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네 (표지 5종 중 1종 랜덤)

당신은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네 (표지 5종 중 1종 랜덤)

$20.00
Description
국가는 잔혹하고, 사회는 무심하다.
그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삶을 기록하다
* ‘새로운 이웃’이 우리 사회에 선물한 다양성이라는 의미를 살려 이 책의 표지를 다섯 가지 색상 종이에 인쇄했습니다. 그리고 독자에게는 주황색, 연두색, 겨자색, 하늘색, 연보라색 표지 중 하나가 임의로 전해집니다. ‘골라서 받아들이는’ 선별된 관계에서 경험하지 못할 기대감과 반가움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표지의 제목 글자는 책에 실린 이야기를 들려준 여러 이주민의 언어인 네팔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아랍어, 영어, 캄보디아어, 한글 등의 낱글자 및 조형적으로 만든 이미지로 레터링했습니다.

살아가고 일하고

A는 연근해 어업에 종사하는 선원 노동자이다. 매일 바다에 나가고, 매일 뭍에 들어온다. 기계를 잘 다뤄 틈나는 대로 선박을 고치며 추가 수입을 얻는다. 배에서 일을 가장 잘하는 선원이라는 자긍심이 있다. B는 고등학생이다.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하며, 이모의 속옷 가게를 맡아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홍보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도 미디어 콘텐츠를 공부할 계획이다. C는 시인이다. 절대적 공포 자체인 전쟁을 이야기한 시를 썼고, 직장인들이 주머니에 품고 있는 사직서 같은 시도 지었다. 10년 뒤에는 고향에 학교를 열고 학생들을 맞이하는 것이 꿈이다. D는 김치찌개 맛집을 잘 안다. 개인 자원봉사 자격증을 따서 장애인 돌봄 봉사 활동을 시작했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부터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들 모두 누구나 그렇듯 주어진 하루를 살아가며 일하고 배우고 꿈꾸는 시민, 노동자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이주민, 이주노동자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A는 베트남에서 온 이주 노동자 후이(가명)이다. 두 아들의 아버지로 한국에서 4년째 일하고 있다. 다섯 형제 중 자신을 포함해 네 명이 한국의 선원이었거나 현재 선원이다. 한 번 비자를 받아 한국에 오면 4년 10개월까지 일할 수 있는데, 다시 베트남에 갔다 와도 추가로 그에게 허락되는 시간은 앞으로 5년 8개월이 최대다. 이후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원양어선을 타거나 미등록 체류 상태로 머문다. B는 고려인 4세 한나이다. 4년 전까지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다 한국에 왔다. 한국어, 러시아어, 중국어, 영어를 할 줄 안다. 고려인은커녕 해외 체류 동포에 대해서도 몰랐던 학급 친구들에게 역사 시간 수행 평가로 해외 체류 동포 이야기를 모아 들려주었다. C는 네팔 시인 세세풍 쎄르마 림부이다. 경기도 화성에서 철근을 만들다 거제도 대우조선 하청 업체로 옮겨 왔다. 지금은 도장 파트에서 수년째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낸 지 10년이다. D는 1975년 중국 선양시에서 태어나 조선족 학교인 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20년 넘게 한국에서 살고 있는 영애(가명)이다. 한국인 요양보호사가 10만 원을 받으면 중국 동포는 8만, 9만 원을 받는다. 일하는 시간은 같고 세금도 똑같이 낸다. 그럼에도 네가 살던 나라에서는 그것도 큰돈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


버티고 싸우고

정부의 외국인 인력 수급 정책은 인구구조 변화 및 인구 부족에 따른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파종기나 수확기 등 단기간 집중적으로 일손이 드는 농업·어업 분야의 계절근로 도입 규모를 한시적으로 늘리거나 결혼이민자의 가족과 친척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노동력 필요를 메운다. 2004년부터 운영된 고용허가제의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시작해 사용자가 재고용을 원하면 1년 10개월 연장을 허락하고, 출국 후 재입국하면 다시 4년 10개월 고용이 가능하게 하는 식으로 20여 년에 걸쳐 변화해 왔다. 건설업, 농·축산업, 어업 분야가 아닌 서비스업에 해당해 이들을 고용하지 못한 도매·유통업의 상하차 직무에도 고용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이주노동자 고용 체제는 ‘산업 현장의 요구에 대응해’ 개편되고 있다.
정작 이주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 일하러 왔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가 꿈꾸는 미래를 알려 하지 않는다. 소용이 다하면 국경 밖으로 내치고 새로운 노동자를 들여오면 그만이라 여긴다. 원칙적으로 사업장 이동을 허용하지 않고, 가족 동반을 허용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정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차별 없이 적용해야 할 〈근로기준법〉의 일부 조항을 유예한다. 한정된 기간 동안 일을 시키고 내보낼 것이기에 사회 통합을 고민하지 않는다. 2012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했지만 여전히 외국인보호소에는 ‘보호’라는 말이 무색하게 ‘감금’된 사람들이 있다. 1994년 이후 2023년 8월까지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1.47퍼센트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이주민,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자, 귀환 동포, 난민, 그리고 그 자녀들. 이주자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저임금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옭아매고,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가난은 동정한다. 세금은 가져가되 복지 체계에서 배제하고,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면 외면한다. 함께한 지 30년이 훌쩍 넘었고, 이제 그 수는 인구의 4퍼센트에 해당한다. 지금까지처럼 이주자를 잠깐 쓰고 버려도 되는 일회용으로 여길 수는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들도 그저 버티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와 ‘그들’이라는 구분은 이미 불가능하다.


다양한 삶을 다채롭게 엮은 책

당신의 신은 유대인의 것.
당신의 음악은 흑인의 것.
당신의 차는 일본인의 것.
당신의 피자는 이탈리아인의 것.
당신의 가스는 알제리의 것.
당신의 커피는 브라질의 것.
당신의 민주주의는 그리스의 것.
당신의 숫자는 아랍의 것.
당신의 문자는 라틴의 것.
나는 당신의 이웃.
그런데 당신은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네.
_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H. Galeano, El cazador de historias, Siglo XXI, 2017).

이방인은 어떻게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될까. 혐오와 차별로 덧칠되지 않은 관계를 만드는 출발점은 무엇일까. 고기복, 고태은, 김나연, 김선향, 김애화, 리온소연, 명숙, 반수연, 부희령, 송경동, 시야, 안미선, 오시은, 우삼열, 우춘희, 이경란, 이란주, 이수경, 정윤영, 정은주, 홍주민, 희정 등 22명의 작가, 활동가, 연구자가 한국 사회 이주민을 꾸준히 또는 새로이 만나 내밀한 이야기를 듣고 적었다. 작은 틈만 있어도 싹을 틔우고 줄기를 뻗는 야생초처럼 곳곳에서 자리 잡으려 분투하는 사람들을 들여다봤다. 살아가고, 일하고, 버티고, 바꿔 나가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나면 이들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읽기를 지속한다면, 그동안 무심코 스쳐 갔던 이주자가 분명한 온기를 가진 사람으로 다가올 것이다.
‘새로운 이웃’이 우리 사회에 선물한 다양성이라는 의미를 살려 이 책의 표지를 다섯 가지 색상 종이에 인쇄했다. 그리고 독자에게는 주황색, 연두색, 겨자색, 하늘색, 연보라색 표지 중 하나가 임의로 전해진다. ‘골라서 받아들이는’ 선별된 관계에서 경험하지 못할 기대감과 반가움을 선사하길 바랐다. 표지의 제목 글자는 책에 실린 이야기를 들려준 여러 이주민의 언어인 네팔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아랍어, 영어, 캄보디아어, 한글 등의 낱글자 및 조형적으로 만든 이미지로 레터링했다.
저자

고기복,고태은,김나연,김선향,김애화,리온소연,명숙,반수연,부희령,송경동,

저자:고기복
이주인권전문저널리스트.대학졸업후인도네시아와필리핀에서살면서‘차별없는세상’에관심을갖기시작했다.〈오마이뉴스〉에오랫동안‘이주노동자이야기’를연재했다.20년넘게이주노동자지원단체에서활동했고,현재(사)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대표이다.저서로『내생애단한번,가슴뛰는삶을살아도좋다』,『(다르지만평등한)이주민인권길라잡이』(공저)가있다.

저자:고태은
연구활동가.유니온센터일하는시민연구소정책위원이며,「다차원적불안정노동의가족화:쌍용자동차정리해고자가족경험연구」를썼다.노동자가족,불안정노동,소수자노동경험에관한연구작업에참여했다.‘싸람’(싸우는노동자를기록하는사람들)팀에서노동르포를배우며써가는중이다.

저자:김나연
극작가.활자형태의문학과인간중심의무대가만나는공연예술에끌려문예진흥원공연예술아카데미에서극작,평론을배웠다.AI가작품을생산하는시대에연극이야말로온기있는두손을내밀수있는장르라생각한다.주요작품으로『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너,돈끼호떼』(공저),『그녀들의첫날밤』등이있다.

저자:김선향
2005년『실천문학』신인상으로등단했고시집으로『여자의정면』과『F등급영화』가있다.오랫동안결혼이주여성에게한국어를가르쳤고현재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에서한국어를가르치고있다.사월동인으로활동중이다.

저자:김애화
1990년대후반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에서,이후아시아모니터리소스센터,아시아여성위원회등에서연대활동을했다.현재는지역에서선주민대상으로이주민여성관련강의를하며,〈민중의소리〉에칼럼을연재하고있다.공저로『다극화체제,미국이후의세계』가있다.

저자:리온소연
결혼이주민들의사랑방지구별살롱의이끔이문화기획자이자고려인지원단체사단법인너머의프로젝트기획자.서로에대한다정함을잃지않는‘어른이’로살기위해함께그림책을읽고다국어영상을만든다.

저자:명숙
사회의주변으로밀려난사람들의목소리와삶을현장에서듣고기록하는것을좋아하는인권운동가.저항과연결의힘이다른세상을만들것이라고믿으며,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의상임활동가로활동하고있다.공저로『밀양을살다』,『금요일엔돌아오렴』,『다시봄이올거예요』,『재난을묻다』가있다.

저자:반수연
통영에서태어나1998년캐나다밴쿠버로이주했다.공장지대에식당을열고오지않는손님을기다리며카운터에앉아내내책을읽었다.2002년식당이망하고소설을쓰기시작했다.2005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메모리얼가든」이당선되며등단했다.청탁도없고기억하는이도없이서서히잊혔다.2014년다시소설을쓰기시작했다.이때부터네차례재외동포문학상을받았으며,그중2020년에는「혜선의집」으로대상을받았다.등단16년만인2021년소설집『통영』과산문집『나는바다를닮아서』등을펴냈다.

저자:부희령
심리학을공부했고인도에체류하며명상과불교를공부했다.소설을쓰고외국의좋은책을소개하며영어로된책을우리말로옮긴다.저서로청소년소설『고양이소녀』,『엄마의행복한실험실:마리퀴리』,『꽃』등이있으며,번역서로『살아있는모든것들』,『버리기전에는깨달을수없는것들』,『아미쿠스모르티스』,『타자기가들려주는이야기』,『아무것도사라지지않는다』등80여권이있다.

저자:송경동
시인.시집『꿀잠』,『사소한물음들에답함』,『나는한국인이아니다』,『꿈꾸는소리하고자빠졌네』와산문집『꿈꾸는자잡혀간다』등을펴냈다.신동엽문학상,고산문학대상등을받았고,‘희망버스’,‘광화문캠핑촌’운동등에함께했다.현재익천문화재단길동무일꾼등으로일하고있다.

저자:시야
소성리에서사드를반대하고평화운동하는성주주민이다.노동자가담대해지는순간을만나고싶어서취재하고,노동자를편들고싶어서기록한다.제30회르포부문전태일문학상을받았다.공저로『들꽃,공단에피다』,『나,조선소노동자』,『회사가사라졌다』,『숨을참다』가있다.

저자:안미선
소수자들의목소리를기록해왔다.저서로『그때치마가빛났다』,『집이거울이될때』,『당신의말을내가들었다』,『똑똑똑,아기와엄마는잘있나요?』,『언니,같이가자!』,『여성,목소리들』,『모퉁이책읽기』,『내날개옷은어디갔지?』,『백화점에는사람이있다』(공저),『엄마의탄생』(공저),『기록되지않은노동』(공저)등이있다.

저자:오시은
어린이,청소년책작가.월간『어린이와문학』편집주간을역임했다.저서로『천삼이의환생작전』,『우리집화장실에고양이가살아요』,『안녕,나의우주』,『고리의비밀』,『내가너에게』,『동수야,어디가니?』,『훈이석이』,『귀신새우는밤』,『나의슈퍼걸』(공저)등이있다.

저자:우삼열
목사이자2001년부터이주노동자인권운동가로살고있다.현재아산이주노동자센터소장이며,충남인권위원회위원장등으로일했다.이주노동자의노동권보장을위한운동에서출발해차별과혐오에대한대응으로더넓혀가고있다.

저자:우춘희
이주인권활동가이자연구자.사회를먹여살리는사람들에게관심이있고,한국과캄보디아에서현장연구를진행했다.현재미국매사추세츠대학교사회학박사과정에있으며이주,젠더,농업노동에관해연구중이다.저서로『깻잎투쟁기:캄보디아이주노동자들과함께한1500일』이있다.

저자:이경란
한동안잡지만드는일을했다.‘국외자들의각별한사랑과좌절과열망에대한공감의권역’에주목하고있다.2018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소설집『다섯개의예각』,『빨간치마를입은아이』,장편소설『오로라상회의집사들』,『디어마이송골매』등이있다.

저자:이란주
이주인권분야에서일하고있다.저서로제2의‘전태일평전’이라고평가받은『말해요,찬드라』와『아빠,제발잡히지마』,『나의미누삼촌』,『이주노동자를묻는십대에게』,『나는미래를꿈꾸는이주민입니다』,르포소설『로지나노,지나』등이있다.

저자:이수경
2016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자연사박물관」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첫소설집『자연사박물관』으로2019년대산창작기금,제1회길동무문학창작기금(익천문화재단),제13회김만중문학상신인상을받았다.다른저서로장편소설『마석,산70-7번지』,두번째소설집『너의총합』이있다.

저자:정윤영
이런저런일로밥벌이하며르포를쓴다.공저로『숨은노동찾기』,『달빛노동찾기』,『숨을참다』등이있다.

저자:정은주
안산에서이주민들과이웃,친구로살고있는독서운동가.인권지원단체지구인의정류장에서활동했다.저서로『즐거운다문화도서관』이있다.

저자:홍주민
독일에서디아코니아학,개신교사회실천학을공부했다.현재한국에서난민과노숙인현장에서일하며,수원에서난민센터와쉼터,사회적기업인케밥집을운영하고있다.저서로『개신교연대정신과디아코니아』,『디아코니아백서』가있다.

저자:희정
기록노동자.싸우고살아가고견뎌내는일을기록한다.저서로『베테랑의몸』,『일할자격』,『문제를문제로만드는사람들』등이있다.

기획:익천문화재단길동무
평생을민주주의자로살아온김판수·염무웅두공동설립자의마음을받아조화로운자연과공존하며,감사와나눔,우애와연대로가득찬아름다운사람들의공동체를위해일한다.‘길동무인문학당’,‘길동무문학학교’,‘길동무문학예술산책’,‘길동무문학·예술창작기금’,‘익천사회연대기금’,‘한국사회기층문화보고서’등의사업을벌이고있다.

목차

여는글.수많은알렌의시간/김판수9
서문.태어나지도죽지도않는사람들이야기/이란주15

1부.살아가고21
돈벌어아기데려올거예요:캄보디아여성알렌/안미선23
역사시간에해외체류동포이야기를모아서발표했어요:고려인4세열여덟한나/오시은45
아이들은여기가고향이에요:고국에서도투쟁중인고려인들/리온소연59
일요일공부하고싶다:베트남유학생짠반캄/김선향73
한국어를많이배워야해요.그런데바빠요:베트남에서온농촌결혼이주민홍눙/김애화89
사장님나는이제돌아오지않아요:네팔에서온노동자시인세세풍/이란주103

2부.일하고121
하루에열한시간넘게깻잎따요:캄보디아에서온니몰/우춘희123
일하러왔는데월급도빼앗기고자유도빼앗겼어요:월100만원과삶을맞바꾼이주노동자들/정윤영135
춤은항상사람들속에있어야한다고생각합니다:부르키나파소에서온무용수엠마누엘/김나연151
네가살던나라에서는그것도큰돈아니냐고말하죠:중국동포여성요양보호사영애/부희령165
이주노동자가없으면이공단은돌아가지가않아요:스물넷에와서24년을지낸방글라데시청년조이/반수연177
나는배에서일을가장잘하는선원입니다:베트남에서온선원노동자후이/고태은191

3부.버티고203
돌아갈나라가없다:외국인보호소의난민들/고기복205
난민인정을받았지만어떻게살아가야할지잘모르겠습니다:288일간인천공항46번게이트에서산루렌도/홍주민217
사장님이알까봐배를꽁꽁싸매고일을했습니다:캄보디아에서온로타/정은주225
왜다쳤는지말하지말래요:회사이름도모른채방치된동포노동자들/우삼열237
병원에못가는사람이많아요:한국에서코로나19를겪은베트남인들/명숙247
불쌍해서바꿔야하는것이아니에요:나오미센터난민지원활동가라연우/희정261

4부.바꾸고279
쿠데타가생겨서모든계획,우리꿈이다엉망이되어버렸어요: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운영위원띤테이아웅/이란주281
초등학교가정통신문하나도어려운과제가됩니다:공동체당사자운동가도한나/이경란295
이주민만을위한활동이아닙니다:이주여성당사자운동가한가은(레티마이투)/이수경309
저는불평등한걸못참아요.차별받으면싸웠어요:경산이주노동자센터소장안해영/시야321
정치하려니까‘너는외국인!’너무하잖아요:당사자정치를꿈꾸는한국인수베디여거라즈/고기복335

부록.외국인의체류자격349

출판사 서평

버티고싸우고

정부의외국인인력수급정책은인구구조변화및인구부족에따른고용문제를해결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파종기나수확기등단기간집중적으로일손이드는농업·어업분야의계절근로도입규모를한시적으로늘리거나결혼이민자의가족과친척을초청하는방식으로노동력필요를메운다.2004년부터운영된고용허가제의계약기간은3년으로시작해사용자가재고용을원하면1년10개월연장을허락하고,출국후재입국하면다시4년10개월고용이가능하게하는식으로20여년에걸쳐변화해왔다.건설업,농·축산업,어업분야가아닌서비스업에해당해이들을고용하지못한도매·유통업의상하차직무에도고용을허용한다는입장을밝히는등이주노동자고용체제는‘산업현장의요구에대응해’개편되고있다.

정작이주자가어떤과정을거쳐여기일하러왔는지는관심을두지않는다.그가꿈꾸는미래를알려하지않는다.소용이다하면국경밖으로내치고새로운노동자를들여오면그만이라여긴다.원칙적으로사업장이동을허용하지않고,가족동반을허용하지않으며,무엇보다정주를허용하지않는다.차별없이적용해야할〈근로기준법〉의일부조항을유예한다.한정된기간동안일을시키고내보낼것이기에사회통합을고민하지않는다.2012년아시아국가최초로〈난민법〉을제정했지만여전히외국인보호소에는‘보호’라는말이무색하게‘감금’된사람들이있다.1994년이후2023년8월까지한국의난민인정률은1.47퍼센트로세계최하위수준이다.

이주민,이주노동자,결혼이주자,귀환동포,난민,그리고그자녀들.이주자는여러이름으로불린다.저임금구조에서벗어나지못하게옭아매고,필연적으로이어지는가난은동정한다.세금은가져가되복지체계에서배제하고,지원이필요한상황에놓이면외면한다.함께한지30년이훌쩍넘었고,이제그수는인구의4퍼센트에해당한다.지금까지처럼이주자를잠깐쓰고버려도되는일회용으로여길수는없게되었다.무엇보다이들도그저버티는데그치지않고사회를바꾸기위해목소리를내고있다.‘우리’와‘그들’이라는구분은이미불가능하다.

다양한삶을다채롭게엮은책

당신의신은유대인의것.
당신의음악은흑인의것.
당신의차는일본인의것.
당신의피자는이탈리아인의것.
당신의가스는알제리의것.
당신의커피는브라질의것.
당신의민주주의는그리스의것.
당신의숫자는아랍의것.
당신의문자는라틴의것.
나는당신의이웃.
그런데당신은나를이방인이라부르네.
_에두아르도갈레아노(EduardoH.Galeano,Elcazadordehistorias,SigloXXI,2017).

이방인은어떻게이웃이되고친구가될까.혐오와차별로덧칠되지않은관계를만드는출발점은무엇일까.고기복,고태은,김나연,김선향,김애화,리온소연,명숙,반수연,부희령,송경동,시야,안미선,오시은,우삼열,우춘희,이경란,이란주,이수경,정윤영,정은주,홍주민,희정등22명의작가,활동가,연구자가한국사회이주민을꾸준히또는새로이만나내밀한이야기를듣고적었다.작은틈만있어도싹을틔우고줄기를뻗는야생초처럼곳곳에서자리잡으려분투하는사람들을들여다봤다.살아가고,일하고,버티고,바꿔나가는다채로운이야기를만나고나면이들은이제낯설지않다.읽기를지속한다면,그동안무심코스쳐갔던이주자가분명한온기를가진사람으로다가올것이다.

‘새로운이웃’이우리사회에선물한다양성이라는의미를살려이책의표지를다섯가지색상종이에인쇄했다.그리고독자에게는주황색,연두색,겨자색,하늘색,연보라색표지중하나가임의로전해진다.‘골라서받아들이는’선별된관계에서경험하지못할기대감과반가움을선사하길바랐다.표지의제목글자는책에실린이야기를들려준여러이주민의언어인네팔어,미얀마어,방글라데시어,베트남어,아랍어,영어,캄보디아어,한글등의낱글자및조형적으로만든이미지로레터링했다.

추천사

사람인(人),사이간(間).인간이되기위해서는함께하는우애가꼭필요한데여성과남성,비정규직과정규직,장애와비장애,끝도없이분할하고차별하고배제하는현실만있습니다.소수자본과특권층의무한한이윤만을좇는인간사냥탓입니다.그중가장크게소외당하는이주민의구체적인삶과노동을만나니미안함과부끄러움이밀려옵니다.사람사는세상,사람됨을되찾는성찰의시간을만나게해주는책입니다.
-김소연(비정규노동자의집꿀잠운영위원장)

2007~23년사이한국의소득불평등은OECD국가중두번째로빠르게악화됐습니다.불평등한사회일수록소수자에대한혐오와차별이커집니다.그리고대한민국은점점더‘다름’을견디지못하는사회로달려가고있습니다.그‘인권의사각지대’에서200만명이넘는이주민이신음합니다.이책은그들을향한한국사회의무시,차별,혐오,기피,배제,약탈,폭력의부끄러운실태를상세하고섬세하게보여주면서우리의민낯을꼼꼼하게고발합니다.
-정슬기(중앙대학교사회복지학과교수)

다수결의논리를인정하더라도소수의삶과공존하지못한다면이는다수의독재일뿐입니다.다수결의논리,효율성의논리만우선하면이주민,장애인,성소수자등의인권은어디에도자리잡을수없기때문입니다.이책은고려인,결혼이주민,이주노동자,난민,유학생등이땅에서함께숨쉬며살아가는다양한이주민의구체적인이야기를진솔하게펼쳐냅니다.이들의이야기를들으며대한민국인권의역사는다시써질것입니다.
-조영선(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