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해보세요 (치아에 새겨진 불평등의 이력들)

아 해보세요 (치아에 새겨진 불평등의 이력들)

$58.38
Description
당신의 치아를 보여 주면,
당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치아는 상당히 견고하다.
물속에서도, 불 속에서도, 심지어 무덤 속에서도 몇 백 년 동안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가난한 삶’이라는 재앙은 치아를 파괴한다.

“이 책은 치아 감염을 치료하지 못해 발생한 합병증으로 2007년에 사망한 메릴랜드 출신 소년 데몬테 드라이버의 비극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치과 의료라는 무질서한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모든 미국인에게 치과 진료가 필요하지만 현재 제도로는 수백만 명이 진료받지 못하는 부조리함을 파헤치고 있다. 데몬테가 사망한 곳에서 멀지 않은 볼티모어에 1840년 문을 연 세계 최초의 치과대학으로부터 시작해, 치과가 어떻게 미국의 보건 의료 제도와 별개로 분리되어 진화했는지 그 역사를 탐구한다. 일부 환자들에게 치과 진료는 왜 그렇게 받기 어려운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왜 그마저도 받을 수 없는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_서문에서
저자

메리오토

MaryOtto
미국의의료전문저널리스트이다.워싱턴포스트에서8년간기자생활을하면서보건및빈곤문제를취재했고,특히미국의구강건강을다룬기사를썼다.지금은워싱턴D.C.에거주하고있다.

목차

서문6

1부썩은치아
1.아름다움17
2.고충55
3.응급상황87
4.코아래의세계108

2부지금의치과가나타나기까지
5.치과의탄생145
6.소외된삶173
7.치과위생사라는새로운직업의탄생204
8.시스템248
9.피부색에따른차별277

3부경종을울리는사건
10.데몬테가사는세상309
11.충치를만드는세상과의대결336
12.채핀해리스의후예들369

감사의글389
옮긴이후기390
후주396
찾아보기417

출판사 서평

1.치아에새겨진불평등의이력들

“루이자의치아가특히치과의사인니퍼스박사의눈을사로잡았다.지금까지박사가본치아중가장아름다웠다.루이자는예쁘게수놓은자수를가져와상점주인에게팔았지만푼돈정도였다.옆에서듣고있던박사는루이자에게다가갔다.
‘예쁜아가씨,팔게더없나요?’
‘이제가진게없어요,선생님.’
‘아가씨는자신이얼마나좋은것을가지고있는지모르는군요.당신의치아몇개를팔면큰돈을벌수있어요.’”
_본문153쪽(「치과의사에게생긴일」)

“18세기후반스코틀랜드출신의유명한외과의사존헌터는치아이식을처음으로시도했고,그후수십년동안대서양양안에서치아이식이대유행했다.가공설탕을첨가한의약품,식품및음료수가등장했고,특히부유한사람들사이에서충치가만연했다.부자들은싱싱한치아를원했고,지독히도가난했던사람들은자신의치아를팔려고줄을섰다.헌터는‘가장좋은방법은치아모양이비슷한사람을동시에여러명준비시키는것이다.첫번째사람의치아가안맞으면두번째사람의치아를바로뽑아이식하면된다.’라고조언했다.”
_본문151~152쪽

“1941년12월7일진주만공습이후실시된징병검사결과,건강문제로군복무에부적합판정을받은미국젊은이들은전체징병대상자의3분의1에달했다.정신질환,결핵,성병및충치가만연했다.6주동안의첫번째징병검사대상자100만명중20만명이치아상실로복무부적합판정을받았다.”
_본문220쪽

“낙인은복종이나모욕의표시다.얼굴에찍힌흉측한낙인이한사람의인격을파괴하는것처럼,심하게병들어방치된치아는그사람이경제적으로,심지어도덕적으로실패했다는낙인과같다.일반적으로질병에걸렸을때그사람잘못이라고생각하지않지만치아에대해서는당사자에게책임을돌린다.”
_본문8쪽

“불평등함은가난한사람들의입안에서특히두드러졌다.”
_본문310쪽

『레미제라블』에서팡틴은공장에서해고된뒤딸코제트에게보낼돈을마련하려자신의머리카락을잘라팔고,급기야어금니까지뽑는다.당시가난한사람의치아가부유한사람에게팔리던현실이소설에반영됐다면,이책『아해보세요』는치과치료비를마련할수없어서병원에가지못하고고통을안고살던사람들이참다못해무료진료소에서길게줄을선채발치를기다리는미국의풍경을담으며,구강건강이라는렌즈를통해오늘날‘레미제라블’의삶을기록한다.

엘리너루스벨트와셜리템플.프랭클린D.루스벨트대통령은“단돈15센트로행복해질수있는길은극장에가서템플의웃는얼굴을보는것”이라고말하기도했다.
1930년대대공황시기에,미국인들은오히려우울함을떨치기위해영화관을많이찾았다.찰스핀커스는배우들의치아가관객들에게더‘완벽하게’보이도록시술한치과의사이다(〈오즈의마법사〉에서도로시역을맡은주디갈런드,〈소공녀〉와〈하이디〉의주연배우인셜리템플,그리고제임스딘등이그의환자였다).이후고른치아를드러내며활짝웃는‘만들어진미소’는완벽한치아의전형이되었고,이제우리는치아교정과미백을당연한시술로여긴다.아름다워지려는욕망만이미용치과시술을떠받치는것은아니다.치아가남들과달라마음껏웃지못하거나일자리를구하는데어려움을겪는사람들도치과를찾는다.
한편일반적인구강치료및검진을받는비율도차이가있다.일례로한국의19세이상성인중가장부유한소득5분위는50명중1명(2.1%)이돈이없어치과치료를받지못하고,가장가난한소득1분위는7.5명중1명(13.2%)이치료를받지못한다(보건복지부,『2019국민건강통계』).성인구강검진수검률이가장높은지역인울산에서는2명중1명(47.6%)이구강검진을받지만,전남지역은4명중1명(22.1%)도안된다.울산조차성별을나눠살펴보면남성은2명중1명(56.7%),여성은3명중1명(36.3%)만구강검진을받는다.영ㆍ유아구강검진은세종이2명중1명(55.5%)이받는반면,제주는3명중1명(38.2%)에불과하다(국민건강보험공단,『2019년건강검진통계연보』).이처럼치아에는저마다의불평등한삶의이력이새겨진다.

2.입안이몸의일부가아닌세상에서일어나는일들

“입안은몸의일부입니다.”
_버턴에델스테인(뉴욕컬럼비아대학교치의학및보건정책학교수)

“충치에서잇몸질환,구강암에이르기까지‘소리없이세상을잠식한무서운질병’이맹위를떨치고있다.”
_데이비드새처(미국전공중보건국장)

“특정사회구성원의3분의1이어떤통증으로괴로워한다면,그리고그것을예방하는방법이존재한다면아마도매우많은연구가이뤄졌을것이다.하지만불행히도많은사람들이치통을그저흔하고사소한문제로치부하기때문에,훨씬덜일어나는다른질병에더많은관심을기울이고연구한다.”
_본문77쪽(메릴랜드대학교치과대학연구)

아이가고열이나면소아과로가지만젖니를뺄때는치과에데려간다.한밤중이가아프면병원응급실을찾는데,정작그곳에는거의대부분치과의사가없다.치과보험상품은일반건강보험상품에포함되지않고별도로판매된다.대학에는의과대학과치과대학이나뉘어있다.이책에가장많이나오는용어중하나에도이런현실이담겼다.‘dentistry’는의과와치과의통합관점에서사용했을때는‘치의학’으로,의학에대응해사용했을때는‘치학’으로,보건의료의분과로사용했을때는‘치과’로,과학의분과로사용했을때는‘치과학’으로옮겼는데(실제로옮긴이가재직해있는학교는‘치의학대학원’,소속교실은‘예방치학교실’이며,치과대학이없는의과대학병원내치과조직은‘치과학교실’로불린다),이처럼여러명칭이있다는사실은치과와의학의구분에기원을둔쟁점이다양하다는사실을보여준다.치과와의과는언제부터각자의길을걸었을까?이런분화가우리몸에미치는영향은무엇일까?지은이가책을쓴계기도이런질문과관련이깊다.2007년미국메릴랜드출신인열두살소년데몬테드라이버가,치아감염을제때치료하지못한끝에뇌막염으로세상을떠난사건이었다.그죽음이후로몇년동안관련자를만나이야기를들으며다양한현장을취재하고,의과와치과가나뉘어온역사를살핀결과물인이책은,마치구강건강과전신건강이나뉜것처럼여기는세상에드리운그늘을드러낸다.

3.불완전한의료제도를바꾸려는사람들

“메디케이드환자를받아준다는치과를가까스로찾은들예약할만한시간이거의없었고,힘들게예약에성공해도치과에타고갈교통편을구하느라이리뛰고저리뛰어야해요.이런과정을다거치고나면내가이것밖에안되나싶어낙담하고,녹초가돼서치과치료를받을의욕이사라지는거죠.”
_본문185~186쪽(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보건대학원소규모집단인터뷰)

“앞니가부러진아이의부모로가장하고지역내85개치과에전화해예약을잡아봤다.한달간격으로치과마다두번씩전화했는데,한번은메디케이드혜택을받는아이의부모인척전화했고,다른한번은민간의료보험을가진아이의부모인척전화했다.각각170번의전화통화에서,메디케이드아이들의36.5퍼센트,민간의료보험을가진아이의95.4퍼센트가예약을잡는데성공했다.”
_본문186쪽(일리노이주연구팀조사)

“질병에시달리는사람들이치료받지못한다는것은,결국우리사회가구강건강을이해하고그중요성을인정하는데실패했다는것이다.”
_미국치과의사협회

“치아만보여주면당신이어떤사람인지말해줄수있습니다.”어느동물학자가치아를통해그사람의특성을추정할수있다는뜻으로남긴이말은,우리가살아가는사회의의료체계가차등없이사람들을돌보고있는지를살피는이책을읽고나면다음과같이고쳐씀직하다.“치아만보여주면당신이사는곳이얼마나불평등한사회인지말해줄수있습니다.”의료전문기자인메리오토는미국인의입안상태야말로불평등한미국사회의단면이라고이야기한다.지역의사회경제적환경이나개인이처한조건에따라구강질환실태는다양하지만,사회보장이취약한이들의상황은특히심각하다.충치로치아를잃어도여력이없어새치아를끼우지못해서비스직일자리를얻기어렵고,그래서치과치료를더받지못해또다른치아를잃는악순환.치통에시달려학교에못가제대로교육받기어려워부모보다나은직업을꿈꾸지못하는아이들.치통은잠깐의불편함이아니라늘달고살아야할고통인수많은이들,특히더높은비율로이런현실을감당하는노인,장애인,유색인종의삶.
지은이는입을열면누구나볼수있는치아를통해계층간이동이힘들어진현실을파헤치는한편,이를바꾸려고애쓰는사람들의현장을보여준다.저소득층지역이나알래스카처럼계층적ㆍ지역적이유로의료접근성이떨어지는곳에서진료활동을하는의료인들이맞닥뜨리는현실을생생하게담는가하면,데몬테드라이버의비극이다시일어나지않게하려는시민들이제도와정책을바꾸는과정도비중있게다룬다.“충치는세균이일으키는질병이지만,실제해결책은세균이아닌다른곳에서나온다.”라고말하는옮긴이또한(사)행동하는의사회(http://dah.or.kr/)를통해중국한센인치유자마을,라오스및베트남등지의마을을찾아가치과진료를비롯한의료활동을하는한편,꾸준히치과정책을연구하고제언해왔다.긴급한의료필요가있는현장을돌보는행동과,그필요자체가줄어들게끔접근성을높이고제도를보완하는행동은이책을집필하고번역한이유처럼서로맞닿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