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자유롭게태어나어디에서나쇠사슬에묶여있다.자기가다른사람들의주인이라고믿는자가그들보다더한노예로산다.이런변화가어떻게일어났을까?누구도모른다.어떻게하면이변화를정당한것으로만들수있을까?이점에대해서는말해볼수도있다.힘과다른것들만을고려한다면나는이렇게말하겠다.누군가인민을복종하지않을수없게해서그들이복종하고있다면,그인민은잘하고있는것이다.그런데족쇄를벗을수있게되어그래서그즉시족쇄를벗어버린다면,그들은훨씬더잘하는것이다.이것은그들에게서자유를빼앗아간것과동일한권리를통해자유를회수하는것이라,그들이자유를다시취할근거가아주분명하든지아니면그들에게서자유를빼앗은행위가근거없는것이었든지,둘중하나이기때문이다.사회질서는다른모든권리의기초가되는신성한권리다.그런데이권리의근원은자연에있지않고,따라서한가지합의에근거를둔다.중요한것은이합의가무엇이며어떻게이루어질수있었는지아는것이다.”
_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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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루소에대한이해는여전히“자연으로돌아가라”는구호속에머물러있다.예컨대,사회의설립,특히소유권의성립을자연상태의타락으로바라본「인간불평등기원론」과자연상태에서사회상태로의불가피한이행을서술하는「사회계약론」,그리고마지막으로자연으로돌아가라는「에밀」의구호속에서루소의사상은일관된체계를갖춘저작이라기보다불일치와모순으로가득찬텍스트로보인다.하지만한국사회에서이모순을해결하는손쉬운방법이있으니,전형적으로이야기되는결론,곧“자연으로돌아가라”는레테르였다.곧,자유롭고행복하게살아가던자연상태에서벗어나,부자연스러운사회와문화속에서,선거날만자유인이고나머지나날은노예로살아가야할불행한인민들에게,다시자연상태에서의자유를회복하기위해‘자연으로돌아가라’고외치는루소가바로우리에게익숙한루소이다.과연그럴까?루소는사회상태의제도와문화를비판하고,자연상태로의복귀를찬양했던목가적사상가였을까?
이번에출간된「정치경제론?사회계약론초고」의출간의도는루소의주요정치저작으로간주되는「인간불평등기원론」과「사회계약론」사이의모순대신연속성을찾는데있다.또한루소가사회상태를부정하고자연상태를찬양하기만한것인지에대한일단의실마리를찾기위한것이기도하다.이와관련해,우리는역자인이충훈의해석을따라,다음과같이해석해볼수있다.
「정치경제론」과「사회계약론초고」에서루소는명백히그가「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취했던자연상태에대한찬양을철회하지않는다고할지라도그어조는전혀다르다.「초고」에서루소는“저완전한자족과규칙없는자유가…언제나우리가가진탁월한능력을개발하는데장애가[된다]”고말한다.자연상태에서“각자는타인들가운데서고립된채살아가고,각자자기외에는아무도생각하지않았으리라.그랬으니우리의지성이확장되기란요원한일이었을것이고,아무것도느끼지않고살고,어떤삶도살아보지않고죽을것이다.우리의모든행복이란비참을겪지않는데있었을것이다.그럴때우리마음에는선이란것이없을것이고,우리의행동에는도덕이란것이없을것이다.그러니영혼이느낄수있는가장달콤한감정인미덕의사랑이란것을한번도맛보지않았을것이다”(본번역본107,108쪽).인간은자연상태에서자유와자족을한껏누리며살았지만자연인의지성은동물과큰차이가없었고,그는고립되어혼자살아갔으니타인을증오하거나해를끼칠일도없었다.그렇지만그것이자연인이미덕을가졌다는증거는못된다.자연인은자기보존의원천으로서자기애(amourdesoi)를갖지만이감정은사회상태에서이기심(amourpropre)으로변질되기이전의순수한감정일지라도,그것만으로는자기를희생하여타인을배려하는데까지나아갈수없다.
그래서루소는인간이자연상태로더는돌아갈수없음을안타까워해야한다고말하는대신“자연에게서받았던여러이점을잃게되지만,그것을더큰것으로다시취”해야한다는점을강조한다.자연상태의‘결함’을사회상태의‘미덕’으로승화시키는것,그것이사회상태에들어선인간의의무이자권리이다.…
그런데1753년에작성된「인간불평등기원론」과1755년경에쓴「정치경제론」,그리고1750년대후반에쓴것으로추정되는「초고」의연속성을세우기란어려운일이아니다.뒤의두저작은어떤점에서“불평등의종착지”에이른현대의타락한사회를복구하기위한루소의정치적기획의출발점이라고봐도좋다.다시말하자면이두저작은「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다루지않았던(혹은다룰수없었던)‘3부’에해당한다고볼수있을지모른다.왜냐하면루소는「정치경제론」과「초고」에서자연상태를벗어나면서포기해야했던자유와자족을사회상태에서어떻게새로이확보할수있는지모색하고있기때문이다.사회의설립은자연상태에서인간이가졌던가장소중한것을잃게했지만,이상적인사회라면그렇게잃은것을더는아쉬워하지않을만큼더큰가치를마련해줄테니말이다.
_옮긴이해제중에서
이렇게볼때,「정치경제론」과「사회계약론초고」(한국어판최초출간)의출간은「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제기된불평등하고억압적인사회현실에대한비판과더불어,자연으로의복귀가아닌,현실사회속에서이런불평등과억압을어떻게제어하고자유를확보할지를검토하는하나의일관성을갖춘흐름으로「사회계약론」을읽어낼실마리를제공한다.물론,이같은해석은루소의철학적체계에대한하나의해석일뿐이다.다만,이같은논의가기존한국사회에서간과해왔던루소철학의다양한측면을새롭게발굴하고소개할수있는단초가되길기대해본다.
자연상태에서사회상태로의이런이행은인간에게매우주목할만한변화를가져온다.즉,행위에서정의가본능을대체하고,인간행동은전에는없었던도덕적관계를부여받는다.이때에야의무의목소리가신체적충동을대신하고법이욕구를대신하게되어,여태껏오로지자신만을고려했던인간은이제자신이다른원리를따라행동해야만하고,자신의성향의목소리를듣기전에이성의충고를따라야함을알게된다.이상태에서인간은자연에게서받았던여러이점을잃게되지만,그것을더큰것으로다시취하게된다.능력이신장되고발전하며,관념이확장되고,감정이고상해진다.영혼전체가고양되니,이새로운조건에서생겨난폐단때문에그가처음조건이하로빈번히추락하는일이없는한그는자연상태에서영원히벗어나게된다행스러운순간이자,어리석고모자란동물을지성적인존재이자인간으로만든그순간을끊임없이찬양할것이다.
_본문중에서
정치+철학총서는근현대를아우르는다양한정치철학의고전을발굴해,그저자들의정치철학이어떻게당대의시대적배경과호흡하면서탄생했고,그들의철학체계안에서어떤위상을차지하는지를입체적으로조명하려는의도로기획되었다.고전에대한재발굴과재조명작업을통해철학자에대한입체적시각을열어주고,정치와정치적인것에대한본격적인연구에길잡이역할을할수있기를바란다.
_간행위원을대표해조현진
간행위원
김영욱(서울대,프랑스계몽주의),이상명(숭실대,서양철학),
조현진(관동대,서양철학),홍우람(경북대,서양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