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의 시민권을 상상하다

팬데믹 이후의 시민권을 상상하다

$18.00
Description
오늘날의 시민권을 구획하는 다층적 경계에 대한 질문들
미래의 시민권을 전망하는 또 다른 상상들
“이 책은 정치철학・여성학・사회학・종교학・역사학・한국 문학・미국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오늘날의 시민권과 관련된 다층적 쟁점들을 재조명한 논의를 담고 있다. 오늘날의 시민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은 권리를 향유하는 자와 권리에서 배제된 자들의 경계, 더 나아가 시민권의 근간을 이루는 국민국가의 경계에 대한 문제 제기를 수반한다. 그 질문들은 팬데믹 이후 부각된 문제들, 이를테면 인종주의 및 외국인 혐오증,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들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이런 문제들을 발생시킨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조건들을 근본적으로 탐색하며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시민권을 상상하는 데 주력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도되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의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변해 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와 맞부딪히며 우리는 이제껏 우리가 당연시하던 권리들 자체에 대해, 그리고 권리들의 불평등한 향유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 질문은 시민권을 구획하는 경계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바꾸어 내려는 태도 또한 수반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여러 글들이 전망하는 미래의 시민권은 제각기 달랐지만, 어떤 지점에서는 겹쳐지고 있다. 그 겹쳐짐의 자리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상상과 마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자

인천대학교인문학연구소

충북대학교철학과교수이다.서울시립대학교철학과에서마르크스의물신주의와이데올로기개념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고,독일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아도르노의정치철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저서로『앙겔루스노부스의시선:아우구스티누스,맑스,벤야민.역사철학과세속화에관한성찰』이있으며,역서로『공동체의이론들』(공역),『아도르노,사유의모티브들』,『역사와자유의식:헤겔과맑스의자유의변증법』이있다.『현대정치철학의네가지흐름』,『비판적사고:어떻게다르게생각할것인가』,『근대사회정치철학의테제들』,『모빌리티존재에서가치로』,『아도르노와의만남』,『왜지금다시마르크스인가』등을공저했다.

목차

책을펴내며6

1부미완의시민권과팬데믹23
1장인간과시민의‘이데올로기적’권리선언?:마르크스,아렌트,발리바르/한상원25
2장‘여성’해방기획으로서시민적참여와정치적감정/임옥희65
3장비상사태의시대,민주주의와시민권을위한모색:아렌트의‘기적’개념을중심으로/장진범93
4장한국개신교사회운동담론과초월성의정치:토지공개념과기본소득논의를중심으로/김민아141

2부시민권의경계,또다른주체들185
5장시민의귀환:1990년대시민담론과자유주의/황병주187
6장2000년대여성노동자투쟁다큐멘터리와‘여성노동자’의시민권/배상미243
7장유동하는경계와피난민의시민권:1960년대초반안수길의신문연재소설에나타난‘폭력의공간화’양상을중심으로/강용훈277
8장정착너머의이민서사:주노디아스의『드라운』을통해본이주와기억/신나미329

찾아보기358

출판사 서평

팬데믹이가져온사회적불평등,
가부장적한국사회와돌봄노동,
인종차별과혐오,피난민과이주자의권리

오늘날한국및세계가직면한쟁점들에대한인문학적성찰

국경의전면적봉쇄는앞으로도지속될지모를팬데믹상황을해결할방책이될수있을까?다수사람들의안전을보장받기위해특정한사람들,이를테면바이러스에감염된사람들의사적생활을보호받을권리가제한된다면그제한의양태는어떤방식으로결정되어야하는가?비상사태로말미암아규제된권리의즉각적실현을요구하는목소리와사회적약자의건강할권리를강조하는의견이충돌할때우리는이를어떤관점에서바라봐야하는가?또한국가가취한방역조치가특정계층사람들,이를테면자영업자나플랫폼노동자및돌봄노동자등에게불평등한결과를야기했다면그문제는어떤방식으로해결되어야할것인가?이런형태의쟁점들은팬데믹상황때문에발생했지만,궁극적으로는팬데믹이전의우리사회에존재했던문제들과연관되어있다.
그럼에도2020년갑작스럽게발생한코로나19팬데믹상황으로말미암아생겨난2020년초공포와불안의정념들은때로는팬데믹상황을먼저맞닥뜨린지역에서온외국인,때로는방역규칙을지키지않은사람들에대한강렬한분노를촉발했다.확진자수가비교적안정되기시작한시점에이르러서야비로소많은사람들은사회적거리두기가콜센터상담노동자,배달노동자,돌봄노동종사자들의희생을통해가능했음을감지할수있었다.단계적일상회복이시도되고있지만여전히미래의상황을가늠하기어려운2021년말,팬데믹이후발생한여러현상들에대해,그리고우리자신이이제껏향유하고있던권리들자체에대해질문을던져야할때이다.이책은‘시민권’을통해우리안을좀더선명하게관찰해보려는인문학적물음에서시작했다.


본문소개

1부‘미완의시민권과팬데믹’에실린글들은카를마르크스,한나아렌트,에티엔발리바르,낸시프레이저,마사누스바움등서양의대표적사상가들의시민권관련논의를비판적으로재구성하며오늘날의시민권담론이새롭게나아가야할방향을모색하고있다.
한상원의「인간과시민의‘이데올로기적’권리선언?:마르크스,아렌트,발리바르」는1789년혁명직후프랑스에서선언된인권선언,즉‘인간과시민의권리선언’등에제시된‘인권’개념을비판적으로바라본논의들을재조명한다.마르크스와아렌트의논의가그대표적예이며한상원은이들의담론이현대사회의두핵심제도인시장과국민국가가근대성의핵심가치인인권의실현을근본적으로방해하고있다는역설을예리하게지적했다고말한다.그러나이연구는궁극적으로는마르크스의인권선언비판이갖는일면성을지적하며아렌트를적극적으로재해석한발리바르의논의를통해시민권담론이새롭게나아가야할방향을모색하고있다.시민권을근거로종족적・민족적차별을정당화하는논리,사회적경쟁의압력속에개인을몰아넣는신자유주의의반정치성에맞설방안을,정치적권리로서평등이라는이념에입각해시민권을지속적으로재정립하는움직임에서찾으려했다는점에서한상원의연구는시의성이있다.
임옥희의「‘여성’해방기획으로서시민적참여와정치적감정」은팬데믹상황에서돌봄노동이폄하되고있는당대적문제에밀착해페미니즘의해방기획과시민권사이의관계를고찰하고있다.그과정에서이글은낸시프레이저의여성해방기획과마사누스바움의‘정치적감정’을통해페미니즘의기본적문제의식을재고하고있다.낸시프레이저가‘보편적돌봄제공자’라는모델을제시하며돌봄을최우선적인시민사회의가치로설정하는동시에젠더정의를실현하려고했다는점,마사누스바움이페미니즘의해방기획에감정의정치가어떻게개입하는지에초점을맞추었다는점에이연구는주목하고있다.그러나임옥희는이들모두제1세계의교육받은백인을‘시민’으로전제한다고비판하며시민의범주에서배제와포함의경계를허물어내는것을통해시민적참여의새로운이야기가가능하다는점을강조한다.
장진범의「비상사태의시대,민주주의와시민권을위한모색:아렌트의‘기적’개념을중심으로」는코로나19의대유행에따른비상사태의시대를문제삼는다.비상사태의시대,적과동지를구별짓는주권적결단으로정치를규정했던카를슈미트의견해가지니는위험성과영향력에동시에주목하며그영향력을슈미트이론의강점중하나인‘기적’등의은유에서찾고있다.장진범은슈미트의‘기적’이신과그의현세적대항자인주권자가일으키는것인반면,한나아렌트에게서기적은자유와행위라는재능을부여받은모든인간과시민이능동적으로수행할수있는것임을강조한다.이를통해비상사태의시대에우리가주목할지점은주권자의결단이아니라노동과작업등의여러활동을,세계를사랑하고돌보는방향으로이끄는시민적정서라고역설하고있다.
김민아의「한국개신교사회운동담론과초월성의정치:토지공개념과기본소득논의를중심으로」는팬데믹상황이우리사회의약자,이를테면배달노동자와성소수자,그리고코로나상담노동자들을가시화한점에주목하며,종교의사회운동담론이우리사회의균질하고매끈한삶의경계바깥에존재하는사람들을어떻게인식하고있는지에초점을맞춘다.김민아는종교의사회운동을종교인들이종교적신념과가치를바탕으로사회문제를해결하거나모순적인사회체제를근본적으로변혁하기위한활동으로규정한뒤그운동이‘초월성의정치’와맥이닿아있음을강조하고있다.이연구는낸시프레이저의논의가분배와인정을가로지르는정의론을바탕으로삼고있지만,인정투쟁과분배투쟁이상호보완될만한현실적방식에대해별다른언급이없다고비판하며경계밖의사람들에대한환대를제안한존카푸토및테드제닝스의신학담론에서종교적사회운동의가능성을찾고있다.종교담론이가진보편주의가사회운동으로구현되는실례를,사회적쟁점이되고있는‘토지공개념’과‘기본소득담론’에서찾고있는김민아의논의는오늘날종교담론이나아가야할방향에대한의미있는제안을던져주고있다.
2부‘시민권의경계,또다른주체들’에실린글들은1990년대이후한국사회에서‘시민’이라는개념이부각된양상을고찰한뒤민중・여성노동자・피난민・이주자등‘시민’으로환원되지않는다층적주체들이시민권과연관되어있는지점을탐색하고있다.이를통해오늘날의시민(권)담론이포함하고있는것과배제하고있는것의경계를문제삼고있다.
황병주의「시민의귀환:1990년대시민담론과자유주의」는현재한국에서가장대표적집단주체개념으로사용되고있는‘시민’을조선시대이래의용례와서양에서유입된근대용례가착종된역사적용어로규정한다.이글은1990년대귀환한시민이1980년대의민중을대체하거나대립하는주체로등장했으며,이는1987년체제의성립이후경제적자유주의와시민운동이동시에확산된양상과맞닿아있었다고분석한다.이연구에서가장흥미로운부분은한국에서시민개념이사용된독특한사례로5・18광주민주화항쟁당시의‘시민군’을들고있다는점이다.이용례에기반해황병주는하층민중심의시민군과1990년대시민운동의기반을이루는중산층중심시민주체사이의간극을부각한뒤시장의문법을따라생존경쟁에서우월한지위를획득한집단인시민이생존경쟁에서밀린민중을전유하고있다고비판한다.
배상미의「2000년대여성노동자투쟁다큐멘터리와‘여성노동자’의시민권」은2000년대다큐멘터리에재현된여성노동자에초점을맞추어그들의운동이새롭게정의하는시민권의모습을보여준다.IMF관리체제이후정부의대대적인정리해고와비정규직화의폭풍을맞은영역은여성들이주로종사하는서비스직이었고,저임금・불안정노동과부당해고에투쟁으로맞선여성노동자의모습이2000년대여러다큐멘터리를통해재현되었는데,그중에서도2007년대형할인마트홈에버에서일하던여성노동자500명이상암홈에버매장을20여일동안점거농성했던사건을재현한김미례감독의〈외박〉(2009)에주목한다.〈외박〉의여성노동자들이가정에서도,그리고일터에서도가정내노동전담자와임금노동자라는두가지정체성으로호명되기때문에모순적상황이발생했다고보는이글은〈외박〉에서재현된여성노동자의투쟁을통해성차별적이고가부장적인사회가전제하는시민권에문제를제기하며모든성별의구성원이‘가족구성원을돌볼권리’를갖추는것을새로운시민의덕목으로제시한다.
강용훈의「유동하는경계와피난민의시민권:1960년대초반안수길의신문연재소설에나타난‘폭력의공간화’양상을중심으로」는동아시아국경질서의변화과정및이에대응했던이주자의시선을밀도있게재현하고있는안수길소설을한국에서의시민권논의에흥미로운참조지점을제시해주는텍스트로소개하고있다.강용훈의연구는기존연구가주목하지않았던안수길의신문연재소설중,4・19와5・16및한일협정반대운동등의역사적격변이진행되던1960년대초반발표된작품에초점을맞추어이들소설속의월남한피난민인물이한국전쟁과4・19혁명으로대표되는해방이후한국사회의급격한변화과정을어떻게바라봤는지분석한다.이연구는안수길의소설이해방이후한국사회에서폭력의발현양상을‘경계에놓여있는공간’,즉한국전쟁시기남한과북한의치안질서가교차했던전시서울,그리고공권력의폭력과대항폭력이맞부딪혔던4・19의거리공간과연결해형상화하고있음에주목했다.이글은시민증을부여받은것에안도하던안수길소설속‘월남한피난민’이4・19혁명과같은역동적시민권의재구축과정과결합될수있었던계기를,경계공간에놓여있는자가감당해야했던폭력에대한응시에서찾고있다.
신나미의「정착너머의이민서사:주노디아스의『드라운』을통해본이주와기억」은미국문학의이민서사를주된연구대상으로삼아20세기후반이주의경험이새롭게서사화된양상을탐색한다.이민서사의새로운양상을도미니카계미국작가주노디아스의단편소설집『드라운』에대한분석을통해살펴보며이소설집을이루는10편의단편소설들이다양한공간들과인물들의시각을포괄할수있는서술방식을취하고있다는점에주목했다.20세기미국이민서사가이주자의경험중심정착서사를주로형상화한것과달리,『드라운』은고향에남겨진가족의시선에서도이주를형상화하며미국과도미니카공화국이계속해서영향을주고받는공간임을보여줄수있었다.신나미는『드라운』이취하고있는이야기연결망이20세기후반도미니칸디아스포라의집단적기억을담고있으며,더나아가라틴아메리카계이주자들의기억을아우른다고결론내린다.이글에서분석한이민서사의새로운방식은이주자의이야기를체류권으로서의시민권을획득하기까지과정으로국한해상상하는관습을탈피했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