도 유죄도 의미 없다
전교조 죽이기
만들어 낸 폭동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대담
박성철 ↔ 이명선 /재판 거래 피해자들을 만나다
박상규 ↔ 이명선 /왜 그들은 어김없이 사회적 약자일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2016년 12월부터 현재까지… 3년의 시간,
57명의 산 자와 14명의 죽은 자들을 만나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 기관이
한국 사회에 낳은 사회적 참상에 대한 르포르타주

기자들과 변호사로 구성된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지난 3년여에 걸쳐 취재한 기록이다. 2017년 2월,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부터 그 민낯을 드러낸 사법 농단의 궤적을, ‘재판 거래’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쫓는다. 이들의 목소리는 제주 간첩 조작 사건, 재일 교포 간첩 조작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대구 10월 사건,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긴급조치 위반 사건, 전범기업 강제징용 손해배상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전교조 교사 빨치산 추모제 사건, 전교조 법외 노조화, 통진당 정당 해산 심판, KTX 승무원 해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어두운 근현대 정치사와 만나며, 국가와 사법부가 어떻게 보통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았는지 증언한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에 연루된 한 사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인생은 어떠했는지 대조한다.

〈책의 구성〉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양승태의 법관 시절 1975~2004’에는 청년 법관 양승태가 일찌감치 정권에 협조하는 판결을 내리며 법관으로서 승승장구하게 된 과정을,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담았다. 2부 ‘양승태의 대법관·대법원장 시절 2005~2017’에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KTX 승무원 해고까지, 사법부 특조단의 공개 문건을 통해 폭넓게 드러난 ‘재판 거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부 도입에는 ‘취재 노트’를, 글 말미에는 해당 사건의 ‘일지’를 보태, 독자들이 취재의 흐름과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중간에 변호사 박성철의 글을 배치해 특히 ‘국가 범죄’와 ‘소멸시효’ 등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보탰고, 말미에는 저자 박성철 변호사와 이명선 기자, 박상규 기자와 이명선 기자 간의 대담을 실어, 저널리즘과 법이 어떻게 함께 훼손된 사법 정의를 정립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 앞으로의 전망을 담았다. 생생함을 전하기 위해 사진가 주용성, 박유빈과 저자들이 찍은 사법 피해자들의 사진을 책 곳곳에 배치했다. 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사법 농단에 가담한 권력자들의 얼굴은 일체 싣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가해자가 채권자가 되는 아이러니
‘고리대금업자 국정원’, 국가배상금을 도로 빼앗다

2008년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은 2009년, 1심에서 인용된 손해배상금의 65퍼센트를 가지급받았다. 30여 년 만에 평생을 따라다닌 ‘빨갱이’ 딱지를 뗀 그들 대부분은 그동안 신세 진 이에게 갚거나 민주화운동 단체 후원에 배상금의 일부를 쓰고, 나머지로 여생을 살 집 한 채를 구했다. 그러나 2011년, 대법원이 인혁당 무기수·유기수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배상금의 이자 계산이 잘못됐다며, 34년 치 이자를 삭제하는 판결을 내렸다. “오래전에 벌어진 일이라 그때부터 이자 계산을 하면 이자가 너무 많아 줄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2013년 7월에는 국정원이 돈을 돌려달라며 소를 제기했다. 삭제된 34년 치 이자뿐 아니라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한 연체이자까지 달라며, 연 20퍼센트의 고리를 적용했다. 법원은 불법 구금, 가혹 행위, 고문 등을 통해 사건을 조작했던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정원의 손을 들어 줬고, 가해자인 그들이 어느새 피해자들의 채권자가 되었다.

항소에 상고까지 한 이창복은 세 번 다 소송에서 졌다. 연간 20퍼센트의 연체이자율이 4억 9000만 원 정도였던 반환금을 10억이 넘는 돈으로 불려 놓았다. 부모들의 고통은 자녀 세대까지 세습됐다. 전창일의 자녀들은 국정원보다 이자율이 낮은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국정원 빚을 갚고 있다. 나경일의 네 자녀는 한 사람당 2억 정도였던 반환금이 7억 4000여만 원씩으로 불었고, 가족이 힘을 모아 처음 마련한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2019년 2월 2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인혁당 피해자들이 부당이득 반환 문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속히 해소하고, 국민 보호 책임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도록 완전하고 효과적인 구제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견을 냈지만, 현재까지 청와대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 2019년 11월, 이창복은 부동산 강제 경매 집행에 대한 이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기각결정을 내렸다. 채권자 대한민국과의 조정도 무산됐다. 이창복은 항소를 할 예정이다. …“정권에 따라 법의 잣대가 바뀌나요? 5년마다 저희에 대한 입장은 왜 매번 달라져야 하나요?” (113쪽)

--- 국정원의 이율보다 은행의 이율이 쌌다. 어떤 은행도 연 20퍼센트의 이자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20퍼센트 연이율이 부담스러웠던 전재연은 급한 대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돈을 갚았다. 전재연의 언니 전경애, 전경란도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의 통장에서 국정원의 반환금을 갚느라 빚진 대출 이자가 빠져나간다. 국정원의 고리대금업 수준의 이자가 감당이 안 돼 눈물을 머금고 한 선택이었다. (118쪽)

--- 2019년 11월 기준, 각 형제들의 채무액은 7억 4000여만 원이다. 집이 경매로 팔리면서 채무액은 이보다 줄었지만, 빚더미 위에 앉은 상황은 여전하다. 아버지를 간첩으로 조작한 당사자에게, 십 수 년의 설움과 노력이 담긴 공간을 넘겨 준 현실이 나은주는 원통했다. (127쪽)

고통의 ‘소멸시효’는 언제까지일까
3년에서 6개월로, 멋대로 배상 청구 소멸시효를 바꾸다

영화 〈7번 방의 선물〉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정원섭은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의 피해자다. 경찰 간부의 딸이 살해되자, 경찰은 증거와 증언을 조작하면서까지 그를 범인으로 만들었다. 정원섭은 재심을 통해 2011년 10월 무죄판결을 받았고 네 번에 걸쳐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2012년 11월에는 국가를 상대로 가족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이겨 국가가 가족에게 26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2014년 1월에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모두 기각한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형사보상 결정을 확정받은 날짜는 2012년 5월 18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날짜는 2012년 11월 28일이었으니 딱 ‘열흘’ 차이로 배상금을 받을 자격을 상실했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게다가 1심 소송 때까지는 형사보상 결정일로부터 3년 안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됐지만, 2심이 진행되는 사이 3년이란 기간이 6개월로 바뀌는 판례가 생긴 것이다.

--- 〈국가배상 결정의 통상적인 과정〉
1.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진실 규명 결정
2. 재심을 통해 무죄 확정판결
3. 형사보상 청구
4. 형사보상 결정 판결
5. 국가 손해배상 청구
6. 국가 손해배상 결정 판결
- 형사보상을 청구하지 않고 국가배상을 청구하기도 한다.
- ‘10월 대구 사건’처럼 피해자가 기소되지 않고 집단 민간 학살로 사망한 경우라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 규명 결정일로부터 3년 이내 국가배상을 청구하면 법원은 국가배상 청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오랜 기간 봐왔다.
- 통상 1과 2 사이, 4와 5 사이에는 3년의 여유 기간이 있었지만, 2013년 12월 12일 선고된 ‘김상순 간첩 조작 사건’ 판결 이후 대법원은 소멸시효 기준을 별다른 이유 없이 3년에서 6개월로 바꿨다. (165쪽)

사실 형사보상금을 다 받은 날로부터 따져 계산하면, 정원섭은 40일 만에 손해배상 청구를 한 셈이다. 형사보상 결정이 나도 ‘그 돈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몇 번에 걸쳐 받을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빚을 내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인지대를 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사정과 관계없이 법원은 형사보상 결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무조건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고 멋대로 판례를 바꿨다.

--- 판결문 어디에도 ‘왜 3년이 6개월로 줄어든 것인가’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 국회에서 법을 바꾼 것도 아니었다. 난데없이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가 3년에서 6개월로 줄었다. 만약 손해배상 청구에 앞서 형사보상을 받았다면,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만 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판례를 바꾸었다. 즉, 형사보상과 손해배상을 둘 다 받기 위해서는 재심 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형사보상을 청구해야 하고,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무조건 6개월 이내에 국가배상을 청구해야만 국가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66쪽)

이 밖에도 법원의 소멸시효 적용이 이상한 경우는 더 있다. ‘대구 10월 사건’의 피해 유가족 정도곤은 어머니 이외식보다 1년 4개월 일찍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외식에게는 배상금을 주고 정도곤에게는 배상금을 주지 않았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황당한 논리를 근거로, 같은 사건을 다르게 결정했다(140쪽). ‘일본 관련 간첩 조작 사건’과 ‘모자 간첩 조작 사건’의 경우에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음에도 전자의 심리가 빨리 진행되면서 판례가 나오기 전에 선고됐고, 그 결과 전자는 승소, 후자는 패소로 결과가 갈렸다(180쪽). ‘조총련 간첩 조작 사건’의 경우는 똑같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결과가 갈렸는데, 네 사람 중 김 씨가 이사를 가는 바람에 결정문이 공시 송달 나면서 형사보상결정 확정일이 늦춰지는, 우연 때문이었다.
저자 박성철 변호사는 2018년 12월 김철민 의원 등 12인이 제안한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의안번호 17202)과 같은 달 노웅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의안번호 17823)이 시효 배제 조항을 담고 있다면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포함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