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으로서의 정치 - 정치+철학 총서 3

소명으로서의 정치 - 정치+철학 총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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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베버는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잘 읽혔다고 말하기 어렵다. 사실 베버의 글은 악문으로 유명하다. 독일에서도 선생들은 학생들에게 영문 번역본을 읽도록 권할 정도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베버의 글은 읽는 사람에 따라 정반대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복합적이다. 그러나 2020년 영문판에서 폴 라우터(Paul Reitter)와 채드 웰몬(Chad Wellmon)은, 베버의 수업은 당시 500명 이상이 수강 신청을 할 정도로 대중적인 강의였고, 하루 저녁 강의가 이렇게 책이 되고 지금까지도 읽힌다는 것은 이 책이 소수 학자들만 읽을 수 있는 어렵기만 한 책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했다. 이들은 베버가 말하려고 했던 것을 오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복잡 미묘한 내용을 명료하게 다시 번역해 2020년에 영문판(Max Weber, Charisma and Disenchantment: The Vocation Lectures, Paul Reitter and Chad Wellmon eds., New York Review of Books, 2020)을 출간했다.
이번 한글판은 그 문제의식과 성과를 받아들여 내용을 좀 더 명료하게 하고, 학자들이 주로 이해할 만한 어려운 표현들을 가능한 한 쉽게 바꾸어서 한국의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베버가 어떤 상황에서 그 말을 했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문단 중간 중간에 첨언을 했으며, 역주 또한 충실하게 달아 주었다. 또한 원래 텍스트는 장별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았으나, 새로운 번역본에서는 내용에 맞게 세 개의 장(국가, 정당, 정치가)으로 나누고, 장별 내용도 소제목으로 구분해 이해하기 쉽게 했다. 최장집 교수가 쓴, 이 책의 해제에서는 베버의 정치철학에 대한 기존 국내외 논의를 충분히 섭렵하면서, 한국 정치에서 베버를 이해하는 데 고려해야 할 중요한 주제를 깊이 다루려고 했다.

저자

막스베버

저자:막스베버(MaxWeber)
베버와그의부인마리안네.베버는1919년1월바이마르공화국최초의총선에출마해낙선했지만,마리안네는바덴주의원으로당선해,이후부르주아여성운동의지도자가되었다.
1864년독일튀링겐의에르푸르트에서독일제국연방하원의원을역임한아버지와,칼뱅주의자이자지적인어머니사이에서8남매의장남으로태어났다.현대사회학을창시했으며이를대표하는학자로알려져있지만역사학?법학?경제학?정치학을포함하는사회과학전반에깊은영향을미쳤다.20세기의대표적인실존철학자인칼야스퍼스는베버를“대철학자이자정신적으로우리시대의가장위대한사람”이라고말했고,역사학의원로이자대가인테오도어몸젠은“언젠가내가무덤으로가지않으면안될때,‘아들아,여기내창이있다.내팔로들기에는너무무겁구나.’라고누구에겐가말할수있는사람은앞으로높이존경받을막스베버이외에는아무도없을것이다.”라고말했다.정치철학자셸던월린은“조직의세계와창의적개인간의고뇌에찬긴장을베버만큼명료하게드러낸사람은없다.”라고하면서그를“가장위대한사회학자”라고말했다.학문적으로가장정점에있던1920년,베버는유행성독감에걸려폐렴으로사망했다.그의나이56세였다.

역자:박상훈
서울대학교경영학과를졸업하고,고려대학교에서“한국지역정당체제의합리적기초에관한연구”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정치발전소학교장으로있다.주요저서로는『만들어진현실:한국의지역주의,무엇이문제이고무엇이문제가아닌가』와『정치의발견』,『민주주의의재발견』,『어떤민주주의인가』(공저)등이있다.

해제:최장집
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및같은대학대학원을졸업하고,미국시카고대학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워싱턴대학,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분교,코넬대학과스탠퍼드대학객원교수및일본아시아경제연구소객원연구원,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을역임했다.현재고려대학교명예교수로있다.주요저서로는『한국의노동운동과국가』,『한국현대정치의구조와변화』,『한국민주주의의이론』,『한국민주주의의조건과전망』,『민주화이후의민주주의』,『민주주의의민주화』,『민중에서시민으로』,『노동없는민주주의의인간적상처들』,『어떤민주주의인가』(공저)등이있다.

목차

서론.무엇에대해말하려하나9

1장.국가11
1.정치란무엇인가11
2.권위:지배의정당화15
3.행정:지배의조직화19
4.직업으로서의정치24
5.직업으로서의관료34
6.정치주변의직업집단들43

2장.정당59
1.명사정당체제59
2.지도자와머신이주도하는정당체제65
3.영국의정당체제:코커스시스템69
4.미국의정당체제:엽관체제와보스76
5.독일의정당체제:관료지배83
6.전망:어떻게할것인가87

3장.정치가92
1.정치가에게필요한자질92
2.대의와신념그리고도덕97
3.신념윤리와책임윤리105
4.정치의윤리적문제가갖는독특함110
5.혁명적상황에서의정치윤리115

결론.비관적인간현실속의정치가122

해제.정치가는누구인가125
1.왜베버인가125
2.생애와배경132
3.소명의의미143
4.정치적현실주의147
5.대중투표제적지도자민주주의1:개념과배경154
6.대중투표제적지도자민주주의2:비교의맥락161
7.대중투표제적지도자민주주의3:정당머신과민주주의168
8.대중투표제적지도자민주주의4:왜리더십이중요한가174
9.정치적윤리1:신념윤리와책임윤리181
10.정치적윤리2:책임의도덕성187
11.정치적윤리3:급진주의와정치윤리191
12.결론:정치적이성195

찾아보기198

출판사 서평

“내강의는여러분들을여러모로실망시키게될것이다”―소명으로서의정치란

이책은1919년뮌헨의한진보적학생단체인‘자유학생연맹’의초청에의한강연문이다.당시는독일현대사에서가장혼란한위기의시대였다.패전으로인한독일제국의붕괴,그리고새로운공화국의건설,급진생디칼리스트와공산주의자들이주도했던혁명적봉기가주요도시에서발생했다.
베버에게강연을요청했던학생들은이런정세에서자신들이어떻게개입하는것이좋을지에대해듣고싶어했다.그러나베버는강연의첫문장을이렇게시작한다.“여러분의요청으로이강의를하게되었지만,틀림없이내강의는여러분들을여러모로실망시키게될것이다.”그리고강의를마칠때쯤이렇게말한다.“친애하는청중여러분,10년후에이문제에대해우리다시한번이야기하자.여러정황으로미루어볼때,그때는이미반동의시대에접어들었을거라는두려운생각을,나는갖지않을수없다.나자신을포함해우리가운데많은사람이바라고희망했던것들가운데실현된것은거의없을것이다.아마‘전혀아무것도’실현되지못했다고말할수는없을테지만,누가봐도거의성취된것이없을것이다.……이밤이서서히물러갈때,이봄날의꽃이자신들을위해화사하게피었다고생각하고있는사람들은얼마나살아남게될까?내적으로는어떤마음상태가되어있을까?비분강개해있을까,아니면속물근성에빠져세상사와자신의직업을그냥그대로무덤덤하게받아들이고있을까?”
그러나이내이렇게말하는데,이부분이야말로‘소명으로서의정치’에대한것이다.“정치란열정과균형적현실감각,둘다를가지고단단한널빤지를강하게그리고서서히구멍뚫는작업이다.만약이세상에서불가능한것을이루고자몇번이고되풀이해노력하는사람들이없었다면,아마가능한것마저도성취하지못했으리라는말은전적으로옳다.모든역사적경험에의해증명된사실이기도하다.”“자신이제공하려는것에비해세상이너무나어리석고비열해보일지라도이에좌절하지않을자신이있는사람,그리고그어떤상황에대해서도‘그럼에도불구하고!’라고말할확신을가진사람,이런사람만이정치에대한‘소명’을가지고있다.”


베버에대한오해와외면



기예르모오도넬
“[베버가]생각끝에문제를해결하는것을보는것,그의마음이작동하는방식을보는것은매우유익하다.……그는나의지적권력모델이다.”




후안린츠
“보통나는어떤주제에대한연구를시작할때마다,베버가그주제에대해베버가말한것이있는지부터검토한다.”

게이브리얼알몬드




“베버는학문적인면에서는물론이고도덕적인면에서도내게매우큰영향을미쳤다.”





헤라르도뭉크,리처드스나이더,『그들은어떻게최고의정치학자가되었나』전3권,정치학강독모임옮김,후마니타스,2012.
베버는(19세기중반이후부터20세기초까지)문화?예술?철학?과학뿐만아니라역사와사회과학이최고로흥성했던시기의기라성같은대학자들사이에서도특별한지위를갖는사람으로평가받고있다.정치철학자셸던월린은“조직의세계와창의적개인간의고뇌에찬긴장을베버만큼명료하게드러낸사람은없다.”라고하면서그를“가장위대한사회학자”라고말했다.이렇게사상가들의존경과경외심을한몸에받는베버지만,한국에서만큼은좌우파를막론하고제대로이해되거나평가받지못하고있는것이사실이다.
보통베버는결과만좋으면된다는식의책임윤리가,권력정치가,나치즘이나파시즘에논리적기반을제공한정치학자라는오명을갖는다.그러나베버에대해,그가신념윤리를폄하하고책임윤리만을강조했다는기존의해석과는달리,베버는신념윤리없이책임윤리만을가진정치가를최악의정치인으로보았다.베버는강한신념에기반을둔책임윤리를말한다.이책의제목이『소명으로서의정치』인것도이때문이다.신념윤리와책임윤리라는두가지깊은심연속에서고민하기를바라는것이베버의진정한의도다.그는또한권력정치가를경멸했다.내적자긍심없이권력의추구그자체를즐기는정치가는정치의비극성앞에서공허한삶을살다좌절할운명을걷게될것이라말했다.그는빌헬름2세를권력정치가의대표적사례로꼽았으며‘죽을때까지비판하겠다’고말하기도했다.
한국에서는진보파들또한베버를읽지않았다.마르크스주의자들은맹목적으로베버를배척했고베버로부터배우려하지않았다.때로는베버의‘가치중립’또는‘가치판단으로부터자유’와같은주장을공격하기도했다.그러나이에대해최장집교수는해제에서“근본적으로가치중립은연구자가지닐수있는문화적?종교적?이념적그리고어떤종류의희망적사고의영향도배제하고,도덕적인문제를사실과뒤섞지않으며사실그자체에접근하고탐구하는것을의미한다.그러나이말은연구주제의선정,이론과방법론의선택에있어서까지연구자의가치나감정을배제할수있다거나,연구자의연구목적과의도자체가중립적이어야한다는뜻은아니다.그보다는사회현상이나사실을있는그대로볼수있는지적힘을가리키는것으로이해하는것이훨씬베버의생각에가깝다.”라고썼다.그리고“베버가니체와같은가치상대주의에빠지지않을수있었던것은,사실성에대한그의강조,경험적지식에대한그의열정덕분”이라는그의평가또한생각해볼만하다.
베버는대중투표제적지도자민주주의를대안으로주장했는데,이는권위주의내지는파시즘을옹호하는것으로이해되기도했다.그러나이역시잘못된이해이다.대중투표제란그간한국에서는‘국민투표제적’으로잘못번역되어온plebiscitarian의새로운번역이다.이는헌법제?개정이나국가적중대사안에대한국민투표를의미하는것이아니다.보통선거권이아직실현되지않았던당시로서는여러형태의제한투표제를반대하면서대중의직접투표에의해리더십이선출되어야한다고말한것이다.
베버는민주주의를법적?합리적정당성이아니라카리스마적정당성에기초한지배형태로분류한다.따라서현대의통치체제로서민주주의는대중투표제를가장핵심적인요소로하는것이고,대중의투표를조직하기위한정당조직을핵심으로하는지도자민주주의를강조했다.베버는지도자가있는민주주의의중요성을분명하게말한다.지도자가없는민주주의에서는대중권력이커지는것이아니라도당들의지배내지관료의지배가실현된다는것이다.베버에게지도자와이를따르는추종자집단은모든정치의본질적인요소이다.따라서좋은지도자내지유능한리더십없는정치는그에게상상할수없는일이었다.이점에서그는자유주의의소극적정치관을넘어선다.
당시로서는꽤과격한주장이었던대중투표제적지도자민주주의를이야기한것은,당시독일정치의문제(첫째,의회의무력함,둘째,전문적인행정관료의강함,셋째,독일정당의특성으로서세계관을달리하는이념정당들의존재)에대한그의비판적평가때문이다.그는독일정치의운명이정당성을잃은융커(귀족),통치력을못갖춘부르주아라는조건때문에프롤레타리아나인민이불행해지는것으로귀결되리라고봤다.따라서이비관적상황을개척할대안적리더십을가진인물이대통령직선제를통해지도자가되지못한다면10년후쯤에는‘반동이도래할것’이라고예견했다.실제로그가강의를마친지12년만에나치가집권했다.이점에서그는나치즘을옹호한사람이아니라반동의도래를피하기위해독일의정치인이어떻게해야하는지를말하려했다고할수있다.


개정의방향―『소명으로서의정치』를잘읽을수있도록

베버는많은사람들이읽었다고들하지만실제로는잘읽혔다고말하기어렵다.사실베버의글은악문으로유명하다.독일에서도선생들은학생들에게영문번역본을읽도록권할정도라고한다.그뿐만아니라베버의글은읽는사람에따라정반대로이해할수있을만큼복합적이다.그러나2020년영문판에서폴라우터(PaulReitter)와채드웰몬(ChadWellmon)은,베버의수업은당시500명이상이수강신청을할정도로대중적인강의였고,하루저녁강의가이렇게책이되고지금까지도읽힌다는것은이책이소수학자들만읽을수있는어렵기만한책으로이해되어서는안된다는점을보여준다고했다.이들은베버가말하려고했던것을오해없이읽을수있도록복잡미묘한내용을명료하게다시번역해2020년에영문판(MaxWeber,CharismaandDisenchantment:TheVocationLectures,PaulReitterandChadWellmoneds.,NewYorkReviewofBooks,2020)을출간했다.
이번한글판은그문제의식과성과를받아들여내용을좀더명료하게하고,학자들이주로이해할만한어려운표현들을가능한한쉽게바꾸어서한국의독자들이잘이해할수있도록개정했다.베버가어떤상황에서그말을했는지를충분히이해할수있도록,가독성을높이기위해문단중간중간에첨언을했으며,역주또한충실하게달아주었다.또한원래텍스트는장별구분이되어있지않았으나,새로운번역본에서는내용에맞게세개의장(국가,정당,정치가)으로나누고,장별내용도소제목으로구분해이해하기쉽게했다.최장집교수가쓴,이책의해제에서는베버의정치철학에대한기존국내외논의를충분히섭렵하면서,한국정치에서베버를이해하는데고려해야할중요한주제를깊이다루려고했다.
『소명으로서의정치』를읽으면서좌절했던많은분들에게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