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

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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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치과정에 유권자들을 더 많이 참여시키라는 요구와 실제 그런 방향으로의 개혁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남미, 동유럽 등지에서 이미 강력한 대세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에 대한 효능감은 떨어지고 불신이 커지면서 극단적 정당이나 의외의 인물이 뜻밖의 선전을 하는 현상 또한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다(최근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사민당을 위협하는 2당으로 올라섰다!). 무엇이 문제일까. 민주주의 연구의 대가인 로버트 달의 전통을 이어 받아 예일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던 샤피로와 로젠블루스는 ‘감사의 말’에서 이 책을 “통념을 반박하는 책”이라고 정의하는데, 문제의 진단과 대안에서 확실히 이 책은 논쟁적이며, 현재 민주주의 정치에 불만이 있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프랜시스매컬로젠블루스,이언샤피로

(FrancesMcCallRosenbluth)
예일대학교정치학과교수.전공분야는비교정치경제학이다.버지니아대학교에서정치학을전공하고1988년컬럼비아대학교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버지니아대학교,캘리포니아대학교샌디에이고(UCSD),캘리포니아대학교로스앤젤레스(UCLA)를거쳐1994년부터예일대학교에서강의를했으며,2007년에같은학교에서데이먼웰스석좌교수직에임명됐다.관심연구분야는전쟁과헌법,일본정치와정치경제,젠더정치경제등이다.저서로는ForgedThroughFire(공저,2017),Women,Work,andPolitics(공저,2010),ThePoliticsofOligarchy(공저,1995),FinancialPoliticsinContemporaryJapan(1989)등이있고,엮은책으로는WhoGetsWhat?(2021),WarandStateBuildinginMedievalJapan(2010),ThePoliticalEconomyofJapan'sLowFertility(2006)등이있다.

목차

감사의말9
1장민주주의의질병을오진하다11
2장민주적경쟁의수단과목적41
3장취약한소수파들61
4장크고강한정당:웨스트민스터체제85
5장크지만약한정당:미국식변형125
6장작은유럽민주국가들의강한정당163
7장프랑스식혼합체제185
8장래브라두들과푸들도에관하여:독일203
9장래브라두들이되고싶은나라:뉴질랜드,이탈리아,일본,멕시코223
10장대통령중심제와작고약한정당의결합:중남미247
11장동유럽에서권위주의의확산265
12장앞으로나아갈길287
미주311
찾아보기360

출판사 서평

1.풀뿌리분권화가유권자소외현상을키우는역설

이책은논쟁적이다.우선,(한국은물론이고)민주주의세계에서(좌우를막론하고)정치적으로더민주적이라고생각하는방식,이른바‘시민에게권력을돌려주’고,의사결정과정치인에대해유권자의직접통제를강화하면민주적책임성이증가한다는,자명한진리처럼보이는것이실제로는반대효과,즉오히려유권자소외현상을키운다고주장한다.
1960년대이후민주주의세계전역에서,예비선거와같은분권화된후보선출방식이채택되고,비례대표제의경우유권자의선택권을늘리는방향으로개혁이이루어지고있다.관례적으로세계각지의자문위원회들은신생민주정부에게,정치지형을다당제로분산하는비례대표제의도입을권고한다.2015년3월부터실시된칠레의선거제도개혁은정당
점점심해지는대의제민주주의의병리현상에대한통렬하면서도날카로운진단_존던(JohnDunn)
“최근비교민주주의정치학분야에서발표된최고의책들가운데하나다.…강력하고용감하고파격적이다.…민주주의제도와정치의활력을어떻게회복할것인가에관심이있다면꼭읽어야할책.”_리처드H.필데스(RichardH.Pildes)
“민주주의정치와정치체계에대한사려깊고우아하며풍부한내용을담은여정이자강렬한글.”_제임스크로닌(JamesE.Cronin)
명부후보의순위를결정하는데유권자가직접영향을미칠수있도록함으로써,후보결정에관한정당지도부의통제력을약화시켰다.영국의주요정당은지도부를선출하는데당원의참여를높이고국민투표를받아들였다.
이런방식은시민에게더큰결정권을주고,유권자와좀더가까운정치인이선출되도록한다는점에서민주주의의증진으로칭송받고있다.그러나역설적으로,유권자가정치에서소외되는현상또한극적으로증가했다.미국에서여론조사가시행될때마다정치인,정당,정치제도에대한시민의신뢰도는갈수록낮아지는추세다.이런현상은2016년도널드트럼프가포퓰리즘을기반으로대통령에선출됨으로써극적으로불거졌다.다른여러민주주의국가에서도(반이민?극우정당등)기성체제에대항하는정당과후보의득표가급증했다.하지만그렇게뽑힌사람들은또금방인기를잃기도한다.분노한유권자들은무력감속에서,자신들이선출한정치인을상대로반영구적인전쟁을벌이고있는것이현실이다.
(한국에서도,보수-진보를막론하고,각당이후보결정과정등에당원은물론이고일반유권자들로참여를확대시키거나여론을반영하는방향으로움직여왔음에도불구하고정치에실망하는사람들이점점많아지고있다는점에서,예외는아니다.)

2.비례대표제의취약함

이책이논쟁적이면서흥미로운또다른지점은저자들이,여러민주주의국가들의사례를들어,(제도설계자들이기대한바와다른)비례대표제의취약함을꽤설득력있게지적한다는것이다.

전반적으로제조업이쇠퇴하면서노조조직률이감소하는추세이며,그와더불어각국사회민주주의정당의주요지지기반도사라지고있다.그결과사민주의세력은여러개의좌파정당으로분열되는현상을겪고있다.좌파진영의분열은비례대표제를위험한우파포퓰리즘에노출시켰다.네덜란드의헤이르트빌더르스,오스트리아의노르베르트호퍼,이스라엘의베냐민네타냐후의부상은과격세력의지배가능성이라는비례대표제의주된취약점을보여준다.만일영국이비례대표제를채택한국가였다면,2015년선거에서영국독립당이1석이아니라100석가까이차지해서집권연정파트너후보로진지하게고려되었을수도있다.비례대표제에서는과격세력이자신들의호소를온건하게조정할유인이적고,대중을극렬소수와고도로양극화된정치의볼모로잡을수있는능력이커진다.예비선거를시행하는소선거구제와마찬가지로,비례대표제는극렬소수에봉사하는정치인에게너무쉽게보답한다.그리고불만스러운유권자들이중도가제시하는것보다더강경한해결방안을원하는것은다수대표제나비례대표제나같지만,비례대표제에서는그들이의석을얻는다.

3.래브라도와푸들의혼종:장점만결합된래브라두들인가,단점만결합된푸들도인가

저자들은많은나라에서이상적인모델로생각하거나실제로도입하고있는독일식연동형비례대표제를‘래브라두들’(labradoodle)에비유한다.1988년,개사육자월리콘론은오스트레일리아왕립안내견협회를위해래브라도와푸들을교배했다.그의목표는래브라도처럼성품이순하고푸들처럼털이많이안빠지는견종이었다.그결과오늘날‘래브라두들’로알려진순하고개털알레르기를덜유발하는견종이적어도일정빈도로태어났다.그러나때로는바람직하지않은형질이우세하게나타나래브라두들대신에성격도까칠하고털만빠지는‘푸들도’(poodledor)가나타나기도했다.저자들은이실험에비유해,선거제도의설계자들이비례대표제의장점(상대적으로높은대표성)과다수대표제(소선거구제)가갖는장점(상대적으로높은책임성)을결합해하나의제도를만들고자했지만독일을제외한많은나라에서래브라두들이아니라푸들도,더나쁜경우는프랑켄슈타인(!)이만들어졌다고말한다.뉴질랜드?이탈리아?일본?멕시코등이전부독일체제를변형해도입했으나이를옮겨오는과정에서양당제의중요성,하향식정당운영방식,그리고연정합의에서공공복지를희생하는결탁을금지하는것등일부핵심요소가상실됐기때문이다.

4.왜정당인가

저자들은“풀뿌리분권화가유권자소외현상을키운다는역설을해결할열쇠는,정당이야말로민주주의정치의핵심기관임을이해하는것”이라고단언한다.즉강한(즉규율있는)정당,내구성있는정당연합끼리경쟁하는것이장기적으로대다수유권자의이익에가장유리하다는점을이해하는것이중요하며,이점을인식하지못하면소외되고환멸에찬유권자들은상황을악화시키는조치를계속해서요구하리라는것이다.이들은결론부분에서이렇게말한다.

“인터넷에접근할수있고정치에관한정보가넘치는이시대에중개자를빼버리고대중이직접정책을사안별로바로바로결정하면왜안될까?보편적인정보에접근할수있고모든해킹을방지할수있다는가정하에,대의제정부의기구들을없앰으로써엄청난비용이절감되는것은말할것도없고,유권자등록및투표율이개선되는효과를생각해보라.온라인직접민주주의를옹호하는사람들은인민이정당을우회할수있고,로비활동과기업의정치기부가무력화되고,인민의의지가당파성에의해왜곡되지않고승리할수있는완벽한세상을상상한다.
그러나많은민주국가에서정당의중개자역할이약화되는추세를우리는우려해야한다.당파적분열,정치적부패,유권자와유리된지도자는대의제민주주의의필연적인부작용이아니라나쁜돌연변이에정당은민주적경쟁의핵심기관이다.왜냐하면정당이존재하기때문에유권자는,유권자복리의핵심을이루는두가지약속,즉차기선거를넘어그보다더장기적으로미치는정책효과에대해,그리고매력적인여러정책대안들의비용을비교계산한것에대해대표자들을상대로책임을물을수있기때문이다.
그런규율을갖춘정당이없으면유권자는자신이원하는정책은아무비용도안들것같은환상속에살수있다.이는마치배앓이,충치,당뇨,비만의가능성을생각지않고단것을폭식하는아이와도같다.정당이사회적이익이라는폭넓은관점을대표할수밖에없는한에서,정당의평판은정치적개개인의평판보다길게존속하기때문에,직접민주주의의요소가아무리많이담긴체제라도정당만큼바람직한결과물을산출하지는못하며,가장매력적인개인정치인조차정당만큼신뢰하기는어렵다.”

5.규율잡힌두정당이경쟁하는영국식(웨스트민스터)양당제의길

이책이제시하는것은,실현가능성과책임성있는정강정책을놓고대중의폭넓은지지를얻기위해경쟁할수있는규율잡힌두개의정당(또는선거연합)을만들어내는선거제도,즉영국식양당제다.

“이런체제는미국처럼정당이내부적으로약해서일관성있는정책을제시하지못하기일쑤인제도보다우수하다.또한유럽대다수국가에서볼수있듯이,개별적으로는강하나지향점이다른정당들이유권자의투표와상관없이선거후연합해버리는것보다낫다.그리고중남미나동유럽의여러국가처럼대통령이공공재정에막대한부담을지워가며,상대하기쉬운의원들을하나씩친히골라가며거래를통해입법적교착상태를우회하려드는것보다성장과복지를위해바람직하다.”

“달성할수없는완벽함보다는현실적으로가능한개선이더낫다는점에서,우리는저마다출발점은다를지라도각각의정치체제를민주적경쟁의목적을향해,다시말해더나은공공정책을위해책임성을높이는방향으로이끄는개혁안을제안한다.이를위해서는선거에앞서광범위한유권자집단의장기적이익을위한일단의정책을약속할수있는책임정당을구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