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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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0년 11월 21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환희 출판편집자와 반려인 이지은 출판편집자의 에세이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가 출간됐다.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된 이 책엔 이환희가 남긴 원고지 6661매에 달하는 생의 기록과 그가 떠난 후 100일 동안 매일 같은 시간 글을 쓴 이지은의 애도 일기가 교차 편집돼 있다. 생전에 ‘저자’의 꿈을 품기도 했던 이환희의 첫 책이자 아마도 마지막 책이, 그 꿈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이지은에 의해,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박힌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다.

이지은은 이환희가 남긴 글들을 긁어모으고 탐독하면서 그가 좋아하던 노래를 듣거나 감응하던 영화를 보며 그의 생각과 꿈을 돌아본다. 이 과정에서 친구-연인-반려인으로 함께한 6년여와 뇌종양이 발병해 눈 감기까지 6개월여의 시간뿐 아니라, 서로 알지 못하는 과거와 각자만 아는 시간에까지 다다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커다란 상실 속에서 떠난 이를 애써 잊으려거나 그의 부재를 부정하기보다 되레 깊이 알고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이 애도의 과정은, 두 사람이 함께 사랑하고 노동하고 싸우고 성장하며 밀고나갔던 삶만큼이나 치열하고, 또 뭉클하다.

과거의 이환희와 현재의 이지은이 나누는, 그들에게 주어진 생의 시간을 초월하고야 마는 이 대화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저자

이환희

7년차출판편집자,정치적삶을실천하려노력했던생활정치인,윤종신공식팬클럽‘공존’에서10여년간활동한‘종신총무’,두마리고양이의집사,그리고같은직업과비슷한생각을가진이지은의반려인.
작은몸에큰이상을담고살던그는만35세에발병한뇌종양으로반년간투병하다,2020년11월세상을떠났다.그가세상에남긴글조각은A42094쪽,원고지로6661매에달한다.

목차

프롤로그

1/사랑이라는화사한마음

시작할때의마음|꽃으로고백하던날|귀하게대해줄게요|첫키스의추억|말하지말고서로사랑만하자|‘아내’‘남편’이아닌‘반려자’|사랑이라는화사한마음

2/지속가능한사랑
우리가다시만나려면|서로에게든든한보호자가되어주려면|나에게기대지그랬어|울지않고고맙다고말하기|너에게도나는고마운기억일까|간병의기억|시한부인생에게로또|기도하는방법을모르겠어|우리가함께들어앉은감옥|서로를위한선택|당신의빈자리를채우는법

3/조금만덜사랑했다면
같은마음,다른행동|우리가조금만덜사랑했다면|누구보다많이이해하고싶은사람|아버지라는선물|홀로단호했던이유|슬픔을경쟁하지말라는말|적일까동지일까|부모는자식을절대모른다|엄마의파스냄새|엄마에게받은옐로카드|당신은일터로돌아가지못했다|불과불의만남|누나가글을쓴다|죽은당신을살리는법|이별을해피엔딩으로가꾸려면|갈곳없는명절

4/하루하루가이별의날
끈으로묶은침대|살고싶다는소원|우리,아기가질까?|존엄한죽음|어떻게죽을것인가|두개의이별|오늘은안돼요|내일할일:이별하기

5/당신이라는습관
안녕,내사랑|낯모르는이들의수많은애도|언젠가일어날일이지금일어난것뿐|당신이라는습관|내가만나지못한순간의당신|이별계획|힘내라는말이싫다|첫눈오는날|애도의방법|그런일을겪고도되게밝으시네요|내애도가타인을힘들게하는건아닐까|머릿속에자라는두려움|살고싶은날|당신없는새해계획|제남편다시태어나지않게해주세요|일상으로복귀하다|도둑처럼찾아드는당신의흔적|이세상에없는사람의생일|고요한소동|언제가장보고싶냐는질문|잠옷에깃든당신의냄새|당신이머물다간자리|위로를가장한무례함|나를떠나간당신에게주는선물|나를지키는천사|적확한위로의온기|첫책낸거축하해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2020년11월21일세상을떠난고(故)이환희출판편집자와반려인이지은출판편집자의에세이《들어봐,우릴위해만든노래야》가출간됐다.고인의1주기에맞춰출간된이책엔이환희가남긴원고지6661매에달하는생의기록과그가떠난후100일동안매일같은시간글을쓴이지은의애도일기가교차편집돼있다.생전에‘저자’의꿈을품었던이환희의첫책이자아마도마지막책이,그꿈을누구보다잘알았던이지은에의해,두사람의이름이나란히박힌한권의책이되어나왔다.

애도로서글쓰기
사랑하는사람을잃고쓴다는것

이환희가생을마감한뒤이지은은이환희가남긴글조각들을긁어모은다.만35세에떠난이환희가이십대부터남긴글분량은원고지6661매(A42094쪽).이지은은이글들을탐독하면서이환희가좋아하던노래를듣거나감응하던영화를보며그의생각과꿈을되돌아본다.이과정에서두사람이친구,연인,반려인으로함께한6년여의시간이나뇌종양이발병해눈감기까지인6개월여의시간뿐아니라,서로알지못하던과거와각자만아는시간에까지다다른다.이지은은SNS에공개적으로글을쓰면서사랑하는사람을잃은슬픔,그리움,회한,분노를여과없이쏟아낸다.감정의거친파고를스스로드러내거나또들키면서자기만의애도를이어나간다.
사랑하는사람을잃는다는커다란상실속에서떠난이를애써잊으려거나그의부재를부정하기보다되레깊이알고자더가까이다가가는이애도의과정은,두사람이함께사랑하고노동하고싸우며밀고나갔던삶만큼이나치열하고,또뭉클하다.

추모로서책만들기
세상에없는사람의이야기를전한다는것

이환희는《다가오는말들》《지혜롭게나이든다는것》《어떻게민주주의는무너지는가》《페미니스트선생님이필요해》《쫓겨난사람들》《당신이계속불편하면좋겠습니다》《보이지않는고통》《환대받을권리,환대할용기》《저항주식회사》같은제목이눈에익은인문?사회과학분야의단행본들을엮은편집자다.그가떠나자많은이들이좋은편집자였던그의면모를언급하는추모글을썼다.책에는이환희가병간호하는아버지에게“일이밀릴때면남에게폐가되는스스로가미워서,출근시간이오는게두려워서변기위에앉아울었다”고한이야기(67쪽)나“암이재발할까봐머리를쓰는게무섭다”면서도“업무에복귀할날을대비해새벽네시에책을읽던모습”(254쪽)이나온다.이환희는2020년5월11일에쓴글에“늘평단과독자를고루사로잡고,회사의명성을올리며,그누구도매출때문에걱정하지않을책을만들고싶었”다면서노동자로서“괴롭고괴롭고괴롭고즐겁고괴롭고짜릿하고괴로웠지”(208쪽)라고남기기도했다.
한사람의생을그의노동이나성과로만집약해말할수는없을것이다.이지은은이환희를하고싶은일이참많았지만약한신체를가졌고,소수자이슈나페미니즘에관심이깊었지만남성으로서큰어려움없이자란자신을페미니스트라고자칭하는것을조심스러워했던사람,“표준남성성바깥에있었던사람”(258~260쪽)으로회고한다.이책은‘좋은편집자’‘좋은사람’이라는한마디말로압축되지않는그의생을입체적으로들여다보고,이제는듣고자해도들을수없는그의목소리,그가품었던이야기를전하고자만들어졌다.

‘사랑은언제끝나는가’‘어떻게죽을것인가’‘애도와위로가가능한가’
인생의중요한질문들이노래가되기까지

“우리가함께하는건봄을맞이하는게아니라사계절을비순차적으로끊임없이겪어내는것에가까울거야”(49쪽).두사람의결혼식날,어쩌면가장찬란한봄의순간이환희는이렇게쓴다.두사람이비순차적으로겪은계절들은한사람의죽음으로끝난것이아니라,남은사람의온전한애도로끝난것이아니라,사는동안계속될것이다.이책에는결혼?출산?죽음같은그어떤것보다제도화돼있으나제도에다포섭되지않는현실,돌봄?간병?부양?생계같은노동이란한마디로일축할수없는차원이담겨있다.과거의이환희와현재의이지은이나누는,주어진시간을초월하고야마는대화를통해사랑에대해,죽음과죽어감에대해,애도에대해,위로에대해,누구나겪어낼수밖에없는삶의사계에대해생각해보길바란다.

“얼마나하찮은시간을보냈든지,어떠한사소한것이든지관계없이,기록되는순간그것은곧소중해진다.최소한지금과훗날의스스로에게는.그래서삶을의미있게만드는가장쉬운방법은자신의생각이나일상을글로적는것이다.”
-이환희,2010년10월21일의기록(3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