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정치+철학 5 (개정판)

군주론 : 정치+철학 5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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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513년 집필된 『군주론』은 단테의 신곡을 제치고 가장 많이 번역된 이탈리아의 고전이자, 국내에서도 여러 종이 번역/출판/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새로운 번역본이 출간되고 있는 것은 고전이란 시간과 공간의 맥락에 따라 새롭게 조명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박상훈 박사가 번역하고, 최장집 교수가 해제를 쓴 이 책의 새로운 점은 무엇인가. 두 사람의 공통된 관심은 당면한 한국 민주주의에서 제기되는 문제, 즉 현실에 고전이 어떤 유익함을 줄 수 있는가, 현대 민주주의의 실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탐구하는 것이다. 실패를 거듭해 온 ‘민주화 이후의 정치’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맥락에서 정치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말이다.
해제를 통해 최장집 교수는 정치철학적 맥락에서 『군주론』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① 마키아벨리의 현실주의를 단순하고 편협한 현실주의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왜 정치에서 현실주의가 심오한 가치를 갖는지를 말한다는 점, ② 민주주의자로서의 마키아벨리에 주목하고 그 사상의 민중적 기초를 강조하는 학계의 최신 주장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박상훈 박사가 번역한 『군주론』은 학문적 세계 밖에 있는 보통 사람들,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하고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가능한 한 분명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문장을 다듬었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두툼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적 배경과 인물, 중요한 개념에 대한 설명을 달았다.
기존 해석들이 (행운/운명/기회/환경과 같은 객관적 상황 내지 제약을 의미하는) 포르투나와 (용기/대담성/결단력/위용/의지/리더십/교활함과 같은 지도자의 덕목 내지는 주체적 역량, 능력을 뜻하는) 비르투에 주목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그와 더불어,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네체시타와 프루덴차라는 개념을 조명함으로써 마키아벨리의 정치관을 좀 더 넓고 풍부하게 볼 수 있게 했다(네체시타는 전환기에 필요한 특정 행위 또는 결단에 대한 요구 및 불가피성을 의미하며, 프루덴차는 실제의 정치에 실효적인 유익함을 줄 수 있는 실천적 인식능력 내지 이성과 지식을 포함해 경험에서 얻은 지혜와 현명함 등의 여러 요소를 행동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그 밖에도 『군주론』에서 ‘두려움’(temere, paura), ‘명성’(reputazione), ‘경건한 잔인함’(pietosa crudelta) 등의 개념들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서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새로운 점 때문에, 마키아벨리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해석은 낯설거나 신선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군주론』이 당시 이탈리아의 상황에서 쓰였지만 이후 고전으로 읽히고 있듯이, 고전을 현재 한국 민주주의 맥락에서 해석해 보는 것이야말로 고전을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이 아닐까.
저자

니콜로마키아벨리

저자:니콜로마키아벨리NiccoloMachiavelli
1469년이탈리아피렌체에서가난한변호사의아들로태어났다.29세에공직을시작해14년간피렌체의제2행정위원회서기장역할을맡으면서,「발렌티노공의비텔로초처형에관하여」,「독일에관한보고서」,「프랑스에대한고찰」등수많은정세보고서를남겼다.1512년피렌체공화정이무너지고메디치가문의통치가복원되자마자현실정치에서배제되었는데,그후로는저술작업에집중해『군주론』,『티투스리비우스의로마사첫10권에관한강론』,『전술론』,『피렌체사』등의작품을남겼다.정치이론과역사,전쟁분야뿐만아니라희곡과시,산문등에서도대단한재능을보였던그는,인간과사회에대한현실주의적인식에기초를두고근대국가로의전환기에대응하는정치철학을개척했다.하지만세간에인상적인충격을주고자했던그의표현방식때문에자주사악한정치론의주창자로비난받기도했다.저술작업을하면서도끊임없이정치일선에돌아가고자하는열정을갖고공직진출을시도했으나번번이좌절했다.1527년58세에사망했다.

역자:박상훈
서울대학교경영학과를졸업하고,고려대학교에서「한국지역정당체제의합리적기초에관한연구」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국회미래연구원초빙연구위원,정치발전소학교장으로있다.주요저서로는『정치적말의힘』,『청와대정부』,『민주주의의시간』,『정치가우리를구원할수있을까』,『정당의발견』,『만들어진현실』,『정치의발견』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소명으로서의정치』,『경제이론으로본민주주의』(공역),『미국헌법과민주주의』(공역)등이있다.

해제:최장집
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및같은대학대학원을졸업하고,미국시카고대학교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워싱턴대학교,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분교,코넬대학교와스탠퍼드대학교객원교수및일본아시아경제연구소객원연구원,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을역임했다.현재는고려대학교명예교수로있다.주요저서로는『노동없는민주주의의인간적상처들』,『민주화이후의민주주의』,『민중에서시민으로』,『한국의노동운동과국가』,『한국현대정치의구조와변화』,『한국민주주의의이론』,『어떤민주주의인가』(공저),『논쟁으로서의민주주의』(공저)등이있다.

목차

1막.헌정의편지11
니콜로마키아벨리가로렌초데메디치전하께11

2막.국가를장악하고통치하는문제에관하여15
1장.군주국에는어떤종류가있고,어떤방식으로획득되는가15
2장.세습군주국에대하여18
3장.혼합군주국에대하여21
4장.알렉산드로스에게정복당했던다리우스왕국은왜대왕이죽은후그의후계자들을상대로반란을일으키지않았는가41
5장.점령되기전에자신들의법에따라살아온자치도시나군주국은어떻게통치해야하는가47
6장.자신의군대와자신의비르투로획득한신생군주국에대하여51
7장.타인의무력과운명의힘으로획득한신생군주국에대하여59
8장.사악한행동으로군주국을장악한사람들에대하여75
9장.시민군주국에대하여83
10장.군주국의강함은어떻게측정되어야하나90
11장.교회군주국에대하여94

3막.민중을조직하는것의중요성에관하여99
12장.군대의다양한종류와용병에대하여99
13장.원군,혼성군,자국군에대하여108
14장.군주는군사문제와관련해어떻게처신해야하는가115

4막.인간의정치가갖는윤리성의특별함에관하여121
15장.사람들,그가운데서도특히군주가칭찬또는비난받는일들에관하여121
16장.너그러운씀씀이와인색함에관하여125
17장.잔인함과자비로움에관하여,그리고사랑을받는것보다두려움의대상이되는것이나은지아니면그반대가나은지에관하여130
18장.군주의신의는어떤방식으로지켜져야하는가136
19장.경멸과미움을피하는문제에관하여142
20장.요새를구축하는일과군주들이일상적으로행하는다른많은일들,그것들은유용한가그렇지않은가159
21장.탁월한존재로여겨지려면군주는무엇을해야하는가168
22장.군주를보좌하는측근신하에관하여175
23장.아첨꾼을어떻게피할것인가178

5막.오늘날이탈리아에는어떤군주가필요한가183
24장.이탈리아의군주들은왜국가를상실했는가183
25장.운명은인간사에서얼마나강력하고,인간은운명에어떻게대항할수있는가186
26장.이탈리아를장악하여야만족으로부터자유롭게해주기를바라는권고192

해제199
부록277
찾아보기306

출판사 서평

1513년집필된『군주론』은단테의신곡을제치고가장많이번역된이탈리아의고전이자,국내에서도여러종이번역/출판/판매되고있다.그럼에도계속새로운번역본이출간되고있는것은고전이란시간과공간의맥락에따라새롭게조명되기때문일것이다.

그렇다면박상훈박사가번역하고,최장집교수가해제를쓴이책의새로운점은무엇인가.두사람의공통된관심은당면한한국민주주의에서제기되는문제,즉현실에고전이어떤유익함을줄수있는가,현대민주주의의실천에어떤도움을줄수있는가를탐구하는것이다.실패를거듭해온‘민주화이후의정치’‘민주화이후민주주의’의맥락에서정치의본질을있는그대로이해하기위해서는새로운해석이필요하다는문제의식에서말이다.

해제를통해최장집교수는정치철학적맥락에서『군주론』에대한깊이있는해석을보여준다.무엇보다①마키아벨리의현실주의를단순하고편협한현실주의로이해할것이아니라왜정치에서현실주의가심오한가치를갖는지를말한다는점,②민주주의자로서의마키아벨리에주목하고그사상의민중적기초를강조하는학계의최신주장을적극적으로소개한다는점이특별하다.

박상훈박사가번역한『군주론』은학문적세계밖에있는보통사람들,정치에몸담고있는사람들도쉽게접근하고읽을수있도록노력했다.가능한한분명하게의미를전달할수있도록문장을다듬었고,역사적맥락속에서두툼하게이해할수있도록시대적배경과인물,중요한개념에대한설명을달았다.

기존해석들이(행운/운명/기회/환경과같은객관적상황내지제약을의미하는)포르투나와(용기/대담성/결단력/위용/의지/리더십/교활함과같은지도자의덕목내지는주체적역량,능력을뜻하는)비르투에주목하고있다면,이책에서는그와더불어,그간크게주목받지못했던네체시타와프루덴차라는개념을조명함으로써마키아벨리의정치관을좀더넓고풍부하게볼수있게했다(네체시타는전환기에필요한특정행위또는결단에대한요구및불가피성을의미하며,프루덴차는실제의정치에실효적인유익함을줄수있는실천적인식능력내지이성과지식을포함해경험에서얻은지혜와현명함등의여러요소를행동에활용할수있는능력을가리킨다).그밖에도『군주론』에서‘두려움’(temere,paura),‘명성’(reputazione),‘경건한잔인함’(pietosacrudelta)등의개념들이갖는의미에대해서도특별한관심을기울이고있어서이책을이해하는데도움이된다.

이런새로운점때문에,마키아벨리를이미잘알고있는사람들이라면이책의해석은낯설거나신선하게느껴질지도모른다.하지만『군주론』이당시이탈리아의상황에서쓰였지만이후고전으로읽히고있듯이,고전을현재한국민주주의맥락에서해석해보는것이야말로고전을이해하는중요한방법이아닐까.

1.해석하기어려운사상가마키아벨리:“마키아벨리의수수께끼는영원히풀릴수없다”

마키아벨리는잘알려져있듯이가장해석하기어려운사상가이자논쟁적인인물이다.이탈리아의대역사가베네데토크로체가“마키아벨리의수수께끼는영원히풀릴수없다.”고했던것도이런맥락에서다.정치철학자레오스트라우스는마키아벨리를‘악의교사’(ateacherofevil)로,대문호셰익스피어는‘살인적인마키아벨리’(murderousMachiavelli)로불렀다.반면,스피노자와루소는그를공화주의의대변자이자자유의옹호자로평가했다.
현대에와서대표적인마키아벨리연구자들인케임브리지학파(퀜틴스키너,존포칵,필립페팃등)는마키아벨리가정치를권력게임이나자기이익의추구로본것이아니라,시민적덕을중심가치로삼아정치공동체를건설하려했다는전통적공화주의관점에서해석했다.최근에는존맥코믹등의학자들이이를비판하면서,민주적공화주의의관점에서논쟁을제기하고있다.최장집교수는마키아벨리의언어와수사가양면적이고,나아가자신이말하려는것을의도적으로숨기면서정반대되는것을동시에말하기때문에다성적(多聲的)이라는특징을갖는다고소개했다.마키아벨리의‘진정한의도’는무엇일까.마키아벨리의여러목소리속에서최장집교수가주목하듯민주적공화주의자마키아벨리의목소리를찾아보는것도흥미로운일이될것이다.

2.민주적공화주의자로서의마키아벨리

이번역본의해제는,마키아벨리해석에있어정통이론으로자리잡은공화주의적관점에도전하면서학문적논쟁을확대하고있는존맥코믹등의주장을적극적으로소개하고있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맥코믹은케임브리지학파가마키아벨리를귀족주의적공화주의자로잘못해석했다고비판한다.동시에마키아벨리이론에내장되어있는것은귀족과상층부유층중심의공화주의가아니라,보통사람들의정치참여가확대된민주적공화주의였다는점을인상적으로부각시켰다.그리하여마키아벨리의정치이론을현대민주주의의이론과실천에훨씬더밀접한연관성을갖는것으로이해할수있게했다.
『군주론』의어떤부분일까.마키아벨리는모든도시에는서로다른두개의기질,민중과귀족이있다고전제하면서,“민중의경우귀족으로부터명령과억압을받지않기를원하고,귀족의경우는민중에게명령과억압을부과하길원한다.”고말한다.그에따르면,수를권력자원으로하고다수인구를점하는민중의정치참여,그로인해발생하는귀족과평민간의갈등은정치적역동성의중심적동력이된다.이때군주는자신의권력을유지하기위해귀족보다는민중과더친화적인관계를유지할필요가있다.귀족에비해민중은다수이기에,군주가민중을적대적으로만들경우권력을상실할위기를맞게될가능성이높기때문이다.그에비해통치자가귀족과적대하게되더라도민중과친화적관계를유지하면서자신을보호할수있다면,민중과적대해야할이유는없다.최장집교수는“마키아벨리가말하고자했던것의진의는군주의권력강화와민중의권력강화가양립가능할수있는접점이존재하고,통치자와민중간의공존이가능한권력관계를발전시킬수있다는것에더가까워보인다.”고말한다.외세에대응하여민중을무장시킬필요가있는가라는주제에대해말하는20장은,왜군주의정치적기반을민중에게두는것이필요한가를다루고있는데,여기서“최선의요새는민중으로부터미움을사지않는것”이며,“민중이당신을미워한다면어떠한요새도당신을지켜주지못한다.”는점을군주에게일깨우고있다는것이다.

3.최초의근대정치철학자,현실주의자로서의마키아벨리

기독교교리가“태양과별의진로를규율할뿐만아니라,모든생명체에적절한행동윤리를지시하는단일한원리”였던시절,마키아벨리는기독교윤리가아닌것에기초해,인간의실제행위에부합하는윤리이자현실의정치영역에서효능을가질수있는윤리를찾으려했다.이를통해마키아벨리는도덕영역과구분되는정치의독자성내지자율성을말할수있었다.그는인간의정치행위에개입된다른여러요소들은배제하고,그것의어두운측면을포함해권력의지와권력을본질로하는정치자체를가감없이사실대로보고자했던가장정직한정치철학자이자이론가이다.홉스가기독교의가정과정신세계를벗어나지않는범위안에서논의를전개했다는점을감안하면,마키아벨리는그보다더근대적이고더급진적이며더혁명적인사상가였다.
현실주의는인간의정치행위가두개의상충하는요소로구성된다는사실과관련된다.하나는한사회가공공선의추구나공적질서의창출과같은,공적문제를위한집합적결정을필요로한다는점이다.다른하나는권력의추구와타자를지배하고자하는욕구,그로인한권력투쟁은제어하기어려운인간의욕망이라는점이다.고대그리스이래로철학자들은정치를이상적이고도덕적으로바라봄으로써이양자간의딜레마를해결하고자했다.그러나정치를도덕적규범이나,종교의세속적실천의규칙으로접근하면할수록,정치에대한올바른이해는더멀어지고정치의타락은더심화되는결과를가져왔다.마키아벨리가보았던것은이패러독스이다.즉“무엇을행해야만하는가의문제에매달려무엇이실제로행해지고있는가의문제를소홀히하는사람은자신을자신을지키기보다는파멸로이끌리기쉽다.”(15장)는것이다.

4.『군주론』이한국정치에갖는함의

『군주론』이한국정치에갖는함의에대해서는해제의마지막부분에서밝힌내용을간단하게소개한다.“현실주의가약한것은한국정치의가장중요한특징가운데하나이다.이런환경에서우리모두는겉으로좋은것만말하고속으로는거짓말하는‘숨은마키아벨리’일지모른다.현실주의가약해질때도덕적인것도타락한다.정치담론이이상적이라고해서그대로받아들여서는안된다.실제로는권력론적이고수사적일뿐이다.도덕담론을이원론적으로볼수있어야하고,이상적인규범과현실세계가운데어느하나만생각할것이아니라변증법적으로접근할필요가있다”(271쪽).

5.『군주론』의중요개념:포르투나,비르투,네체시타,푸르덴차

운명의신은우리에게자유의지를주었고,인간의일가운데절반을우리스스로할수있게했다.따라서운명의여신이역경과고난을가져다주었다하더라도인간은자신의자유의지와비르투로써대응할수있다.운명이가진파괴적인힘은준비가허술한약한고리를공격해자신의위력을과시하려한다는데있다.그렇기에그와맞설준비와실력을갖춘사람을피한다.비르투는시대와상황이요청하는불가피성(네체시타)에맞게행사해야한다.평화시기에맞는방책과전환기에필요한방책은다르다.상황이무엇을요청하는지,그에따라어떤방책이필요한지를이해하는실천적이성(푸르덴차)을가져야한다.그래야지도자에게부여된,‘하지않으면안되는과업’을이해할수있다.그런지도자에게는기회가주어진다.기회는비르투를갖춘지도자에게운명의여신이주는선물이다.그기회를잡아적극적으로나설때,지도자는민중으로부터지지를얻고명성을쌓을수있으며위대함을실현할수있다.궁극적으로는국가와공동체를행복하게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