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먼저 떠난 아들에게 보내는 약속의 말들)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먼저 떠난 아들에게 보내는 약속의 말들)

$14.00
Description
2016년 10월,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폭언, 비정규직 해고 등의 부당한 업무 강요를 고발하며 세상을 떠난 고(故) 이한빛 피디의 엄마가 쓴 에세이. 누구나 부모이거나 자식이기에 헤아릴 수 있는, 누구나 노동자이거나 사회 구성원이기에 감지할 수 있는 슬픔 너머,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멈춰 생각해 보게 한다. 오랜 시간 교사로 살았고, 남은 시간 엄마로 살아갈 저자가 쌓은 이 각고의 기록은 그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뿐 아니라, 안타깝게 떠난 아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멀찍이 지켜보던 이들의 무력한 마음을 움직인다. 어쩌면 모두라고 해도 좋을 ‘양육자’들에게, 우리가 놓쳐 버린 아까운 삶들을 종종 생각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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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영

1981년부터39년6개월간중고등학교에서국어교사로일하다가2020년8월안곡중학교교장으로정년퇴직했다.2016년10월,tvN드라마〈혼술남녀〉의조연출이었던아들이한빛피디가드라마제작현장의장시간노동과폭언,비정규직해고등의부당한업무강요를고발하며세상을떠난후사무치는그리움을담아글을썼다.이름처럼빛나는삶을살았던아들의꿈을기억하며,남겨진사람으로서,엄마로서할수있는일들을시작하려고한다.

목차

추천의글
들어가며

1이말을못했는데네가내곁에없다
특별한날|보고배운것을실천하려고노력한|한빛의방|고양이푸리|그리움은가시지않는다|해직교사|힘들게쓴답장|아들자랑|너무늦었지만|“나도구경다니고싶다”|기도해주길|새이름을갖고싶어|죽음과함께산다|적당히사랑하지않았기때문에|멀어지지않으려는노력|마지막부탁은거절할게|“사랑하는엄마에게,한솔”|슬픔은아름다움의그림자|덜추운겨울을보내기를

2사랑하는사람은무덤이아니라기억속에묻혔으니
이층집|뻐꾸기시계|민물고기와개울순례|지키지못해죄송합니다|스스로찾을게요|아버지는하고나는못한것|두바퀴로가는자동차|이미친세상어디에있더라도|자전거탄풍경|네마지막선택까지도|엄마의거짓말|하나분명했던마음|수험생엄마|마음의일|캠퍼스탐방|프란치스코를위한기도|내가죽지않는한,아들도죽지않고살아갑니다|‘운명’을마주하는법

3이바닥이원래그렇다는말대신에
아름다운청년|함께비를맞는다는것|넘어서야한다는것을안다|가슴에묻었어도사라지지않는다는희망|기억한다는것|오.늘.이라힘주어적었다|조롱당하기쉬운마음|이바닥이원래그렇다는말대신에|카메라뒤에사람이있다|계란을쥐여주는사람들|슬픔앞에중립없다|사람을살리는기적|고맙습니다

4네죽음이지옥같은여기에도빛을몰고오고있다고
영원히풀수없는숙제|이런일이다시일어나지않게|‘우연’이아닌‘인연’|뜻밖의선물|이모든게기적같아|‘구걸’이아니라‘초대’|한빛의친구들|슬픔자체는극복할수없을지라도|저는한빛의친구가되었습니다|네가일으킨작은바람에수많은바람이인다|네가지옥같은여기에빛을몰고왔다

나가며

출판사 서평

〉〉보내주라고,잊으라고,그래야산사람은산다고.하지만그건사실이아니다.저자는…아들한빛이어떤존재였는지더듬어가며비로소그자신이되었다.
-정혜신|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당신이옳다』저자

〉〉“적당히사랑하지않았기때문에”적당히슬퍼할수없는사람의기록은이렇듯강하고,소중하다.
-엄지혜|〈채널예스〉기자,『태도의말들』저자

〉〉이한빛은계속해서새로운이야기로태어난다.…김혜영은이한빛에게줄수있는가장좋은것,삶을선물하고있다.
-박희정|인권기록활동가,『금요일엔돌아오렴』공저자

2016년10월드라마제작현장의장시간노동과폭언,비정규직해고등의부당한업무강요를고발하며세상을떠난고(故)이한빛피디의엄마가쓴에세이,『네가여기에빛을몰고왔다』(부제:먼저떠난아들에게보내는약속의말들)가출간됐다.머리로는아들의죽음을직면해야한다는것을잘알면서도가슴으로는좀체받아들이기힘겨웠던저자가,어렵게한걸음을내딛으며써낸60여편의산문이실렸다.

오랜시간교사로살았고,남은시간엄마로살아갈저자가쌓은이각고의기록은그스스로를일으켜세울뿐아니라,안타깝게떠난아들에게새삶을선물하고,멀찍이지켜보던이들의무력한마음을가까이로움직인다.책은누구나부모이거나자식이기에,누구나노동자이거나사회구성원이기에감지할수있는슬픔너머,무엇을위해살아야할지,어떻게살아갈것인지를멈춰생각해보게한다.

사랑하는사람을잃은사람이할수있는‘최선’의일
“새이야기로계속태어나게하는것”

저자는아들이한빛피디에관한흔적들,말과글들을살피면서,아들의‘몰랐던’마음과생각에다가가려한다.자신의어린시절이나아들의어린시절같은오래전기억까지반추하면서,일련의‘새로운’이야기들을이어나간다.자신이미처몰랐던아들의얼굴과생각을알아가는이과정은필연적으로슬프지만,때로따뜻하고,유쾌하기도하다.

특히부모로서부끄러웠던순간,교사로서고민했던지점들에대한솔직한고백이인상적이다.자식이사회에기여하는실천적지식인이되기를바라면서도너무사회를삐딱하게만볼까봐,어려운삶을선택할까봐전전긍긍했던마음,교사로서의자아가앞서는바람에교사로서도부모로서도본이되지못한순간에대한회한,마찬가지로교사였던저자의아버지를기준삼았지만그에미치지못했다는뼈저린반성은‘부모됨’에관해한편생각해보게한다.

인권기록활동가박희정은추천사에서“떠난사람과남은사람의관계가자식과부모일때,후회와자책의서사는‘더잘해줄걸’을넘어서기쉽지않다”고말한다.그러나이책에서아들을‘만나려하고’,아들의자리에‘서보려하는’저자의무수한시도들로인해,“이한빛은계속해서새로운이야기로태어난다”.“김혜영은이한빛에게줄수있는가장좋은것,삶을선물하고있다.”

남은자들모두에게필요한‘회복’이라는희망
“이런일이다시일어나지않게”

〉〉일찍퇴근했기에시간이생겼다.그래서구의역에갔다.막차가올때까지자릴지키려했다.하지만그리오래머물지못하고현장을떠났다.슬픔인지분노인지아니면짜증인지모를,복잡한감정이솟구쳐머리가아팠기에.역사를빠져나왔다.…얼굴조차모르는그이에게오늘도수고했다는짧은편지를포스트잇에남기고왔다.‘오늘’이라쓰지않으면내가무너질것같기에오.늘.이라힘주어적었다.
-이한빛,페이스북(2016/05/31)

세상을떠나기불과5개월전인2016년5월,스크린도어참사가일어난구의역에갔던아들의기록을본저자는그날,그의‘오늘’이어땠을지생각하며눈물짓는다.불과몇개월간격으로,일하다가세상을떠난두젊은이의이야기가연결되는순간이다.

〉〉읽으면서많이울었다.한빛이떠나기불과5개월전,그날한빛은일터에서어떤하루를보냈을까.동시대청년에게일어난참담한일을뉴스로접한청년한빛은어떤마음으로그곳에갔을까.“망하지못해망하지않는세상”에대한분노.끔찍한죽음의행렬에스스로할수있는일이없다는무력함으로절망했을한빛.
-「오.늘.이라힘주어적었다」,184~185쪽

이한빛피디의일은가족들의사건조사를거쳐2017년4월18일대책위를통해처음공론화됐고,이후2달만에CJE&M의산재인정및공식사과를받았다.이한빛피디의유지를잇기위해2018년설립한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지금도방송미디어노동인권개선을위한여러사업을전방위하게펼치고있다.“이런일이다시일어나지않게”하는것,그것만이회복의단초가된다고저자는믿는다.

적당히사랑하지않은사람의‘슬픔’이지닌힘
“이슬픔은세다”

자식잃은엄마의글이라니,걷잡을수없는슬픔부터예감되겠지만그것만이아니다.산재『재난같은사회적참사가반복되고,그로인한사회적슬픔이계속되는동안,“적당히사랑하지않은사람”들의“적당히슬퍼할수없음”이한일에대해생각해볼필요가있다.반복되는참사로아까운사람들을잃을때마다가족이나지인뿐아니라많은사회구성원들이상처를입는다.마음이다친이들에게,아무것도할수없다는데서온무력감이나혹은“이바닥이원래그렇다”는냉소에빠진이들에게,다가서지도물러나지도못하고어정쩡하게서있는이들에게저자가내디딘이한발자국의걸음은유효하다.책의저자소개마지막문장은이렇다.“이름처럼빛나는삶을살았던아들의꿈을기억하며,남겨진사람으로서,엄마로서할수있는일들을시작하려고한다.”

어쩌면모두라고해도좋을,사회의‘양육자’들에게,우리가놓쳐버린아까운삶들을종종생각하는이들에게권하고싶은책.

이한빛피디를말해주는말과글

〉〉촬영장에서스텝들이농담반진담반건네는‘노동착취’라는단어가가슴을후벼팠어요.물론나도노동자에불과하지만,적어도그네들앞에선노동자를쥐어짜는관리자이상도이하도아니니까요.
하루에20시간넘는노동을부과하고두세시간재운뒤다시현장으로노동자를불러내고우리가원하는결과물들을만들기위해이미지쳐있는노동자들을독촉하고등떠밀고제가가장경멸했던삶이기에더이어가긴어려웠어요.
-이한빛,유서

〉〉일찍퇴근했기에시간이생겼다.그래서구의역에갔다.
막차가올때까지자릴지키려했다.하지만그리오래머물지못하고현장을떠났다.슬픔인지분노인지아니면짜증인지모를,복잡한감정이솟구쳐머리가아팠기에.역사를빠져나왔다.
구조와시스템에책임을물어야하는죽음이란비참함.생을향한노동이오히려생의불씨를일찍,아니찰나에꺼뜨리는허망함.
이윤이니효율이니헛된수사들은반복적으로실제의일상을쉬이짓밟는다.끔찍한비극의행렬에비록희망을노래하는이가없을지라도염치와반성은존재할것이란기대도같이스러진다.
망하지않아망하지못한세상이다.아니망하지못해망하지않는세상이맞을런가.
어느게정답인지모르겠다.둘중무엇이든,답답한동어반복으로밖에설명될수없는현실이다시금한삶을부러뜨렸다.
얼굴조차모르는그이에게오늘도수고했다는짧은편지를포스트잇에남기고왔다.
‘오늘’이라쓰지않으면내가무너질것같기에오.늘.이라힘주어적었다.
-이한빛,페이스북(2016/05/31)

〉〉이것은나의이야기이지만나만의이야기는아닐것이다.나는25년동안경주마처럼긴트랙을질주해왔다.함께트랙을질주하는무수한친구들을제치고넘어뜨린것을기뻐하면서.나를앞질러달려가는친구들때문에불안해하면서.……문제는적응하지못하는개인에게있는것이아니라누구도적응할수없는현실의구조그자체에있다.
-이한빛,서울대재학시절운영하던웹진〈자하연잠수함〉5호,2010

〉〉우리가살기바쁘다며앞만보는경주마처럼달려나갔을때,너는조용히몸을돌려아무렇게나짓밟힌차가운흙길을두손으로어루만졌다.우리는어렴풋이나마알게되었다.네가남긴것은따스한체온이었다.
-CJE&M회사동기의추모사

〉〉관성이된활동에기대지않고계속해서새로운기획들을찾아나선데에는그런성격이작용했을것이다.한빛이는자기가새로운공간에서만난새로운사람,새로벌인일,그에대한사람들의반응에대해열심히이야기하곤했다.그때그의말투는항상들떠있었고,누구와도다른새로운경험을하고있다는즐거움에가득차있었다.
-이한빛피디와대학시절함께활동했던동료의글

〉〉너의추모제에구름같이모인사람들을보면서,내가슬그머니너의이야기를꺼내며드라마현장제보사이트를알려줬을때,이런게정말로필요했다고말하는스태프들을보면서생각했다.너는죽었지만,너의죽음이지옥같은여기에도빛을몰고오고있다고.그리고그빛이드라마너머의또다른어두운곳까지퍼져갈것이라고.그리고나는더이상괴물이되지않기로다짐한다고.용기없는내가,선택의순간마다어느편에설지자신할수는없지만.그래도괴물이되지말자고붙들어줄동료들이있으니가능성없는일은아니지않을까.너는여기없지만너의이야기는계속될것이다.너를기억하는우리가있으니.
-일리,〈PD저널〉기고문(2017/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